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성인의 말씀 한마디를 철썩같이 믿다
소년은 초등학교 입학 전에 서당에 다니면서 <천자문> <동몽선습> <계몽편>
<명심보감> <통감>을 배웠다.
영덕읍 남산동에는 덕흥사라는 불국사 말사가 있었는데 제석탱화가 유명한 절이다.
소년의 할머니가 그 절에 다녔고, 할머니에게서 절 이야기를 자주 들었다.
열너댓 살쯤, 소년은 혼자서 그 절에 찾아갔다.
똘똘하게 생긴 동자승이 절에 있었다. 동자승이 공부 이야기를 했다.
”삼일수심(三日修心)은 천재보(千載寶)요, 백년탐물(百年貪物)은 일조진(一朝塵)이라.
얘, 너 이 뜻을 아니? 사흘 닦은 마음은 천년의 보배요, 백년 탐한 재물은 하루아침의
먼지라는 뜻이야.“
동자승이 이어서 말했다.
”사람이 호랑이를 그릴 때 가죽은 그릴 수 있지만, 뼈는 못 그린다고 했어.
사람이 사람을 안다는 것은 그 얼굴을 아는 것이지 그 마음은 모른다고 했단다.
장자에 나오는 말이야.“
그때 소년의 마음속에 전율이 일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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