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허사상 한국학을 말하다.
15회 華嚴에서 臨濟第1句로 向上一路하라! - 3
제1구 소식ㆍ제2구 소식ㆍ제3구 소식을 도장을 찍는 것으로 많이
비유를 듭니다.
제3구 소식은 도장을 어디에 찍느냐?
“도장을 진흙에 찍는 것이다.” ←이렇게 얘기합니다.
도장을 진흙에 딱 찍고 나면, 진흙에 표시가 완벽하게 남지요.
道의 흔적이 남습니다. 그러니까 말하자면 事事無碍法界.
“사사무애법계” 라고 하는 위대한 가장 어려운,
理事無碍法界가 세상의 모든 사상ㆍ철학은 다 이사무애법계로 되어
있는 것이거든요. 본체론과 현상학!
본체와 현상으로 하는 2분의 세계는 전부 이사무애법계거든요.
그 세계를 넘어간,
“사사무애법계도리도 결국은 제3구 법문에 불과하다.
제3구 법문은 진흙에 도장 찍는 것과 같다.”
“제2구 소식은 물에 도장을 찍는 것이다.” ←이렇게 얘기합니다.
물에 도장을 찍으면 딱 찍힌 바가 있지요. 흔적이 남습니다.
그러나 딱 떼고 나면 물에 도장 찍힌 바는 보이지 않습니다.
“언어문자가 아니기 때문에 뭔가 방편으로서,
用으로 뭔가 드러나긴 했으나 다시금 흔적은 남지 않는다.”
제2구 소식은 물에 도장을 찍는 것으로 비유를 들고요.
“제1구 소식은 허공에 도장을 찍는다.” ←이런 표현을 씁니다.
‘허공에 도장을 찍으면, 찍어도 찍힌 바가 하나도 없고, 흔적도 없고
처음에 찍힌 바가 하나도 없다.’ 이 겁니다.
그래서 “임제의 제1구를 증득해라.”
탄허스님이 가장 많이 쓰셨던 “向上一路(향상일로)” 라고 하는 말이
있습니다.
向上一路라고 말씀하셨던 탄허스님이 가장 많이 쓰셨던 스님의 대표
적인 말씀은 제3구 법문,
“부처님의 80000대장경 도리를,
49년간 설법 한 도리를 열심히 공부해서 화엄의
事事無碍法界까지 환하게 깨닫고난 다음에,
인간의 언어문자로 되어있는 모든 사상종교를 환하게
알고난 다음에, 向上의 세계인 제1구 소식 = 생각이 끊어진
소식으로 들어가서 천착을 해야 된다.”
‘참선해야 된다.’는 말씀입니다.
“참선을 해서 우리의 근본자성을 증득해야 된다.”
그래서 화엄경도 緣起(연기)를 중심으로 보는,
緣起적인 형태의 화엄해석보다는 性起(성기)를 중심으로 하는 화엄
해석을 신봉하셨고ㆍ주장하셨고 화엄경도 언어문자로 많이 풀이가
되어 있는 청량소초보다는,
통현장자의 화엄론을 통해서ㆍ性起의 세계를 통해서 생각이 끊어진
자리를 증득하는 제1구로 들어가는 종지를 드러내는 그런 주석을 강
조하셨고, ←이것을 바탕으로 번역을 하셨다는 것입니다.
탄허스님이 이와 같이 법을 베풀어 놓은 것을 우리가 가만히 살펴
보면요? 스님은 이런 겁니다.
세상에 있는 모든 이치. 80000대장경의 이치라고 하는 모든 교학적인
진리! 교의 세계! 언어문자를 떠난 세계! 不立文字(불립문자)!
결국은 언어문자를 떠날 수 없는 세계의 敎와, 그 다음에
언어문자가 끊어진 禪의 세계를 먼저 우선 불교내에서 회통을 하시지
요.
불교내에서 먼저 禪과 敎를 회통을 하셨습니다.
그런데 가만히 놓고 보면요? 禪이 主가 되고, 敎가 뒤에 따라오는
主禪從敎(주선종교)의 형태로 禪敎관이 형성되어있는 것을 보실 수가
있습니다. 예전에는 “80000대장경을 보고 난 다음에 교학은 버리고
선으로 들어가라.” 해서 주로 뭐를 했느냐?
捨敎入禪(사교입선)이라는 말 들어보셨을 겁니다.
“80000대장경을 공부하고 난 다음에 敎는 다 버려두고,
禪으로 들어가라. 교는 필요없다.” 捨敎入禪의 형태로 얘기하면서 주로
선만 강조하는 쪽으로 나중에 남게 되는 형태가 우리나라 선사상에 많았
습니다.
그런데 탄허스님 같은 예로는 禪과 敎를 회통하는데,
‘禪이 主가 되고, 敎가 從이 되긴 하지만, 禪敎를 같이 아울러서 간다.’
이 말이지요. 그래서 스님 같은 경우는
“참선을 하는 분들은 화엄경을 좀 읽어야 된다.
화엄경을 공부하고 교학쪽으로 가장 깊은 곳으로 공부를
들어가는 사람들은 반드시 참선을 해야 된다.
경을 공부하는 분들도 참선을 해야 되고,
참선을 하는 분도 적어도 화엄경은 한 번 다 봐야 된다.”
이렇게 말씀하시는 사상을 내비치신 것이지요. 이것이 한암스님으로
부터 내려오는 그러한 전통이 있고요.
경허스님도 동학사의 대강백으로 화엄의 대종주셨습니다.
그런데 마지막에 경허스님이 捨敎入禪 하셨지요.
捨敎入禪 하셨지만, 경허선사 역시도 교학을 바탕으로 해서 敎와 禪을
회통을 하셨고, 그것이 한암스님을 통해서 탄허스님으로 내려오는 그런
전통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