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七畫]
劫火燒海底, 風鼓山相擊. 眞常寂滅樂, 涅槃相如是.
겁화소해저, 풍고산상격. 진상적멸락, 열반상여시.
겁화가 해저를 태우고, 바람이 쳐서 산이 서로 부딪치나니,
진상의 적멸락이여, 열반의 형상이 이와 같느니라.
見道方修道, 不見復何修? 道性如虛空, 虛空何所修?
견도방수도, 불견복하수? 도성여허공, 허공하소수?
도를 보아야 비로소 도를 닦거늘, 보지 못하였다면 다시 어떻게 닦으리오?
도의 성품은 허공과 같거늘, 허공을 어떻게 닦을 바이겠는가?
遍觀修道者, 撥火覓浮漚. 但看弄傀儡, 線斷一時休.
편관수도자, 발화멱부구. 단간롱괴뢰, 선단일시휴.
수도하는 자를 두루 보매, 불을 헤쳐서 뜬 거품을 찾음이로다.
다만 괴뢰 놀림을 보아라. 선이 끊어지면 일시에 쉬느니라.
見聞如幻翳, 三界若空花. 聞復翳根除, 塵消覺圓淨.
견문여환예, 삼계약공화. 문부예근제, 진소각원정.
견문이 환예와 같고, 삼계가 공화와 같나니,
듣고서 다시 翳根을 제하니, 티끌이 사라지고 각만 원정하도다.
淨極光通達, 寂照含虛空. 却來觀世間, 猶如夢中事.
정극광통달, 적조함허공. 각래관세간, 유여몽중사.
원정이 지극해 빛만 통달하나니, 고요히 비추며 허공을 머금었네.
돌아와 세간을 보니, 마치 몽중의 일과 같더라.
見山不是山, 見水何曾別? 山河與大地, 都是一輪月.
견산불시산, 견수하증별? 산하여대지, 도시일륜월.
산을 보매 이 산이 아니거늘, 물을 보매 어찌 일찍이 다르리오?
산하와 대지여, 모두 이 한 바퀴의 달이로다.
牢籠不肯住, 呼喚不回頭. 古聖不安排, 至今無處所.
뇌롱불긍주, 호환불회두. 고성불안배, 지금무처소.
굳게 에워도 머묾을 긍정치 않고, 불러도 머리를 돌리지 않나니,
고성이 안배치 못하고, 지금토록 처소가 없도다.
[註解] ①至今 : 至于今의 준말.
妙相元無相, 觀音處處通. 松韻塵塵掃, 潮音處處逢.
묘상원무상, 관음처처통. 송운진진소, 조음처처봉.
묘한 모양은 원래 모양이 없나니, 관음이 곳곳마다 통하도다.
松韻은 티끌마다 쓸고, 潮音은 곳곳마다 만나도다.
圓通觀自在, 無物不眞容.
원통관자재, 무물부진용.
원통의 관자재여, 眞容이 아닌 물건이 없도다.
佛敎是椀鳴, 祖宗是睡語. 睡語與椀鳴, 分明好記取.
불교시완명, 조종시수어. 수어여완명, 분명호기취.
불교는 이 사발이 울림이며, 祖宗은 이 잠꼬대로다.
잠꼬대와 사발이 울림이여, 분명히 좋이 記取하라.
逈絶無人處, 聚頭相共擧. 會得甚奇特, 不會也相許.
형절무인처, 취두상공거. 회득심기특, 불회야상허.
멀고 끊어져 사람이 없는 곳에, 머리를 모아 서로 함께 들어보아라.
알아 얻으면 매우 기특하지만, 알지 못하더라도 서로 허락하리라.
佛法有些子, 言中沒網羅. 布毛吹起處, 依舊不離窩.
불법유사자, 언중몰망라. 포모취기처, 의구불리와.
불법이 조금 있지만, 언중엔 망라가 없도다.
포모를 불어 일으킨 곳이, 의구히 둥지를 여의지 못하였도다.
佛生迦毗羅, 成道摩竭陀. 說法波羅柰, 入滅拘絺羅.
불생가비라, 성도마갈타. 설법바라나, 입멸구치라.
불타가 가비라에서 탄생하시고, 마갈타에서 성도하시고,
바라나에서 설법하시고, 구치라에서 입멸하셨다.
佛說一切法, 爲度一切心. 我無一切心, 何須一切法?
불설일체법, 위도일체심. 아무일체심, 何須一切法?
불타가 일체의 법을 설하심은, 일체의 마음을 제도하기 위함이지만,
나는 일체의 마음이 없거늘, 어찌 일체의 법을 쓰리오?
佛說一切法, 爲除一切心. 我無一切心, 何用一切法?
불설일체법, 위제일체심. 아무일체심, 하용일체법?
불타가 일체의 법을 설하심은, 일체의 마음을 제하기 위함이지만,
나는 일체의 마음이 없거늘, 어찌 일체의 법을 쓰리오?
身口意淸淨, 是名佛出世. 身口意不淨, 是名佛滅度①.
신구의청정, 시명불출세. 신구의부정, 시명불멸도①.
몸과 입과 뜻이 청정하면, 이 이름이 부처의 출세며,
몸과 입과 뜻이 부정하면, 이 이름이 부처의 멸도니라.
[註解] ①滅度 : 범어 열반의 譯語.
身是菩提樹, 心如明鏡臺. 時時勤拂拭, 勿使惹塵埃.
신시보리수, 심여명경대. 시시근불식, 물사야진애.
몸은 이 보리수며, 마음은 명경대와 같나니,
때때로 부지런히 털고 닦아서, 티끌을 야기하지 말라.
我聞釋迦佛, 不知在何方? 思量得去處, 不離我道場.
아문석가불, 부지재하방? 사량득거처, 불리아도장.
내가 석가불을 들었는데, 어느 지방에 계신지 알지 못하노라.
사량하여 가신 곳을 얻었나니, 나의 도량을 여의지 않더라.
我此洗鉢水, 如天甘露味. 施與鬼神衆, 悉令得飽滿.
아차세발수, 여천감로미. 시여귀신중, 실령득포만.
나의 이 발우 씻은 물은, 천상의 감로 맛과 같도다.
귀신의 무리에게 시여하노니, 모두 포만을 얻게 되리라.
言下合無生, 同於法界性. 若能如是解, 通達事理竟.
언하합무생, 동어법계성. 약능여시해, 통달사리경.
언하에 무생에 계합해야, 법계의 성품과 한가지니라.
만약 능히 이와 같이 안다면, 사리를 통달해 마쳤느니라.
吾本來玆土, 傳法救迷情. 一華開五葉, 結果自然成.
오본래자토, 전법구미정. 일화개오엽, 결과자연성.
내가 본래 이 국토에 옴은, 전법해서 미정을 구제함이니,
일화에 오엽이 피어, 결과를 자연히 이루리라.
吾心似燈籠, 點火內外紅. 有物堪比倫, 來朝日出東.
오심사등롱, 점화내외홍. 유물감비륜, 내조일출동.
내 마음이 등롱과 같아서, 점화하매 안팎이 붉도다.
가히 비륜할 물건이 있나니, 내일 아침에 해가 동쪽에서 뜨리라.
吾心似秋月, 碧潭淸皎潔. 無物堪比倫, 敎我如何說?
오심사추월, 벽담청교결. 무물감비륜, 교아여하설?
내 마음이 가을달과 같나니, 푸른 못처럼 맑고 교결하도다.
가히 비륜할 물건이 없거늘, 나로 하여금 어떻게 설하게 하겠는가?
吾有一卷經, 不因紙墨成. 展開無一字, 常放大光明.
오유일권경, 불인지묵성. 전개무일자, 상방대광명.
나에게 한 권의 경이 있나니, 지묵으로 인해 이뤄지지 않았도다.
전개하매 한 글자도 없지만, 늘 큰 광명을 놓느니라.
低頭不見地, 仰面不見天. 欲知白牛處, 但看髑髏前.
저두불견지, 앙면불견천. 욕지백우처, 단간촉루전.
머리를 숙이니 땅이 보이지 않고, 얼굴을 우러르니 하늘이 보이지 않네.
백우가 처한 곳을 알고자 하거든, 단지 촉루 앞을 보아라.
初心未入道, 不得鬧浩浩①. 鐘聲裏薦取②, 鼓聲裏顚倒.
초심미입도, 부득료호호①. 종성리천취②, 고성리전도.
초심이 입도하지 못하였거든, 시끄럽게 浩浩하지 말라.
종소리 속에서 천취하고, 북소리 속에서 전도하라.
[註解] ①浩浩 : 호수나 강 따위가 가없이 드넓음. ②薦取 : 또 薦得으로 지음. 薦은 領會(깨달아 이해함), 領悟(깨달아 앎). 또 識, 인식. 取는 후철.
旱年祈得雨, 高山好種田. 喫菜若成佛, 驢馬也生天.
한년기득우, 고산호종전. 끽채약성불, 여마야생천.
가문 해에 기도해서 비를 얻으니, 높은 산에 좋이 밭에 씨뿌릴 만하네.
채소를 먹어 만약 성불한다면, 나귀나 말도 천상에 태어나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