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린도전서의 대단원을 내리는 16장 13절~24절은 사도 바울이 고린도 교회 성도들에게 마지막으로 전하는 간절한 당부와 가슴 벅찬 축복의 인사로 가득 차 있습니다.
어지러운 세상 속에서 그리스도인이 붙잡아야 할 태도가 무엇인지 일깨워 주는 이 말씀입니다.
말씀 묵상: 사랑으로 행하고, 마라나타를 꿈꾸라.
본문은 바울의 마지막 권면이자, 고린도 교회의 온갖 분쟁과 아픔을 치유할 최종 처방전입니다.
1. 영적 군사로 깨어 있으라 (13-14절)
바울은 편지를 마무리하며 마치 군대의 지휘관처럼 강렬한 어조로 명령합니다.
"깨어 있으라, 믿음에 굳게 서라, 남자답게 강건하라."
세상의 가치관과 유혹에 흔들리지 않도록 영적으로 늘 깨어 성벽을 지키듯 믿음을 파수하라는 뜻입니다.
그러나 바울은 곧바로 이 강인함 위에 가장 중요한 양념을 더합니다.
"너희 모든 일을 사랑으로 행하라."
사랑이 없는 강함은 독선과 상처가 되기 쉽기 때문입니다.
깨어 있는 단단한 믿음과 부드러운 사랑의 조화, 이것이 그리스도인의 품격입니다.
2. 수고하는 이들을 알아주라 (15-18절)
바울은 스데바나와 브드나도, 아가이고 같은 동역자들을 언급하며 "너희는 이런 사람들을 알아주라"고 권면합니다.
이들은 바울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었고, 바울과 고린도 교회 성도들의 마음을 시원하게 해 준 이들이었습니다.
공동체 안에서 묵묵히 헌신하고 섬기는 이들의 수고를 당연하게 여기지 않고, 그 가치를 인정하며 고마워하는 마음을 표현하는 것이 공동체를 건강하게 만드는 비결입니다.
3. 주님, 오시옵소서: 마라나타 (21-24절)
바울은 편지의 끝에 직접 펜을 들어 "우리 주여 오시옵소서(마라나타)"라고 적어 내려갑니다.
주님을 사랑하지 않는 자에게는 심판이 있겠지만, 주님을 기다리는 자에게는 이보다 더 큰 소망이 없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마지막 한마디는 "나의 사랑이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너희 무리와 함께할지어다"라는 따뜻한 사랑의 고백이었습니다.
맹렬한 책망이 가득했던 고린도전서였지만, 그 바닥에는 결국 지독한 사랑이 흐르고 있었음을 보여줍니다.
기도문
사랑과 은혜의 하나님 아버지,
고린도 교회를 향한 바울의 마지막 고백을 통해 오늘 우리가 회복해야 할 영적 태도가 무엇인지 보게 하시니 감사합니다.
주님, 우리가 세상 풍조에 휩쓸리지 않도록 늘 영적으로 깨어 있게 하소서.
믿음 위에 굳게 서서 영적인 비겁함 없이 담대하고 강건하게 삶의 자리를 지키게 하옵소서.
그러나 나의 의로움이 날카로운 무기가 되지 않게 하시고, 바울의 권면처럼 내가 행하는 모든 일의 뿌리가 오직 '사랑'이 되게 하소서.
단단한 믿음을 가지되, 이웃을 향해서는 한없이 부드러운 사랑의 손길을 내미는 그리스도인이 되게 하옵소서.
공동체 안에서 이름도 없이 빛도 없이 묵묵히 수고하는 형제자매들을 바라봅니다.
그들의 헌신을 당연하게 여기지 않는 성숙한 마음을 주시고, 서로의 마음을 시원하게 하며 그 수고를 진심으로 알아주고 격려하는 따뜻한 격려자가 되게 하옵소서.
하나님, "마라나타, 주 예수여 오시옵소서"라고 고백했던 초대교회 성도들의 뜨거운 갈망이 오늘 우리의 고백이 되기를 원합니다.
이 땅의 삶이 전부인 것처럼 아등바등 살지 않게 하시고, 다시 오실 주님을 기다리는 종말론적인 소망을 품고 오늘을 가치 있게 살아가게 하소서.
마지막 순간까지 성도들을 향해 사랑을 확증했던 바울처럼, 우리도 예수 그리스도의 은혜 안에서 만나는 모든 이들을 진심으로 사랑하고 축복하며 살아가게 하옵소서.
우리의 참된 소망이 되시는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