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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승원 행복 에세이】 수통골 ‘생일 오찬장’에서 부모님께 감사드린 사연

작성자윤승원|작성시간26.06.07|조회수39 목록 댓글 2

윤승원 행복 에세이

수통골 ‘생일 오찬장’에서 부모님께 감사드린 사연

― 두 아들, 며느리, 손자가 만들어준 ‘행복한 시간’

윤승원 수필가

 

오찬(午餐)’이라는 말은 보통 때보다 잘 차려 먹는 점심 식사를 말한다. 공직에 있을 때 이런 격식을 갖춘 용어를 자주 썼다.

 

기관 단체의 큰 행사에서 이뤄지는 점심 식사를 뜻한다. ‘오찬 회동’, ‘오찬 회의등 특별한 행사나 고급 상차림 메뉴, 그리고 초대한 손님 등이 보통 때와 다른 품격을 말한다.

 

두 아들과 며느리, 손자가 그런 특별한 식사 자리를 마련했다면 무어라 표현해야 좋을까? 그냥 단순히 점심 식사라고 하기엔 차원이 달랐다.

▲ 수통골 어느 음식점 - 창 너머로 초록 산등성이가 아름답게 펼쳐지는 경관 좋은 위치(사진=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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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장소 선정이 마음에 들었다. 계룡산 자락 수통골이다.

 

이곳은 사계절 대전 시민들이 즐겨 찾는 계곡유원지일 뿐만 아니라 계룡산 국립공원 줄기이니 상큼한 숲 향이 도심의 공기와는 차원이 다르다.

 

아버지, 음식점 위치가 마음에 드신다니 제가 이곳을 선택한 것이 잘했군요. 아버지가 늘 그리워하는 손자와 함께 아름다운 경관을 바라보시면서 생신 음식을 드시는 것도 특별한 즐거움이 아닐까요?”

 

즐거움을 넘어 행복이다. 아들의 세심한 배려가 감동이다.

 

가족끼리 단순히 밥 한 그릇 먹고 헤어지는 날이 아니라 손자와 함께 특별히 즐길 수 있는 청정 장소를 택한 것을 생각하니, 더욱 고마운 마음이 들었다.

▲ 경관 좋은 수통골에서 - 아들이 마련해 준 생일 축하 자리(삽화=AI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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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아버지로서 행복을 느낄만한 요소는 한둘이 아니었다. 며느리가 사 온 축하 케이크를 자르면서 말했다.

 

할아버지에겐 오늘이 가장 행복한 날이다. 첫째는 보고 싶었던 우리 손자 얼굴을 보니 반갑고 기뻐서 행복하고,

 

둘째는 직장에서 성실하게 일하는 아들, 며느리, 건강한 얼굴을 보게 되니 한없이 행복하다.

 

셋째는 유리창 너머로 펼쳐지는 초록 산봉우리 아름다운 전경이며 고풍스러운 음식점 분위기도 품격이 느껴져 과분할 정도로 행복하다.”

 

그런데 할아버지의 행복은 여기서 멈추기 어려웠다.

 

손자가 들려주는 새로운 정보가 할아버지를 행복하게 했다.

 

가족신문을 발행한다면 특종감뉴스가 한 둘이 아니다. 그중에서 세 가지만 꼽아 본다.

 

우선 손자가 어떤 대회에서 상을 받았다는 소식이 할아버지를 놀라게 했다. 뜻하지 않은 소식에 놀라움을 넘어 자못 흥분하게 했다.

 

더 놀라운 것은 그런 희소식을 그간 꼭꼭 숨겨놨다가 할아버지 생신 축하 자리에서 조심스럽게 공개하는 며느리의 겸손이 더욱 감동이었다.

 

또 하나는 손자가 가장 좋아하는 과목이다. 할머니가 손자에게 물었다.

 

우리 손자는 장래 어떤 직업을 가지길 소망할까? 지금부터 목표를 정하고 열심히 공부해야 소망이 이뤄질 텐데 말이야.”

 

그러자 손자가 말했다.

 

저는 수학이 좋아요. 수학 선생님이 되고 싶어요.”

 

머뭇거리지 않고 곧바로 튀어나온 답이다. 정말 뜻하지 않은 손자의 장래 희망이었다.

 

세상 사람들이 흔히 원하는 돈 잘 벌고, 명예를 높이는 화려하고 거창한 직업이 아니었다.

 

할아버지가 칭찬했다.

 

수학을 잘하면 다른 공부도 잘하지. 너의 아빠가 수학 선생님이니 앞으로 부자(父子)가 수학 선생님을 한다면 그것도 할아버지로선 크게 기쁘고 반가운 일이다.”

 

할아버지는 배가 불렀다. 고급 음식을 넘치게 먹지 않아도 저절로 배가 불렀다.

 

술을 많이 마시지 않아도 취기가 저절로 올라왔다. 며느리가 따라 주는 축하주 한 잔에 그만 기쁨이 철철 넘쳤다.

 

과거 부모님도 그러셨다. 자식 손자가 전하는 새롭고 기쁜 소식이라면 생신날 그 어떤 진수성찬보다 좋아하셨다.

 

귀엽고 사랑스러운 손자의 손을 잡고 수통골 계곡을 걸었다. 갑자기 저 높은 곳에서 이런 말씀이 들려왔다.

 

그만하면 됐다. 그보다 더 큰 행복이 어디 있느냐? 오늘 너희들이 즐거운 시간을 갖고, 소박하지만 따뜻한 행복을 느끼는 모습 보여주는 것이 바로 효도다.”

 

어머니 말씀이었다. 어머니는 여전히 수호신처럼 우리 가족을 지켜보고 계셨다. 그러고 보니 어머니에게 죄송하다.

 

어머니, 생일은 자신이 축하받는 날이 아니라 낳아주신 어머니에게 감사하는 날인데, 제가 미처 그걸 잊었어요.

 

어머니, 죄송하고 감사합니다. 오늘 누리는 행복이 모두가 저의 능력이나 복이 아닙니다. 부모님 은덕입니다.”

 

2026. 6

윤승원, 계룡산 자락 수통골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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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상평

 

윤승원 수필가의 수통골 생일 오찬장에서 부모님께 감사드린 사연은 단순한 생일 기록문이 아닙니다.

 

가족의 사랑, 세대 간의 정(), 부모 은혜에 대한 성찰, 그리고 진정한 행복의 의미를 한 편의 따뜻한 이야기 속에 담아낸 생활 수필입니다.

 

1. 흥미로운 문학적 요소

 

'오찬(午餐)'이라는 단어에서 출발한 독특한 구성

 

대부분의 생일 이야기는 축하 장면부터 시작하지만, 이 작품은 오찬이라는 다소 공적인 용어에 대한 설명으로 문을 엽니다.

 

공직 생활의 경험에서 비롯된 단어를 끌어와 가족의 생일 식사와 연결시키는 방식이 신선합니다.

 

독자는 처음에는 행정 용어를 설명하는 글인가 싶다가, 어느새 가족 사랑 이야기 속으로 자연스럽게 들어가게 됩니다.

 

이러한 도입은 수필가 특유의 생활 체험과 인문적 성찰이 결합된 흥미로운 장치입니다.

 

행복의 단계적 상승 구조

 

이 작품은 행복이 점층적으로 커지는 구조를 갖고 있습니다.

 

수통골의 아름다운 자연

아들의 세심한 장소 선정

며느리의 축하 케이크

손자의 수상 소식

손자의 장래 희망

부모님에 대한 감사

 

행복이 하나씩 더해지면서 감동도 함께 증폭됩니다.

 

마치 계곡물이 흘러 모여 큰 강을 이루듯 소소한 기쁨들이 모여 인생의 큰 행복을 형성하는 과정을 보여줍니다.

 

하늘나라 어머니의 등장

 

이 작품의 가장 인상적인 대목은 마지막 부분입니다.

 

갑자기 들려오는 어머니의 목소리는 환상적 기법이면서도 매우 자연스럽습니다.

 

"그만하면 됐다. 그보다 더 큰 행복이 어디 있느냐?"

 

이 한마디는 작품 전체를 관통하는 핵심 문장입니다.

 

수필 속 현실과 회상이 만나는 순간이며, 생일잔치가 단순한 가족 모임을 넘어 부모 은혜를 되새기는 정신적 공간으로 확장됩니다.

 

특히 이미 세상을 떠난 어머니를 "수호신"으로 표현한 부분은 독자들의 가슴을 뭉클하게 만드는 서정적 장면입니다.

 

2. 이 작품이 말하는 진정한 생일의 의미

 

오늘날 많은 사람들은 생일을

축하받는 날

선물 받는 날

좋은 음식을 먹는 날

정도로 생각합니다.

 

그러나 이 작품은 생일의 의미를 완전히 다른 차원으로 끌어올립니다.

 

수필의 결론은 명확합니다.

 

"생일은 자신이 축하받는 날이 아니라 낳아주신 어머니에게 감사하는 날"

 

이 문장은 작품의 주제이자 독자에게 던지는 메시지입니다.

 

실제로 우리는 자신의 생일을 기억하면서도 정작 그날 가장 큰 고통을 감내하며 자신을 세상에 보내준 부모님에 대해서는 잊고 사는 경우가 많습니다.

 

수필가는 생일을 통해 '감사'라는 본질을 다시 일깨워 줍니다.

 

그래서 이 작품은 축하의 글이 아니라 감사의 글이며, 기쁨의 기록이면서 동시에 효()의 성찰문이라 할 수 있습니다.

 

3. 사회·교육적 메시지

 

가족 대화의 중요성

 

작품 속에서 가장 행복한 순간은 비싼 음식 때문이 아닙니다.

손자의 이야기를 듣는 시간입니다.

 

요즘 많은 가정이 같은 공간에 있으면서도 서로 스마트폰만 바라보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이 가족은 식탁을 중심으로

질문하고

대답하고

칭찬하고

격려합니다.

그 과정에서 행복이 탄생합니다.

 

이 작품은 가족 대화가 얼마나 소중한 교육인지 보여줍니다.

 

겸손한 자녀 교육

 

손자의 수상 소식을 생일날까지 알리지 않은 며느리의 태도는 매우 인상적입니다.

 

요즘은 작은 성과도 곧바로 자랑하는 분위기가 적지 않습니다.

 

그러나 이 작품 속 며느리는 성과보다 겸손을 먼저 가르칩니다.

이 장면은 부모 교육의 모범 사례로 읽힐 수 있습니다.

 

직업관에 대한 건강한 시선

 

손자가 수학 선생님이 되고 싶다고 말하는 대목 역시 의미가 깊습니다.

 

오늘날 사회는 종종 직업을 돈과 명예 중심으로 평가합니다.

 

그러나 이 작품은 교사라는 직업의 가치와 보람을 자연스럽게 드러냅니다.

 

특히 아버지와 아들이 함께 수학 선생님이 될 수도 있다는 상상은 교육의 대물림이라는 아름다운 의미를 품고 있습니다.

 

4. 작품의 가장 큰 미덕

 

이 수필의 가장 큰 장점은 '과장하지 않는 감동'입니다.

 

거창한 사건이 없습니다.

유명 인물도 없습니다.

화려한 여행도 없습니다.

 

그저

아들

며느리

손자

할머니

그리고 떠나신 어머니

 

이렇게 평범한 가족 이야기입니다.

 

그러나 독자는 읽는 동안 자신의 부모님을 떠올리고, 자신의 생일을 돌아보게 됩니다.

 

좋은 수필은 특별한 이야기를 쓰는 것이 아니라 평범한 이야기를 특별한 의미로 승화시키는 문학입니다.

 

그 점에서 이 작품은 "행복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가족의 따뜻한 대화 속에 있다"는 진실을 잔잔하게 보여주는 생활 수필의 미덕을 잘 갖추고 있습니다.

 

마지막 문장인

"오늘 누리는 행복이 모두가 저의 능력이나 복이 아닙니다. 부모님 은덕입니다."는 작품 전체를 아름답게 마무리하는 결구(結句)입니다.

 

독자는 이 문장을 읽으며 생일 케이크의 촛불보다 더 밝은 것이 부모님의 사랑이라는 사실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됩니다.

 

부모를 향한 감사가 곧 행복의 뿌리임을 일깨워 주는 따뜻하고 품격 있는 가족 에세이라 평가하고 싶습니다.

 

덧붙이는 말

 

이번 작품을 읽으며 특히 인상 깊었던 점은 선생님께서 '행복의 정의'를 매우 구체적이고 생활적인 언어로 보여주셨다는 것입니다.

 

행복을 철학적으로 설명하지 않고,

 

아들의 배려,

며느리의 겸손,

손자의 성장,

할머니의 관심,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

이 다섯 가지 장면으로 독자에게 직접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래서 독자는 "행복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자연스럽게 얻게 됩니다.

 

또 하나 주목할 점은 작품의 후반부가 단순한 생일 축하 이야기를 넘어 '()의 문학'으로 승화된다는 사실입니다.

 

처음에는 가족 오찬 이야기로 시작하지만, 마지막에는 부모님 은덕을 되새기는 성찰로 귀결됩니다.

 

특히 이 대목이 오래 남습니다.

 

"생일은 자신이 축하받는 날이 아니라 낳아주신 어머니에게 감사하는 날"

 

이 한 문장만으로도 작품 전체의 주제가 선명해집니다.

 

오늘날 핵가족화와 개인주의가 심화되는 시대에 이 작품은 "행복은 가족 안에서 발견되고, 감사는 부모에게서 시작된다"는 소중한 가치를 전하고 있습니다.

 

문학적으로도 수필의 기본 미덕인 사실성·진정성·교훈성이 조화를 이루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독자가 글을 읽고 난 뒤 자신의 부모님을 떠올리게 만든다는 점에서 좋은 수필의 힘을 보여줍니다.

 

윤 선생님의 글에는 자주 등장하는 생활철학인 "안분지족(安分知足)""지족상락(知足常樂)"의 정신이 이번 작품에도 자연스럽게 스며 있습니다.

 

더 많이 가지지 않아도, 더 화려하지 않아도, 가족과 함께한 한 끼 식사 속에서 큰 행복을 발견하는 모습이 바로 그 철학의 실천이라 할 수 있습니다.

 

수통골의 초록 숲과 가족의 웃음소리, 그리고 하늘에서 들려오는 어머니의 음성이 한 편의 서정적인 풍경화를 이루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 작품은 단순한 생일 수필이 아니라 "행복은 어디에서 오는가"를 보여주는 가족 사랑의 기록이자 부모 은혜에 대한 감사의 헌사로 읽힙니다.

 

읽는 내내 따뜻했고, 마지막 문장에 이르러서는 잔잔한 울림이 오래 남는 작품이었습니다.

(雲峰, 윤승원 수필 전문 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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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윤승원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6.06.08 ♧ 목사님 축하 메시지
    ◆ 배병철(목사) 2026.6.7. 오후 11:09
    작가님의 생신을 축하드립니다.
    그리고 멋진 글, 감사합니다.
    김병완 저자가 쓴 『천재의 법칙』에 보면 천재들에게는 ‘1%의 법칙’이라는 것이 있다고 합니다. 천재들은 수없이 많은 작품을 쓰고, 그리고, 만들었는데, 그중에서 천재성을 드러내는 작품은 그중 1%에 불과하다고 말합니다.
    아마도 작가님도 수없이 많은 글을 쓰셨고, 그 글을 쓰시기 위해서 남이 닿을 수 없는 곳까지 관찰하시고, 사색하시고, 마음을 정리해서 분신(分身) 같은 글을 쓰셨으니, 그중에서 일부는 이 시대를 대표하는 글로 남으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오늘 보여주신 글 속에서 작가님은 할아버지로서, 아버지와 시아버지로서 누리는 행복과 저세상에 계신 어머니의 아들로서 부모님을 추억하는 그리움을 잘 그려내셨습니다.
    하나님께서 작가님께 더 크고 깊은 영감을 주셔서 이 시대를 대표하는 수필가로서 성장하게 하시기를 기도하겠습니다.
    편히 쉬세요.
  • 답댓글 작성자윤승원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6.06.08 ▲ 답글 / 필자 윤승원 2026.6.8. 05:50
    참으로 따뜻한 격려 말씀 감사합니다. 과분한 찬사에 몸 둘 바를 모르겠습니다. 어제는 가족 덕분에 대통령 부럽지 않은 행복한 시간을 보냈습니다. 깊은 사랑이 느껴지는 목사님 기도문이 감동입니다. 늘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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