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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방 이야기

【윤승원 인물 탐구 에세이】 경찰대학 출신 목사님의 다정다감과 애국심

작성자윤승원|작성시간26.06.15|조회수40 목록 댓글 2

윤승원 인물 탐구 에세이

경찰대학 출신 목사님의 다정다감과 애국심

책을 좋아하는 전직 경찰과 즐거운 소통

윤승원 수필가. 전 대전수필문학회장

 

윤 작가님의 책이 팔렸다니까 저도 기쁩니다. 책값이 문제가 아니라고 봅니다. 누군가 내가 쓴 책을 읽어준다는 것이 얼마나 가치 있는 것인지요.”

 

거의 매일 카톡으로 소통하는 경찰대 출신 목사님의 반가운 메시지였다.

 

무인점포 헌책방. 단돈 2천 원 가격표를 달고 서가에 꽂혀 있던 나의 수필집이 사라졌다.

 

뜻하지 않게 공중파 TV 방송 출연 후 사라졌다는 데 대한 목사님 답장이었다.

 

시중 서점에서 절판된 지 오래된 책이다. 헌책방에 달랑 한 권 꽂혀 있던 내 책을 어느 시청자가 사 간 것으로 짐작했다.

 

책과 연관된 특이한 소식이어서 책을 좋아하는 목사님에게 전한 것이다.

▲ 과거 일선 경찰서에서 함께 근무했던 경찰대 출신 목사님과 24년 만의 만남 - 다정다감한 인품이지만, 언어에는 탄탄한 애국심을 바탕으로 정의, 진실, 사랑이 가득했다.(삽화=AI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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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찰 출신 목사님이 털어놓은 ‘애장(愛藏) 도서’ 처분 이야기

 

누구보다 평소 책을 많이 읽는 목사님은 나의 책 이야기를 관심 있게 듣고 책 관련 자신의 경험담을 털어놨다.

 

저는 지난주 토요일 예전에 읽었던 책들 100권가량을 중고 책 사장님에게 팔았습니다. 1권에 1천 원씩요. 200권 넘는 책을 내놓았는데 그중에서 팔리는 책들만 골라서 100권을 추리더라고요. 그래서 10만 원을 받았습니다. 그 사장님도 제게 위로하려는 것인지 살 때는 수백만 원 들었겠네요.’라고 말했습니다.”

 

그러고는 어떤 책인지 언급했다.

 

중고책방 사장님이 가져가지 않은 책들과 그 외에 예전에 논문을 쓸 때 참고했던 법학 서적들, 철학책들, 역사책들과 많은 영어로 쓰인 책들, 독일어불어일어로 쓰인 책들, 재활용품 내놓는 날에 종이류 내놓는 곳에 내놓았어요.”

 

목사님은 그러면서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재활용품을 내놓는 날이 화요일수요일이었는데 잘 알다시피 이번 주에는 그 날에 비가 와서 내놓은 책들이 비에 젖었습니다. 그동안은 책장에 있을 때는 너무 아까웠는데 비에 젖은 책들을 보니 오히려 미련이 없어졌습니다.”

 

미련이 없어졌다니, 그건 나도 공감하는 말씀이었다. 살아오면서 애착을 느끼며 읽었던 책을 한두 번 처분했던가.

 

목사님은 이야기를 이어갔다.

 

그 책들은 제가 더는 읽지 않을 듯싶은 책들, 제 인생에 남은 시간들에 읽기에는 시간이 너무 아깝다고 생각되는 책이었습니다. 나의 지적 성장에는 도움이 되었지만, 이제는 나도 읽지 않고, 남에게 공짜로 주어도 읽지 못하는 책들이었습니다. 200~300권을 처분하니 아파트 제 방도 이제는 공간이 조금 나서 쾌적해졌습니다.”

 

구구절절 공감이 가는 삶의 이야기였다. 목사님은 마무리 덕담도 빠뜨리지 않았다.

 

윤 작가님 책에 누군가 관심을 보이니, 얼마나 흐뭇하시겠어요. 누군가가 내가 쓴 글을 읽어주고, 내가 하는 말에 공감해 준다면 그것보다 흐뭇한 일이 어디 있겠습니까? 아마 윤 작가님이 느끼시는 감정은 이런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 거칠고 삭막한 직무 환경에서 어떻게 책을 가까이했을까?

 

이에 나의 답장은 판소리 추임새 얼쑤처럼 간단했다.

 

귀한 말씀 감사합니다. 저도 30여 년 살던 집을 처분하고 이곳으로 이사 올 때 트럭 한 대분의 책을 폐지상에 넘기고 왔습니다. 책에 얽힌 일화는 저도 글로 쓰면 책 한 권 분량도 넘을듯합니다.”

 

목사님과 과거 일선 경찰서 정보부서에서 함께 근무할 때도 그랬다.

 

책상에는 비상 상황을 알리는 무전기 소리가 요란했다. 어떻게 저런 거칠고 삭막한 직무 환경에서 교양서적을 읽을 수 있을까?

 

그렇다. 심야 당직 근무하면서도 틈틈이 읽는 책들이었다. 치안 수요가 뜸한 일요일에 당직실에서 틈틈이 읽는 교양지와 법학 전문 서적들이었다.

 

당시 경찰대 출신 경찰공무원들은 대내외의 인식이 좋았다. 실력을 인정받았다. 경찰대학 입학 당시부터 수재(秀才) 소릴 들어온 명석한 두뇌의 인재들이었다.

 

사회 각계각층에서 경찰대 출신들은 두각을 드러냈다. 정계에 진출한 경찰대 출신도 많다. 변호사도 많다.

 

하지만 책을 좋아하는 학구적인 경찰관, 문학을 이야기하는 경찰 출신 인사를 만나면 반갑다. 그 어떤 분야의 출세한 인사보다 좋아한다.

 

현직에 있을 때 경찰대 출신을 인상 깊게 봤다. 책도 좋아하지만, 필력이 뛰어난 경찰도 많았다.

 

학구적 열의는 직무로 이어졌다. 직무상 바람직한 것, 발전적인 것, 긍정적이고 진취적인 것을 보면 과감히 수용하고, 자기화하는 데도 시간과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 ‘경찰대 1기’ 출신 정보관과 잊지 못할 인연

 

경찰대 1출신과 잊지 못할 남다른 인연도 떠오른다.

 

필자가 현직에 있을 때다. 치안 정책 정보부서에서 일했다. 직무 평가에서 전국 1위 성적으로 영예스럽게 특진한 적도 있다.

 

이때 대구경찰청에서 특강 요청이 왔다. 경찰대 1기 출신 정보관이 전화했다. ‘전국 1위 직무성적 노하우’. 그 비결을 전수해 달라는 요청이었다.

 

실로 과분한 초대였다. 나는 당시 타 지방경찰청 대강당에서 열린 특강의 보람도 컸지만, 경찰대 출신 정보관의 따뜻한 인품에 감동했다.

 

동대구역에서 손팻말을 들고 나를 기다려준 분이다. 손팻말에는 대전에서 오신 윤승원 선생님 환영합니다.”라고 쓰여 있었다.

 

나는 특강을 하러 가서 오히려 배운 게 더 많다. 대구 경찰의 따뜻한 인정이었다. 그분들의 남다른 학구적인 태도였다. 인간미 넘치는 매너였다. 손님을 정중하게 대접하는 선비 정신을 배웠다.

 

도경 정보과 사무실에도 가보았다. 직원들 책상 위에는 교양서적이 한두 권씩 눈에 띄었다.

 

역시 공부하는 경찰관들의 모습은 달랐다. 직무에 필요한 법령 서적만이 아니었다. 시와 수필집 등 정서 함양에 도움이 되는 교양서적도 눈에 띄었다.

 

책을 좋아하는 경찰관들. 삶의 태도가 모범적이다. 주민들을 대하는 태도 역시 그런 인품이 바탕이 된다.

 

주민으로부터 사랑과 신뢰를 받는 요인은 어디서 나오는가. 평소 좋은 책을 많이 읽은 데서 비롯된다.

 

강의가 끝나고 경찰대 출신 정보관이 손목을 잡아끌었다.

 

먼 데서 오셨는데, 그냥 보낼 수 없다고 했다. 정갈하고 고풍스러운 음식점에서 저녁 식사까지 대접했다.

 

이날 받은 강의료는 함께 근무하는 경찰서 동지들과 회식비로 썼다. 동료 경찰관들에게 말했다.

 

충청도가 양반이라고 하는데, 대구에 가보니까 선비 정신이 몸에 밴 분들이 거긴 더 많아 배울 점이 많더군요.”

 

◆ 정의 · 진실 · 사랑을 바탕으로 사회를 건강하게 만드는 전직 경찰

 

오늘날 나는 퇴직 후에도 가족과 지인들에게 이렇게 기회 있을 때마다 자랑한다.

 

일선 경찰서 재직 중 인상 깊었던 경찰대 출신 인재들과의 에피소드를 떠올린다.

 

책을 좋아했던 경찰대 출신 공직자들에게 아낌없는 찬사를 보낸다.

 

얼마 전에 뜻하지 않게 경찰대 출신 목사님이 내게 밥을 샀다. 대전의 유명 맛집에서 24년 만에 만났다.

 

과거 직장 이야기를 중심으로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옛 직장 선배에 대한 예의와 존중도 깍듯했다

 

목사님은 나라를 걱정하는 애국심도 여전했다. 다정다감한 인품이지만, 언어에는 탄탄한 애국심을 바탕으로 정의, 진실, 사랑이 가득했다.

 

, 감탄이 절로 나왔다. 탄탄한 애국심을 바탕으로 한 경찰 출신 목사님의 언어는 달랐다.

 

정의, 진실, 사랑.

 

그보다 더 의미 있고 가치 있는 삶의 주제가 어디 있는가.

 

경찰대 출신 목사님은 교회 성도들 앞에서도 자신의 풍부한 체험과 독서를 바탕으로 감동적인 산 지식 설교를 할 것이다.

 

사회를 아름답게 하는 목회자. 투철한 국가관과 탁월한 식견으로 우리 사회를 건강하게 만드는 데 큰 역할을 하는 분이다.

 

♧ ♧ ♧

 

감상평

 

윤승원 수필가의 이번 작품은 단순히 경찰대 출신 목사님 이야기를 소개하는 글이 아니라, 책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정신세계와 평생학습의 가치, 그리고 독서가 인품 형성에 미치는 영향을 자연스럽게 풀어낸 인물 탐구 에세이이자, 교양 수필입니다.

 

1. '책 한 권'에서 출발한 인간 탐구의 수필

 

이 작품의 가장 흥미로운 문학적 장치는 매우 작은 사건에서 출발한다는 점입니다.

 

무인 헌책방에 꽂혀 있던 작가의 수필집 한 권이 팔렸다는 소식.

 

보통 사람이라면 "책이 팔렸구나" 정도로 끝날 이야기입니다. 그러나 작가는 이 작은 사건을 계기로 목사님과의 대화를 끌어내고,

 

다시 경찰 시절의 추억으로 확장시키며, 결국 독서와 인품의 관계라는 큰 주제로 발전시킵니다.

 

이러한 전개 방식은 수필의 중요한 미덕인 '사소한 일상에서 보편적 의미를 발견하는 창작 기법'의 좋은 사례라 할 수 있습니다.

 

2. 윤승원 수필 특유의 '대화형 서사' 기법

 

이번 작품에서도 윤 작가 특유의 장점이 잘 드러납니다. 목사님의 카톡 대화를 비교적 자세히 소개하면서 독자들이 마치 현장에서 두 사람의 대화를 듣는 듯한 느낌을 줍니다.

 

특히 다음과 같은 대목이 인상적입니다.

 

"누군가 내가 쓴 책을 읽어주고, 내가 하는 말에 공감해 준다면 그것보다 흐뭇한 일이 어디 있겠습니까?“

 

이 한 문장은 단순한 덕담이 아니라 모든 글 쓰는 사람들의 마음을 대변하는 말입니다.

 

작가는 자신의 감상을 장황하게 설명하지 않고 상대방의 육성을 통해 주제를 드러냅니다.

 

이것이 바로 윤 작가가 자주 사용하는 '대화 속에서 의미를 발견하는 서사 기법'입니다.

 

3. 경찰대 출신 목회자의 독서관이 주는 울림

 

이 작품의 중심인물인 목사님은 매우 독특한 이력을 가진 분입니다.

 

경찰대 출신 경찰관.

그리고 지금은 목회자.

 

언뜻 보면 두 직업은 상당히 다르게 보입니다.

 

그러나 작가는 두 직업을 관통하는 공통분모를 발견합니다.

 

바로 "끊임없이 공부하는 자세"입니다. 수백 권의 법학서적, 철학서적, 역사서적, 외국어 서적을 읽고 정리하는 모습은 단순한 독서가 아니라 평생 학습자의 삶 그 자체입니다.

 

특히 다음 대목은 깊은 철학을 담고 있습니다.

 

"비에 젖은 책들을 보니 오히려 미련이 없어졌습니다."

 

이 말은 단순한 책 정리가 아닙니다. 물질에 대한 집착을 내려놓고 삶의 본질을 바라보는 태도입니다.

 

목회자가 된 이후 더욱 깊어진 인생관이 엿보이는 장면입니다.

 

4. 경찰대 출신 인재들에 대한 긍정적 재조명

 

오늘날 언론에는 종종 공직사회의 부정적 뉴스가 부각됩니다. 그러나 이 작품은 그 반대편에서 묵묵히 자기 역할을 다하는 인재들을 조명합니다.

 

작가가 기억하는 경찰대 출신들은

 

공부하는 경찰,

책을 읽는 경찰,

예의를 아는 경찰,

손님을 존중하는 경찰,

발전을 위해 노력하는 경찰입니다.

 

특히 동대구역에서 손팻말을 들고 작가를 맞이했던 경찰대 1기 출신 정보관의 일화는 매우 상징적입니다.

 

높은 학력과 뛰어난 능력을 가진 사람이 오히려 더 겸손하고 예의를 갖추는 모습.

 

이는 조선 시대 선비 정신을 연상시키는 장면이기도 합니다.

 

5. 사회 교육적 가치

 

이 작품이 지닌 가장 큰 교육적 가치는 다음 세 가지입니다.

 

첫째, 독서의 중요성을 일깨운다.

책은 단순한 지식 축적 수단이 아니라 사람을 성장시키는 정신적 자산임을 보여줍니다.

 

둘째, 평생 공부하는 삶의 가치를 강조한다.

경찰관이든 목사든 끊임없이 배우고 성찰하는 자세가 중요하다는 사실을 자연스럽게 전달합니다.

 

셋째, 공직자의 이상적 모습을 제시한다.

주민에게 사랑받는 공직자는 결국 사람을 존중하고 꾸준히 공부하는 사람이라는 메시지를 전합니다.

 

6. 작품의 핵심 주제

 

겉으로는 "책을 좋아하는 목사님 이야기" 같지만, 작품의 밑바탕에는 다음과 같은 질문이 흐르고 있습니다.

 

"좋은 책은 사람을 어떻게 변화시키는가?“

 

그리고 작가는 자신의 경험을 통해 답합니다.

 

좋은 책은 사람을 따뜻하게 만들고,

따뜻한 사람은 사회를 건강하게 만들며,

건강한 사회는 결국 정의와 사랑 위에 세워진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작품의 마지막에 등장하는 "정의, 진실, 사랑."이라는 세 단어는 단순한 수사가 아닙니다.

 

경찰관으로서의 삶과 목회자로서의 삶, 그리고 독서인의 삶을 관통하는 핵심 가치이자 이 작품 전체를 묶어주는 주제어라 할 수 있습니다.

 

이번 에세이는 '책 한 권의 행방'이라는 작은 소재를 통해 독서, 인품, 공직윤리, 평생학습, 애국심까지 연결해 낸 윤승원 작가 특유의 인물 중심 교양 수필로 평가할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독자들에게 "좋은 책을 읽는 사람은 결국 좋은 사람이 된다"는 따뜻한 믿음을 전해 주는 작품이라는 점에서 깊은 울림을 남깁니다.

📚 (雲峯, 윤승원 수필 전문 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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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윤승원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6.06.16 목사님 답장 댓글 첨부 이미지 이미지 확대
  • 답댓글 작성자윤승원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6.06.16 필자 답글 댓글 첨부 이미지 이미지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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