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뉴스토크 '이호선 교수']
명절이 지나고나면 가정문제 상담이 거의 두 배 폭증하는데, 이것을 '명절특수'라고 하고요
이혼 건수도 설날과 추석 명절 직후에 크게 증가하는 양상이 해마다 반복되고 있습니다.
가족간에 단순히 스트레스로 끝나는 게 아니라 주먹이 오가고 고소 고발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명절은 이렇게 가족 모두에게 힘든 시간인데 특히 며느리들한테 힘들지요.
그래서 며느리들이 뭐라고 하냐 하면 '수명이 줄어든다' 그래서 '명절'이라고 합니다.
그만큼 힘들고 어려운 수난의 시간이라는 말이죠.
그러나 며느리뿐 아니라 남편, 시어머니, 동서.. 모두 힘들죠.
▶ 갈등의 원인은..
일은 누가 할 것인가, 얼만큼 할 것인가, 재산분배 문제까지 다양합니다.
그동안에 누적된 각자의 스트레스가 총체적으로 충돌하는 것이죠.
여자들 충돌이 남자들 싸움으로 번지기도 합니다.
가족들 만나면 처음엔 아주 반갑게 인사를 하는데, 3분 지나면 별로 할 얘기가 없어요.
그래서 TV보다가 해묵은 감정이 올라오고, 그래서 가족회의하다가
그동안 해결되지 못했던 여러 문제들이 복잡하게 얽히고 지금 힘든 것까지 섞이고..
거기에 또 술이 들어가잖아요? 여러 감정들이 더 가중되고 폭발적 에너지를 만들어냅니다.
그러면서 멱살잡이까지 들어가는 거죠. (멱살까지요?)
고발 고소도 하는데 멱살은 뭐 기본이죠..
▶ 명절에 남편이 하지 말아야 할 것 세 가지
(시댁식구들은 어쩔 수 없다 해도 남편이라도 내 편이어야 하는데 '남 편'이에요)
<1>한 술 더 뜨지는 말아라
'과일 좀 깎아와~' '전을 많이 먹었더니 속이 안 좋은데
라면 좀 끓여와~' 새벽 1시에.. 이건 안 되고요
<2>다른 사람들 앞에서 자기 아내를 낮게 평가하면 안 돼요.
'저 사람은 저래요~' '아는 게 없어요~' 이런 말은 절대로 안 됩니다.
<3>거의 수면제 먹은 것처럼 잠만 자는 남편들이 있는데..
물론 나름대로 사정은 있겠지만 아내 입장에선 배신감이 느껴지고 신뢰가 떨어지면서
평소에 남편에게 가졌던 모든 좋았던 감정이 한 방에 무너집니다.
아내가 힘들어하면 좀 거드는 시늉이라고 하고요
시댁에 가기 전에 남편하고 미리 약속을 하는 것도 좋습니다 '내가 목을 이렇게 하면 와서 좀 도와줘~'
남편이 그렇게 한 번 잘해주면 1년이 편해집니다. 왕처럼 받드는 거죠.
▶ 고부갈등뿐 아니라 요즘엔 부자갈등도 있다고 하는데..
어떻게 보면 우리나라 아버지와 아들은 전세계 사람들 중에 가장 어색한 사이인 거 같습니다. (ㅎㅎ)
명절에 오더라도 사흘 내내 하는 말이 딱 한 마디입니다. '별일 없냐?' '네'
그게 끝이에요. 왜 그럴까요? 남자라서 그렇다고 그러는데 아니에요.
남자들도 친구끼리나 형제끼리 만나면 그렇지 않습니다.
사실 아버지들이 아들하고 관계가 미숙한 경우가 많아요.
아들에 대해서 과묵하고, 지켜보는 자세가 아버지다운 거라는 생각으로 살아왔는데
그런 세월을 50년, 60년 한평생 살아오셨거든요.
그러다가 아들이 성인 돼서 왔다고 갑자기 말을 할 수 있는 게 아니거든요.
젊어서부터 아들하고 대화가 잘 되던 아버지는 나이가 들어서도 대화가 잘 되고요
그렇지 않은 경우는 나이가 들어서 굉장히 어렵습니다.
그렇게 과묵한 습관이 행동패턴으로 자리잡았기 때문인데요.. 그러나
습관은 또다른 습관으로 변경될 수 있다는 것을 꼭 기억해주시기 바랍니다.
해결방법은.. 아버지가 먼저 손을 내밀기는 어렵습니다.
그러니까 제가 보기엔, 더 많이 배웠고, 더 많이 활동하고 있고
더 많은 이야기를 가지고 있는 아들이 먼저 아버지께 다가가서
'아버지, 저는 요새 이러이러하게 지내고 있습니다.'
그러면 아버지가 짧게 답하시겠죠. '그래, 알았다.'
좀 더 긴 대화를 하려면 아버지가 관심있고, 아버지가 잘 아시는 영역을 물어보면 됩니다.
며느리도 시어머니랑 잘 지내는 방법 중에 하나가
시어머니가 잘 하시는 음식을 어떻게 하는지 물어볼 때 굉장히 사이가 좋아지는 것처럼
아버지가 잘 아는 영역에 대해 질문하고 조언을 구한다면 최고의 관계를 만들어갈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이런 질문을 아들이 먼저 하는 게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아무래도 나이드신 부모님보다는 젊은 자식들이 변하기가 쉽겠지요)
네.. 쉽고요, 젊은 시절이 더 유연합니다.
▶ 명절 때 해서는 안 되는 말들
1번이 '더 있다 가라~'죠.. 가야 되는데.. 가고 싶은데.. ㅎㅎ
그리고 '살 좀 빼라~' 외모에 대한 말..
애들 보고 '너 몇 등 하냐?'
또 '너 결혼 언제 하냐?'
결혼한 사람 보곤 '애 언제 날 거냐?'
그리고 '넌 언제 취직할 거냐?' '지금도 백수냐?'
사위 보곤 '옆집 사윈 연봉이 얼마라던데..'
그리고 정치토론, 종교토론 이런 거 하면 웃고 만나서 완전 싸우고 말죠.
어린 애들이 왔다갔다 하면 자연스레 대화가 되기도 하는데
영화를 빌려다가 다같이 보는 것도 괜찮고요, 그러면서 공동의 기억을 만들어내는 게 좋습니다.
윷놀이, 화투도 좋긴 한데.. 단, 술을 드시면서 하면 좀 위험할 수도 있으니까 조심하셔야 합니다. ^^
▶ 명절에 경제적 부담 때문에 갈등이 커지기도 하는데..
명절에 제일 먼저 생각나는 건 '선물'인데 1,2만원 짜리로 할 수도 없고, 아무래도 마음도 담아야 하고
내려가면 아버님 어머님 용돈도 드려야 하고.. 형제간에 경쟁도 붙고..
조카들까지 줘야 하고.. 안 주기도 그렇고..
또 음식비용 제사비용.. 이래저래 돈입니다.
(해결책은 있나요?) 회사에서 상여금을 많이 주는 게 제일 좋고요 ^^
그게 아니라면 명절은 항상 정해져 있으니까 미리미리 준비를 해두는 게 좋습니다.
우리가 여행 가려고 친구들끼리 계도 들고, 적금도 들고 하는 것처럼 미리 준비를 하는 거죠.
▶ 얼굴 붉히지 않고 즐거운 명절이 되려면?
일단 너무 큰 기대는 갖지 마세요.
명절은 그냥 가족이 모이는 거지, 그 날을 통해서 역사가 바뀌는 건 아닙니다.
그리고 두 번째, 가면 반드시 불쾌한 일이 있을 겁니다.
있어도 너무 스트레스 받지 마세요.
그 스트레스는 작년에도 있던 겁니다.
작년에도 잘 견디셨다면 올해도 잘 견딜 수 있습니다.
그리고 세 번째, 부부간에 미리 고맙다는 말을 해주세요.
명절 끝내고 와서는 아내 어깨도 좀 주물러주시고
'당신 옷 사입으라'고 용돈도 좀 넣어주고 그러면 아주 좋아질 겁니다.
물론 한 번에 다 풀리는 갈등은 없지만 자꾸 노력하다보면 조금씩 풀려갑니다.
그리고 이렇게 가족이 한 자리에 모일 수 있다는 사실에 감사하는 것도 아주 좋습니다.
☞ 여러분, 명절에 부부싸움 안 하고 무사하신지요? http://cafe.daum.net/santam/IQ3i/1317
명절을 무사히 보내려면.. 대화의 기술 http://cafe.daum.net/santam/JbEO/1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