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허사상 한국학을 말하다.
11회 華嚴經 이해의 첫걸음 - 1
(영상게시 : 탄허스님 동양사상 2021.12.29.)
안녕하십니까?
문광입니다. 오늘은 오대산 월정사 방산굴에 와있습니다.
탄허스님께서 화엄경을 번역하셨던 이 방산굴에서 탄허스님의
화엄사상을 다시 한번 되새겨 보는 시간을 갖도록 하겠습니다.
스님께서는 삼척 영은사에서 화엄경 번역을 시작하셨습니다.
그리고 나서 이 오대산 월정사로 다시 오셔서 이 방산굴집을 지으
시고, 현판을 방산굴이라고 붙이셨습니다.
방산굴이라고 하는 것은 7세기에 중국의 이통현 장자가
“화엄경 합론”을 썼던, 화엄경에 주석을 달았던 그 장소 이름을
방산굴이라고 했던 것을 그대로 따서 방산굴이라고 이름지으시고,
여기서부터 본격적인 화엄경 번역에 착수하셨던 것입니다.
그래서 18년에 걸친 화엄경역경 대작불사의 아주 살아있는 그러한
역사적 현장이 되겠습니다.
제가 지금까지 탄허스님의 많은 주련들을 봤는데요.
많은 화려하고 멋진 주련들이 있지만,
‘이 방산굴에 있는 이 주련이야말로 탄허스님의 정말 선사상!
선승으로써의 그런 멋진 면모가 잘 드러나고 있지않느냐?’ 이런 생각
을 하게 됩니다. 한번 소개를 해드리면요?
饑粲無米飯(기찬무미반)하고,
배고플 때는 쌀없는 밥을 먹고
渴飮不濕水(갈음불습수)하며,
목마를 때는 젖지않는 물을 마시며
坐水月道場(좌수월도량)하여,
수월도량에 앉아서,
여러분 관세음보살의 다른 이름으로 “수월보살” 이라고 있지 않습
니까? 하늘에 있는 달이 물에 그대로 비추이듯이 온 세상의 진리가
그대로 드러나는 도량이 水月道場입니다.
이 세상 어디를 가도 다 우리 법신이 있기 때문에 수월도량이 되겠
지요. 이 수월도량에 앉아서,
做空華佛事(주공화불사)라.
“허공 꽃 불사를 짓는다.” 이랬습니다.
마지막 구절이 아주 기가막힙니다.
스님께서 20년 가까운 세월을 화엄경을 번역하시고 불사를 지으
셨지만, 그 불사를 다 지어놨어도 절대로 집착함이 없이
‘유위법이 아닌, 무위법으로 회향하겠다.’고 하는 이런 멋진 구절이
바로 이 방산굴의 주련에 남아있습니다.
그래서 스님의 이 불사는 가장 위대한 불사임에도 불구하고 스님
께서는 “공화불사를 지었다.” ←이런 말씀을 남기셨습니다.
‘이 속에 탄허스님의 모든 살림살이가 다 남아있지 않느냐?’
이 방산굴이야말로 스님의 한국 불교사에 위대한 화엄경의 역경
불사가 시작이 되고, 그 자취가 남아있는 곳입니다.
여러분, 월정사에 오시면 이 방산굴을 꼭 참배를 한 번씩 하셨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