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十一畫]
假使碧潭淸似鏡, 終敎明月下來難.
가사벽담청사경, 종교명월하래난.
가사 벽담의 맑기가 거울 같다 하더라도, 마침내 명월을 내려오게 하기는 어렵다.
假使心通無量時, 歷劫何曾異今日?
가사심통무량시, 력겁하증이금일?
가사 마음이 무량한 시간과 통하였다 하더라도, 역겁이 어찌 일찍이 금일과 다르리오?
袈裟零落難縫補, 收捲雲霞自剪裁.
가사령락난봉보, 수권운하자전재.
가사가 떨어져 꿰매 보수하기 어렵다면, 구름과 노을을 거두어 스스로 자르고 말라.
袈裟一段風流事, 不是飽參①人不知.
가사일단풍류사, 불시포참①인부지.
가사의 한 조각 풍류의 일은, 이 포참한 사람이 아니면 알지 못한다.
[註解] ①飽參 : 실컷 참구하였다는 뜻.
脚力盡時山更好, 莫將有限逐無窮.
각력진시산갱호, 막장유한축무궁.
다리 힘이 다하였을 때 산이 다시 아름답나니, 유한을 가지고 무궁을 쫓지 말라.
乾坤一合地胡餠, 日月兩輪天氣毬①.
건곤일합지호병, 일월량륜천기구①.
건곤이 하나로 합치니 땅의 호병이며, 일월의 두 바퀴는 하늘의 기구로다.
[註解] ①氣毬 : 발로 차던 운동 기구의 하나. 둥근 가죽 주머니 속에 돼지 오줌통을 넣고 바람을 채워서 만들었음.
乾坤盡是黃金骨, 萬有全彰淨妙身.
건곤진시황금골, 만유전창정묘신.
건곤은 다 이 황금골이라. 만유가 온통 淨妙한 몸을 드러내다.
敎乃卽文字之禪, 禪乃離文字之敎.
교내즉문자지선, 선내리문자지교.
교는 곧 문자에 卽한 선이며, 선은 곧 문자를 여읜 교다.
敎門惟傳一心法, 禪門惟傳見性法.
교문유전일심법, 선문유전견성법.
교문은 오직 일심법을 전하고, 선문은 오직 견성법을 전한다.
皎然天地無私照, 一道光明處處通.
교연천지무사조, 일도광명처처통.
환한 천지가 사사로운 비춤이 없으니, 한 줄기 광명이 처처에 통하다.
國土動搖迎勢至①, 寶華彌滿送觀音.
국토동요영세지①, 보화미만송관음.
국토가 동요하면 세지를 맞이하고, 보화가 彌滿하면 관음을 보낸다.
[註解] ①勢至 : 大勢至菩薩이니 아미타불의 오른쪽에 있는 보살. 智慧門을 대표하여 중생을 삼악도에서 건지는 無上한 힘이 있음. 觀音은 觀世音菩薩이니 아미타불의 왼쪽에 있는 보살. 자비문을 대표함.
飢飡嫩草無拘繫, 渴飮寒泉任往還.
기손눈초무구계, 갈음한천임왕환.
주리면 고운 풀을 먹으면서 구속과 계박이 없고, 갈증 나면 찬 샘을 마시면서 마음대로 왕환한다.
飢餐相公玉粒飯, 渴點①神運倉前茶.
기찬상공옥립반, 갈점①신운창전다.
주리면 相公의 옥립반을 먹고 갈증 나면 신운창 앞의 차를 點茶한다.
[註解] ①點 : 點茶니 차를 우려내기 위해 찻잎을 사발에 넣고 뜨거운 물을 붓는 것.
堂堂大道無今古, 佛法何曾不現前?
당당대도무금고, 불법하증불현전?
당당한 대도엔 今古가 없나니, 불법이 어찌 일찍이 현전하지 아니하랴?
堂前幾陣風雷息, 萬里謳歌賀太平.
당전기진풍뢰식, 만리구가하태평.
집 앞의 몇 陣의 바람과 우레가 쉬니, 萬里에 구가하며 태평을 축하하네.
堂前一盌夜明燈, 簾外數莖靑瘦竹.
당전일완야명등, 염외수경청수죽.
집 앞은 한 사발의 밤을 밝히는 등이며, 발밖엔 몇 줄기의 푸르고 여윈 대다.
帶累兒孫貧到骨, 借婆裙去拜婆年.
대루아손빈도골, 차파군거배파년.
누를 아손에게 끼쳐 가난이 뼈에 이른지라. 할머니의 치마를 빌려 가서 할머니에게 예배한다.
莫看漁翁把釣竿, 會須識取鉤頭意.
막간어옹파조간, 회수식취구두의.
낚싯대를 잡은 漁翁을 보지 말고, 마침 꼭 낚시 끝의 뜻을 식취해야 한다.
莫怪渠儂多意氣, 他家①曾踏上頭關②.
막괴거농다의기, 타가①증답상두관②.
그의 의기 많음을 괴이히 여기지 말라. 타가는 일찍이 상두관을 밟았다.
[註解] ①他家 : 그. ②上頭關 : 높은 관문.
莫怪從前多意氣, 他家曾踏上頭關.
막괴종전다의기, 타가증답상두관.
종전의 의기 많음을 괴이히 여기지 말라. 타가는 일찍이 상두관을 밟았다.
莫怪坐來頻勸酒, 自從別後見君稀.
막괴좌래빈권주, 자종별후견군희.
앉아서 자주 술 권함을 괴이히 여기지 말게나, 이별한 후로부터 그대 보기가 드물리라.
莫待是非來入耳, 從前知己返爲讐.
막대시비래입이, 종전지기반위수.
시비가 귀에 들어오기를 기다리지 말라. 종전의 지기가 도리어 원수가 되리라.
莫對曾參問曾晳, 從來孝子諱爹名.
막대증삼문증석, 종래효자휘다명.
증삼을 상대해 증석을 묻지 말라. 종래로 효자는 아버지의 이름을 꺼린다.
莫道鯤鯨無羽翼, 今日親從鳥道回.
막도곤경무우익, 금일친종조도회.
곤경이 羽翼이 없다고 말하지 말라. 금일 친히 조도로부터 돌아왔다.
莫道無心便無事, 也曾愁殺楚襄王.
막도무심편무사, 야증수살초양왕.
무심이 곧 무사라고 말하지 말라. 또한 일찍이 초양왕을 너무 근심케 하였다.
莫道爲僧堪受供, 只恐粒米也難消.
막도위승감수공, 지공립미야난소.
중이 되면 공양 받음을 堪耐한다고 말하지 말라. 단지 알갱이 쌀도 또한 소화하기 어려울까 두렵다.
莫道早行人不見, 須知更有夜行人.
막도조행인불견, 수지갱유야행인.
새벽에 다니므로 사람이 보이지 않는다고 말하지 말지니, 모름지기 다시 밤에 다니는 사람이 있는 줄 알아야 하리라.
莫戀白雲深處坐, 切忌寒灰燒殺人.
막련백운심처좌, 절기한회소살인.
백운을 연모해 깊은 곳에 앉지 말라. 간절히 꺼리나니 차가운 재가 사람을 태워 죽이느니라.
莫問竿頭輕與重, 且圖江上不空歸.
막문간두경여중, 차도강상불공귀.
낚싯대의 가벼움과 무거움을 묻지 말고, 다만 강 위에서 빈손으로 돌아가지 않기를 도모하라.
莫隨境轉落今時, 恐失本來光彩去.
막수경전락금시, 공실본래광채거.
경계를 따라 금시에 떨어지지 말지니, 본래의 광채을 잃을까 염려스럽다.
莫守寒巖異草靑, 坐却白雲宗不妙.
막수한암이초청, 좌각백운종불묘.
한암의 異草 푸름을 지키지 말라. 백운에 앉아버리면 宗이 妙하지 못하느니라.
莫訝空堂無客到, 從來不許外人看.
막아공당무객도, 종래불허외인간.
空堂에 이르는 객이 없음을 의심하지 말라. 종래로 외인의 봄을 허락치 않는다.
莫於平地上增堆, 休向虛空裏釘橛.
막어평지상증퇴, 휴향허공리정궐.
평지 위에 흙무더기를 더하지 말고, 허공 속을 향해 말뚝 박음을 그만두어라.
莫言過去無踪跡, 盧舍時時現本身.
막언과거무종적, 노사시시현본신.
과거가 종적이 없다고 말하지 말라. 盧舍가 때때로 본신을 나타내느니라.
[註解] ①盧舍 : 圓滿報身盧舍那佛. 盧舍那 혹은 嚧柘那며, 또한 盧折羅다.
莫言佛法無多子, 不是苦心人不知.
막언불법무다자, 불시고심인부지.
불법이 무다자라고 말하지 말라. 이 고심한 사람이 아니면 알지 못하느니라.
莫言世上無仙客, 須信壺中別有天.
막언세상무선객, 수신호중별유천.
세상에 仙客이 없다고 말하지 말지니, 반드시 단지 속에 다른 하늘이 있음을 믿어야 한다.
莫謂鯤鯨無羽翼, 今日親從鳥道來.
막위곤경무우익, 금일친종조도래.
곤경이 우익이 없다고 이르지 말라. 금일 친히 鳥道로부터 왔다.
莫謂無心便是道, 無心猶隔一重關.
막위무심변시도, 무심유격일중관.
무심이 곧 이 도라고 이르지 말라. 무심도 오히려 한 중첩된 관문에 막혔다.
莫謂龍門三級浪, 而今無限陸沈人.
막위룡문삼급랑, 이금무한륙침인.
용문의 세 층급 파랑을 이르지 말라. 而今에 무한한 陸沈人이니라.
莫謂從前多意氣, 他家曾踏上頭關.
막위종전다의기, 타가증답상두관.
종전에 의기가 많았다고 이르지 말라. 타가는 일찍이 상두관을 밟았다.
莫謂春歸無覔處, 杜鵑啼在落花枝.
막위춘귀무멱처, 두견제재락화지.
봄이 돌아왔으나 찾을 곳이 없다고 이르지 말라. 두견새가 꽃 떨어진 가지에 지저귀며 있다.
莫謂春殘花落盡, 峯前昨夜一枝開.
막위춘잔화락진, 봉전작야일지개.
봄의 나머지에 꽃이 떨어져 다하였다고 이르지 말라. 봉우리 앞에 어젯밤 한 가지가 피었다.
莫將無事爲無事, 往往事從無事生.
막장무사위무사, 왕왕사종무사생.
무사를 가지고 무사로 삼지 말라. 왕왕 일이 무사를 좇아 난다.
莫將有事爲無事, 往往事從無事生.
막장유사위무사, 왕왕사종무사생.
유사를 가지고 무사로 삼지 말라. 왕왕 일이 무사를 좇아 난다.
莫將有事爲無事, 爭是爭非空白頭.
막장유사위무사, 쟁시쟁비공백두.
유사를 가지고 무사로 삼지 말라. 시를 다투고 비를 다투느라 공연히 머리를 희게 하리라.
莫將閑話爲閑話, 往往事從閑話生.
막장한화위한화, 왕왕사종한화생.
한화를 가지고 환화로 삼지 말라. 왕왕 일이 한화를 좇아 난다.
莫祇圖他山色好, 須知別有故園春.
막기도타산색호, 수지별유고원춘.
단지 그 산색의 아름다움을 도모하지 말지니, 꼭 다른 故園의 봄이 있는 줄 알아야 한다.
莫聽別人澆惡水, 要須冷煖自家知.
막청별인요악수, 요수랭난자가지.
다른 사람의 惡水 끼얹음을 聽許하지 말고, 요컨대 반드시 차거나 더움을 自家가 알아야 한다.
莫把是非來辨我, 浮生穿鑿不相干.
막파시비래변아, 부생천착부상간.
시비를 가지고 와서 나에게 분변하지 말라. 부생의 천착엔 상간하지 않노라.
莫嫌冷淡無滋味①, 聊表禪家一片心.
막혐랭담무자미①, 료표선가일편심.
냉담하여 자미 없다고 혐의하지 말게나, 애오라지 선가의 한 조각 마음을 표함이라네.
[註解] ①滋味 : 좋은 맛.
莫嫌冷淡無滋味, 一飽能忘萬劫饑.
막혐랭담무자미, 일포능망만겁기.
냉담하여 자미 없다고 혐의하지 말게나, 한 번 배부르면 능히 만겁의 주림을 잊는다네.
梅蕚香傳春谷暖, 松風聲度夜堂寒.
매악향전춘곡난, 송풍성도야당한.
매악의 향기를 전하니 春谷이 따스하고, 송풍의 소리를 건네니 夜堂이 서늘하다.
梅花一去無消息, 惟有春風喚得回.
매화일거무소식, 유유춘풍환득회.
매화가 한 번 가면 소식이 없나니, 오직 춘풍이 있어 부르면 돌아옴을 얻는다.
猛虎不顧几上肉, 洪爐豈鑄囊中錐?
맹호부고궤상육, 홍로기주낭중추?
맹호는 안석 위의 고기를 돌아보지 않거늘, 홍로가 어찌 주머니 속의 송곳을 주조하겠는가?
覓卽知君不可見, 不離當處常湛然.
멱즉지군불가견, 불리당처상담연.
찾으면 곧 그대가 가히 보지 못할 줄 알거니와, 당처를 떠나지 않고 늘 담연하니라.
密密善根盤性地, 滔滔福海湧靈源.
밀밀선근반성지, 도도복해용령원.
밀밀한 선근은 性地를 돌고, 도도한 복해는 靈源에서 솟는다.
密移一步六門曉, 無限風光大地春.
밀이일보륙문효, 무한풍광대지춘.
가만히 한 발짝을 옮기매 六門이 밝고, 무한한 풍광의 대지의 봄이다.
逢人祇可三分語, 未可全拋一片心.
봉인기가삼분어, 미가전포일편심.
사람을 만나거든 삼분어가 옳나니, 일편심을 전부 던짐은 옳지 않다.
逢人且說三分話, 未可全拋一片心.
봉인차설삼분화, 미가전포일편심.
사람을 만나거든 단지 삼분의 얘기를 설할지니, 일편의 마음을 전부 던짐은 옳지 않다.
貧居鬧市無相識, 富在深山有遠親.
빈거료시무상식, 부재심산유원친.
가난하면 요시에 거주해도 서로 아는 사람이 없고, 부유하면 심산에 있어도 멀리 친한 이가 있다.
貧無達士將金施, 病有閑人說藥方.
빈무달사장금시, 병유한인설약방.
가난할 적엔 달사가 금을 가져다 베풂이 없더니, 병들자 쓸데없는 사람이 약방문을 설함이 있다.
殺人須是殺人刀, 活人須是活人劍.
살인수시살인도, 활인수시활인검.
사람을 죽임엔 반드시 이 살인도라야 하고, 사람을 살림엔 반드시 이 활인검이라야 한다.
常無欲以觀其妙, 常有欲以觀其徼.
상무욕이관기묘, 상유욕이관기요.
늘 무욕으로써 그 妙를 보고, 늘 有欲으로써 그 徼를 본다.
常憶江南三月裏, 鷓鴣啼處百花香.
상억강남삼월리, 자고제처백화향.
늘 추억하나니 강남의 삼월 속의, 자고가 지저귀는 곳에 백화가 향기롭더라.
常憶江南三月裏, 鷓鴣啼處野華香.
상억강남삼월리, 자고제처야화향.
늘 추억하나니 강남의 삼월 속의, 자고가 지저귀는 곳에 야화가 향기롭더라.
常憶江南二三月, 鷓鴣啼在深花裏.
상억강남이삼월, 자고제재심화리.
늘 추억하나니 강남의 이삼월에, 자고가 지저귀며 깊은 꽃 속에 있더라
常行不擧人間步, 披毛戴角①混塵泥.
상행부거인간보, 피모대각①혼진니.
늘 행하면서 인간의 걸음을 들지 않나니, 피모대각하고 塵泥에 섞인다.
[註解] ①披毛戴角 : 털을 입고 뿔을 이는 것이니 異類行.
雪裏鷺鷥飛始見, 柳藏鶯鵡語方知.
설리로사비시견, 류장앵무어방지.
눈 속의 해오라기는 날아야 비로소 보고, 버들에 숨은 앵무는 울어야 비로소 안다.
雪覆孤峯峯不白, 雨滴石笋笋須生.
설부고봉봉불백, 우적석순순수생.
눈이 고봉을 덮지만 봉우리는 희지 않고, 비가 석순에 떨어지면 죽순이 꼭 난다.
雪壓難摧澗底松, 風吹不動天邊月.
설압난최간저송, 풍취불동천변월.
눈이 압박해도 개울 밑의 솔을 꺾기 어렵고, 바람이 불어도 하늘 가의 달을 움직이지 못한다.
雪月蘆花江上寒, 曉風颯颯沙鷗語.
설월로화강상한, 효풍삽삽사구어.
설월과 갈대꽃이 강 위에 찬데, 새벽바람이 삽삽하고 沙場의 갈매기는 우느니.
雪後始知松栢操, 事難方見丈夫心.
설후시지송백조, 사난방견장부심.
눈 온 후라야 비로소 송백의 지조를 알고, 일이 어려워야 비로소 장부의 마음을 본다.
設盡山雲海月情, 依然①不會徒惆悵.
설진산운해월정, 의연①불회도추창.
산운과 해월의 정을 베풀어 다하였건만, 의연히 알지 못해 徒然히 슬퍼하네.
[註解] ①依然 : 依舊와 같은 뜻.
細雨①洒花千點淚, 淡煙籠竹一堆愁.
세우①쇄화천점루, 담연롱죽일퇴수.
가랑비가 꽃을 씻으니 천 점의 눈물이며, 맑은 안개가 대를 에우니 한 무더기의 근심이로다.
[註解] ①細雨 : 가랑비.
細雨濕衣看不見, 閑花落地聽無聲.
세우습의간불견, 한화락지청무성.
가랑비가 옷을 적시면 보려 해도 보이지 않고, 한가한 꽃이 땅에 떨어지면 들으려 해도 소리가 없다.
細惑盡除無一物, 大圓鏡裏任優遊①.
세혹진제무일물, 대원경리임우유①.
미세한 의혹을 다 제하여 한 물건도 없어야, 대원경 속에 마음대로 우유하리라.
[註解] ①優遊 : 優游. 優柔로도 표기함. 편안하고 한가롭게 지내는 것.
掃盡百年脂①粉②氣, 如今遍體自馨③香.
소진백년지①분②기, 여금편체자형③향.
백 년의 연지와 홍분의 기운을 쓸어 없애, 여금에 온몸이 절로 향기롭다.
[註解] ①脂 : 臙脂. ②粉 : 紅粉. ③馨 : 향기.
晨朝有粥齋時飮, 夜後長伸兩脚眠.
신조유죽재시음, 야후장신량각면.
이른 아침에 죽이 있고 재시에 마시며, 밤늦게는 두 다리를 길게 뻗고 잔다.
深山縱臥龍天①喜, 鬧市安禪佛祖憂.
심산종와룡천①희, 요시안선불조우.
심산에 비록 누웠더라도 용천이 기뻐하고, 요시에서 안선하면 불조가 근심한다.
[註解] ①龍天 : 용과 천.
深寒博得三春①暖, 破霧披雲入翠微②.
심한박득삼춘①난, 파무피운입취미②.
매우 추워 삼춘의 따뜻함과 바꾸었더니, 안개를 깨고 구름을 헤치며 翠微에 들어간다.
[註解] ①三春 : 석 달 봄. 披는 헤칠 피. 입을 피. ②翠微 : 산의 중허리. 먼 산에 엷게 낀 푸른 빛깔의 기운. 또는 山氣가 푸르러서 아롱아롱한 빛.
眼裏著得須彌山, 耳裏著得大海水.
안리저득수미산, 이리저득대해수.
눈 속에 수미산을 붙이고, 귓속에 대해수를 붙이다.
眼睫眉毛都落盡, 轉使傍觀笑不休.
안첩미모도락진, 전사방관소불휴.
속눈썹과 눈썹이 모두 떨어져 없어지니, 더욱 옆에서 보는 이로 하여금 웃음을 쉬지 못하게 하네.
野老不知菴外事, 慇懃只向佛前燈.
야로부지암외사, 은근지향불전등.
야로가 암자 밖의 일을 알지 못해, 은근히 다만 불전의 등을 향하였다.
野老不知堯舜力, 鼕鼕打鼓祭江神.
야로부지요순력, 동동타고제강신.
야로가 요순의 힘을 알지 못하고, 동동 북을 치며 강신에게 제사지내다.
野老從敎不展眉, 且圖家國立雄基.
야로종교부전미, 차도가국립웅기.
야로가 눈썹을 펴지 못하는 대로 따름은, 다만 家國에 웅기를 세움을 도모함이다.
野馬走時鞭轡斷, 石人撫掌笑呵呵.
야마주시편비단, 석인무장소가가.
야마가 달릴 때 채찍과 고삐가 끊어지매, 석인이 손바닥 치며 하하 웃는다.
野色更無山隔斷, 月光直與水相通.
야색갱무산격단, 월광직여수상통.
야색이 다시 산의 막아 끊음이 없어, 월광이 바로 물과 서로 통하다.
野色更無山隔斷, 天光直與水相通.
야색갱무산격단, 천광직여수상통.
야색이 다시 산의 막아 끊음이 없어, 天光이 바로 물과 서로 통하다.
野水自添田水滿, 晴鳩却喚雨鳩歸.
야수자첨전수만, 청구각환우구귀.
야수가 스스로 더하여 田水가 가득하니, 晴鳩가 도리어 雨鳩를 불러 돌아가다.
野水淨於僧眼碧, 遠山濃似佛頭靑.
야수정어승안벽, 원산농사불두청.
야수가 僧眼의 푸름보다 깨끗하고, 먼 산의 농후함이 불두의 푸름과 비슷하다.
野猨抱子歸靑嶂, 幽鳥啣華過碧巖.
야원포자귀청장, 유조함화과벽암.
들 원숭이가 새끼를 안고 푸른 봉우리로 돌아가고, 그윽한 새가 꽃을 물고 푸른 바위를 지나다.
野鳥自啼花自笑, 不干巖下坐禪人.
야조자제화자소, 불간암하좌선인.
들새는 스스로 지저귀고 꽃은 스스로 웃는지라. 바위 아래 좌선하는 사람에 상간하지 않는다.
野狐窟裏産狻猊, 獼猴各佩軒轅鏡①.
야호굴리산산예, 미후각패헌원경①.
들여우 굴 속에서 산예를 낳고, 원숭이가 각기 헌원경을 찼다.
[註解] ①軒轅 : 黃帝有熊氏니 三皇의 하나. 姓은 公孫이며 이름은 軒轅임.
野火年年燒不盡, 春風吹著又重生.
야화년년소부진, 춘풍취저우중생.
들불이 해마다 타서 다하지 않으면, 춘풍이 불매 또 거듭 난다.
梁山泊裏稱豪傑, 看來都是不良人.
양산박리칭호걸, 간래도시불량인.
양산박 속에선 호걸이라 일컫지만, 보아 오매 모두 이 불량한 사람이다.
[註解] ①梁山泊 : 못의 이름. 山東省 壽張縣의 東南 梁山에 있으며 天險의 要地.
魚母憶而魚子長, 蜂王起而蜂衆隨.
어모억이어자장, 봉왕기이봉중수.
물고기 어미가 억념하면 물고기 새끼가 자라고, 蜂王이 일어나면 벌의 무리가 따른다.
魚躍已隨流水去, 鸎啼猶帶落花回.
어약이수류수거, 앵제유대락화회.
물고기는 도약하여 이미 유수따라 갔건만, 꾀꼬리는 지저귀며 오히려 낙화를 띠고 돌아오다.
魚躍已隨流水去, 鸎啼猶送落花來.
어약이수류수거, 앵제유송락화래.
물고기는 도약하여 이미 유수따라 갔건만, 꾀꼬리는 지저귀며 오히려 낙화를 보내어 오다.
連頭袋子盛將去, 沒底籃兒著取來.
연두대자성장거, 몰저람아저취래.
머리를 꿰맨 포대에 담아서 가지고 가고, 밑이 없는 광주리에 넣어서 온다.
捩轉面皮親見徹, 團團紅日上孤峯.
열전면피친견철, 단단홍일상고봉.
얼굴 가죽을 비틀어 돌려 친견해 사무치니, 둥글고 둥근 붉은 해가 고봉에 오르다.
羚羊掛角千峯上, 更有羚羊在上峯.
영양괘각천봉상, 갱유령양재상봉.
영양이 뿔을 건 천봉 위에, 다시 영양이 있어 상봉에 있다.
羚羊挂角千峯外, 更有羚羊在上頭.
영양괘각천봉외, 갱유령양재상두.
영양이 뿔을 건 천봉 밖에, 다시 영양이 있어 상두에 있다.
欲得不招無間業, 莫謗如來正法輪.
욕득불초무간업, 막방여래정법륜.
무간업을 초래하지 않음을 얻고자 한다면, 여래의 정법륜을 비방하지 말아라.
欲識誕生王子父? 鶴騰霄漢出銀籠.
욕식탄생왕자부? 학등소한출은롱.
왕자를 탄생한 아버지를 알려고 하느냐? 학이 하늘에 올라 은롱을 벗어났다.
欲以譬喩而顯示, 終無有喩能喩此.
욕이비유이현시, 종무유유능유차.
비유로써 환히 보이려고 한다면, 마침내 능히 이에 비유할 비유가 있지 않느니라.
欲將心意學修行, 大虛豈解生頭角?
욕장심의학수행, 대허기해생두각?
心意를 가지고 배워 수행하려 한다면, 태허가 어찌 두각을 낼 줄 알리오?
欲提無相毗盧印, 須向千峯頂上行.
욕제무상비로인, 수향천봉정상행.
모양 없는 비로인을 제기하려 한다면, 꼭 천봉의 정상을 향해 행하라.
欲知法法無羈絆? 大地山河是眼睛.
욕지법법무기반? 대지산하시안정.
법마다 기반이 없음을 알고자 하느냐? 대지와 산하가 이 눈동자니라.
欲出輪回生死海, 須從北斗望南星.
욕출륜회생사해, 수종북두망남성.
윤회의 생사 바다를 벗어나려 한다면, 꼭 북두로부터 南星을 보아라.
惟有窗前白兎兒, 帶角鑽歸三尺土.
유유창전백토아, 대각찬귀삼척토.
오직 창 앞의 흰 토끼가 있어, 뿔을 띠고 석 자의 흙을 뚫고 돌아오다.
唯有好風來席上, 更無閑語落人間.
유유호풍래석상, 갱무한어락인간.
오직 좋은 바람이 자리 위에 옴이 있고, 다시 쓸데없는 말이 인간에 떨어짐이 없다.
理無不如之謂是, 事無不是之謂如.
이무불여지위시, 사무불시지위여.
理로는 如가 아님이 없음을 일러 是라 하고, 事로는 是가 아님이 없음을 일러 如라 한다.
笠下淸風只自知, 杖頭明月無人見.
입하청풍지자지, 장두명월무인견.
삿갓 아래 청풍은 다만 스스로 알거니와, 주장자 꼭대기의 명월은 보는 사람이 없네.
將軍費盡腕頭力, 射中那知是石頭?
장군비진완두력, 사중나지시석두?
장군이 팔뚝의 힘을 써서 다하였지만, 쏘아 맞힌 게 어찌 이 돌인 줄 알았으리오?
將軍射中南山虎, 元是籃田①老石頭.
장군사중남산호, 원시람전①로석두.
장군이 남산의 범을 쏘아 맞혔지만, 원래 이 남전의 오래된 돌이었다.
[註解] ①藍田 : 산 이름이니, 陝西省에 위치함.
將謂少林消息斷, 桃花依舊笑春風.
장위소림소식단, 도화의구소춘풍.
장차 이르기를 소림의 소식이 끊어졌나 하렸더니, 도화가 의구히 춘풍에 미소하네.
將謂是舶上商人, 元來是當州小客.
장위시박상상인, 원래시당주소객.
장차 이르기를 큰 배 위의 상인이라 이르렸더니, 원래 이 당주의 소객이로다.
將謂春歸無覓處, 那知轉入此中來?
장위춘귀무멱처, 나지전입차중래?
장차 이르기를 봄이 돌아왔으나 찾을 곳이 없다 하렸더니, 어찌 이 속으로 전입하여 왔는지 알았으리오?
將謂春歸無覔處, 不知還入此中來?
장위춘귀무멱처, 부지환입차중래?
장차 이르기를 봄이 돌아왔으나 찾을 곳이 없다 하렸더니, 어찌 이 속으로 還入하여 왔는지 알았으리오?
將此深心奉塵刹, 是則名爲報佛恩.
장차심심봉진찰, 시즉명위보불은.
이 깊은 마음을 가지고 티끌 국토를 받들어야, 이를 곧 이름해 부처의 은혜를 갚음이니라.
寂寥於萬化①之域, 動用於一虛之中.
적요어만화①지역, 동용어일허지중.
만화의 지역에서 적료하고, 일허의 속에서 동용한다.
[註解] ①萬化 : 千變萬化.
剪燈不借傍人力, 儘有餘光照十虛①.
전등불차방인력, 진유여광조십허①.
전등하면서 옆 사람의 힘을 빌리지 않아도, 다 여광이 있어 십허를 비춘다.
[註解] ①十虛 : 十方虛空.
淨躶躶①地絶承當, 赤灑灑②兮沒可把.
정라라①지절승당, 적쇄쇄②혜몰가파.
정나라지엔 승당이 끊겼고, 적쇄쇄하여 가히 잡을 게 없다.
[註解] ①淨躶躶 : 깨끗해서 있는 그대로 드러내어 숨김이 없다는 뜻. ②赤灑灑 : 비어서 아무것도 붙어 있지 않다는 뜻.
頂門放出摩醯眼, 照破三千及大千.
정문방출마혜안, 조파삼천급대천.
정수리에서 마혜안을 방출하여, 삼천과 대천을 비추어 깨뜨리다.
曹溪波浪如相似, 無限平人被陸沈.
조계파랑여상사, 무한평인피륙침.
조계의 파랑이 상사한 것 같지만, 무한한 평인이 陸沈을 입는다.
鳥窠拈起布毛吹, 會通當下便悟去.
조과념기포모취, 회통당하변오거.
조과가 포모를 잡아 일으켜 불매, 회통이 당하에 곧 깨달았다.
鳥帶香從花裏出, 龍含雨向洞中歸.
조대향종화리출, 용함우향동중귀.
새가 향을 띠고 꽃 속으로부터 나오고, 용이 구름을 머금고 동굴 속을 향해 돌아간다.
釣竿斫盡重栽竹, 不計功程得便休.
조간작진중재죽, 불계공정득변휴.
낚싯대가 쪼개 없어지면 거듭 대를 심나니, 공정을 계산하지 않고 바로 쉼을 얻노라.
釣絲午夜①休拈弄, 風拭湖光水月秋.
조사오야①휴념롱, 풍식호광수월추.
낚싯줄을 한밤중에 잡아 희롱함을 그쳐라. 바람이 호수의 빛을 닦는 수월의 가을이다.
[註解] ①午夜 : 한밤중. 午는 낮이나 밤의 가운데 시각을 표시함.
釣船載到瀟湘岸, 氣噎無聊①問白鷗.
조선재도소상안, 기열무료①문백구.
낚싯배로 실어 소상의 언덕에 이르니, 기가 막히고 무료하여 흰 갈매기에게 묻는다.
[註解] ①無聊 : 마땅찮다. 계면쩍다. 심심하다. 재미없다. 싫증나다.
從敎五濁深無底, 難染心池出水蓮.
종교오탁심무저, 난염심지출수련.
오탁이 깊어 바닥이 없는 대로 따르나니, 오염된 心池에선 수련이 나오기 어렵느니라.
從敎立在古屛畔, 待使丹靑入畵圖.
종교립재고병반, 대사단청입화도.
옛 병풍 가에 서있는 대로 따르면서, 기다렸다가 단청수로 하여금 화도에 넣게 하겠다.
從來共住無人識, 長嘯一聲歸去來.
종래공주무인식, 장소일성귀거래.
종래로 함께 머물렀지만 아는 사람이 없으니, 한 소리 길게 휘파람 불며 돌아가리라.
從前汗馬①無人識, 只要重論蓋代功.
종전한마①무인식, 지요중론개대공.
종전의 한마를 아는 사람이 없으니, 다만 요컨대 시대를 덮은 공을 다시 논해야 하리라.
[註解] ①汗馬 : 李廣利(?-서기전 90)가 貳師將軍이 되어 大宛國을 정벌해 汗血馬를 얻었는데, 이름이 蒲捎였다. 漢武帝가 天馬의 노래를 지었다. 말이 땀을 내면, 곧 功勞가 있으므로 고로 이르되 汗馬임.
從前汗馬無人識, 何必重論蓋代功?
종전한마무인식, 하필중론개대공?
종전의 한마를 아는 사람이 없으나, 하필이면 시대를 덮은 공을 다시 논해야 하는가?
從天降下卽貧窮, 從地涌出卽富貴.
종천강하즉빈궁, 종지용출즉부귀.
하늘로부터 강하하면 빈궁하고, 땅으로부터 용출하면 곧 부귀하다.
晝夜舒光照有無, 癡人喚作波羅蜜.
주야서광조유무, 치인환작파라밀.
주야로 빛을 놓아 유무를 비추매, 어리석은 사람은 바라밀이라고 불러 짓는구나.
楖栗橫擔不顧人, 直入千峯萬峯去.
즐률횡담불고인, 직입천봉만봉거.
즐률을 가로 지고 사람을 돌아보지 않고, 바로 천봉만봉으로 들어가노라.
[註解] ①楖栗 ; 즐률나무로 만든 주장자.
參禪須透祖師關, 妙悟要窮心路絶.
참선수투조사관, 묘오요궁심로절.
참선은 모름지기 조사의 관문을 투과해야 하고, 묘오는 요컨대 심로를 궁구해 끊어야 한다.
參禪只要心安樂, 了得心安萬事休.
참선지요심안락, 요득심안만사휴.
참선은 다만 마음의 안락을 요하나니, 마음의 안락을 요득하였다면 만사를 쉬느니라.
參禪參到無參處, 參到無參未徹頭①.
참선참도무참처, 참도무참미철두①.
참선은 참하여 참할 곳이 없음에 이르러야 하나니, 참하여 참함 없음에 이르더라도 철두가 아니니라.
[註解] ①徹頭 : 徹頭徹尾.
參禪參到無參處, 參到無參始徹頭.
참선참도무참처, 참도무참시철두.
참선은 참하여 참할 곳이 없음에 이르러야 하나니, 참하여 참함이 없음에 이르러야 비로소 철두니라.
斬蛇須是斬蛇手, 燒畬須是燒畬人.
참사수시참사수, 소여수시소여인.
뱀을 벰에는 반드시 이 뱀을 베는 名手라야 하고, 따비밭을 태움엔 반드시 이 따비밭을 태우는 사람이라야 하느니라.
斬新①日月年年長, 不老乾坤世世同.
참신①일월년년장, 불로건곤세세동.
참신한 일월은 연년이 자라고, 늙지 않는 건곤은 세세에 한가지다.
[註解] ①斬新 : 가장 새로움. 嶄新. 唐代의 方言으로 斬은 매우 대단히의 뜻.
窓開雲霧生衣上, 簾捲山泉入鏡中.
창개운무생의상, 염권산천입경중.
창을 여니 운무가 옷 위에 생기고, 발을 걷으니 산천이 거울 속에 들어온다.
採得①百花成蜜後, 不知辛苦爲誰甛?
채득①백화성밀후, 불지신고위수첨?
온갖 꽃에서 채득해 꿀을 만든 후에, 신고를 누굴 위해 달게 여겼는지 알지 못한다?
[註解] ①採得 : 채취와 같음.
處處綠楊堪繫馬, 家家門首透長安.
처처록양감계마, 가가문수투장안.
곳곳의 녹양은 말을 맬 만하고, 가가의 門首는 장안을 通透하였다.
處處綠楊堪繫馬, 家家門底透長安.
처처록양감계마, 가가문저투장안.
곳곳의 녹양은 말을 맬 만하고, 가가의 문 밑은 장안을 通透하였다.
處處綠楊堪繫馬, 家家有路透長安.
처처록양감계마, 가가유로투장안.
곳곳의 녹양은 말을 맬 만하고, 집집마다 길이 있어 장안을 通透하였다.
掇轉南辰向北看, 天上日輪正卓午.
철전남진향북간, 천상일륜정탁오.
남진을 주워 돌려 북두를 향해 보니, 천상에 일륜이 바로 午에 섰더라.
淸光萬古復千古, 豈止人間一夜看?
청광만고부천고, 기지인간일야간?
청광이 만고며 다시 천고이거늘, 어찌 인간의 일야의 봄에 그치리오?
淸茶淡話難爲友, 濁酒狂歌易得朋.
청다담화난위우, 탁주광가이득붕.
청다의 맑은 얘기엔 벗이 되기 어렵고, 탁주의 미친 노래엔 쉽게 벗을 얻는다.
淸凉金色光先照, 峨眉銀界一時鋪.
청량금색광선조, 아미은계일시포.
청량산엔 금색 빛이 먼저 비추고, 아미산엔 銀界가 일시에 펴진다.
淸明時節雨初晴, 黃鶯枝上分明語.
청명시절우초청, 황앵지상분명어.
청명의 시절에 비가 처음 개이니, 황앵이 가지 위에서 분명히 말하는구나.
淸原①白家酒三盞, 喫了猶道未沾唇.
청원①백가주삼잔, 끽료유도미첨진.
청원의 백가의 술 석 잔을 먹고 나서 오히려 입술도 적시지 못하였다고 말하는가.
[註解] ①淸原 : 淸原山이니 靑原으로 쓰기도 함.
淸秋月轉霜輪後, 半夜星河①斗柄②垂.
청추월전상륜후, 반야성하①두병②수.
청추의 달이 霜輪을 굴린 후, 반야의 은하수며 북두 자루가 드리웠다.
[註解] ①星河 : 銀河水. ②斗柄 : 북두칠성을 국자 모양으로 보았을 때, 그 자루가 되는 자리에 있는 세 개의 별이니 杓(북두 자루 표)임.
淸風月下守株人, 凉兎漸遙春草綠.
청풍월하수주인, 량토점요춘초록.
청풍의 달 아래 수주하는 사람이여, 凉兎가 점차 멀어지매 춘초가 푸르다.
惆悵庭前紅莧樹, 年年生葉不生花.
추창정전홍현수, 연년생엽불생화.
슬프다 뜰 앞의 홍현수여, 해마다 잎이 나지만 꽃이 나지 않는구나.
脫舍那珍御之服①, 著丈六②弊垢之衣③.
탈사나진어지복①, 저장륙②폐구지의③.
사나의 진어의 옷을 벗고, 장륙의 폐구의 옷을 입다.
[註解] ①珍御之服 : 진기한 임금의 옷. 御는 임금에 대한 경칭. ②丈六 : 釋迦의 身長. 調達의 身長은 丈五四寸이며, 부처의 身長은 丈六尺이며, 難陀의 身長은 丈五四寸이며, 阿難의 身長은 丈五三寸이다. ③弊垢之衣 : 해지고 때 묻은 옷.
通於一而萬事畢, 無心得而鬼神伏.
통어일이만사필, 무심득이귀신복.
하나를 통하면 만사를 마치고, 마음에 얻음이 없으면 귀신도 복종한다.
透關須是透關眼, 得寶還佗別寶人.
투관수시투관안, 득보환타별보인.
관문을 투과함은 꼭 이 透關의 눈이라야 하고, 보배를 얻음은 도리어 저 보배를 분별하는 사람이라야 한다.
偏正不曾離本位, 無生那涉語因緣?
편정부증리본위, 무생나섭어인연?
편정이 본위를 여의지 않거늘, 무생이 어찌 말씀의 인연과 교섭하리오?
偏正不曾離本位, 縱橫那涉語因緣?
편정부증리본위, 종횡나섭어인연?
편정이 본위를 여의지 않거늘, 종횡하매 어찌 말씀의 인연과 교섭하리오?
閉門高臥袁安①被, 那管堦前雪幾深?
폐문고와원안①피, 나관계전설기심?
문을 닫고 袁安의 이불에 높이 누웠거늘, 어찌 섬돌 앞의 눈이 얼마나 깊으냐에 상관하리오?
[註解] ①袁安 : 後漢의 汝南 汝陽 사람이며, 字는 邵公임.
畢竟水須朝海去, 到頭雲定覓山歸.
필경수수조해거, 도두운정멱산귀.
필경 물은 꼭 바다를 향해 가고, 마침내 구름은 꼭 산을 찾아 돌아간다.
荷盡已無擎雨蓋, 菊殘猶有傲霜枝.
하진이무경우개, 국잔유유오상지.
연꽃이 다해 이미 비를 받들 덮개가 없는데, 국화는 시들어도 오히려 서리를 업신여기는 가지가 있다.
啣花百鳥絶消息, 杜鵑啼在簷松枝.
함화백조절소식, 두견제재첨송지.
꽃을 머금은 온갖 새는 소식이 끊겼거늘, 두견이는 처마의 솔가지에 울며 있다.
掀翻①海岳求知己, 撥動②乾坤見太平.
흔번①해악구지기, 발동②건곤견태평.
해악을 흔번하여 지기를 구하고, 건곤을 발동하여 태평을 본다.
[註解] ①掀翻 : 번쩍 들어 엎음. 掀은 번쩍 들 흔. ②撥動 : 휘저어 움직임.
掀飜海嶽求知己, 撥亂①乾坤建太平.
흔번해악구지기, 발란①건곤건태평.
해악을 흔번하여 지기를 구하고, 건곤을 발란하여 태평을 세운다.
[註解] ①撥亂 : 휘저어 어지럽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