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어사에 강주로 와주세요. 이왕이면 출가한 절인 범어사를 도와주시면 좋잖아요.”
범어사의 강주로 자리를 욺겼다.
그때 탄허스님이 오대산에서 <화엄경 산림>을 시작했다. 탄허스님이 [화엄경]을 세상에
내놓으면서 ’화엄경 강설 산림을 하겠다‘고 입버릇처럼 말씀하신 것이 고스란히 현실
속에 이루어졌다.
범어사 강주 생활을 두세 달 쉬고 무비스님도 오대산에 가서 <화엄경 산림>에 동참했다.
1978년 오대산의 <화엄경 산림>은 역사적인 일이며, 굉장한 성과와 호응을 이루었다.
스님들을 대상으로 하는 공개강좌였다. 일반 신도들에게도 크나큰 감동을 주었다.
무비스님과 [화엄경]이 더욱 도타운 관계가 되었다. 무비스님이 범어사에 산다고 하는 것,
의상스님께서 많은 사람들에게 [화엄경]을 가르치려고 만든 화엄십찰 중 하나인 절에서
강주로서 소임을 살고 있다는 사실이 새삼스러웠다.
경전, 율장, 선에 대한 책을 두루 살펴봤지만, 가장 이상적인 불교, 바람직한 불교, 부처님 뜻에 딱 맞는 불교가 <화엄대승불교>라는 확신이 생겼다. 이제 선(禪)에 연연하지 않고,
마음껏 경전을 연구해도 그 또한 선(禪)이 된다고 하는 떳떳한 자부심도 깊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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