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겐세일
김 예 태
나를 펼쳐 도막도막 판다면
누가 있어 한 조각 사 줄까
백화점에 자리 잡아 오장을 열고
구석구석 영롱한 조명을 준들
누가 한 조각 흥정이나 해 줄까
겨울에 몸 웅크리고
날 풀려야 기지개 켠다
물풀처럼 뿌리내리지 못하고
한 평생 양수에 발 담근 채
거르지 않은 욕심을 빠는
무른 살이며 희떠운 혼백
붉은 핏줄로 리본을 매어
샨드리에 불빛을 달고
진열장 융단 위에 가지런히 놓인들
가던 길 멈추어 누가 들여다나 볼까
침침한 창고에 들어 앉아
시류의 물살에 휩쓸려
혼탁한 궁리를 또 한다
바겐세일
책에도 카페에도 없는데 끊임없이 생각이 나던 시.
정말 쓰기는 쓴 것인가? 잘못되어 날아갔나?
의구심마저 들던 시를 찾았다.
스스로 좋아하면서 주위의 만류로 시집에도 들어가지 못한 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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