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FE

▣종교의 이해

[스크랩] 팔십 년 전에는 저것이 나인 줄 알았는데

작성자현림|작성시간26.06.06|조회수17 목록 댓글 0

사람이란 아래로는 땅 위에 살고 위로는 하늘 아래에 살아가는 존재다.

그런데 사람은 땅과 하늘에 의지해 존재하는가?

아니면 땅과 하늘이 사람에 의지해 존재하는가?

누가 누구에게 의지하는가?

도대체 땅과 하늘이 무엇이며, 나는 무엇인가?

 

서산대사(西山大師: 淸虛休靜, 1520~1604)가 이를 두고

이런 시를 남겼다.

 

八十年前渠是我 (팔십년전거시아)

八十年後我是渠 (팔십년후아시거)

 

직역하면 80년 전에는 저것이 나이더니

80년이 지난 지금에는 내가 저것이네! 라는 의미다.

이 시는 서산대사가 1604년 1월 묘향산 원적암(圓寂庵)에서 설법을 마치고

자신의 영정(影幀)을 꺼내어 그 뒷면에 남긴 시라고 전한다.

이 시를 지은 후 유정대사(사명대사)와 뇌묵당 처영대사(處英大師)에게 전하고

가부좌한 상태로 입적(入寂)하셨다고 전한다.

세수로 보면 85세였고, 법랍으로는 67세가 된다.

 

이 시에서 말하는 거(渠)는 무엇을 가리키는 말인가?

<거(渠)>는 도랑, 작은 개울을 뜻한 말이지만

거(渠) 자의 자원(字源)으로 보면

우리 말의 <저이>, < 그 사람> 등을 의미하는 대명사를 뜻하기도 한다.

다시 말해 이야기 상대 이외의 사람을 가리키는 의미로 사용되는 대명사다.

또한 멀리 떨어져 있는 사물을 가리키는 말로

<저것>이라는 의미로도 사용되기도 한다.

위 직역에서는 <그것>이라고 했지만 영정 뒤편에 남긴 시 임으로

영정(影幀) 곧 자화상으로 해석하는 분들도 있다.

 

서산대사가 남긴 이 시는 무엇을 의미하는가?

 

사념(思念)이 흐르는 것을 응시할 때는

내가 우주의 중심축이 되고,

내가 사념의 흐름에 휩쓸려 갈 때는

나의 중심이 우주가 된다는 의미인가?

 

유월의 햇살이 따가우니

고추밭은 시들어 가는데

나무 위에 매미는 요란하게 울어댄다.

 

 

 

다음검색
스크랩 원문 : 천성산 용주사
현재 게시글 추가 기능 열기

댓글

댓글 리스트
맨위로

카페 검색

카페 검색어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