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선(禪) 에 깊이 들다
해인사 선방 첫 절의 일과는 오전에 능엄주, 오후에는 백팔참회를 하고, 가사 장삼을 수하고, 좌선을 하는 일이었다. 의욕이 팽팽했지만 졸음이 문제였다. 선어록 속의 편지들과, 스님들의 행적들을 읽으며 마음을 다졌다.
협존자는 늘 기억하는 분이었다.
“이 분은 80세에 출가를 했어요. 옆구리 협(脇) 자를 쓰는데 옆구리를 땅에 대지 않았다고 해서 협존자라고 했습니다. 출가후 눕지않고 계속 서 있거나 앉아서 공부를 했습니다.
졸리면 나무에 허리를 걸치고 공부했다고 해요. 80세라면 보통 그 나이대 스님들은 뒷방
노장으로 물러날 때죠. 이분은 그때부터 불법을 공부해서 법을 이어받을 정도로 견성성불을 한 위대한 인물입니다.”
해인사에서 벚꽃이 피는 밤에도 협존자를 흉내내며 화두를 놓치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간화선으로 깨우침을 얻어야겠다는 생각은 그 당시 공부깨나 하는 모든 스님들의
바람이었다. 무비스님도 해인사선방을 시작으로 10여 년간 선지식이라 불리는 스님들의
회상을 다 찾아다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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