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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람사는 이야기

밥 한 그릇 사 주려다 집 한 채 태울 뻔 했네!

작성자수경심|작성시간06.09.15|조회수181 목록 댓글 8

세 사람이 모여 점심을 먹기로 약속된 장소에 몇 분 일찍 도착하였습니다.

평소 지각하는 병이 있는 저로서는 아주 획기적인 일이었는데 저 보다 먼저 한 사람이 와 있어서 둘이서 이야기하면서 눈과 손으로는 뜨게질을 하며 기다렸습니다.

 

에스컬레이터 올라오는 곳에 마련된 열 몇 개 정도의 의자에 앉아 있었기 때문에 쉽게 발견하리라고 믿고 기다렸는데 30분이 지나도 오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집으로 전화를 해도 받지 않길래 아마 날짜를 착각했거나 다른 바쁜 일이 생겼는가보다 하고 둘이서 점심을 먹고 커피숍으로 자리를 옮겨 카푸치노를 마시고 있는데 전화가 왔습니다.

 

한 시간을 기다려도 우리가 오지 않아서 집으로 갔는데 문을 열어보니 행주를 삶으려고 올려 놓고 가스레인지의 불을 끄지 않아서 온통 집안이 연기로 가득찼더라는 것입니다.

 

조금만 더 늦었어도 불이 났을거라면서 못 만난 것이 천만다행이라고 하시는 것입니다.

 

세 사람이 한 공간에 있으면서 1시간 동안 서로 만나지 못한 것도 이상한 일이고 처음 30분간은 같은 자리에 앉아 있으면서 서로 아직 안왔을거라고 생각하고 무작정 기다리기만 한 것이 마치 투명망토를 걸치기라도 한 듯 신기한 일인데다가 평소에 들고 다니던 가방을 안가지고 와서 우리 두 사람의 핸드폰번호를 몰라서 집으로 돌아간 것이 큰 일을 막은 것이었습니다.

 

전화기를 통해 이 쪽과 저 쪽 서로 서로 하는 말

"밥 한 그릇 사 주려다 집 한 채 태울 뻔 했네." 였습니다.

 

그리고 나서는 이 모든 우연을 부처님 은혜라고 감사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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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 리스트
  • 작성자하심 | 작성시간 06.09.15 좋은일이 있으면 뒤도 한번씩 돌아볼수있는 행이 되으면 합니다 ㅎㅎㅎ
  • 작성자香泉 | 작성시간 06.09.15 이런이런....그것도 인연이라 하겟지요? 다음에 더 맛난걸로 드시와요^^*
  • 작성자대원성 | 작성시간 06.09.17 아이구~ 아찔합니다. 어머님도 외출하셨군요. 곳곳에 계시는 가피에 항상 감사 합니다. 건망증은 누가 가져가지도 않는다니까요. 速打(속타)하듯이 뜨개질도 잘 하시겠지요? 언젠가도 부탁드렸듯이 늘 글씨를 좀 크게 해주시기를...
  • 작성자明星華 | 작성시간 06.09.16 나무관세음보살......_()()()_
  • 작성자무량화* | 작성시간 06.09.17 어긋나는 일이 때로는 복이 될 수도 있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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