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허사상 한국학을 말하다.
9회 金剛經의 핵심, 空 - 11
相과 想에 대해서 볼 필요가 있습니다.
그래서 제가 중국의 허신의 說文解字(설문해자)를 찾아봤습니다.
說文解字를 찾아보니까 “서로 相자는 省視也(성시야)라.” 이랬습니다.
省視也라고 하는 것은 “자세히 본다는 뜻이다.” ←이렇게 되어있습니
다. 그리고 “從目(종목)ㆍ從木(종목)이다.” 이랬습니다.
눈이라고 하는 뜻과 나무라는 뜻의 “회의자다.” 그랬습니다.
“目ㆍ木 ←두 가지 뜻을 합쳐서 이루어진 글자다. 눈이 나무를 일방적
으로 보고 있다.”는 것이 1차적 의미입니다.
木(나무 목) + 目(눈 목) = 相(서로 상)자는 원래 뜻이 “서로”라는 뜻이
아닙니다.
目자는 가로인 눈동자를 세로로 세운 겁니다.
‘눈이 나무를 일방적으로 보고 있다.’는 뜻입니다.
‘자세하게 본다.’는 뜻이니까 볼 相자입니다.
木은 대상이 되겠고, 目은 보는 주체가 되겠지요.
우리가 정승을 “領相(영상)대감ㆍ左相(좌상)대감ㆍ右相(우상)대감”
하잖아요. ←여기에서 相은 ‘돕다.’는 뜻입니다.
좌우에서 눈이 일방적으로 임금을 봐주고 있는 것이지요.
그래서 ‘돕다.’는 뜻이 나온 겁니다.
이규보의 東國李相國集(동국이상국집) ←이러잖아요.
이규보를 “李相國”이라고 그랬습니다. ‘정승이다.’ 이 말이지요.
‘돕다.’는 뜻입니다. 일방적으로 보고 있는 겁니다.
한쪽에서 한쪽을 일방적으로 보고 있는데요. 한쪽은 대상만 되어주고
있는 겁니다.
왕유의 시에 “明月이 來相照(명월래상조)다.” ←이런 표현이 있습니
다. “밝은 달이 와서 서로 비춘다.” ←이러면 말이 안 되는 겁니다.
하늘에 있는 달이 뭔가를 비춥니다.
“밝은 달이 와서 비추는구나.” ←이렇게 번역하고 끝나버립니다.
“서로 비춘다.”고는 할 수 없지요.
밝은 달이 와서 비추는데 일방적으로 쏘아주고 있다는 뉘앙스가 있는
것이지요.
강력하게 그 대상을 향해서 일방적으로 쏘아주고 있는 뉘앙스가 있는
겁니다. 한쪽의 방향성이 강렬하게 나오는 겁니다.
明月이 來相照다. ←여기서 나온 말인 “相思病(상사병)”이라는 말이
이해가 되는 것입니다.
相思病이 한쪽에서 상대방을 일방적으로 생각하는 것이지,
서로 생각하는 것이 아니잖아요.
그래서 “相思病”이라는 말은 說文解字에 했듯이,
처음에 일방적으로 “볼 相자”라고 하는 뜻을 충실하게 가지고 있는
그런 단어입니다.
그러니까 相思病은 굉장히 오래된 병입니다. ㅎㅎㅎㅎㅎㅎㅎㅎ
아주 예전부터 쓰였던 그런 용례가 되는 것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