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허사상 한국학을 말하다.
3회 한국학과 탄허학 – 3
‘우리 한국학의 영역은 儒佛仙과 文史哲(문사철)이라고 하는,
이런 우리 동양학의 기본적인 별개가 아닌 학문!
문학따로 보고ㆍ사학따로 보고ㆍ철학따로 보는 것이 아니라,
전체를 아우르는 학문이 하나로 만들어져있는 정도의 탄허스님의
학술이라면, 현대 한국학의 새로운 영역으로 충분히 얘기해도 좋겠
다.’ 는 생각을 하게됩니다.
그런데 여기도 한 가지 의문 될 것이 있으실텐데요.
우리가 보통 “道敎(도교)”라고 하잖아요?
儒佛仙에서 왜 신선 仙자를 썼느냐?
儒佛道라고 해도 되는데, 왜 儒佛仙이라고 했느냐?
탄허스님이 여기에 대해서도 또 한마디 하셨습니다.
“道敎”라고 했을 때 道자는 유교ㆍ불교ㆍ도교의 공통적으로 쓰여지는
용어라는 것이지요.
道敎에서만 쓸 수 있는 고유명사가 아니라,
이것은 그냥 일반명사라는 겁니다.
“유교도 도의 근본을 가지고 있고ㆍ불교도 도의 근본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우리는 仙을 道敎라고 하는 하나의 타워이즘라고 하는 형태로
굳이 이야기할 필요가 없다.” 그 다음에
道에 또 다른 뜻이 있었습니다.
“道敎라고 하는 것에 다섯 가지, 신선 仙자에 다섯 가지 신선이 있다.
노자ㆍ장자라고 하는 분이 이미 거의 깨달음을 이룬 분이다.”
탄허스님은 그렇게 보고 계시지요. 그래서 그 분들처럼 되기 위한 모든
공부의 방법론들을 도교라고 보는 것입니다.
예를 들면 양생술이 있을 수도 있고ㆍ의학이 있을 수도 있고ㆍ
침도 그렇고ㆍ풍수학도 그렇고, 많은 방면에, 나중에는 연단술까지 갔
잖아요. 그런 것들이 총체적으로 도교라고 하는데요.
탄허스님은 이 가운데에서 신선 仙자에 해당하는 것 가운데,
“天仙이다.” ←이렇게 하시는 겁니다.
天仙ㆍ地仙ㆍ神仙ㆍ人仙ㆍ鬼仙(천선지선신선인선귀선)으로,
仙을 다섯 가지로 나누는데요.
그 가운데 “天仙에 해당하는 경지에 도달한 분들이 바로 노자ㆍ장자다.”
이렇게 보신 것이지요.
그래서 “이 노자ㆍ장자라고 하는 분이라야 우리 불교에서 말하는,
一乘思想(1승사상)이라고 하는 것과 같이 배대해서 노래해 볼만 하다.
노자ㆍ장자의 최고가는 天仙에 해당하는 수준 아니고는 도교에 있는
것도 다 논하지 않는다. 도교사상 가운데 근본에 해당하는 노ㆍ장학을
중심으로 해서 동양학을 논하겠다.” 그래서
“儒佛仙 三敎” ←이런 말씀을 쓰셨던 겁니다.
그 다음에 우리가 흔히 말하는 文史哲이라는 말을 쓰고 있지만,
탄허스님은 哲 ←철학이라는 용어도 좋아하지 않으셨습니다.
예를 들어서 철학이라는 용어가 원래 서양의 philosophy. 이래서
지혜에 대한 사랑ㆍ애지. 이렇게 씁니다.
그러나 그것에 대한 일본인들의 譯語(역어)거든요. 번역어입니다.
거기에 대한 철학이라는 용어를 썼지만,
탄허스님의 말씀은 서양의 철학과 동양의 사상은 다르다는 겁니다.
서양의 철학이라고 하는 것에 지혜에 대한 사랑이라는 것은 논리학과
언어문자를 중심으로 한 학술이라는 것이지요.
동양사상은 언어문자가 끊어진 세계.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세계를 근본으로 하고 있어서 철학이라고 하는,
지혜에 대한 사랑이라고 하는 서양 철학적 번역어인 철학을 쓰지 않
고, “철학이라는 말을 쓰지 말고, 사상이라는 말을 써라.” 이렇게
탄허스님은 주장하셨습니다.
그래서 “동양사상. 혹은 동양학. 이렇게 얘기하지, 동양철학이라는
용어를 쓰지말자. 이것은 너무 서양 철학적 용어다.
서양 철학은 분석하고 언어로 따져드는 부분들이 굉장히 강하다.”
물론 아닌 부분들이 틀림없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래서 유불선 3교요, 문사철이라는 말보다는 “동양사상” 이라는
말을 쓰고, ←이런 식으로 스님의 학술 시스템이 구축이 되어있습
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