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남북정상회담(2018.04.27)을 했는데, 남북한이 언제 서로 적대시하고 갈등하는 문제가 해소되고 종식되어서 통일이 되고 하나가 되겠어요?
내가 남북한 정상회담을 하는 것을 보고,
'서로 악수를 했지만 완전히 끝난 것은 아닌데... 언제 저게 끝나겠는가?'
그러면서 생각하길, '서로 마음이 흡족해야 끝난다.'
그런 후 우연히 조당집을 보는데 이런 대목이 나왔다.
『 병마(兵馬)가 운거산으로 밀려들자, 대중들이 모두 도주(逃走)했는데, 오직 운거 도응 선사만이 단정히 앉아 움직이지 않았다. 통군사(統軍事)가 들어와서 무례하게 절도 하지 않고 마주 앉아서 물었다.
“세상이 언제 편안해지겠소?” 』
이것이 내가 남북간 문제가 언제 끝나겠느냐 묻는 거와 똑같은 거다.
그러면 뭐라고 해야 할 것인가? 이것이 다른 일이 아니고 자신에게 닥친 일이다.
『 운거 도응 선사가 대답했다.
“장군의 마음이 흡족해진 뒤입니다.”
이에 통군사가 얼른 선사에게 절을 하였다. 』
이 내용을 보고 생각이 계합되면서 '운거화상이 참 어지간히 지혜가 명확하고 빠르구나!' 하였다.
이런 대답에 어떻게 목을 치겠나? 장군이 칼을 거두고 절을 하였다. 자신이 생각했던 그대로 딱 맞게 말을 하니까 감복을 하는 것이다.
상대방의 의중을 아는 것이 중요하다. 칼을 목에 대고 물었을 때, 그분 의중을 보고 말을 해야지, 의중을 모르고 이렇다 저렇다 해봐야 계속 모가지 날아가는 것이다.
말에 따라가서 놀아나지 말고, 그 말한 낙처(落處), 의지를 바로 보라는 거다.
칼을 들고 묻는 그 사람의 마음을 봐야지, 별 소리 해야 아무 소용없는 거라.
자물통에 열쇠가 맞아야 열리지, 아무 열쇠나 쑤신다고 열리는 게 아니다.
(20180429 학산 대원 큰스님 소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