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집궐중(允執厥中)
- 진실로 그 중심을 잡다, 치우치지 않고 마음의 중심을 잡다.
[맏 윤(儿/2) 잡을 집(土/8) 그 궐(厂/10) 가운데 중(丨/3)]
일상에서 흔히 말하는 中庸(중용)은 지나치거나 모자라지 않고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은 상태를 말한다. 특출하지 않고 보통 사람을 가리키기도 하지만 四書(사서)의 하나인 만큼 유가에서 말하는 중용은 알기에 쉽지 않다.
이 말이 처음 나오는 중용 제2장의 ‘군자는 중용을 하고, 소인은 중용을 어긴다(君子中庸 小人反中庸/ 군자중용 소인반중용)‘는 孔子(공자)가 한 말로 나온다. 여러 사람의 해석이 있지만 중용은 치우치거나 기울지 않고, 지나치거나 모자람이 없어서 평범하고 바뀌지 않는 이치로 해석한다.
진실로 그 가운데를 잡는다는 이 성어는 중국 고대 舜(순)임금이 禹王(우왕)에게 선양하면서 마음을 조심하고 살피라고 당부한 말에 등장한다.
‘사람의 마음은 위태롭고 참된 진리의 마음은 미약하니, 오직 정성을 다해 하나 돼야 진실로 그 가운데를 잡으리라(人心惟危 道心惟微 惟精惟一 允執厥中/인심유위 도심유미 유정유일 윤집궐중).’
이 때의 가운데는 때와 장소, 상황에 알맞은 생각과 처신을 뜻한다. 尙書(상서)라고도 하는 상고시대의 기록 ‘書經(서경)’의 虞書(우서) 大禹謨(대우모)편에 실려 전한다.
‘論語(논어)’의 마지막 堯曰(요왈)편에는 이보다 앞서 堯(요)임금이 순임금에게 천하를 물려주며 당부한다.
‘하늘의 정해진 뜻이 그대에게 와 있으니, 진실로 중용의 도를 지키도록 하라. 천하가 곤궁해지면 하늘이 내려주신 자리가 영원히 끊어지리라(天之曆數在爾躬 允執其中 四海困窮 天祿永終/ 천지력수재이궁 윤집기중 사해곤궁 천록영종).’
여기에는 允執其中(윤집기중)으로 약간 다르지만 요왕에게서 받은 당부의 말을 순임금이 우왕에게 선양과 함께 그대로 전달한 셈이다.
성군이 성군에게 신신당부할 만큼 중용을 지키기가 어렵다. 공자가 강조한 말이 중용에 다시 나온다. 천하를 다스릴 수 있고, 높은 자리도 사양할 수 있으며, 시퍼런 칼날을 밟을 용기도 있지만 ‘중용은 능히 할 수 없다(中庸不可能/ 중용불가능)’고 토로한다.
성인들도 실천하기에 어려운 중용의 길을 보통 사람은 알 수가 없다. 다만 이기적이고 각박한 세상에서 한 쪽으로 치우치려는 마음을 수시로 바로잡아 중심을 잡는 노력이라도 할 필요가 있다.
제공 : 안병화(前언론인, 한국어문한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