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화 큰스님 - 불이법문(不二法門)
유마거사의 그런 법문가운데
입불이법문入不二法門이라,
입불이법문이라.
모든 법이 둘이 아니라는 그러한 법문입니다.
우리 중생들은 눈에 보이는대로
이것인가 저것인가 또는 좋다 궂다
나다 너다 그렇게 구분하지 않습니까.
그러나 그 부처님 법의 요체,
부처님 법은 우주의 자연법自然法입니다.
부처님 법은 우주의 법이 자연적法爾自然的인
우주의 그러한 질서가 바로 부처님법입니다.
그 법은 바로 불이법문不二法門이라.
둘이 아닌 법문이란 말입니다.
우리 중생이 보는 것은
천차만별千差萬別로 지금 보지 않습니까.
불이법문不二法門이란 것은
천지우주天地宇宙가 모두가 다
하나의 진리眞理라는 뜻입니다.
우리 불자님들은 어렴풋이 납득이 되시는 분도 계시고
또는 전혀 감도 안잡히는 그러한 분도 계실 것입니다.
이렇게 다양하니
이 현상계現象界란 것은 천차만별인데
사람으로 보나 또는 여러 가지 이른바
정보지식情報知識으로 보나 천차만별인데
어떻게 해서 모두가 다 하나의 진리란 말인가.
우리 중생들은 상相으로만 봅니다.
우리 중생들은 현상만 겉만 봅니다.
그러나 참다운 성품性稟...
이 상이라는 것은 모두가 다 성품에서 잠시간
모양을 나툰 것에 지나지 않습니다.
따라서 제아무리 많은 현상이 있다하더라도
상이 있다하더라도 모두가 다
하나의 성품으로 귀일歸一됩니다.
바다에서 바람따라서 파도가 천파만파 치지 않습니까.
그러나 똑같은 다 바닷물이지 않습니까.
그와 똑같이 부처님법도 모든 갈래는 많다 하더라도
똑같이 하나의 진리에서 이루어진
진리의 하나의 작용입니다.
우리 불자님들, 아, 진여眞如라는 말씀을
많이 들으셔서 알으시겠지요.
진여라.
참 진眞자 같을 여如자.
마명보살馬鳴菩薩의 대승기신론大乘起信論에 보면
심진여자心眞如者
대총상법문체야大總相法門體也라.
심진여자 대총상법문지체야라.
진여라는 것은 모든 법문의 대총상이란 말입니다.
아까 말씀드린 바와 같이 그 바다에서 바람따라서
천파만파가 된다 하더라도 똑같이 모두가
다 바닷물이듯이 그 진여라는
진리의 바다에서 모든 중생이라든가
현상적인 상이 천갈래 만갈래로 갈라진다하더라도
똑같은 진여 그 자리는 조금도 변함이 없습니다.
상은 만갈래 천갈래로 갈라진다하더라도
근본성품은 똑같은 자리입니다.
따라서 진여眞如라는 자리에서 본다고 생각할 때는
모두가 다 하나의 생명입니다.
그러기에 아까 말씀드린 바와 같이 불이법문이라,
둘이 아니란 말입니다.
그 둘이 아니란 법문이 굉장히 중요합니다.
왜 그런고 하면 개인적인 번뇌煩惱라든가,
또는 사회적인 국가적인 또는 세계적인 문제,
모든 인생고해人生苦海의 갈등과 반목이라는 것은
그 근원적인 성품을 모르는 데서 그 원인이 있습니다.
나는 나고 너는 너다.
우리 중생은 분명히 나는 나고 너는 너겠지요.
그러나 이것은 중생의 아상我相으로
중생의 아집我執으로 봐서 나는 나고 너는 넙니다.
나라는 그런 그 아집,
나라는 그런 아상을 떠나버리면 그때는
나와 남의 차별差別은 없습니다.
나 아我자 볼 견見자. 아견我見이라.
불자님들, 깊이 명심하시기 바랍니다.
아견이 있으면 이것은 그 외도外道의 생각인 것이고
그 나아자 볼견자, 아견이 없어야 비로소
부처님의 가르침이요 부처님의 제자입니다.
내 몸뚱이가 분명히 있고 내 관념觀念도
아, 분명히 있는데 왜 왜 내가 비었다고 하는가.
우리 중생이 보는 것은
사실을 사실대로 보지를 못합니다.
나라는 것은 이것은 그 지수화풍地水火風 사대,
산소나 수소나 탄소나 질소나
그런 그 원소가 업業따라서 잠시간 이런 모양으로
지금 나투어 있단 말입니다.
거기다가 우리가 감수感受하고
또는 생각하고 분별하고 느끼고...
그러한 사유활동思惟活動 그러한 생각하는 것이
거기에 붙어서 그러한 것이 나의 정체란 말입니다.
나라는 그런 관념이나 또는
너라는 관념이나 뿐만이 아니라
일체 우리 감각으로 받아들여지는 대상,
이 모두는 다 허망한 공空인 것입니다.
금강경金剛經에
일체유위법一切有爲法
여몽환포영如夢幻泡影이라.
그 눈에 보이는 현상계라는 것은
모두가 다 꿈이요 또는 허깨비요
또는 거품이요 그림자요
풀끝의 이슬같고 또는 번갯불같고.
이와같이 허망한 것이 이것이
우리가 보고 있는 이 현상계 모두입니다.
나라는 것도 마찬가지고
너라는 것도 마찬가지고 다 그렇습니다.
출처: 청화 큰스님 법문마당 『금강륜金剛輪』