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싱한 진실의 목소리 - 해설 韓英玉
-장윤우 시집 「세번의 鐘」해설-
장윤우시인의 여덟 번째 시집 「세번의 鐘」은 꾸밈없는 목소리의 싱싱한 진실을 읽게 한다. 상징이나 비유의 테크닉 대신에 솔직한 의식의 알맹이들을 담아내보임으로써 직접 시적 재질을 만져보는 듯한 신선감을 읽게하는 때문이다. 삶의 주변에 구체적, 사실적으로 놓여져 있는 갖가지 오브제들이 적절히 배열됨으로써 참신한 빛깔 모양새를 획득하는 절차를 투명하게 바라다 볼 수 있는 기쁨, 이것이 다름 아닌 「세번의 鐘」을 읽게 만드는 힘임을 우리는 깨닫는다. 말 재주가 덧입혀져있지 않은, 자신의 심정을 진솔하게 토론함으로써 신뢰감을 주는, 요즈음은 몹시 귀해진 그런 사람과의 대화를 오랜만에 나누는 경험은 퍽 신선한 것이었다. 이는 오랫동안을 詩作에 바쳐온 연륜, 그리고 누구보다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생에 대한 성찰을 섬세하게 지탱해온 장윤우 시인 특유의 목소리임을 개닫는다. 차갑고 냉정한 금속에서 오히려 따뜻하고 애틋한 에스프리를 가다듬어내는 예리한 정신과 손끝, 숱한 여행과 산행을 통해 벼뤄 자연과 인간에 대한 탄력있는 이해력을 그의 시편들은 맑은 메아리로 울려주고 있었다. 따라서 「세 번의 鐘」을 읽으면서 !
우리는 훈훈하고 넉넉한 가슴에서 직접 쏟아진듯한 알맹이 굵은 말들에 마음을 녹이게 될 것이다. 짧은 지면이니 만큼, 이제 이와같은 사실을 직접 시 한편을 읽어 확인하는 것이 좋겠다.
이 말이 내게 무슨 의미를 줄지는
더 두고 보아야겠지만
분명한 일은 앓기시작했다는 점이다
아픔의 이틀간
나는 새롭고 어린이답게
고분고분 진통을 받았다
보다 더 의미를 부열할 건
체인스모커인 담배를 끊었다는 것
얼마나 의미있고 힘든 얘기이냐
이 한가지 만으로도83년 3.12일은 눈부셨다
보이는 사물, 만나는 자연의 밀어에서도
새롭게 태어나기를 거듭 감사한다
-「가슴앓이」전문
특별한 시적장치가 없는, 없음으로하여 신선감을 자아내는 시다.
육체적 고통을 통하여 오히려 정신의 창을 맑게 닦아내는 아름다운 절차를 그냥 일상적인 언어의 결로 다듬어낸 것이다. 이 시를 통하여 우리는 솔직하게 고통을 수용하면서 고통을 승화된 정신으로 전이시키는 시인의 달관을 읽을 수 있을 것이다.
바로 이 시와 같은 방법, 문법(文法)이 장윤우 시인 특유의 詩 文法인 것이다.
이와 같은 달관의 넉넉한 목소리를 통하여 많은 사람들의 가슴이 훈훈해질 수 있다면, 그로써 더 이상의 소중함이 없을 것임을 우리는 깨닫게 될 것이다.
(시인 성신여대 국문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