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허사상 한국학을 말하다.
14회 華嚴 四法界와 禪의 나침반 – 8
진리의 세계를 스님들의 조사어록에 봐도 그렇고,
우리 큰스님들을 봐도 그렇고, 법을 설해놓고 마지막에
“咄咄(돌돌:쯧쯧)” 합니다.
“내가 마지막 진리의 말씀! 필경의 1구가 뭐냐? 최종의 한마디를
일러봐라.” ←이러고 본인이 스스로 게송을 설파합니다.
게송을 설파해놓고 마지막에 “咄咄” ←이러고 내려가십니다.
“진리가 뭐냐?”
설파해놓은 것에 대해서 “쯧쯧” ←전부 다 부정하시는 겁니다.
“쯧쯧” ←이것 자체가 理法界입니다.
진리를 “진리”라고 하면, 진리에 매달려서 집착하니까 마지막에,
법을 설했던 것을 그대로 다시 거둬들이는 겁니다.
임제선사가,
“누구에게나ㆍ누구에게나 無位眞人(무위진인)이 있다.”
그랬습니다. 차별 없는 참사람! 그렇지요?
“無位眞人이 있으니, 이 無位眞人을 찾아야된다.
차별 없는 참사람을 찾아야된다.” 법상에서 얘기했더니,
앞에 있던 대중 가운데 한 스님이 “스님, 無位眞人이 뭡니까?” 이러
거든요. 그랬더니, 임제선사가 법상에서 내려와서 멱살을 잡고,
떠밀어 버립니다.
“無位眞人은 무슨 乾屎橛(간시궐)같은 무위진인이래?
무슨 마른 똥막대기 같은 무위진인? 그런 것이 어디있어?”
이러시거든요. 이것이 법쓰는 방법입니다.
無位眞人이라고 하는 것은 뭡니까?
“삼라만상 두두물물이 진리가 아님이 없도다.” 하는 것하고 같은
겁니다. 이 세상에 있는 모든 중생들은 자기 자신 안에,
“眞人을 가지고 있다. 참사람을 가지고있다.”
우리나라에 “서옹 큰스님”이라고 계셨지 않습니까?
서옹 큰스님께서 임제록에 있는 無位眞人을 가지고, 참사람 결사운동
을 하셔서 “참사람을 찾아라. 隨處作主(수처작주)다. 가는 곳마다 주
인이 되라. 주인공이 되라.” 임제록에 있는 이 말씀을 서옹스님이 많이
쓰시면서 “隨處作主다. 가는 곳마다 주인이 되라.” 그랬거든요.
주인이 되라고 하는, 眞人이 되라고 하는 참사람은 뭡니까?
360도의 事法界거든요. “누구나 다 불성을 가지고 있으니, 그 참사람을
찾아라.”라고 하는 것입니다.
그랬는데요. 사람들이 그것을 또 집착하기 시작합니다.
‘참사람ㆍ참사람. 참된 것이 뭐냐?’ 이랬더니,
임제선사가 가서 멱살을 잡고 내치면서 “참사람, 그런 마른 똥막대기
같은 것이 어디있어?” 이런 부정을 하는 180도의 세계로 보여주는 겁
니다. 뭐를 진리라고 내세우면 집착하기 때문에 그것이 이와 같은 법을
쓰는 것이지요.
그러면 아까는 無位眞人을 찾으라고 했다가,
무위진인같은 것이 어디있느냐고 하니까 뭡니까?
벌써 ‘理事無碍法界를 다 쓰고 있다.’ 이렇게 되는 것이지요.
그래서 항상 부정이라고 하는 것이 항상 그대로 그냥 부정이 아니라,
‘이것이 다 법을 쓰는 것이고ㆍ無我의 법ㆍ空의 세계ㆍ제법이 공상이
라고 하는 것ㆍ理法界의 세계를 드러내는 형태로 禪에서 쓰고 있다는
것을 좀 이해를 하셔야 된다.’ 이 말입니다.
그와 같은 형태로 80000대장경의 내용과,
화엄경이 80000대장경을 요약해서 事法界로 가지고 있고,
거기에 있는 내용들과 선승들이, 역대조사 천하 선지식 스님들이
나침판같은 세계를 갖추어서 설파를 하고 계십니다.
그래서 숭산스님이 워낙 있다그랬다가, 없다그랬다가,
옳다그랬다가, 그르다그랬다가, 너무 어렵게 돼있으니까, 서양인들이
“제발 좀 이해를 하게 해달라.” 해서 나침판, 360도 원을 가지고 서구
유럽인들에게 불교를 설명했던 내용이 禪의 나침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