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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의 방향성과 시사점

작성자智雲|작성시간26.06.18|조회수16 목록 댓글 0

최근 발표된 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이후 ‘전기본’)과 분산에너지 활성화 법의 통과는 한국의 전력시장에 유연성과 지속 가능성을 중심으로 큰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기후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재생에너지 보급 확대가 필연적이라면, 그에 따른 전력계통의 안정성 확보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는 점에 특히 주목할 필요가 있다.

독일과 덴마크 등의 해외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재생에너지가 전체 전력생산의 12~15%에 도달하면 전력망 안정성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이 확인된 바 있는데, 최근 우리나라 제주도에서 재생에너지 발전출력 제한 횟수와 손실 규모가 급증하고 있다는 점은 향후 전력계통 안정화 측면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재생에너지 보급 확대에 따른 전력계통에의 영향을 완화하기 위해 11차 전기본에서는 예년과 달리 장주기 에너지저장 수단의 보급 계획이 크게 강화되었다는 점이 눈길을 끌고 있다.

특히 기존 배터리 대신 양수발전 중심의 장주기 전력저장 보급 확대 계획이 강화되었는데, 양수발전은 대규모 에너지저장이 가능해 재생에너지의 변동성을 완화하는 데 매우 효과적이지만, 환경 파괴 논란에서 벗어날 수 없는 단점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금번 11차 전기본에 반영된 장주기 양수발전의 확대 보급 계획은 기후 변화 대응을 위한 재생에너지의 급격한 보급 확대의 파급력과 이에 대안 마련의 시급성을 반증하는 예라 할 수 있다.

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의 또 다른 특징은 LNG 발전 비중의 중장기적 감소 계획을 꼽을 수 있다.

이는 기존 집단에너지 산업 환경에도 큰 변혁을 예고하고 있는데, 그동안 노후 석탄과 원자력 발전소의 비중을 줄이는 과정에서 대규모 집단에너지 사업을 중심으로 한 LNG 발전이 주요 대안으로 주목받아 왔지만, 기후위기 대응과 화석연료 사용 절감의 필요성, 그리고 전력시장에서의 유연성 자원의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LNG 발전 시장에서도 큰 변화가 요구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추세는 비단 국내의 특수한 상황이 아니라 재생에너지 보급 확대에 따른 전 세계적인 일반적인 추세로 이해할 필요가 있다.

특히 이번 11차 전기본에서는 노후 LNG 발전소의 열병합발전 방식 고효율 모델로의 전환을 허용하되, 무 탄소 전원으로의 전환을 전제로 추진될 예정이어서 향후 무 탄소 연료 및 발전 시장으로의 전환이 더욱 가속화될 전망을 낳고 있으며, 용량 증설에 따른 탄소배출 증가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을 반영하고 있다.

한편, 기술적 성숙도를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채 청정수소 생태계로의 성급한 전환을 우려하는 시각도 있지만, 글로벌 기후위기 대응의 당위성 측면에서 무 탄소 전원으로의 방향성에 무게를 실어줌으로써 향후 국내 전력시장의 판도 변화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판단된다.

최근 발표된 전기차 보급 확대 정책 또한 국내 전력시장의 대전환기에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전통적인 내연기관에서 전기차로의 전환은 수송 부문의 탄소배출 저감뿐 아니라 전력시장 수요 관리 측면에서 새로운 도전 과제가 될 전망이다.

급속충전의 경우 전기차 1대당 필요한 충전기 용량이 수십 kW에 달하기 때문에, 2030년까지 450만 대 국내 전기차 보급 목표를 고려할 때 대규모 신규 전기차 충전 전력수요는 전력망 관리에 큰 부담이 될 수 있다.

450만 대의 전기차 보급 달성 시 35% 내외의 동시 충전율을 가정하더라도 연간 전기차 충전 전력수요는 2022년 기준 국내 지역냉난방 사업자의 연간 총발전량을 상회하는 수준으로, 막대한 전력수요의 증가와 변동성을 유발할 수 있다.

안정적인 전력망 관리 측면에서 볼 때, '그린 바이러스'라 불리던 재생에너지원에 더하여 전기차 중심의 미래 모빌리티 산업의 발전에 따른 신규 전기차 충전 전력수요는 또 다른 골칫거리, 즉 '블루 바이러스'의 확산을 가져올 수 있음에 주목해야 할 것이다.

결론적으로, 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의 주요 골자인 전력공급의 유연성, 전력계통 안정화를 위한 장주기 에너지저장 수단의 강화, 대규모 데이터센터와 전기차 보급 확대에 따른 전력수요 변동성 가중 문제는 기존의 중앙집중형 대용량 발전소 건설만으로 해결할 수 없는 새로운 도전으로 다가올 전망이다.

한편, 전력망 안정성에 부담을 덜어 줄 수 있는 에너지 자립 기반의 분산에너지 보급 확대가 본격화되면서 기후위기로 초래되고 있는 새로운 국내 전력시장 변화 속에서 새로운 대안으로 입지를 다질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되었다고도 볼 수 있다.

새로운 전력시장 생태계에서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변화에 유연하게 대처하고자 하는 적극적인 대응 자세가 필수적이다.

자칫 찻잔 속의 태풍으로 치부하며 기존의 사업 주도권 수성에만 집중한다면, 전력시장에서부터 촉발되고 있는 변화의 큰 흐름에서 뒤처질 것이 자명하다. 규모의 경제가 좌우하던, 고착화된 국내 전력시장의 변화가 기후위기로부터 촉발되고 있다.

향후 본격화될 분산에너지 시장에서 누가 주도권을 쥐고 변화의 중심에 서게 될지에 관심이 집중되는 이유다.

출처 : 에너지플랫폼뉴스(http://www.e-platfor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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