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五畫]
去去實不去, 途中好善爲. 來來實不來, 路上莫虧危.
거거실불거, 도중호선위. 내래실불래, 로상막휴위.
자꾸 가더라도 실로 감이 아니니, 도중에서 좋게 잘 할 것이며,
자꾸 오더라도 실로 옴이 아니니, 노상에서 이지러지거나 기울지 말라.
去是住時因, 住是去時果. 去住與果因, 無可無不可.
거시주시인, 주시거시과. 거주여과인, 무가무불가.
거는 이 주할 때의 인이며, 주는 이 거할 때의 과로다.
거주와 과인이여, 가도 없고 불가도 없도다.
古有焦桐音, 聽寡不在彈. 古有陽春曲, 和寡不在言.
고유초동음, 청과부재탄. 고유양춘곡, 화과부재언.
옛날에 초동의 음이 있었나니, 들음이 적음은 퉁김에 있지 않아서이며,
옛날에 양춘의 곡이 있었나니, 화응이 적음은 말에 있지 않아서이다.
未離兜率境, 已降父王宮. 雖度衆生畢, 猶居母腹中.
미리도솔경, 이강부왕궁. 수도중생필, 유거모복중.
도솔의 경계를 여의지 않고, 이미 부왕의 궁에 강탄하였고,
비록 중생을 제도해 마쳤으나, 오히려 어머니 뱃속에 거처하도다.
良由非妙用, 亦不是神通. 勿自立規矩, 承言須會宗.
양유비묘용, 역불시신통. 물자립규구, 승언수회종.
진실로 묘용이 아니며, 또한 이 신통도 아니니,
스스로 규구를 세우지 말고, 말씀 받들자 꼭 宗임을 알아라.
白日依山盡, 黃河入海流. 欲窮千里目, 更上一層樓.
백일의산진, 황하입해류. 욕궁천리목, 갱상일층루.
하얀 해는 산에 의지해 다하고, 황하는 바다로 들며 흐르는구나.
千里를 궁구해 보고자 한다면, 다시 한 층의 누각을 오르거라.
犯重焚衣鉢, 應當集衆人. 山藤①聊示恥, 驅擯出偏門.
범중분의발, 응당집중인. 산등①료시치, 구빈출편문.
중계를 범하면 의발을 태우고, 응당 뭇 사람을 모아,
산등으로 애오라지 수치를 보이고, 쫓아 내치면서 편문으로 나가게 하라.
[註解] ①山藤 : 산등으로 제작한 주장자.
本對傳法人, 爲說解脫理. 於法實無證, 無終亦無始.
본대전법인, 위설해탈리. 어법실무증, 무종역무시.
본래 전법할 사람을 상대해, 해탈의 이치를 설하거니와,
법에 실로 증득이 없어, 마침도 없고 또한 시작도 없도다.
本來付有法, 付了言無法. 各各須自悟, 悟了無無法.
본래부유법, 부료언무법. 각각수자오, 오료무무법.
본래 유법을 부촉하고는, 부촉한 다음 법이 없다고 말하도다.
각각 반드시 스스로 깨칠지니, 깨친 다음엔 없다는 법도 없느니라.
本來緣有地, 因地種華生. 本來無有種, 華亦不曾生.
본래연유지, 인지종화생. 본래무유종, 화역부증생.
본래 땅 있음을 연유하여, 땅으로 인해 씨를 뿌려 꽃이 나거니와,
본래 종자도 있지 않아서, 꽃도 또한 일찍이 나지 않느니라.
四大①元無主, 五陰②本來空. 將頭臨白刃, 猶似斬春風.
사대①원무주, 오음②본래공. 장두림백인, 유사참춘풍.
사대가 원래 주인이 없고, 오음도 본래 공하였도다.
머리를 가져 흰 칼날에 임하나니, 마치 춘풍을 벰과 같도다.
[註解] ①四大 : 地大, 水大, 火大, 風大. ②五陰 : 五蘊과 같음.
生來坐不臥, 死去臥不坐. 一具①臭骨頭, 何爲立功課?
생래좌불와, 사거와부좌. 일구①취골두, 하위립공과?
살아서는 앉기만 하고 눕지 못하더니, 죽어서는 눕기만 하고 앉지 못하네.
一具의 냄새나는 골두이거늘, 무엇을 위해 공과를 세우리오?
[註解] ①一具 : 具는 量詞.
生滅非實相, 實相是生滅. 非春去又秋, 靑葉染紅色.
생멸비실상, 실상시생멸. 비춘거우추, 청엽염홍색.
생멸은 실상이 아니지만, 실상은 이 생멸이로다.
봄이 가지도 않았는데 또 가을인지라. 푸른 잎이 홍색으로 물드네.
生也只恁麽, 死也只恁麽. 有偈與無偈, 是甚麽熱大?
생야지임마, 사야지임마. 유게여무게, 시심마열대?
생도 다만 이러하고, 사도 다만 이러하니,
게가 있음과 게가 없음이여, 이 무슨 煩熱의 심함인가?
石人機似汝, 也解唱巴歌. 汝若似石人, 雪曲也應和.
석인기사여, 야해창파가. 여약사석인, 설곡야응화.
석인의 기가 너와 같다면, 또한 파가도 부를 줄 알리라.
네가 만약 석인과 같다면, 설곡도 또한 응당 화응하리라.
世界闊一尺, 古鏡闊一尺. 世界闊一丈, 古鏡闊一丈.
세계활일척, 고경활일척. 세계활일장, 고경활일장.
세계의 넓이가 一尺이면, 고경의 넓이도 일척이며,
세계의 넓이가 一丈이면, 고경의 넓이도 일장이다.
示跡迦維羅, 成道摩竭陁. 說法波羅奈, 入滅拘尸羅.
시적가유라, 성도마갈타. 설법바라나, 입멸구시라.
가유라에서 자취를 보이고, 마갈타에서 성도하고,
바라나에서 설법하고, 구시라에서 입멸하시다.
年年年盡日, 掃盡一年塵. 百年塵復在, 不見掃塵人.
연년년진일, 소진일년진. 백년진부재, 불견소진인.
해마다 해가 다하는 날에, 한 해의 티끌을 쓸어 없애거니와,
백 년의 티끌이 다시 있거늘, 티끌을 쓰는 사람이 보이지 않네.
叮嚀損君德, 無言眞有功. 任從滄海變, 終不爲君通.
정녕손군덕, 무언진유공. 임종창해변, 종불위군통.
정녕은 그대의 덕을 손상하나니, 무언이 참으로 공이 있도다.
창해가 변하는 대로 맡기더라도, 마침내 그대에게 통하게 하지 못하느니라.
正說知見時, 知見俱是心. 當心卽知見, 知見卽于今①.
정설지견시, 지견구시심. 당심즉지견, 지견즉우금①.
바로 지견을 설할 때, 지견이 모두 이 마음이로다.
당한 마음이 곧 지견이니, 지견이 곧 우금이로다.
[註解] ①于今 : 지금까지.
正人說邪法, 邪法悉皆正. 邪人說正法, 正法悉皆邪.
정인설사법, 사법실개정. 사인설정법, 정법실개사.
정인이 사법을 설하면, 사법이 모두 다 정법이지만,
사인이 정법을 설하면, 정법이 모두 다 사법이다.
正人說邪法, 邪法悉歸正. 邪人說正法, 正法悉歸邪.
정인설사법, 사법실귀정. 사인설정법, 정법실귀사.
정인이 사법을 설하면, 사법이 모두 정법으로 돌아가지만,
사인이 정법을 설하면, 정법이 모두 사법으로 돌아간다.
正人說邪法, 邪法亦隨正. 邪人說正法, 正法亦隨邪.
정인설사법, 사법역수정. 사인설정법, 정법역수사.
정인이 사법을 설하면, 사법도 모두 정법을 따르지만,
사인이 정법을 설하면, 정법도 또한 사법을 따른다.
主人夢說客, 客夢說主人. 今說二夢①客, 亦是夢中人.
주인몽설객, 객몽설주인. 금설이몽①객, 역시몽중인.
주인이 꿈을 객에게 설하고, 객이 꿈을 주인에게 설하나니,
지금 두 꿈을 설하는 객이여, 또한 이 꿈속의 사람이로다.
[註解] ①二夢 : 주인몽과 객몽.
打殺黃鶯兒, 莫敎枝上啼. 幾回驚妾夢, 不得到遼西?
타살황앵아, 막교지상제. 기회경첩몽, 부득도료서?
누런 꾀꼬리를 때려 죽여, 가지 위에서 울지 말게 하라.
몇 회나 첩의 꿈을 놀라게 해, 요서에 이름을 얻지 못하였던고.
禾黍不陽豔①, 競栽桃李春. 翻令力耕者, 半作賣華人.
화서부양염①, 경재도리춘. 번령력경자, 반작매화인.
벼와 기장은 환하고 곱지를 못해, 다투어 桃李의 봄을 심는구나.
도리어 힘써 경작하는 자로 하여금, 반쯤 꽃 파는 사람이 되게 하였구나.
[註解] ①陽豔 : 明媚(맑고 아름다움)하고 鮮豔(곱고 아름다움)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