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허사상 한국학을 말하다.
12회 탄허 華嚴思想의 특징, 一乘性起. - 10
“탄허선사의 4교회통사상” ←여기 125쪽부터 나오는 내용들은
아주 특별한 내용인데요. 스님이 강의 하셨을 때 녹취한 겁니다.
다른데는 없고요. 강의 하셨던 것을 제가 녹취한 것인데요.
이 화엄에 청량국사하고 통현장자를 서로 비교를 하시면서,
유교의 퇴계와 율곡에 빗대어서 설명하시는 부분이 있습니다.
이것은 아주 우리 한국 사상사에서 이렇게 설명했던 분을 찾아 볼 수
없습니다.
퇴계선생은 理氣二元論(이기이원론)을 주장하셨습니다.
율곡은 理氣一元論을 주장하셨습니다.
그런데 탄허스님은,
“내가 젊었을 때는 퇴계선생의 理氣二元論이라고 하는 것이
너무나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하고, 자꾸 고치고 싶었다.
율곡의 얘기가 확실히 맞다고 생각을 했었다.”
왜냐하면 理와 氣라고 하는 것의 근원이 두 개라는 겁니다.
우리 불교에서 理事無礙(이사무애)했을 때,
理法界ㆍ事法界했을 때, 理와 事라고 하는 것이 유교의 성리학에
理氣論으로 바뀌었습니다. 바뀐 부분이 있습니다.
중국에서는 事라고 하는 현상을 事라고 보기보다는 氣로 보는,
氣철학이 더 강하지 않습니까?
그래서 원래는 理라고 하는 뜻이 이렇게 ‘중요한 진리’ 라고 하는 뜻이
아니라, ‘조리’정도 밖에 뜻이 없었는데요.
화엄경이나 선사상을 가지고 와서, 주자대에 와서 理氣論이라고 하는
것으로 만들어 나왔는데요.
이 성리학을 제대로 공부하려면 우리 화엄경이나 불교 공부를 하시면
더 잘 아실 수가 있게 되는 겁니다.
퇴계 理氣論에서는 理氣互發說(이기호발설)이라고,
“理도 發한다.” 이렇게 되어있거든요.
그런데 원래는 “理가 發한다.” 라고 하면 ‘말이 안 된다.’ 고 생각될
수 있지요. 근본이치는 움직이지 않아야 되지요.
움직이지 않고 氣만 움직이게 만들어 줘야 될 것 아닙니까?
그러니까 율곡의 내용이 더 맞다고 보여지는데요.
탄허스님이 나이를 먹고 융통해서 보게되니,
퇴계선생이 왜 理氣互發說을 주장했느냐? 理氣二元論을 왜 주장하게
됐느냐? 하는 것을 이해를 하게 되겠더라는 겁니다.
인간의 윤리에서 볼 때는 理라고 하는, 도덕률이라고 하는 것이 있어서
氣라고 하는 것을 적극적으로 굴릴수가 있어야 된다는 것이지요.
뭐냐하면, “인간의 도덕심이라고 하는 것은,
理가 먼저 發하고 난 다음에 氣가 따라오는 것이다.”
理發而氣隨之(이발이기수지). ←이런 식으로 설명하는 대목들이 나오거
든요. 그러니까 理가, 도덕의 어떤 이치가,
“도덕을 지키고자 하는 理가 發하고 난 다음에 사람의 감정이 따라오게
된다.” 그 다음에는 “氣가 發하고 난 다음에는 理가 그 위를 탄다.”
이렇게 理氣互發說로 퇴계선생을 얘기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그래서 주자는 “理가 發했다.” 라는 말이 없습니다.
그런데 그것을 퇴계는 “理가 發한다.” 고 얘기했거든요.
탄허스님이 예전에는 이것이 전부 다 틀렸다고 생각을 했는데요.
“깊게 보니까 내가 이해를 하겠더라.” 이러면서 하시는 말씀이 우리 책에
있는 내용입니다.
126쪽에 보면 청량국사가 이런 말을 합니다.
청량국사의 아주 유명한 “往復序(왕복서)”라고 하는 글이 있습니다.
거기서 무슨 말을 했느냐하면,
“理隨事變(이수사변)이라
則一多緣起之無邊(즉일다연기지무변)이요.” ←이랬습니다.
이치가, “理라고 하는 것이 事를 따라서 변한다.” 그랬습니다.
理라고 하는 것은 변할 수 없지요.
그런데 “理라고 하는 것이 일[事]에 따라서 변화한다.” 이런 말을
청량국사가 해놨습니다. 그럼 ‘理가 왜 변하냐?’
理는 변할 수가 없지요. 그런데 이것을 퇴계선생의 理氣互發說과 같이
설명을 하면서, “아주 복잡한 理氣論같이 理事論에 들어가면 이런 말이
나오게 된다.” 이렇게 얘기를 하시면서,
“처음 화엄경을 공부를 하는 사람은 통현론에 있는 아주 명백한,
율곡의 理氣一元論처럼 명백한 것들을 공부를 시작하는 것이 좋고,
그 다음에 공부가 어느정도 깊이있게 들어가서 아주 디테일한 부분에
갔을 때는, 퇴계가 理氣二元論을 얘기하시면서,
理發을 얘기했던 퇴계선생처럼 청량국사의 理隨事變이라 則一多緣起
之無邊이요. ←이런 내용들은 理氣二元論에 해당하는 것이다.” 이렇게
얘기하시면서,
‘퇴계와 율곡의 처음 성리학을 공부할 때는,
먼저 율곡의 이기1원논을 공부를 하고, 퇴계의 깊이 있는 사유.
깊이 있는 생각들은 퇴계의 것으로 공부를 해야 된다.
대신에 율곡은 아주 명백하다. 처음에 딱 공부 시작하는 사람이 아주
쉽게ㆍ명확하게 알 수 있는것이 율곡의 사상이니까 이것부터 공부를
해라.’ ←이렇듯이
‘통현론을 통해서 핵심을 요약을하고, 복잡한 내용은 청량국사의 소초
를 봐라.’ ←이런 식으로 탄허스님이 강의를 하시더라고요.
제가 깜짝 놀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