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록에 보면 절름발이 자라와 눈먼 거북 이야기가 있다.
절름발이 자라는 걷지는 못하지만 볼 수는 있고
눈먼 거북은 보지는 못하지만 걸을 수는 있고..
그래서 자라가 거북이 등에 타서 이리저리 방향을 가리켜 주면서
둘은 서로 도와가며 먹을 것을 찾아 먹으며 잘 살았는데..
그러다가 그만 자라가 욕심을 부려서 맛있는 건 자기가 먹고
맛 없고 나쁜 것은 거북에게 주고..
그렇게 사이가 안 좋아져서 헤어졌는데 어떻게 되었을까?
둘 다 굶어서 죽었다고 한다.
이와 같이 우리도 서로서로 도와가며 살아야 하는
공동체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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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에 기어다니는 앉은뱅이가 있었다.
추운 겨울밤이면 얼어 죽지 않으려고 남의 집 꿀뚝을 끌어안고 밤을 보내고,
낮에는 장터를 돌아다니며 빌어 먹으며 근근이 살아갔다.
그러다 어느 날 장터에서 구걸하는 맹인을 만났다.
동병상련의 아픔이 있었기에 두 사람은 서로 도우며 같이 살기로 마음을 먹었다.
앉은뱅이는 맹인에게 자기를 업어서 길을 안내하라고 하였고..
맹인이 앉은뱅이를 업고 장터에 나타나면 서로 도우며 살아가는 모습이 보기가 좋았던 사람들은
두 사람에게 넉넉한 인심을 보냈다.
그러자 빌어먹고 살지만 예전보다는 살기가 훨씬 좋아졌다.
그런데 보는 놈이 똑똑하다고, 점차 맛있는 음식은 앉은뱅이만 골라먹고
맹인에게는 맛없는 음식을 조금씩만 나누어 주다 보니
앉은뱅이는 점점 무거워져 가고, 맹인은 점점 허약해져만 갔다.
어느 날 시골 논길을 가다가 맹인이 기력이 다해 쓰러지면서
두 사람은 도랑에 쳐박혀 죽고 말았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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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본행집경』에는 공명조(共命鳥)에 대한 이야기가 다음과 같이 설해져 있다.
'이 새는 한 개의 몸에 두 개의 머리를 가진 새이다.
각각의 이름은 가루다와 우파가루다인데, 이들은 교대로 잠을 잤다.
어느 날 가루다가 자는 동안 우파가루다는 향기가 좋은 열매를 발견하고 생각했다.
'내가 이 열매를 혼자 먹는다고 해도 뱃속에 들어가면 둘 모두가 배부를 것이 아닌가.’
이러한 생각을 한 우파가루다가 가루다에게 알리지 않고 열매를 혼자 먹었다.
가루다가 깨어나서 자신의 배가 부르고 향기로운 기운이 감도는 것을 느끼고는 자초지종을 묻고는 분노했다.
원한을 품은 가루다는 어느 날 독이 든 열매를 보고 우파가루다에게 복수할 생각으로 그것을 먹었다.
결국 가루다와 우파가루다는 둘 다 죽고 말았다.'
우리는 모두 공명조이다.
가족이 넷이면 머리가 넷인 공명조..
직원이 열 명이면 머리가 열인 공명조..
국민이 오천 만이면 머리가 오천 만인 공명조..
☞ '발은 눈을 질투하지 않는다' <틱낫한 스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