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70년 병오년 6월 7일 원조도안 스님의 행복한 법문 일요 법회
♡ 마음의 플러그를 뽑고, 온전한 나로 깨어나기
싱그러운 초여름의 푸르름이 짙어가는 유월의 첫째 일요일, 법당을 찾아주신 사부대중 여러분, 참으로 반갑습니다.
우리는 지금 눈부신 과학의 발전 속에서 스마트폰 하나로 온 세상을 연결하는 시대를 살아가고 있습니다. 지난 6권의 시작에서 말씀드렸듯, 문명의 이기들은 우리 삶을 참 편리하게 만들어 주었지요.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우리의 마음은 과거 그 어느 때보다 더 쉽게 지치고 방전되곤 합니다.
오늘 일요 법회에서는 이 스마트폰과 전자기기들이 가득한 세상 속에서, 《금강경》의 지혜를 통해 어떻게 우리 마음을 치유하고 진정한 삶의 주인이 될 수 있는지 이야기 나누고자 합니다.
마음의 '백그라운드 앱'을 종료하십시오
여러분, 스마트폰을 쓰다 보면 배터리가 유난히 빨리 닳거나 기기가 뜨거워질 때가 있습니다. 화면은 꺼져 있는 것 같은데 왜 그럴까요? 눈에 보이지 않는 배경에서 수많은 프로그램, 즉 '백그라운드 어플리케이션'들이 쉼 없이 돌아가며 에너지를 갉아먹고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 마음도 이와 똑같습니다. 지금 가만히 앉아 법문을 듣고 있는 이 순간에도, 머릿속 화면 뒤편에서는 수많은 과거의 후회와 미래의 불안이라는 앱들이 켜져 있습니다. "어제 그 사람이 왜 나한테 그런 말을 했을까?", "이번 달 카드 값은 어떻게 하지?", "내일 회사 일은 잘 풀릴까?"
이렇게 쓰지도 않는 마음의 앱들을 24시간 켜두고 있으니, 잠을 자도 피곤하고 아무리 좋은 것을 먹어도 마음이 늘 허기진 것입니다.
《금강경》에서는 "과거의 마음도 얻을 수 없고, 현재의 마음도 얻을 수 없고, 미래의 마음도 얻을 수 없다(과거심불가득 현재심불가득 미래심불가득)"고 했습니다. 지나간 일과 오지 않은 일은 실체가 없는 허상일 뿐입니다. 지금 이 순간, 여러분을 지치게 만드는 생각의 앱들을 툭, 툭, 가볍게 날려버리십시오. 백그라운드 앱을 종료할 때 스마트폰이 다시 쾌적해지듯, 불필요한 번뇌를 종료할 때 비로소 지금 이 순간의 평온함이 찾아옵니다.
타인의 '좋아요'라는 감옥에서 걸어 나오십시오
현대인들은 소셜 미디어(SNS)에 사진을 올리고 남들이 눌러주는 '좋아요'의 개수에 일희일비하곤 합니다. 남들에게 비치는 내 모습이 늘 대단하고, 행복하고, 완벽해 보기를 원합니다. 이것이 바로 금강경에서 끊임없이 경계하라고 하신 **‘아상(我相)’**의 또 다른 모습입니다.
"나는 이런 대접을 받아야 하는 사람이야", "나는 절대로 손해 보면 안 돼", "내가 저 사람보다 더 잘나 보여야 해"라는 고집스러운 상(相)을 세워두면, 누군가 내 마음에 들지 않는 행동을 하거나 비난을 할 때 걷잡을 수 없는 분노와 괴로움이 몰려옵니다. 내가 만든 단단한 감옥에 스스로를 가두는 꼴입니다.
보정 필터로 가득 찬 가짜 프로필 사진이 진짜 당신이 아니듯, 세상의 기준과 타인의 시선이 만든 '가짜 나'에 집착하지 마십시오. 금강경의 핵심 가르침인 **"범소유상 개시허망(凡所有相 皆是虛妄)"**처럼, 눈에 보이는 화려한 조건과 평판은 모두 안개처럼 허망한 것입니다. 남들의 평가라는 플러그를 과감히 뽑아버릴 때, 우리는 그 어떤 바람에도 흔들리지 않는 다이아몬드 같은 단단한 내면의 자유를 얻게 됩니다.
사랑하는 사부대중 여러분
길을 잘못 들었을 때 과거를 탓하지 않고 그 자리에서 곧바로 새로운 길을 찾아내는 자동차 내비게이션처럼, 우리 삶도 과거의 실수에 머물지 않고 '지금, 여기'에서 다시 시작하면 그뿐입니다.
바깥세상의 복잡한 소음과 정보의 홍수 속에서 잠시 마음의 플러그를 뽑아두십시오. 그리고 고요히 내면을 바라보며, 존재 자체로 이미 온전하고 눈부신 진짜 나와 마주해 보시길 바랍니다.
불기 2570년 유월의 이 아름다운 날, 사부대중 여러분의 가정에 번뇌가 사라진 맑고 향기로운 지혜의 등불이 가득하기를, 그리고 걸음걸음마다 걸림 없는 대자유와 행복이 가득하기를 두 손 모아 간절히 축원합니다.
나무마하반야바라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