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七言二句

10畫

작성자岑峰|작성시간26.06.20|조회수28 목록 댓글 0

[十畫]

家家門前赫日月, 太平不用將軍威.

가가문전혁일월, 태평불용장군위.

집집마다의 문 앞에 밝은 일월이니, 태평엔 장군의 위엄을 쓰지 않는다.

 

家家門前火把子, 時時照見夜行人.

가가문전화파자, 시시조견야행인.

집집마다 문 앞의 횃불이, 때때로 야행하는 사람을 비추어 보인다.

 

家裏已無回日信, 路遙空有望鄕牌.

가리이무회일신, 노요공유망향패.

집 안엔 이미 돌아올 날의 소식이 없거늘, 길 멀리 공연히 망향패가 있다.

 

剛骨盡隨紅影沒, 苕苗總逐白雲消.

강골진수홍영몰, 초묘총축백운소.

강골은 다 紅影을 따라 다하고, 苕苗는 모두 백운을 쫓아 사라졌다.

 

羗笛一聲風浩蕩①, 暮山岌岌②鎻重雲.

강적일성풍호탕①, 모산급급②쇄중운.

오랑캐 피리 한 소리는 바람에 호탕하고, 저무는 산은 높디높게 짙은 구름을 에웠다.

[註解]浩蕩 : 아주 넓어서 끝이 없음. ②岌岌 : 산이 높고 깎아지른 듯 가파름. 形勢가 아슬아슬하게 危急함.

 

缺齒胡僧笑點頭, 衲僧眼裏添屑.

결치호승소점두, 납승안리첨설.

이가 빠진 호승이 웃으며 머리를 끄덕이니, 납승의 눈 속에 금가루를 더함이다.

 

高空有月千門掩, 大道無人獨自行.

고공유월천문엄, 대도무인독자행.

높은 허공에 달이 있으나 千門은 잠겼고, 큰 길엔 사람이 없어 홀로 스스로 가노라.

 

高空有月千門閉, 大道無人獨自行.

고공유월천문폐, 대도무인독자행.

높은 허공에 달이 있으나 千門은 잠겼고, 큰 길엔 사람이 없어 홀로 스스로 가노라.

 

高山流水深深意, 自有知音笑點頭.

고산류수심심의, 자유지음소점두.

고산과 유수의 깊고 깊은 뜻이여, 절로 지음이 있어 웃으며 머리를 끄덕이네.

 

高臥山堂寂無事, 任他今日又明朝.

고와산당적무사, 임타금일우명조.

산당에 높이 누워 고요히 일이 없으니, 저 금일 또 明朝에 일임하노라.

 

高提日月光寰宇①, 大闡洪音唱楚歌.

고제일월광환우①, 대천홍음창초가.

높이 일월을 들어 환우를 비추고, 洪音을 크게 열어 楚歌를 부른다.

[註解] ①寰宇 : 곧 천하. 세계.

 

高提祖印當機用, 利物應知語帶悲.

고제조인당기용, 이물응지어대비.

높이 祖印을 들어 機用에 당하나니, 사람을 이롭게 하매 응당 말에 자비를 띤 줄 알아라.

 

高懸羊頭賣狗肉, 時中那辨精與麤.

고현양두매구육, 시중나변정여추.

높이 양머리를 걸어놓고 개고기를 파나니, 이 중에 어찌 정갈함과 거침을 분변하랴.

 

俱胝①只念三行呪, 便得名超一切人.

구지①지념삼행주, 득명초일체인.

구지는 다만 석 줄의 呪를 외워, 바로 이름이 일체인을 초월함을 얻었다.

[註解]俱胝 : 杭州天龍(大梅法常의 法嗣. 馬祖下二世)을 이었음. 胝는 굳은살.

 

根①塵②識③界無尋處, 多謝春風爛熳開.

근①진②식③계무심처, 다사춘풍란만개.

근진식의 경계에선 찾을 곳이 없더니, 춘풍에 난만히 핌에 많이 감사하노라.

[註解]根 : 六根. ②塵 : 六塵. ③識 : 六識.

 

根塵蘊①界原無性, 誰道虛空礙眼睛?

근진온①계원무성, 수도허공애안정?

근진온의 경계엔 원래 성품이 없거늘, 누가 말하는가 허공이 눈동자를 막는다고?

[註解]蘊 : 五蘊.

 

豈似刻舟求劍者, 舟移猶自守船頭?

기사각주구검자, 주이유자수선두?

어찌 각주구검하는 자의, 배가 이동하였으나 오히려 스스로 뱃머리를 지킴과 같으리오?

 

郞當①屋舍沒人修, 火官②頭上風車子.

낭당①옥사몰인수, 화관②두상풍차자.

낭당한 屋舍를 수리하는 사람이 없고, 火官의 머리 위에 풍차자로다.

[註解] ①郞當 : 頹敗. 老妄. 昏迷. 주착이 없음 등의 뜻. ②火官 : 불을 맡아 다스리는 官吏.

 

娘生兩眼原明淨, 不用于中撒沙.

낭생량안원명정, 불용우중살사.

어머니가 낳아준 두 눈이 원래 밝고 깨끗하나니, 이 중에 다시 모래 뿌림을 쓰지 말라.

 

徒見六龍爭鬬舞, 豈知丹鳳入靑霄?

도견륙룡쟁두무, 기지단봉입청소?

도연히 六龍이 다투며 춤추는 것을 보거늘, 어찌 丹鳳이 푸른 하늘에 들어감을 알리오?

 

倒跨楊岐三脚驢, 南北東西誇獨步.

도과양기삼각려, 남북동서과독보.

양기의 세 다리 나귀를 거꾸로 타고, 남북과 동서에 독보를 자랑하다.

 

倒把少林無孔笛, 逆風吹了順風吹.

도파소림무공적, 역풍취료순풍취.

소림의 구멍 없는 피리를 거꾸로 잡아, 역풍으로 불고 나서 순풍으로 부노라.

 

桃源洞裏花開處, 不待東風自有春.

도원동리화개처, 부대동풍자유춘.

도원동 속의 꽃피는 곳은, 동풍을 기다리지 않아도 절로 봄이 있다.

 

桃紅李白薔薇紫, 問著東君①自不知.

도홍리백장미자, 문저동군①자부지.

복숭아 붉고 오얏 희고 장미 붉음을, 동군에게 물어보니 스스로 알지 못하더라.

[註解]東君 : 봄을 主宰하는 신. 靑帝라고도 함. 여름은 赤帝, 가을은 白帝, 겨울은 黑帝가 主宰함.

 

桃紅李白薔薇紫, 問著春風總不知.

도홍리백장미자, 문저춘풍총부지.

복숭아 붉고 오얏 희고 장미 붉음을, 춘풍에게 물어보니 모두 알지 못하더라.

 

桃花亂落如紅雨, 風撼梨花白雪香.

도화란락여홍우, 풍감리화백설향.

도화가 어지러이 떨어져 붉은 비와 같은데, 바람이 배꽃을 흔들어 백설처럼 향기롭다.

 

桃花流水杳然去, 別有天地非人間.

도화류수묘연거, 별유천지비인간.

도화가 물 따라 묘연히 가나니, 따로 천지가 있어 인간세상이 아니니라.

 

桃花才謝杏花開, 始信從來無欠少.

도화재사행화개, 시신종래무흠소.

도화가 겨우 떨어지자 행화가 피나니, 비로소 종래로 모자라거나 적지 않음을 믿으리라.

 

凍死不著賤人裩, 餓死不喫鬚邊糝.

동사부저천인곤, 아사불끽수변삼.

얼어 죽더라도 비천한 사람의 잠방이를 입지 않으며, 굶어 죽더라도 수염 가의 쌀가루를 먹지 않는다.

 

桐樹葉疏秋月白, 石蓮花落水香淸.

동수엽소추월백, 석연화낙수향청.

오동잎은 성기고 가을 달은 밝은데, 석련화가 떨어져 물이 향기롭고도 깨끗하다.

 

馬面夜叉纔稽首, 牛頭獄卒便擎拳.

마면야차재계수, 우두옥졸편경권.

마면야차가 겨우 계수하자, 우두옥졸이 곧 주먹을 받든다.

 

馬師曾扭百丈鼻, 野鴨何曾飛過去?

마사증뉴백장비, 야압하증비과거?

마사가 일찍이 백장의 코를 비트니, 들오리가 어찌 일찍이 날아 지나갔으리오?

 

馬蝗①丁②住鷺鷥脚, 你上天時我上天.

마황①정②주로사각, 니상천시아상천.

마황이 해오라기의 다리에 단단히 달라붙어, 네가 하늘에 오를 때 나도 하늘에 오르노라.

[註解]馬蝗 : 거머리[水蛭]. 蝗은 메뚜기. ②丁 : 叮과 用이 같음, 囑付의 뜻.

 

茫茫宇宙人無數, 幾箇男兒是丈夫?

망망우주인무수, 기개남아시장부?

망망한 우주에 사람이 무수하거니와, 몇 개의 남아가 이 장부인가?

 

茫茫宇宙人無數, 幾箇知恩解報恩?

망망우주인무수, 기개지은해보은?

망망한 우주에 사람이 무수하거니와, 몇 개가 은혜를 알고 은혜를 갚을 줄 아는가?

 

茫茫宇宙人無數, 那箇親曾到地頭①?

망망우주인무수, 나개친증도지두①?

망망한 우주에 사람이 무수하거니와, 어느 것이 친히 地頭에 이르렀나?

[註解]地頭 : 安心境界.

 

埋兵鬬敵圖先勝, 簸土揚塵要見功.

매병두적도선승, 파토양진요견공.

장병을 매복해 적과 싸움은 먼저의 승리를 도모함이며, 흙을 까부르고 티끌을 날림은 功을 보려 함이다.

 

冥然不記還家路, 飄去沈來似水萍.

명연불기환가로, 표거침래사수평.

명연하여 집에 돌아가는 길을 기억치 못하나니, 나부끼며 가고 잠겨 옴이 물의 부평초 같구나.

 

迷悟似迷休取笑, 悟迷非悟莫稱奇.

미오사미휴취소, 오미비오막칭기.

悟를 迷하매 미함 같으니 웃음을 취하지 말고, 迷를 悟하매 오가 아니니 기특하다고 일컫지 말라.

 

叢林歲歲凋, 無明荒草年年長.

총림세세조, 무명황초년년장.

반야의 총림은 歲마다 시들고, 무명의 황초는 年마다 자라다.

 

病鳥只栖蘆葉下, 俊鷹才擧博天飛.

병조지서로엽하, 준응재거박천비.

병든 새는 다만 갈댓잎 아래 깃들지만, 날쌘 매는 겨우 거동하면 넓은 하늘을 난다.

 

病後始知身是苦, 徤時多爲別人忙.

병후시지신시고, 건시다위별인망.

병든 후에 비로소 몸뚱이가 이 苦인 줄 알고, 건강할 땐 많이 다른 사람을 위해 바쁘다.

 

浮幢氣象如天遠, 那比蹄涔①窄微?

부당기상여천원, 나비제잠①착미?

浮上한 깃발의 기상이 하늘처럼 멀거늘, 어찌 제잠의 좁고 또 작음에 비하리오?

[註解]蹄涔 : 소나 말의 발자국 속에 괸 물이란 뜻.

 

粉骨碎身未足酬, 一句了然超百億.

분골쇄신미족수, 일구료연초백억.

분골쇄신하더라도 족히 갚지 못하나니, 일구가 요연하여 백억을 초과하였다.

 

蚍蜉①可笑不量力, 欲鼓微風撼大樁.

비부①가소불량력, 욕고미풍감대장.

왕개미가 가소롭게도 힘을 헤아리지 못하고, 미풍을 두드려 큰 말뚝을 흔들려고 하다.

[註解]蚍蜉 : 왕개미.

 

蚍蜉把住大風輪, 八角磨盤①空裏走.

비부파주대풍륜, 팔각마반①공리주.

왕개미가 큰 풍륜을 잡아 머물게 하고, 팔각의 맷돌이 허공 속으로 달리다.

[註解]磨盤 : 磨란 것은 맷돌이며, 盤이란 것은 맷돌의 좌석이니, 板으로 그것을 만들며 혹은 둥글게 만들고 혹은 팔각으로 만듦.

 

師襄無目看還的, 師曠能聰聽似聾.

사양무목간환적, 사광능총청사롱.

사양이 눈이 없으나 보면 도리어 표적이며, 사광이 능히 총명하나 들으매 귀머거리 같았다.

 

師子窟中無異獸, 象王行處絶狐蹤.

사자굴중무이수, 상왕행처절호종.

사자굴 속에는 다른 짐승이 없고, 象王이 가는 곳에 여우의 자취 끊긴다.

 

桑疇雨過羅紈①膩, 麥隴風來餠餌②香.

상주우과라환①니, 맥롱풍래병이②향.

뽕밭 두둑에 비가 지나니 羅紈이 기름지고, 보리밭 언덕에 바람이 오니 餠餌가 향기롭다.

[註解] ①羅紈 : 널리 精美한 絲織品을 가리킴. ②餠餌 : 餠類 식품의 총칭.

 

徐行踏斷流水聲, 縱觀①寫出飛禽跡.

서행답단류수성, 종관①사출비금적.

천천히 가면서 유수의 소리를 밟아 끊고, 마음대로 보면서 나는 새의 자취를 寫出하다.

[註解]縱觀 : 縱覽과 같음. 마음대로 봄.

 

陝府鐵牛能哮吼, 嘉州大像念摩.

섬부철우능효후, 가주대상념마.

섬부의 철우가 능히 효후하고, 가주의 대상이 마하를 외다.

 

閃電爍開千聖眼, 好山多在大湖中.

섬전삭개천성안, 호산다재대호중.

섬전이 빛나며 千聖의 눈을 여니, 아름다운 산이 많이 태호 속에 있더라.

 

城上已吹新歲角, 窗前猶點舊年燈.

성상이취신세각, 창전유점구년등.

성 위엔 이미 새해의 나팔을 불었건만, 창 앞엔 아직 舊年의 등을 점등하였다.

 

素面呈人終未可, 點粧紅粉始風流.

소면정인종미가, 점장홍분시풍류.

흰 얼굴로 남에게 보임은 마침내 옳지 못하나니, 홍분으로 점찍어 丹粧해야 비로소 풍류니라.

 

消我億劫顚倒想, 不歷僧祇獲法身.

소아억겁전도상, 불력승기획법신.

나의 억겁의 전도된 생각을 녹여, 아승기를 겪지 않고도 법신을 획득하였다.

 

送客不離三步內, 邀賓只在草堂前.

송객불리삼보내, 요빈지재초당전.

객을 전송함엔 세 발짝 안을 여의지 않고, 손님을 맞이하면서 단지 초당 앞에 있다.

 

修羅掌上擎日月, 夜叉足下踏泥龍.

수라장상경일월, 야차족하답니룡.

수라의 손바닥 위에 해와 달을 받들고, 야차의 발 아래 진흙 용을 밟았다.

 

修羅掌中擎日月, 鼇背上負須彌.

수라장중경일월, 오배상부수미.

수라의 손바닥 속에 해와 달을 받들고, 금오의 둥 위에 수미를 짊어졌다.

 

修心未到無心地, 萬種千般逐水流.

수심미도무심지, 만종천반축수류.

마음을 닦아 무심한 경지에 이르지 못하면, 만 가지 천 가지가 물 따라 흐른다.

 

殊相劣形皆是幻, 凡名聖號總成虛.

수상렬형개시환, 범명성호총성허.

잘난 모양과 못난 형상이 다 이 幻이며, 범부라는 이름과 성인이란 호가 다 헛됨을 이룬다.

 

時挑野菜和根煑, 旋斫生柴帶葉燒.

시도야채화근자, 선작생시대엽소.

때에 야채를 뽑아 뿌리째 삶고, 생 장작을 휙 쪼개어 잎까지 태운다.

 

時挑野菜和根煑, 旋採山柴帶葉燒.

시도야채화근자, 선채산시대엽소.

때에 야채를 뽑아 뿌리째 삶고, 산의 장작을 빨리 채집해 잎까지 태운다.

 

時時扶過斷橋水, 處處伴歸明月村.

시시부과단교수, 처처반귀명월촌.

때때로 부축하며 단교수를 지나고, 처처에 짝해 명월촌으로 돌아간다.

 

時有白雲來閉戶, 無風月四山流.

시유백운래폐호, 무풍월사산류.

때에 백운이 내방함이 있으나 문호를 닫은지라, 다시 四山에 흐를 풍월이 없다.

 

時人欲識嵓中意, 幽禽時與斷雲還.

시인욕식암중의, 유금시여단운환.

시인이 嵓中의 뜻을 알려고 하자. 그윽한 새가 때맞쳐 조각구름과 함께 돌아오다.

 

時人住處我不住, 時人行處我不行.

시인주처아부주, 시인행처아불행.

시인이 머무는 곳에 나는 머물지 않고, 시인이 행하는 곳을 나는 행하지 않는다.

 

時人只看絲綸上, 不見蘆花對蓼紅.

시인지간사륜상, 불견로화대료홍.

시인이 단지 낚싯줄 위만 보고, 갈대꽃이 여뀌의 붉음을 대하였음을 보지 못하다.

 

時淸道泰封疆闊, 合國歡呼賀太平.

시청도태봉강활, 합국환호하태평.

시는 맑고 도는 크고 봉강은 넓어, 온 나라가 환호하며 태평을 축하하다.

 

神頭鬼面有多般, 返本還源沒些子.

신두귀면유다반, 반본환원몰사자.

신두귀면이 여러 가지가 있으나, 반본환원하니 조금도 없다.

 

逆順境緣風過樹, 殘生不直半文錢.

역순경연풍과수, 잔생부직반문전.

역순의 境緣은 바람이 나무를 스침이며, 잔생은 반문전의 가치도 안된다.

 

烏兎①任從互照, 碧霄雲外不相干.

오토①임종호조, 벽소운외불상간.

까마귀와 토끼는 다시 서로 비추는 대로 맡기나니, 푸른 하늘은 구름 밖에서 상간하지 않는다.

[註解]烏兎 : 해와 달.

 

留得一雙靑白眼, 笑看無限往來人.

유득일쌍청백안, 소간무한왕래인.

한 쌍의 청백안을 머물러 두어, 무한한 왕래인을 웃으며 보노라.

 

流水無情戀落花, 落花何事隨流水?

유수무정련락화, 락화하사수류수?

유수는 뜻에 낙화를 연모함이 없거늘, 낙화는 무슨 일로 유수를 따르는가?

 

流水下山非有意, 片雲歸洞本無心.

유수하산비유의, 편운귀동본무심.

유수가 하산함은 뜻이 있음이 아니며, 편운이 골로 돌아옴도 본래 무심하니라.

 

倚門傍戶猶如醉, 出言吐氣不慚惶.

의문방호유여취, 출언토기불참황.

문에 기대고 지게문에 기댄 게 마치 취한 것 같고, 말을 내뱉고 기를 토하면서 慚惶하지 않는다.

 

倚簷山色連雲翠, 出檻花枝帶露香.

의첨산색련운취, 출함화지대로향.

처마에 기대니 산색이 구름과 함께 푸르고, 난간을 나서니 꽃가지가 이슬을 띠어 향기롭다.

 

倚他門戶傍他墻, 剛被①時人喚作郞.

의타문호방타장, 강피①시인환작랑.

남의 문호에 기대고 남의 담장에 기대어, 다만 時人에게 사내라고 불러 지음을 입는다.

[註解]剛被 : 剛은 다만[只], 겨우[僅]에 상당함.

 

庭樹不知人去盡, 春來還發舊時花.

정수부지인거진, 춘래환발구시화.

뜨락의 나무가 사람들이 떠나고 없는 줄 알지 못하고, 봄이 오매 도리어 舊時의 꽃을 피우다.

 

庭前有月松無影, 欄外無風竹有聲.

정전유월송무영, 난외무풍죽유성.

뜰 앞에 달이 있으나 솔은 그림자가 없고, 난간 밖에 바람이 없으나 소리가 있다.

 

庭前殘雪日輪消, 室中遊塵遣誰掃?

정전잔설일륜소, 실중유진견수소?

뜰 앞의 잔설은 일륜이 녹이지만, 방 안의 遊塵은 누굴 보내 쓸어야 하나?

 

除却華山潘處士, 不知誰解倒騎驢.

제각화산반처사, 부지수해도기려.

화산의 반처사를 제해 버리면, 누가 나귀를 거꾸로 탈 줄 아는지 알지 못하겠네.

 

除非①自解倒騎驢, 一生不著隨人後.

제비①자해도기려, 일생부저수인후.

오직 스스로 나귀를 거꾸로 탈 줄 알아서, 일생에 사람의 뒤를 따르지 않았다.

[註解]除非 : 이것을 제하고선 아니다. 곧 오직[但. 唯]의 뜻.

 

除非休去便休去, 若覔了期無了期.

제비휴거휴거, 약멱료기무료기.

오직 쉬려거든 바로 쉬어라. 만약 깨칠 기일을 찾는다면 깨칠 기일이 없다.

 

笊籬無柄漉春風, 撼動落花飛片片.

조리무병록춘풍, 감동락화비편片.

자루 없는 조리로 춘풍을 거르니, 낙화를 撼動하여 조각조각 날리도다.

 

祖師玄旨破草鞋, 寧可赤脚不著好.

조사현지파초혜, 영가적각부저호.

조사의 玄旨는 해진 짚신이니, 차라리 맨발이 옳으므로 신지 않는 게 좋다.

 

座中亦有江南客, 休向人前唱鷓鴣.

좌중역유강남객, 휴향인전창자고.

좌중에 또한 강남객이 있으니, 사람 앞을 향해 자고를 부르지 말라.

 

秪見黑風翻大浪, 未聞沈却釣魚舟.

지견흑풍번대랑, 미문침각조어주.

단지 흑풍이 큰 파랑을 엎음을 보았지만, 고기 낚는 배를 침몰시켰다 함은 듣지 못하였다.

 

眞箇在家爲客, 果然出外作商難.

진개재가위객, 과연출외작상난.

진짜로 집에 있으면서 객 노릇하기는 쉽지만, 과연 밖에 나가서 상인이 되기는 어렵더라.

 

若不經爐鞴①, 爭得光華徹底鮮.

약불경로비①, 쟁득광화철저선.

진금이 만약 노배를 겪지 않는다면 어찌 철저히 선명한 光華를 얻으리오.

[註解] ①爐鞴 : 풀무. 허풍선.

 

自有眞價, 終不和砂賣與人.

자유진가, 종불화사매여인.

진금은 스스로 진금의 가치가 있으므로, 마침내 모래에 섞어 사람에게 팔아 넘기지 않는다.

 

借君一片閑田地, 獨對高峯爲擧揚①.

차군일편한전지, 독대고봉위거양①.

그대의 한 조각 한가한 田地를 빌려, 홀로 고봉을 대해 거양하리라.

[註解]擧揚 : 높이 들어 올림. 칭찬하여 높임.

 

芻狗吠時天地合, 木鷄啼後祖燈輝.

추구폐시천지합, 목계제후조등휘.

추구가 울 때 천지가 합하고, 목계가 운 후 祖燈이 빛난다.

 

芻草乍分頭腦裂, 亂雲初綻影猶存.

추초사분두뇌렬, 난운초탄영유존.

추초가 살짝 나뉘니 두뇌가 찢어지고, 난운이 처음 터질 때 그림자가 오히려 존재한다.

 

追風木馬嘶長夜, 吼月泥牛海底行.

추풍목마시장야, 후월니우해저행.

바람을 쫓는 목마는 장야를 울고, 달을 부르짖는 이우는 해저에 다닌다.

 

破衲蒙頭萬事休, 此時山僧都不會.

파납몽두만사휴, 차시산승도불회.

해진 누더기로 머리를 덮고 만사를 쉬었나니, 이때에 산승은 도무지 알지 못하노라.

 

海浪從敎去潑天, 虛空送倒休扶起.

해랑종교거발천, 허공송도휴부기.

해랑이 가서 하늘에 솟구치는 대로 따르지만, 허공이 보내어 거꾸러뜨리면 부축해 일으킴을 쉬어라.

 

海神怒把珊瑚鞭, 須彌山王痛不徹①.

해신노파산호편, 수미산왕통불철①.

해신이 노해서 산호채찍을 잡으니, 수미산왕이 아픔이 사무친다.

[註解]不徹 : 不은 조사. 써서 語氣를 加强함. 수미산은 山中의 왕임.

 

海神知貴不知價, 留與人間光照夜.

해신지귀부지가, 유여인간광조야.

해신은 귀한 줄만 알고 값을 알지 못하나니, 머물러 둬 인간에게 주어서 빛이 밤을 밝힌다.

 

海神知貴不知價, 留向人間光照夜.

해신지귀부지가, 유향인간광조야.

해신은 귀한 줄만 알고 값을 알지 못하나니, 머물러 둬 인간을 향해 빛이 밤을 밝힌다.

 

荊山不産無瑕玉, 休話相如誑趙君①.

형산불산무하옥, 휴화상여광조군①.

형산엔 티없는 옥이 생산되지 않나니, 相如가 趙君을 속였다는 얘기를 그만 두어라.

[註解] ①趙君 : 秦君으로 의심됨.

 

逈殊雪嶺安巢節, 有異許由掛一瓢.

형수설령안소절, 유이허유괘일표.

아득히 뛰어난 雪嶺의, 둥지를 안치한 마디에, 다른 허유가 있어 한 표주박을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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