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6월 6일, 새벽부터 매실 따기.

작성자az시나브로명숙|작성시간26.06.06|조회수1 목록 댓글 0

꽃분홍색 영산홍이 곱게 핀 고향집 화단. 동생과 여섯 시에 큰 밭으로 가 매실을 땄다.

영산홍의 진분홍빛이 눈 앞이 쨍하다. 명백한 명징함이 상큼하다.

잠시후 오라버니께서 차를 끌고 오셨고, 대양이도 밭에 나타났다. 나무 그늘 밑에서 일을 해 시원했지만, 일이 보통 고된 것이 아니다.

작은방 화단의 수국이 신비로운 색감으로 변신하는 과정이다.

재작년에 엄마께서 이 수국꽃 곁에 앉아 사진 찍으셨던 모습이 지금도 선명한데 우리 엄만 안 계시다.

난 보는 건 즐기는데 농사는 자신이 없다. 우리 동생은 야무지게 밭 풀을 매고, 난 부추를 벴다.

오빠가 상추며 부추를 잘 가꾸셨다. 우리 엄마가 알뜰하게 돌본 텃밭이기도 해서 애정이 깊은 우리 옆밭엔 보리수가 해걸이를 했는지 올핸 많이 과육이 달리지 않았다.

과육이 탐스럽게 커서 몇 알을 따먹었을 뿐인데 아쉬움이 없다.

오전에 딴 매실로 힘들었으나 보람도 그만큼 컸다. 나무 밑은 그늘이 짙고, 바람이 시원하게 불어 덥지 않고 쾌적했다.

매실 농사가 풍년이다. 가족과 나눌 요량으로 힘들어도 열심히 땄다.

하늘이 예쁜 6월, 집앞 밭엔 노란 귀리가 쓰러져있다. 올해도 찬복 오빠가 밭을 경작하나 보다. 오빠가 농사일을 하기엔 아무래도 힘이 부칠 테지. 큰 밭 매실 농사만으로도 충분히 버거워서 엄두를 내지 못했겠지.

연 파랑과 짙은 파랑이 겹쳐진 하늘이 넓은 스크린처럼 시원스럽게 펼쳐졌다.

야생화는 자연스러움이 최대의 장점이다. 어수선하면서도 조화로운 화면이 싱그럽다.

이송댁 집 앞  공터의 야생화가 살랑거린다.

밭에서 딴 매실을 우선 차에 싣고, 잠시 바람을 맞으며 섰다. 풀이 자라나는 속도는 잡을 수 없다는 그마 말이 생각났다.

날이 좋아 따는 게 짜증스럽지는 않았으나 역시 노동에 익숙하지 않은 내겐 벅찼고, 무리였다. 하지만 수확의 기쁨은 충분히 맛보았고, 공감했다.

웃자란 잡풀 위를 자유롭게 날아다니는 나비의 몸짓이 우아했고, 마음이 편했다.

매실이 촘촘하게 달린 나뭇가지를 보는 것만으로 충만을 경험했다. 

따고 따도 끝도 없는 작업에 걸음이 느려졌고, 몸이 무거웠다. 

민얼굴임에도 피부가 탈까 봐 걱정은 안했는데 왜 이렇게 초췌할까.

과육이 정말 커서 따는 손맛이 꽤 만족스럽다.

요즘은 담가주는 게 아니면 지인에게 매실을 갖다주는 행위는 자제한다. 우리에게 의미가 있는 노동과 결실로 만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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