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허사상 한국학을 말하다.
14회 華嚴 四法界와 禪의 나침반 - 5
숭산스님이 미국에 가셔서, 유럽에 가셔서 법을 펼치시는데,
서양 사람들은 너무 합리적이라서 자세하게 설명을 해달라고 얘기를
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그래서 숭산스님이 禪의 세계를 하나의 표로 펼쳐서 설명하신
“선의 나침판”이라고 하는 것이 있습니다.
숭산스님은 “禪圓(선원)”이라고 해서,
“선의 나침판” 혹은 “선의 원이다. 젠 써클이다.” 라고 해서 선의
나침판으로 전체를 설명하신 내용이 있습니다.
0도cㆍ90도ㆍ180도ㆍ270도ㆍ360도로 쭉 설명하셨던 내용이 있는
데요. 이 내용들을 가만히 보면...
숭산스님은 선사시기 때문에 화엄 四法界를 말씀하시지 않습니다.
“선의 나침판”의 내용을 제가 여러분께 제시를 해드리는 겁니다.
탄허스님은 선의 나침판 같은 것은 제시하지 않으셨지요.
미국에서 설파하실 때에 그와 같이(13회) 事事無碍를 설파하셨고,
숭산스님은 선의 나침판을 가지고 설명을 하셨는데요.
이 두 가지를 합해서 공부를 해보실 수가 있습니다.
0도c는 俗塵이다ㆍ小我다.
90도가 되면 業我의 세계가 된다ㆍ有無의 세계가 된다.
180도가 되면 眞空의 세계가 된다ㆍ無我의 세계가 된다.
270도가 되면 妙有의 세계가 된다ㆍ妙我의 세계가 된다.
360도가 되면 大我의 세계요ㆍ如如한 세계가 된다.
숭산스님께서 전 세계에 있는 외국인들에게 어떻게 공부 할 수 있는지를
설명해주기 위해서 “선의 나침판”으로 설명해주신 부분입니다.
우리 일반 중생은 처음에 小我의 세계로 살고 있답니다.
小我의 세계는 理法界라고 하는 空을 전혀 모르고 있는 세계입니다.
여기에 “있다.” ←이러면, 空의 세계를 바탕으로 해서 있다고 알지 못하
는 그런 세계입니다. 중생세계입니다. 있는 것에 대해서 집착합니다.
있다는 이것이 뭔지 모릅니다. 지수화풍 4대로 있는지 알 수가 없습
니다.
“1 + 1 = 2다.” ←이러면,
1과 1에 집착하고 있는 세계입니다. ←이와 같은 세계를,
“小我의 세계”라 그럽니다. 숭산스님이 이렇게 설명하십니다.
그 다음에
90도가 되면 業我의 세계라고 합니다.
業我의 세계가 되면 有ㆍ無의 구분에 대해서 조금 눈을 뜨는 세계라는
것이지요. 여기에 있는 이것이 그냥 있는 것이 아니라, 업으로 이루어져
있다는 것을 알기는 압니다.
그런데 아직까지 “있다.”는 이것이 空인 줄은 정확히 모르는 겁니다.
空이 되려면 180도가 돼야 됩니다.
180도는 無我의 세계입니다. 無我의 세계가 되고,
空의 세계가 되는 것이지요.
우리가 알고 있는 세계와 정반대의 세계입니다.
이것은 부정하는 세계요, 금강경으로 말하면 卽非의 세계입니다.
無我의 세계ㆍ부정하는 세계ㆍ卽非의 세계 ←이것이 화엄 4法界의
세계로 말하면 理法界의 세계가 되는 것이지요.
180도의 空의 세계가 理法界가 되는 겁니다.
이것은 수학으로 얘기하면 1곱하기 0도 0이요.
1000곱하기 0도 0이요. 理法界는 전부 空이라고 하는 겁니다.
전부 空의 세계입니다. 모든 것을 부정하는 세계입니다.
반야심경에 “제법이 공상이다.”
“180도 세계는 전부 無我의 세계다.” 그래서 우리가 알고 있는 일반적인
업에 의해서 小我의 세계. 俗塵이라 그랬지 않습니까?
티끌의 세계ㆍ번뇌의 세계는 理法界와 정반대의 세계입니다.
거꾸로의 세계입니다. 그래서
“하늘이 땅이요 땅이 하늘이니, 하늘과 땅이 뒤집혀졌구나.”
뒤집혀진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