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부에서 온 편지
'귀하의 감동적인 시에 깊이 감사드립니다.
당신의 옥고는 우리에게 강한 인상을 주었습니다.
그러나 우리의 지면에는 약간 어울리지 않음을
무척 유감스럽게 생각합니다.'
편집부에서 오는 이런 거절 편지가
거의 매일 날아온다. 문학잡지마다 등을 돌린다.
가을 내음이 풍겨 오지만, 이 보잘것없는 이들은
어디에도 고향이 없음을 분명히 안다.
그래서 목적 없이 혼자만을 위한 시를 써서
머리맡 탁자에 놓인 램프에게 읽어 준다.
아마 팸프도 내 시에 귀를 기울이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말없이 빛을 보내 준다. 그것만으로 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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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르만 헤세, <시로 납치하다>, 류시화 엮음. 더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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