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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그 시절

지방의회의 잃어버린 30년

작성자안태옥|작성시간26.06.23|조회수34 목록 댓글 0

지방의회의 잃어버린 30년

(특별자치도 출범해도 초대 의회가 아닌 이유 및 지방자치 역사의 비밀 총정리)

이번 2026년 선거는 공식적으로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입니다.

그런데 당선된 의원들이 활동할 의회의 공식 명칭을 보면 예를들어 '제13대 경북도의회' 또는 '제10대 대전시의회'처럼 선거 횟수와 대수가 맞지 않습니다.

왜 선거 횟수와 의회 대수가 차이가 날까요? 검색하실 때 이 대수를 헷갈리시는 분들이 많은데, 그 이유는 바로 1995년 '전국동시지방선거' 제도가 도입되기 전인 1952년에 이미 1대 도의회가 출범했기 때문입니다. 지역마다 다른 의회 숫자에 숨겨진 흥미로운 대한민국 지방자치의 역사를 알기 쉽게 정리해 드립니다.

시도별로 몇 대 의회인지 왜 다를까?


 

1. 지방의회의 잃어버린 30년 타임워프

1) 가장 역사가 오래된 도의회들의 기수를 살펴보면 미스터리한 공백기가 있습니다.

    3대 의회에서 4대 의회로 넘어가는 데 무려 30년이라는 시간이 걸렸습니다.

2) 1952년 6.25 전쟁 와중에 치러진 최초의 지방선거로 1대 도의회가 출범했지만, 1961년 5.16 군사정변으로

    지방의회가 전면 해산되었습니다.

이후 민주화의 흐름을 타고 1991년에야 4대 의회로 극적인 부활을 맞이하게 됩니다.

2026년 당선된 13대 도의원들은 이러한 굴곡진 역사를 이어받은 의미 있는 자리에 서게 된 것입니다.

1952년 제 1대 도의회 출범 후 516 군사정변으로 도의회 시대가 중단. 91년 4대 의회로 부활


 

2. 출범 시기에 따라 달라지는 시·도의회 대수

행정구역이 분리되고 독립된 의회를 처음 구성한 '출범 시기'에 따라 현재의 의회 대수는 크게 4그룹으로 나뉩니다.

1) 제13대 의회 (경북, 경남, 충남, 전북 등) ​는 위에서 언급한 1952년 최초 출범 그룹입니다.

   역사적 공백기(30년)를 거쳐 1991년 부활한 선거 역사까지 모두 포함하므로 2026년 현재 가장 높은 숫자인

   '제13대'를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경북도의회

 

2) 제12대 의회 (서울, 강원 등)

서울특별시는 1952년 첫 선거 당시 전쟁의 여파로 선거를 치르지 못하고, 4년 뒤인 1956년에야 1대 의회를 출범시켰습니다. 강원도 역시 출범이 한 타임 늦었기 때문에 타 도 단위보다 1대가 적은 제12대가 됩니다.

서울특별시의회

3) 제10대 의회 (부산광역시)

지방자치 역사상 부산이 근대적 의미에서 민주적 지방의회를 처음 구성한 것은 한국전쟁이 한창이던 1952년 개원한 제1대 경상남도 부산시의회입니다.

 

1949년 지방자치법이 제정됨으로써 지방자치의 근거를 마련하였습니다. 하지만 정부는 치안유지와 국가의 안정, 국가건설 과업의 효율적 수행 등을 이유로 지방자치의 실시를 연기하다가 1952년 지방의원 선거를 통하여 비로소 본격적인 지방자치를 실시하게 됩니다.

 

마침내 시민들이 직접 뽑는 선거를 통해 역사적인 첫 지방의회가 개원한 것입니다.

대한민국 최초의 지방선거로 1952년 실시한 제1차 시·읍·면 의회 선거 결과 부산에서는 8개 선거구에서 35명의 의원이 선출되었습니다.

 

하지만 지방자치의 싹이 미처 뿌리를 내릴 새도 없이 1961년 포고령에 따라 부산시의회는 강제해산이라는 아픔을 겪었으며, 이후 30년이라는 긴 세월동안 동면에 들어가게 됩니다.


수없이 많은 우여곡절 끝에 부산시의회는 1990년 민주화에 대한 시민들의 뜨거운 열망에 힘입어 다시 한 번 부활의 새로운 날갯짓을 시작했습니다.

 

1991년 부산직할시의회의 개원, 그리고 1995년 실질적인 민선자치시대의 개막과 함께 부산광역시의회는 책임과 자율에 토대를 둔 자치의정을 힘차게 펼쳐오고 있으며, 풀뿌리 민주주의의 여정은 지금 이 순간에도 계속해서 전진해 나아가고 있습니다.

 

4) 제10대 의회 (광주, 대전, 인천 등)

이 지역들은 1980년대에 이르러서야 도에서 분리되어 '직할시(현재의 광역시)'로 승격되었습니다.

따라서 1991년 지방자치가 부활할 때 처음으로 독립된 1대 시의회를 구성했기 때문에 현재 제10대가 되었습니다.

5) 제9대 및 제5대 의회 (울산, 세종)

울산은 1997년에 광역시로 승격되었고, 세종시는 2012년에 출범했습니다. 행정구역 독립이 늦었던 만큼 의회의 역사도 짧습니다.

[막내 세종시와 맏형 경상북도의 나이 차이]

세종시의회는 이제 막 5대를 맞이한 젊고 풋풋한 의회인 반면, 경남이나 경북도의회는 무려 13대에 이르는 맏형 격의 긴 역사를 자랑합니다. 출범 시기가 다른 만큼 각 의회가 다루는 현안의 결도 완전히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3. 전북·강원특별자치도는 왜 '초대' 의회가 아닐까?

1) 전라북도가 '전북특별자치도'로, 강원도가 '강원특별자치도'로 승격되면서 간판이 완전히 바뀌었지만 이번에 개원하는 의회를 '초대 특별자치도의회'라고 부르지는 않습니다.

제 12대 강원도의회 출범 예정

2) 행정구역의 명칭이나 지위가 격상되었더라도, 지방의회는 기존 지방자치단체가 쌓아온 모든 권리와 의무, 행정적 역사를 법적으로 완벽하게 승계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대수를 '1대'로 초기화하지 않고 제13대 전북특별자치도의회, 제12대 강원특별자치도의회 등으로 기존 기수를 그대로 이어갑니다.

3) 뉴스에서 간혹 '초대 도지사'라는 표현을 쓰는 것은 행정 구역 개편이라는 새로운 시작을 강조하기 위해 단체장에게 부여하는 상징적인 수식어일 뿐, 공식적인 의회 전체의 대수를 리셋하는 개념이 아닙니다.

행정구역이 바뀌어도 의회는 이어진다.


 

내가 사는 지역의 시·도의회가 몇 대인지, 그리고 그 숫자에 어떠한 역사가 숨겨져 있는지 알고 나면 선거 결과를 바라보는 시야가 한층 더 넓어집니다.

수십 년의 굴곡진 역사를 이어받은 제9회 지방선거 당선자들이 앞으로 4년 동안 어떠한 의정 활동을 펼쳐나갈지 지속적인 관심과 감시를 기울여 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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