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허사상 한국학을 말하다.
6회 頓悟漸修와 頓悟頓修 - 2
頓 ←이것을 우리 승가에서는 “몰록 돈” 이라고 표현합니다.
“몰록이다.” ←이렇게 쓰는데요. 우리 국어사전에 없는 말입니다.
국어사전에 없기 때문에 쓰지 말아야 되느냐? 그것이 아니라,
‘우리 선가에서ㆍ불교에서 항상 써오고 있던 단어기 때문에 오히려
몰록이라는 단어가 사전에 들어가야 된다.’ ←저는 이렇게 생각합
니다. 그럼 뜻이 뭐냐? “頓”이라고 하는 뜻은 일단 두 가지가 있다고
보시면 됩니다.
첫 째는 “갑자기” 라고 하는 겁니다. 어느 순간 갑자기 깨치는...
“漸”이라고 하는 것은 “천천히 점차적으로 가라.”고 하는 것이
“점”이지 않습니까? 그것에 비해서 ‘갑자기’ 라는 뜻을 가지고 있는
것이지요.
두 번째 뜻은 “완벽하게” 라는 뜻이 있습니다.
‘완전한 깨달음’이라는 뜻도 있고, ‘갑자기 깨달았다.’ 라는 두 가지
뜻을 다 가지고 있는 것이 頓자입니다.
그러니까 어떤 형태가 되느냐?
갑자기의 반대되는 말이 점차라고 하는 말인 漸이 되겠지요.
“완벽하게”라고 하는 것은 아직까지 완전하게 깨닫지 못한, 아직 좀
부실한이라고 하는 말이 남아있을 것입니다.
頓悟라고 했을 때 “몰록이다.”
몰록이라고 하는 말이 “갑자기ㆍ갑작스럽게” 라고 하는 개념을...
음절의 高低(고저)→ 平聲(평성)ㆍ上聲(상성)ㆍ去聲(거성)ㆍ入聲(입성)
몰록--ㄹㆍㄱ ←入聲입니다. 몰록이라는 단어가 갑자기 딱 끝나는 느낌
을, 뉘앙스까지 확실히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頓悟漸修하고 頓悟頓修라는 것이 있는데요.
그러면 일단 돈오점수에 대해서 조금 이해를 하실 필요가 있습니다.
돈오점수는 보조국사의 수심결에도 나오고, 원돈성불론이라는 곳에
도 나옵니다. 그러니까 돈오점수 사상을 알기 위해서는 화엄학을 좀
이해를 해야 됩니다.
그래서 화엄학이라고 하는 형태에서 우리가 좀 알아 봐야 될 것이,
오늘은 일단 돈오점수를 알기 위해서 화엄의 기본적인 수행계위에
대해서 우리가 좀 이해를 하셔야 되겠다는 것입니다.
화엄을 바탕으로 해서 돈오점수라고 하는 개념을,
禪과 敎를 회통해서 보조국사가 설하게 된 것이 바로 돈오점수론입
니다.
그래서 화엄은 “10信→ 10住→ 10行→ 10廻向→ 10地→ 等覺과 妙覺
이다.” ←이렇게 모든 계위가 구성이 되어있는데요.
이 가운데 깨달음이라고 하는 구경각은 묘각입니다.
妙覺 ←여기에 와야 완벽한 깨달음입니다.
묘각 ←이것이 완벽한 깨달음이지요. 완벽한 깨달음의 경지입니다.
그런데 돈오점수라고 하는 것은 어떻게 얘기하느냐?
10信에서 10住에 첫 번째 초주가 있습니다.
10신이 원만하게 구족되면 10주 초주가 됩니다.
10주 초주가 뭐냐면 初發心住(초발심주)입니다.
초발심주가 10주초주의 이름입니다. 初發心住는 무슨 뜻이냐?
초발보리심입니다. 우리는 “보리심”이라고 합니다.
보리심이라고 하는 것은 아뇩다라삼먁삼보리지요?
‘처음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발해서 주했다.’는 뜻입니다.
마음이 주했다는 겁니다. 그러니까 탄허스님은 이렇게 설명합니다.
“전 세계의 어떤 사상ㆍ종교에 마음이 주했다라고 하는
얘기가 어디 있느냐? 마음이 일어났다ㆍ사라졌다. 요동을
치고 있는데, 마음이 한 곳에 딱 주했다라고 하는 것이 어디
있느냐?”
10주의 “住”라고 하는 것은 비교를 해보셔해야 됩니다.
금강경에서 말하는 “應無所住 而生其心(응무소주이생기심).”을 줄
여서 無住生心.
“應無所住 而生其心 = 주하는 바 없이 그 마음을 내라.” 했을 때,
應無所住 ←여기의 “住”는 집착하는 것을 말하는 것입니다.
계속 어떤 마음을 기본으로 해서 마음을 내는 집착하는 마음이기 때문
에 금강경에서는 ‘無住해야 된다.’ 어디 하나에 집착되면 안된다는 뜻
으로 “住”를 썼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