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음 보는 법(心觀法) / 달마대사
혜가가 달마 대사에게 물었다.
"불도를 수행하려면
어떤 법을 닦아야 가장 요긴 하겠습니까?"
달마대사가 대답했다.
"오직 마음을 보는 한 법이
우주의 진리를 포괄하고 있으니 이 법이 가장 요긴하다."
"어째서 한 법이 우주의 진리를 포괄했다고 합니까?"
"마음은 우주 진리의 근본이므로 모든 법은
마음에서 일어나는 것이다.
그러므로 마음을 깨달으면 만 가지의 행을 다 갖추게 된다.
비유하자면 여기 큰나무가 있다고 하자,
그 나무에서 뻗은
가지나 꽃이나 열매는 모두 뿌리가 근본이다.
나무를 가꾸고자 하는 자는
뿌리를 복돋아 주어야 하며,
나무를 없애고자 하는 자는 뿌리를 뽑아야 할 것이다.
이와같이 수행하는 사람도
마음을 공부하면 공을 적게 들이고도
도를 이루기 쉽고,
마음을 모르고 공부하면 헛된 공만 들일 뿐이다.
그러므로 일체의 선과 악이
자신의 마음에서 일어난 것임을 알아야 하며,
마음 밖에서 따로 도를 구하는 것은 잘못 된 것이다."
다시 혜가가 물었다.
"어떻게 마음을 보아야 마음을 깨달았다고 합니까?"
"육신은 본래 허무하여 참다운데가 없다.
또 자기 마음을 쓰는 데에는
두가지 차별이 있음을 분명히 알아야 한다.
하나는 깨끗한 마음이요,
하나는 더러운 마음이다.
깨끗한 마음은 번뇌가 없는 부처의 마음이며,
더러운 마음은 번뇌에 덮인 어두운 마음이다.
이 두 마음은 인연을 빌어
본래부터 함께 갖추어져 있지만,
깨끗한 마음은 더러움을 일으키지 않고,
더러운 마음은 깨끗함을 내지 못한다.
그러므로 깨끗한 마음은 착한 인연을 좋아하고
더러운 마음은 악업만을 생각한다.
만일 진리를 깨달아 더러운 것에
물들지 않은 사람이면 이를 성인이라 한다.
그는 모든 괴로움에서
벗어나 열반의 즐거움을 누릴 것이다.
만일 더러운 마음을 따라
악업을 짓는 사람이면 이를 범부라 한다.
그는 생사를 윤회하며, 갖가지의 괴로움을 받는다.
이는 더러운 마음으로 말미암아
진리의 참모습이 가려졌기 때문이다.
[십지경]에
"중생의 몸 가운데 금강처럼 굳은 불성이 있어
마치 천지를 비추는 해 처럼 뚜렷하게 밝지만
온갖 인연의 구름에 덮혀 마치 항아리 속의
불빛이 밖을 비추지 못하는 것과 같다."
하였고,
또 [열반경]에
"모든 중생에게 불성이 있으나
어둠에 덮여서 해탈하지 못한다."
하였다.
불성은 깨달은 성품을 말한다.
스스로 깨쳐서,
그 깨친 지혜가 밝아
덮인 구름을 흩어 버리면 그것이 곧 해탈이다.
그러므로 모든 선행은
깨달음이 근본이 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이 깨달음이 근본이 되어,
온갖 공덕의 나무가 무성하고
열반의 열매가 여물게 된다.
이와 같이 마음을 보는 것을 마음을 깨달았다고 한다.
출처: 달마대사[觀心論] / bbs불교방송 편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