城中有吊古臺, 城有四門, 一日忠義門, 一日壯烈門, 一日無辜門, 一日別離門,
성중유조고대, 성유사문, 일일충의문, 일일장열문, 일일무고문, 일일별리문,
[解釋] 城 가운데 弔古臺가 있고, 城에는 네 개의 문이 있으니, 하나는 忠義門이라 일컫고, 하나는 壯烈門이라 일컫고, 하나는 無辜門이라 일컫고, 하나는 別離門이라고 하였다.
於是天君自丹田渡海, 洞開四門, 御于吊古臺上, 干時, 悲風颯颯, 苦月凄凄, 各門之人, 含怨抱憤, 一擁而入, 天君慘然而坐, 命管城子, 記其萬一.
어시천군자단전도해, 동개사문, 어우조고대상, 간시, 비풍삽삽, 고월처처, 각문지인, 함원포분, 일옹이입, 천군참연이좌, 명관성자, 기기만일.
[解釋] 이에 天君이 丹田으로부터 바다를 건너, 四門을 활짝 열고, 弔古臺 위에 납시니 그때에 스산한 바람이 쌀쌀[颯颯]하고 쓰라린 달빛이 쓸쓸한데, 각 문에 사람들이, 원통함을 머금고 憤氣를 안고, 한꺼번에 떼 지어 들어오니, 天君이 슬프고 참혹한 모습으로 앉아서, 管城子에게 명하여, 그 만분의 일이라도 기록하게 하였다.
管城子受命而退, 含淚而立, 先見忠義門中, 秋霜凜凜, 烈日下臨.
관성자수명이퇴, 함루이립, 선견충의문중, 추상름름, 열일하림.
[解釋] 관성자가 명령을 듣고 물러나서, 눈물을 머금고 서 있었다. 먼저 충의문 안을 바라보니, 서리같이 차가운 기운이 서리었는데, 태양이 내리쬐고 있었다.
爲首兩人, 一則殞首於瓊官之發, 一則剖心於炮烙之受, 非龍逢比干而誰?
위수양인, 일즉운수어경관지발, 일즉부심어포락지수, 비룡봉비간이수?
[解釋] 그 중에 으뜸 되는 두 사람이 있는데, 한사람은 결의 폭정을 간하다가 경궁에서 머리가 달아 난 관룡방이요, 한 사람은 주의 나쁜 정치를 간하다가 포락형을 받고 염통까지 쪼개진 형을 받았으니, 용이 만난 비간이 아니고 누구이었겠는가?
中有黃屋左纛, 貌類漠高者, 應是紀將軍, 綸巾鶴氅, 手待白羽者, 豈非諸葛武候?
중유황옥좌독, 모류막고자, 응시기장군, 윤건학창, 수대백우자, 기비제갈무후?
[解釋] 또한 그 가운데는 황옥거를 바꿔 타고 좌독을 초패왕 항우에게 주면서, 거짓 항복을 하던 모습이 막고 같은 사람이 있었으니, 이분은 반드시 기신 장군이었으며, 윤건을 쓰고 학창의를 입고, 손에 백우선을 들고 있는 사람도 있었으니, 어찌 제갈무후가 아니었겠는가?
雍齒封候, 曹丕稱帝, 義士之憤, 英雄之恨, 當復如何?
옹치봉후, 조비칭제, 의사지분, 영웅지한, 당부여하?
[解釋] 그 밖에 웅치를 제후로 봉한 사실과 조비를 황제라 일컬은 사실에, 열사의 의분과 영웅의 사무친 원한이, 또한 어떠하였을까?
鴻門宴罷, 玉斗如雪, 忠憤激烈, 至死不二者, 范亞父也.
홍문연파, 옥두여설, 충분격렬, 지사불이자, 범아부야.
[解釋] 홍문의 잔치가 파하자, 한나라가 주는 옥두를 눈가루처럼 산산이 부셔 버리면서, 두 마음을 먹지 않을 충성과 의분이 격렬하여, 죽어도 변치 않은 기개를 보여 준 사람이니, 범아부며,
騎赤兎馬, 提靑龍刀, 安能當乎? 綠袍長髮, 橋橋雄風, 一陷阿蒙之手, 恨不得呑江東者, 關雲長也.
기적토마, 제청용도, 안능당호? 녹포장발, 교교웅풍, 일함아몽지수, 한부득탄강동자, 관운장야.
[解釋] 적토마 위에 높이 앉아, 청룡도를 뽑으니, 어찌 능히 당해낼까? 녹색 도포에 긴 수염을 늘어뜨리고, 풍채 좋은 영웅으로서, 여몽의 꾀에 빠져 한스럽게도, 강동을 평정하지 못한 사람인 관운장도 있다.
長嘯越石, 擊楫士雅, 齎志而逝, 天地無情.
장소월석, 격즙사아, 재지이서, 천지무정.
[解釋] 그리고 길게 휘파람을 부는 월석이며, 돛대를 치면서 맹세하던 조적 등이나, 큰 뜻을 이루지 못하고 죽어 버렸으니, 천지가 어찌 이다지도 무정하단 말이냐.
其後, 有張巡許遠雷萬春南霽雲, 人人忠壯, 箇箇義烈, 胡塵蔽日, 列郡風靡, 睢陽城中, 一何多男子也?
기후, 유장순허원뢰만춘남제운, 인인충장, 개개의열, 호진폐일, 열군풍미, 휴양성중, 일하다남자야?
[解釋] 그 뒤에 장순, 허원, 뇌만춘, 남제운 등이 서 있으니, 모두다 충성스러운 장사들이며, 개개가 의로운 열사들이다. 자욱하게 쳐들어오는 오랑캐의 티끌이 햇빛을 가리고, 여러 고을이 바람 앞의 풀잎마냥 쓰러지건만, 수양성의 이 대장부들만이 어찌 그리도 많았던가?
指血不能動賀蘭, 而箭羽能沒於浮屠, 是何誠實於石, 而不感於人也?
지혈불능동하란, 이전우능몰어부도, 시하성실어석, 이불감어인야?
[解釋] 남제운이 손가락을 끊는 결연한 태도는, 어찌 하란의 야속한 마음을 움직이지 못하였는가? 화살도 오히려 견고한 돌부처에 들어박히거늘, 어찌하여 실로 굳은 돌덩이보다도 더 완고하여, 정이 있는 사람을 움직이지 못하였는가?
寃哉痛哉. 人又有頑甚於石者乎. 岳武穆, 精忠旗偃, 空負背字.
원재통재. 인우유완심어석자호. 악무목, 정충기언, 공부배자.
[解釋] 아아 원통하다, 사람으로서 또한 완악함이 돌보다 심함이 있나니, 악무목은 충직한 인물이건만, 애매하게 역적이라는 누명으로 헛되이 죽었다.
宗留守, 過河聲殘, 出師未捷, 天何黙黙?
종유수, 과하성잔, 출사미첩, 천하묵묵?
[解釋] 종류수같은, 충성된 사람은 왕에게 황하를 건너오라고, 거듭 권하다가 그만 하릴없이 죽어 버리니 출정한 군사가 이기지 못하고 말았다. 하늘은 어찌 이를 잠잠해 있단 말인가?
衣帶有贊, 從容就死, 可燐文天祥, 背負六尺, 與國偕亡, 哀哉.
의대유찬, 종용취사, 가린문천상, 배부육척, 여국해망, 애재.
[解釋] 옷이며 허리띠에 자기의 굳은 지조를 써놓고, 태연히 죽음에로 나갔으니 가련하다. 문천상이 왕을 한 몸에 업고 파도 속에 뛰어들어 나라와 운명을 같이 하였으니 애절하다,
陸秀夫, 最後有衣冠似異於華制者. 或以一身, 任五百年綱常, 鸞坡學士, 虎頭將軍, 五六爲群, 昻昻而來.
육수부, 최후유의관사이어화제자. 혹이일신, 임오백년강상, 난파학사, 호두장군, 오륙위군, 앙앙이래.
[解釋] 육수부여, 최후에는 중국과는 다른 우리나라의 의관을 차린 자가 있었으니, 혹 온 몸으로, 우리나라 오백 년 역사를 맡았으니, 난파 학사와 호두장군(유응부) 등, 대여섯 사람들이 떼를 지어, 기상도 늠름하게 흘러왔다
此外悠悠今古, 忘身循國, 就義成仁者, 難以悉記.
차외유유금고, 망신순국, 취의성인자, 난이실기.
[解釋] 이 밖에 아득한 지난 역사에서, 자기의 한 몸을 오직 나라에 바친 사람들과 의로운 일에 나아가서 거룩한 공로를 이룬 인물들을, 일일이 다 기록하기 어려웠다.
次見壯烈門中, 疾雷一聲, 陰風慘慘, 當先一人, 乘白馬, 橫屬鏤, 怒氣如浙江潮急, 乃是生全忠孝伍子胥也.
차견장열문중, 질뢰일성, 음풍참참, 당선일인, 승백마, 횡속루, 노기여절강조급, 내시생전충효오자서야.
[解釋] 다음에 장렬문 안을 바라보니, 질풍 같은 한 바탕 우뢰 소리에, 음산한 바람이 휘몰아쳤다. 맨 앞에 한 사람이 백마를 타고, 촉루 검을 가로 찼으니, 절강 조수물마냥 노기가 등등하였다. 곧 생전에 충성과 효도로 이름을 날린 오자서였다
更有氣作長虹, 死酬知己, 撫尺八七首, 吟壯士之歌者, 荊卿也.
갱유기작장홍, 사수지기, 무척팔칠수, 음장사지가자, 형경야.
[解釋] 다시 기운이 무지개처럼 뻗쳐올랐는데, 자신을 알아 준 연태자에게 죽음으로써 보답하기 위해, 척 팔 칠 수의 비수를 어루만지면서, 장사의 노래를 태연히 부르던 자는, 형가 공이었다.
西楚覇王, 以烏騅一騎, 橫行天下, 八年干戈, 夢斷烏江之波.
서초패왕, 이오추일기, 횡행천하, 팔년간과, 몽단오강지파.
[解釋] 초패왕이 이었으니, 오추마 한 필을 타고, 온 천하를 주름잡다가, 한고조와 싸운 팔 년 전쟁에, 오강의 드높은 물결에 꿈이 깨어졌다
淮陰男子, 感解衣之恩, 連百萬之衆, 戰勝攻取, 烏盡弓藏, 竟死兒女之手.
회음남자, 감해의지은, 연백만지중, 전승공취, 오진궁장, 경사아여지수.
[解釋] 회음 땅의 장부 한신이 있었으니, 옷을 벗어 준 은혜에 감동하여, 백만 군중을 모아 가지고, 싸우면 이기고 치면 빼앗아, 큰 공을 세우다가 천하가 평정되자 버림받아, 마침내는 한 개의 아녀자인 여후의 손에 죽었다
可惜, 孫伯符. 人稱小覇王, 雄據江東, 虎視天下, 而落魄唐人之穀, 遺恨東流.
가석, 손백부. 인칭소패왕, 웅거강동, 호시천하, 이락백당인지곡, 유한동류.
[解釋] 아까워할 만하니, 손백부이다. 사람들은 작은 패왕이라 하였으니, 강동에 웅거하여, 범같은 형세로 천하를 노리더니, 보잘것없는 졸부의 화살에 혼백이 떨어져서, 남긴 한이 속절없이 동쪽으로 흘렀다.
符堅, 以雄師百萬, 稅意投鞭而心驚八公之草木, 卒遺養虎之患, 鳴呼.
부견, 이웅사백만, 세의투편이심경팔공지초목, 졸유양호지환, 명호.
[解釋] 부견은 백만 용병을 거느리고, 채찍을 던져 강을 막으려 하더니 팔공산 초목에 마음을 놀랬으며, 마침내는 제 아들의 칼을 맞아 깊은 한을 남겼으니, 아아 슬프구나,
當群雄蜂起之秋, 成則帝王, 敗則盜賊, 若騎牛讀漢書者, 亦一時豪傑也.
당군웅봉기지추, 성즉제왕, 패즉도적, 약기우독한서자, 역일시호걸야.
[解釋] 천하의 영웅들이 벌떼처럼 일어나는 때를 당하여, 성공하면 제왕의 자리를 차지를 차지할 수 있으나, 실패하면 도적이나 역적으로 지목이 되니, 마치 소를 타고 한서를 읽는 그러한 자, 또한 한 때의 호걸이라 볼 수 있는 것이다.
仙李春暮, 一榻之外, 都是長蛇封豕, 李克用, 以沙陀之種, 心存王室, 志切除殘, 而失溫御宅, 悒悒而卒.
선리춘모, 일탑지외, 도시장사봉시, 이극용, 이사타지종, 심존왕실, 지절제잔, 이실온어택, 읍읍이졸.
[解釋] 당나라 이씨의 왕은이 쇠약해지니, 옥좌 밖에는, 모두 독사 마냥 흉악하고 멧돼지 마냥 탐욕한 오랑캐들이 횡행하는데, 이극용은 오직 돌궐의 종족이면서도, 일편단심 당나라 왕실을 위하여, 오랑캐 무리들을 쓸어버리기에 힘을 다하였건만, 주온이 당나라 왕조를 찬탈하자, 우울하게 근심하면서 죽었다.
其餘雄圖未遂, 功業墜虛, 而亦不可以成敗論者, 不可盡錄.
기여웅도미수, 공업추허, 이역불가이성패론자, 불가진록.
[解釋] 그밖에 수다한 사람들은 대부분 생전에 웅대한 계획을 실현하지 못하고, 공로와 업적이 죄다 인멸되어, 도저히 성패로서 논의할 것이 못 되는 바, 이런 것들은 이루다 기록할 수 없었다.
但門外有兩人, 趑租不敢入, 相對泣下. 一人乃漢別將李陵也, 曾以半萬步卒, 崔四十萬虜騎, 勢窮降虜, 將欲有爲, 而漢滅其族, 陸不得歸.
단문외유양인, 자조불감입, 상대읍하. 일인내한별장리릉야, 증이반만보졸, 최사십만로기, 세궁항로, 장욕유위, 이한멸기족, 육부득귀.
[解釋] 다만 문 밖에 두 사람이 있어, 감히 들어오지 못하고 주저주저하면서, 서로 마주 향하여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그 한 사람은 한나라에서 별장을 지낸 이릉으로서, 일찍이 오천 명 보병을 거느리고, 사십만의 오랑캐 기병을 꺾으려다가, 형세가 불리하게 되자 오랑캐에게 항복하여, 장차 무슨 일을 해 보려고 하더니, 한나라가 그 일족을 다 죽였으므로, 그만 돌아오지 못하고 말았던 것이다.
一人乃荊梁都督桓溫也. 平乘北望之歎, 似若有英雄地志, 而遺臭之言, 九錫之請, 何其畜不臣之心也? 降將軍, 反都督, 何爲於此也? 無乃靈靈之追悔乎?
일인내형양도독환온야. 평승북망지탄, 사약유영웅지지, 이유취지언, 구석지청, 하기축불신지심야? 항장군, 반도독, 하위어차야? 무내영영지추회호?
[解釋] 또 한 사람은 현양 도둑을 지낸 환온이다. 그가 북쪽을 바라보고 탄식하던 때에는, 흡사히 영웅의 지기가 있는 듯 하더니, 더러운 말이라도 남기겠다는 생각과 공적을 높이 평가해 준다는 달콤한 유혹에, 어쩌면 그렇게도 신하답지 않은 마음을 품게 되었는가? 적에게 항복한 장군과 임금을 배반한 도둑이, 무엇 때문에 여기에 왔는가? 영특한 자기 잘못을 뉘우침이 없는 것일까?
次見無喜門中, 雲愁霧慘, 雨冷風凄. 無數寃精, 或貴或賤, 或多或小, 上聚而來. 有四十萬, 爲屯而至者, 長平趙卒也.
차견무희문중, 운수무참, 우냉풍처. 무수원정, 혹귀혹천, 혹다혹소, 상취이래. 유사십만, 위둔이지자, 장평조졸야.
[解釋] 다음으로 무희문 안을 바라보니, 구름이 스산하고 안개가 처참하였고, 비는 차갑고 바람은 처량하였다. 거기에는 무수한 원통한 심정의 영혼들이, 더러는 귀하고 더러는 천한 신분으로, 혹은 많이 혹은 적게 위에서 모여 다가왔다. 사십만 대군이 진을 치고 이르렀다. 모두 장평에서 생매장 당한 조나라 병졸들이다.
有三十萬爲屯, 而稅頭將軍爲首者者, 新安泰卒也. 蓋白起, 原來秦將, 故依舊爲帥.
유삼십만위둔, 이세두장군위수자자, 신안태졸야. 개백기, 원래진장, 고의구위수.
[解釋] 또 진을 친 삼십만 대군이 있었는데, 세두장군 백기의 지휘 하에 있는 자들로, 신안의 진나라 장졸들이었다. 아마 백기가 원래 진나라 장군이다. 그러므로 자기 나라 장수의 지휘 하에서 부대를 편성한 것이다.
高陽酒徒, 憑三寸之舌, 下七十之城, 事勢蹉跎, 無罪鼎鑊. 戾園前星, 憤趙虜之奸, 犯當答之罪.
고양주도, 빙삼촌지설, 하칠십지성, 사세차타, 무죄정확. 여원전성, 분조로지간, 범당답지죄.
[解釋] 고양의 주도는, 세 치의 혀에 의지하여, 칠십 리 성을 항복받았지만, 일이 꼬이자, 죄도 없이 가마솥에 삼기었고, 여태자는 지난 날, 조나라에서 넘어온 강충의 간악한 짓을 격분하였으니, 바로 이런 죄를 범한 것 때문이라
湖上高臺, 空灑望思之淚而已. 酒後耳熱, 拊岳而歌, 何預於世, 而至於腰斬. 慘哉? 平痛候楊惲, 況激濁揚淸, 多士濟濟, 何害於時, 而置於廢死?
호상고대, 공쇄망사지루이이. 주후이열, 부악이가, 하예어세, 이지어요참. 참재? 평통후양운, 황격탁양청, 다사제제, 하해어시, 이치어폐사?
[解釋] 호수 위에 우뚝 솟은 망사대는, 헛되이 후회하는 슬픈 눈물을 뿌리게 할 따름이다. 술을 마시면 귀는 더워지기 마련이거니, 장고를 두드리며 노래함이, 세상에 무슨 애매하고 좋지 못한 폐단을 주기에 허리를 베이는 참변에까지 이르렀는가? 슬프다. 통후 평양은이 이런 참변에 죽었던 깃이다. 하물며 악하고 흐린 것을 제거해 버리고 착하고 맑은 것을 드러내며, 많은 선비가 무리 지어 나오는 사실은, 시대에 무슨 해됨이 있기에, 그들을 죽여 버리게 되었는가?
怨哉! 范孟傅諸人, 且李敬業駱賓王, 憤不顧身, 謀復故主, 通天之義, 貫古之忠, 而事誤捐軀, 神乎, 鬼乎, 此人何辜? 噫噫悲哉.
원재! 범맹부제인, 차이경업락빈왕, 분불고신, 모복고주, 통천지의, 관고지충, 이사오연구, 신호, 귀호, 차인하고? 희희비재.
[解釋] 원통하구나, 范孟博 이하 여러 사람들이, 또 李敬業과 駱賓王은 의분을 품고 한 몸을 돌보지 않으면서, 옛 임금을 복위시키려고, 무한한 애를 썼다. 그들의 하늘을 꿰뚫은 의리와 역사를 빛내는 충성은, 마침내 일이 글러지면서 죽게 되었으니, 신명이여, 귀신이여, 이 사람들이 무슨 죄가 있단 말이냐? 생각할수록 원통하구나.
士君子一身盡職而已, 死何憾焉? 此中最有恨, 同古今, 憤切幽明, 苦苦哀哀, 不忍言.
사군자일신진직이이, 사하감언? 차중최유한, 동고금, 분절유명, 고고애애, 불인언.
[解釋] 선비의 몸으로 자기의 직분을 다하다가 죽어 버렸으니, 죽음이 얼마나 한스러운가? 이 가운데서 가장 한스러운 것이 있나니, 옛날이나 지금이나 살아서나 죽어서나 잊지 못 할 절절한 울분이, 너무 괴롭고 너무 슬퍼서, 차마 말하지 못한다.
不人言者, 齊王客於松柏, 楚帝死於江中, 移國亦足置死. 郡忍忠臣之淚, 不盡烈士之恨. 有槪管城子到此心亂, 不能一一條列.
불인언자, 제왕객어송백, 초제사어강중, 이국역족치사. 군인충신지루, 부진열사지한. 유개관성자도차심란, 불능일일조열.
[解釋] 차마 말할 수도 없는 것은, 齊나라 왕이 松栢에서 나그네가 되고, 초나라 義帝가 강속에서 죽은 것이니, 나라를 빼앗으면 그만인데, 어찌 또한 죽이기까지 하였단 말인가? 충신의 눈물은 마르지 않고 열사의 원한은 다함이 없다. 관성자가 여기까지 이르러서는 너무도 마음이 산란하여, 여러 가지 사실을 한 조목씩 열거하지도 못하였다.
次見別離門中, 斜陽暮草, 去去來來, 生離死別, 黯然鎖魂.
차견별리문중, 사양모초, 거거래래, 생리사별, 암연쇄혼.
[解釋] 다음에 別離門을 바라보니, 저물어 가는 수풀에 석양이 비꼈는데, 가고 오고, 오고 가며, 생사 간에 떠나고 갈라지는 사이에, 속절없이 넋이 빠진 한 많은 사람들이 있었다.
最可恨者, 漢家天子禦戎御無策, 公主照君相機遠嫁, 漢宮粧胡地妾薄命幾何? 琵琶鉉鴻鵠歌, 遺恨到今, 關月留靑塚之鏡, 邊鴻斷故國之信.
최가한자, 한가천자어융어무책, 공주조군상기원가, 한궁장호지첩박명기하? 비파현홍곡가, 유한도금, 관월유청총지경, 변홍단고국지신.
[解釋] 가장 한스러운 것은, 漢나라 임금이 오랑캐를 막아 낼 수단이 없어서, 공주와 昭君이 연이어 낯선 먼 나라로 시집을 간 것이니, 한나라 공주로서 오랑캐 땅의 첩이 된 그 기박한 운명이야 오죽하였겠는가? 비파 줄을 퉁기며 鴻曲歌를 부르던 사무친 원한은 지금도, 오히려 새로우며 관산의 초승달이 쓸쓸한 왕소군의 푸른 무덤에 비치고, 변방의 기러기는 그리운 고국의 소식조차 끊어 버렸던 것이다.
子卿看羊海上, 十年持節白首, 言旋茂陵秋雨, 令威化鶴雲中, 千載歸家, 物是人非, 塚上苦月.
자경간양해상, 십년지절백수, 언선무릉추우, 영위화학운중, 천재귀가, 물시인비, 총상고월.
[解釋] 子卿은 바닷가에서 양을 보면서, 십 년 동안 절개를 굽히지 않다가 머리가 백발이 되어서야 돌아오니, 武陵에 쓸쓸한 가을비가 휘뿌릴 따름이었고, 令威는 구름 속의 학 두루미처럼 떠돌다가, 천년 만에 집에 돌아오니, 사람은 간 데 없고, 무덤 위에 외로운 달만이 싸늘히 걸려 있었다.
雖仙凡有殊, 而別意一也. 竹宮煙中, 不言不笑, 腸斷秋風之客, 馬嵬坡下, 玉碎花飛, 傷心遊月之郞.
수선범유수, 이별의일야. 죽궁연중, 불언불소, 장단추풍지객, 마외파하, 옥쇄화비, 상심유월지랑.
[解釋] 비록 속세와 선계의 구별이 있을 것이나, 이별의 마음은 같을 것이다. 竹宮 연기 속에서, 말도 않고 웃지도 않으니, 가을바람에 애끊는 나그네와 馬嵬언덕 아래서, 사랑하는 사람이 구슬처럼 부서지고, 꽃처럼 날아가니 중천에 뜬 밝은 달 아래서 가슴이 미어지는 사나이도 있었다.
乃有生長深閨, 娘與燕兒, 豈料重功名輕離別? 負白羽, 征靑海.
내유생장심규, 낭여연아, 기료중공명경리별? 부백우, 정청해.
[解釋] 또 깊은 규방에서 자라 연나라 아이에게 시집 간 여인이 공명을 중히 여기고 이별을 가볍게 생각하여 어찌 짐작이나 하였으랴? 白愚箭을 지고, 靑海에 출정할 줄.
夏之日, 冬之夜, 余美亡, 誰與處? 愁銷玉頰, 恨悴花容.
하지일, 동지야, 여미망, 수여처? 수소옥협, 한췌화용.
[解釋] 지루한 여름날과 기나긴 겨울밤에, 나의 아리따움은 차츰 시들어 가는 데, 누구와 함께 청춘을 즐기겠는가? 수심은 맑은 볼에서 떠나지 않고, 원한은 꽃 같은 얼굴을 초췌하게 하였다.
寒梅雖折, 驛使難逢, 錦字已成, 琴高無便, 靑樓捲簾, 打起橫鸎而已.
한매수절, 역사난봉, 금자이성, 금고무편, 청루권렴, 타기횡앵이이.
[解釋] 비록 차디찬 매화 가지를 꺾어도, 그리운 임의 편지는 받아 보기 어려웠으며, 간절한 사연을 비단 폭에 썼으나, 멀리 있는 그대에게 보낼 길이 없으므로, 청루에 주렴을 걸고, 애꿎은 꾀꼬리만 쫓아 버릴 뿐이었다.
又有君王寵歇, 久閉長信, 遠別離, 無奈何? 近別離, 當苦爲. 空階苔長, 玉輦不來, 半窓螢度, 金殿無人.
우유군왕총헐, 구폐장신, 원별리, 무내하? 근별리, 당고위. 공계태장, 옥련불래, 반창형도, 금전무인.
[解釋] 또 임금의 총애를 잃고, 長信宮에 오래 동안 같혀 살았으니, 임을 멀리 이별함을, 어찌 할 수 있었을까? 지척에 임을 두고 이별하니, 마땅히 괴로웠으리라. 텅 빈 섬들에는 이끼만 무성하고, 임금의 수레는 찾아오지 않고, 쓸쓸한 창 밑에 반딧불만 지나가며, 허전한 궁전에는 사람의 자취조차 없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