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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람사는 이야기

오늘 편안하다....

작성자慧明華|작성시간08.01.30|조회수300 목록 댓글 26

 

 칼라티비를 산 날, 아버지와 어머니는 대리점에서 제공하는 트럭을 타고

 기쁨에 들떠서 상기된 표정으로 집에 오셨어요.

 

 처음 티비를 틀었을 때

 '사랑의 학교'라는 만화 영화의 주제곡이 나오고 있었죠.

 

 '오늘은 이라고 쓰고서 나는 잠깐 생각한다, 어떤 하루였나하고...'

그런 노래.

 그리고 생각에 잠긴 주인공, 엔리코 였나요?

 

 만화영화를 무척 좋아하지만, 그런 빛, 그런 색깔의 만화였는지 몰랐었죠.

 황홀하고 행복한 느낌, 그 노래, 그리고 우리를 기쁘게 해주는 것에 대해 흡족한 아버지 웃는 얼굴,

 ..............

 

 세월이 흘러

 이번 겨울, 저는 아버지 어머니를 모두 잃어버릴까봐 전전긍긍하는 시간들을 겪었습니다.

 

 아버지가 다섯시간에 걸친 척추수술을 하셨고

 21일에 걸쳐 입원생활하고 퇴원한 다음날 엄마가 넘어져  열흘 기다렸다가

 어제 세시간에 걸친 고관절 수술을 하셨는데

 

 두 분 다 우여곡절이 많았습니다.

 어제 수술도중 집도의가 보호자를 찾는 장면이 마지막까지 가슴졸인 부분이었어요.

 

 여차저차 모두 넘어가고 엄마는 오늘 중환자실에서 일반병실로 옮기셨습니다.

 아버지는 4발달린 보조기를 의지해 걸음마 연습을 하시고요

 

 그래도 이상한 건 우리가 요즘 모두 행복함을 느낀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행복이 매우 유한한 것임도 잘 알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저는 평생을 괴롭혀 오던 어떤 질긴 심지 하나를 빼낸 기분입니다.

 

 아버지 욕창을 소독하다 보면 심지가 빠졌는데도 여전히 고름이 나오거든요.

 저 여전히 고름이 나오는 어떤 괴로움 겪을지라도

 상처속 심지가 빠졌으니 걱정없습니다.

 

 천천히 고름이 마르면 다시 새 살 돋겠지요.

 

 어쨌든 오늘...힘들었지만 마음은 편안하고

 내일 어떤 바람이 불어도 잠시 흔들리다가 다시 편안해지리라 저는 믿습니다.

 

 ...............진실로 무지에는 시작이 없지만 끝은 있다. 지知의 일어남이 무지의 끝이라고 말해진다...........

(아루나찰라 신서 5, p.38, 탐구사)

 

 마음의 고요를 찾은 날,  제 눈에 들어온 신선한 글귀....

 저의 차돌에 금이 약간 갔거나 혹은 이끼가 꼈거나...오래오래 촉촉히 담겨지는 이 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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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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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이심전심 | 작성시간 08.02.02 나무 대자대비 구고구난 관세음보살 관세음보살 관세음보살........ _()()()_ 빠른 쾌유를 빕니다...
  • 작성자바라밀 | 작성시간 08.02.03 빨리 회복하시길^^ 부모님께 힘드시더라도 맛난거 많이 공양 해 드리세요 ^^ 부모님이 안계시니까 가끔 좋아하시는 음식 해드릴때가 그립고 좋아하시던 음식 먹을때는 그때 더 실컷해드리지 못한게 아쉬워요... 더구나 몸이 아플때는 입에 맞는 음식이 빠른 회복의 지름길 입니다,,, 효심이 지극함 혜명화님 수고 하세요^^
  • 작성자월명화(月明華) | 작성시간 08.02.03 평소에 기도정진하신 ...편안안 뒷바라지가 곧 약이 되겠습니다. 빠른 쾌유을 빕니다. ()()()
  • 작성자청솔 | 작성시간 08.02.03 그런 아픔이 있었군요.혜명화님,늘 온화한 미소만 생각했는데.....부모님의 빠른 쾌유를 빕니다 _()()()_
  • 작성자정안행 | 작성시간 08.02.04 관세음보살 ........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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