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七言二句

09畫

작성자岑峰|작성시간26.06.21|조회수36 목록 댓글 0

[九畫]

竿頭絲線從君弄, 不犯淸波意自殊.

간두사선종군롱, 불범청파의자수.

낚싯대와 낚싯줄은 그대의 희롱하는 대로 따르지만, 청파를 범하지 못함은 뜻이 스스로 특수해서이니라.

 

看取棚頭弄傀儡①, 抽牽都來裏有人.

간취붕두롱괴뢰①, 추견도래리유인.

붕두의 괴뢰 놀림을 看取하라. 잡아당김이 모두 안에 사람이 있다.

[註解]傀儡 : 곧 꼭두각시. 허수아비.

 

看取棚頭弄傀儡, 抽牽元是裏頭人.

간취붕두롱괴뢰, 추견원시리두인.

붕두의 괴뢰 놀림을 看取하라. 잡아당김이 원래 이 안쪽의 사람이니라.

 

疥狗泥豬却共知, 三世如來曾不會.

개구니저각공지, 삼세여래증불회.

옴 걸린 개와 더러운 돼지는 도리어 한가지로 알지만, 삼세여래는 일찍이 알지 못한다.

 

急須著眼看仙人, 莫看仙人手中扇.

급수저안간선인, 막간선인수중선.

급히 착안하여 仙人을 봄을 쓰고, 선인의 수중의 부채를 보지 말라.

 

南北東西無間斷, 鳥窠空把布毛①吹.

남북동서무간단, 조과공파포모①취.

남북과 동서가 간단이 없거늘, 조과는 공연히 布毛를 잡아 불었다.

[註解]布毛 : 베옷의 오라기.

 

南岳嶺頭雲片片, 天台峯下雨漓漓.

남악령두운편편, 천태봉하우리리.

남악의 고개 꼭대기에 구름이 조각조각, 천태의 봉우리 아래 비가 뚝뚝.

 

南華塔①外松陰裏, 飮露吟風又多.

남화탑①외송음리, 음로음풍우다.

남화탑 밖의 솔 그늘 속에, 이슬을 마시고 바람을 읊음이 또 다시 많았다.

[註解] ①南華塔 : 六祖塔임. 짐작컨대 육조탑을 일찍이 남화탑으로 불렀으리라 추정함.

 

衲僧鼻孔大頭垂, 剛腦後三斤鐵.

납승비공대두수, 강뇌후삼근철.

납승의 콧구멍은 크게 드리웠고, 금강의 뇌 뒤엔 세 근의 쇠다.

 

衲僧奪得連城璧, 秦主相如懡㦬歸.

납승탈득련성벽, 진주상여마귀.

납승이 연성의 벽옥을 뺏으니, 秦主와 相如가 부끄럽게 돌아갔다.

 

衲帔①幪頭萬事休, 此時山僧都不會.

납피①몽두만사휴, 차시산승도불회.

납피를 머리에 덮고 만사를 쉬었나니, 이때에 산승은 도무지 알지 못한다.

[註解] ①衲帔 : 고대에 어깨와 등 위에 입혀 두는 복식임. ②他家 : 그.

 

衲被①幪頭萬事休, 此時山僧都不會.

납피①몽두만사휴, 차시산승도불회.

납피를 머리에 덮고 만사를 쉬었나니, 이때에 산승은 도무지 알지 못한다.

[註解] ①衲被 : 보수하고 꿰매어서 제작해 이룬 바의 被子.

 

衲帔蒙頭萬事休, 他家自有通人愛.

납피몽두만사휴, 타가자유통인애.

납피를 머리에 덮고 만사를 쉬었나니, 他家는 스스로 사람과 통하는 사랑이 있다.

 

陋巷①不騎色馬, 回來却著破襴衫.

누항①부기색마, 회래각저파란삼.

누항에서 금색의 말을 타지 못하고, 돌아와서 도리어 해진 난삼을 입었다.

[註解]陋巷 : 좁고 더러운 거리.

 

待客平生無一語, 爲君今日坐禪床.

대객평생무일어, 위군금일좌선상.

객을 대접하며 평생에 한 말도 없었거니와, 그대를 위해 금일 선상에 앉았노라.

 

面壁九年空費力, 得皮得髓太無端.

면벽구년공비력, 득피득수태무단.

면벽하기 구 년에 공연히 힘을 소비하였고, 가죽을 얻었다 골수를 얻었다 함은 매우 단서가 없다.

 

面如滿月目如蓮, 天上人間咸恭敬.

면여만월목여련, 천상인간함공경.

얼굴은 만월과 같고 눈은 연꽃 같아서, 천상과 인간이 모두 공경하더라.

 

眉毛雖長不礙眼, 鼻孔雖高不礙面.

미모수장불애안, 비공수고불애면.

눈썹이 비록 길더라도 눈을 가리지 못하고, 콧구멍이 비록 높더라도 얼굴을 가리지 못한다.

 

飛來峯高眼亦高, 冷泉水碧眼亦碧.

비래봉고안역고, 냉천수벽안역벽.

비래봉이 높으니 눈도 또한 높고, 냉천의 물이 푸르니 눈도 또한 푸르다.

 

毗目仙人執手時, 善財眼底微塵佛.

비목선인집수시, 선재안저미진불.

비목선인이 손을 잡을 때, 선재의 눈 밑에 微塵의 부처로다.

 

毗婆尸佛早留心, 直至如今不得妙.

비파시불조류심, 직지여금부득묘.

비바시불 때 벌써 마음을 두었지만, 바로 여금에 이르도록 妙를 얻지 못하였다.

 

珊瑚枕上兩行淚, 半是思君半恨君.

산호침상량행루, 반시사군반한군.

산호 베개 위의 두 줄기 눈물이여, 반은 이 그대를 사모함이며 반은 그대를 恨함이로다.

 

相見無言情意足, 不愁別後見君稀.

상견무언정의족, 불수별후견군희.

상견하여 말이 없지만 情意는 족한지라. 헤어진 후 그대 보기가 드묾을 수심하지 않노라.

 

相對淸風拂白月, 庭前花落鳥銜飛.

상대청풍불백월, 정전화락조함비.

상대하여 청풍이 白月을 떨치고, 뜰 앞에 꽃 떨어지자 새가 물고 날아가다.

 

相逢不飮空歸去, 洞口桃花也笑人.

상봉불음공귀거, 동구도화야소인.

상봉하여 마시지 않고 공연히 돌아가면, 동구의 도화도 사람을 비웃으리라.

 

相逢說盡平生話, 依舊心肝不帶來.

상봉설진평생화, 의구심간부대래.

상봉하여 평생의 얘기를 설해 다하였지만, 의구히 심간을 지니고 오지 않았네.

 

相逢自有知音知, 何必淸風動天地?

상봉자유지음지, 하필청풍동천지?

상봉하면 자연히 지음이 있어 알거늘, 하필이면 청풍으로 천지를 진동하는가?

 

相逢只可三分語, 未可全拋一片心.

상봉지가삼분어, 미가전포일편심.

상봉하면 다만 삼분의 말은 옳지만, 一片의 마음을 전부 던짐은 옳지 않다.

 

相逢盡道休官去, 林下①何曾見一人?

상봉진도휴관거, 임하①하증견일인?

상봉하면 다 말하기를 관직을 그만두고 간다지만, 林下에서 어찌 일찍이 한 사람이라도 보았는가?

[註解]林下 : 수풀 밑. 벼슬을 그만두고 은퇴하여 쉬는 곳.

 

相逢總是英靈漢, 不向當頭①捋虎鬚.

상봉총시영령한, 불향당두①랄호수.

상봉하면 모두 이 영령한이니, 當頭를 향해 범의 수염을 만지지 말라.

[註解]當頭 : 그 자리 또는 그곳. 또 當面.

 

相知不在千盃酒, 一盞淸茶也醉人.

상지부재천배주, 일잔청다야취인.

서로 아는 데는 천 盃의 술에 있지 않나니, 한 잔의 청다가 또한 사람을 취하게 하느니라.

 

昭昭於俯仰之間, 隱隱①於視聽之際.

소소어부앙지간, 은은①어시청지제.

부앙하는 사이에 소소하고, 시청하는 즈음에 은은하다.

[註解]隱隱 : 속엣 것이 흐릿하게 보임. 또 먼 데로부터 울리어서 들려오는 소리가 똑똑하지 아니함.

 

是卽龍女頓成佛, 非卽善星生陷墜.

시즉룡녀돈성불, 비즉선성생함추.

옳은 즉 용녀가 문득 성불함이며, 그른 즉 선성이 산 채로 떨어짐이다.

 

信手拓開不二門, 大千沙界如許①闊.

신수척개불이문, 대천사계여허①활.

손닿는 대로 불이문을 밀쳐 여니, 대천사계가 이와 같이 광활한 것을.

[註解]許 : 這樣, 這般의 뜻.

 

若敎姆母①臨明鏡, 也道不勞紅粉施.

약교모모①림명경, 야도불로홍분시.

만약 姆母로 하여금 명경에 임하게 한다면, 또한 말하노니 수고롭게 홍분을 베풀지 말라 하리라.

[註解]姆母 : 嫫母로 의심됨. 黃帝의 第四妃의 이름. 천하의 醜女이면서 현명하고 지혜로운 자였음.

 

若能閉口深藏舌, 便是修身第一方.

약능폐구심장설, 시수신제일방.

만약 능히 입을 다물고 혀를 깊이 숨긴다면, 곧 이 修身의 제일방이니라.

 

若無擧鼎拔山力, 千里烏騅①不騎.

약무거정발산력, 천리오추①불기.

만약 솥을 들고 산을 뽑을 힘이 없었다면, 천리마인 오추를 쉽게 타지 못하였으리라.

[註解] ①烏騅 : 烏騅馬니 검은 털과 흰 털이 섞인 말.

 

若問坐禪成底事, 日出東方夜落西.

약문좌선성저사, 일출동방야락서.

만약 좌선하여 이룬 일을 묻는다면, 해가 동방에서 나와 밤에 서산에 진다하리라.

 

若不藍田射石虎, 幾乎誤殺李將軍.

약불람전사석호, 기호오살리장군.

만약 쪽 밭에서 석호를 쏘지 않았다면, 거의 이 장군을 잘못 죽일 뻔하였다.

 

若非踏破須彌頂, 爭識剛水際深?

약비답파수미정, 쟁식강수제심?

만약 수미정을 답파하지 않았다면, 어찌 금강수제의 깊음을 알리오?

 

若是龍生鳳子, 自然衝破碧琉璃.

약시룡생봉자, 자연충파벽류리.

만약 이 용이 낳았거나 금봉의 새끼라면, 자연히 碧琉璃를 부딪쳐 깨뜨리리라.

 

若是曹溪門下客, 相逢不必揚眉.

약시조계문하객, 상봉불필양미.

만약 이 조계문하의 객이라면, 상봉하매 다시 눈썹을 치켜세움이 필요치 않으리라.

 

若人欲問如何? 劈脊連聲三十棒.

약인욕문여하? 벽척련성삼십봉.

어떤 사람이 다시 무엇이냐고 물으려 한다면? 등마루에다 연이은 소리가 삼십 방이리라.

 

若將報化云是佛, 自己天眞竟何物?

약장보화운시불, 자기천진경하물?

만약 報化를 가져 이 부처라고 이른다면, 자기의 천진은 필경 이 무슨 물건인고?

 

若將佛字重詮佛, 辜負當年古佛心.

약장불자중전불, 고부당년고불심.

만약 佛字를 가져 거듭 부처를 설명한다면, 당년의 고불의 마음을 저버리리라.

 

將瓮響作鐘聲, 不獨無實兼自誑.

약장옹향작종성, 부독무실겸자광.

만약 독소리를 가져 종소리로 삼는다면, 유독 진실이 없음만이 아니라 겸하여 스스로 속음이니라.

 

若將耳聽終難會, 眼處聞聲方始親.

약장이청종난회, 안처문성방시친.

만약 귀를 가져 듣는다면 마침내 알기 어렵고, 眼處로 소리를 들어야 비로소 친절하니라.

 

若知撲落非他物, 始信縱橫不是塵.

약지박락비타물, 시신종횡불시진.

만약 떨어지는 것이 다른 물건이 아닌 줄 안다면, 비로소 종횡하매 이 티끌이 아님을 믿으리라.

 

若知福德元無性, 買得風光不用錢.

약지복덕원무성, 매득풍광불용전.

만약 복덕이 원래 성품이 없는 줄 안다면, 풍광을 사서 얻는 데 돈이 쓰이지 않으리라.

 

若解無中能唱出, 方知元不在宮商①.

약해무중능창출, 방지원부재궁상①.

만약 無中에서 능히 唱出할 줄 안다면, 비로소 원래 宮商에 있지 않음을 알리라.

[註解] ①宮商 : 五音(宮商角羽) 중의 두 음.

 

若解隨流深得妙, 肯敎住岸卽迷源.

약해수류심득묘, 긍교주안즉미원.

만약 흐름을 따라 깊이 妙를 얻을 줄 안다면, 어찌 언덕에 머물어 곧 근원을 미하게 하리오.

 

玲瓏①八面活鱍鱍②, 千古萬古振家聲.

영롱①팔면활발발②, 천고만고진가성.

영롱하여 팔면에 활발발하니, 천고만고에 家聲을 떨친다.

[註解]玲瓏 : 광채가 찬란하다. 금옥이 울리는 소리가 맑고 산뜻하다. ②活鱍鱍 : 살아서 팔팔 뛰는 모양.

 

要與空王爲弟子, 莫敎心病最難醫.

요여공왕위제자, 막교심병최난의.

공왕에게 제자가 되어주길 요한다면, 심병으로 하여금 가장 치료하기 어렵게 하지 말라.

 

要行便行歇便歇, 切忌逡巡守途轍①.

요행행헐헐, 절기준순수도철①.

행하려거든 바로 행하고 쉬려거든 바로 쉴지니, 우물쭈물하면서 途轍을 지킴을 간절히 꺼리노라.

[註解]途轍 : 곧 도로와 같은 말.

 

威音那畔至今日, 一段風光畫不成.

위음나반지금일, 일단풍광화불성.

위음의 저쪽에서 금일에 이르기까지, 일단의 풍광은 그림을 이루지 못하느니라.

 

威音已前活鱍鱍, 直至如今淨裸裸①.

위음이전활발발, 직지여금정라라①.

위음 이전에 활발발하더니, 바로 여금에 이르도록 정나라하다.

[註解]淨裸裸 : 깨끗이 발가벗는다는 뜻으로 있는 그대로 드러내어 숨김이 없음.

 

幽徑落花紅似火, 繞門流水碧如藍.

유경락화홍사화, 요문류수벽여람.

그윽한 길에 낙화의 붉기가 불과 같고, 문을 도는 유수는 푸르기가 쪽과 같다.

 

幽徑野花紅似火 遶門流水碧如藍.

유경야화홍사화 요문류수벽여람.

그윽한 길에 들꽃의 붉기가 불과 같고, 문을 도는 유수는 푸르기가 쪽과 같다.

 

幽洞不拘關鎖意, 縱橫那涉兩頭人?

유동불구관쇄의, 종횡나섭량두인?

유동은 關鎖의 뜻에 구애되지 않거늘, 종횡하매 어찌 兩頭의 사람에게 交涉하리오?

 

幽鳥不嫌山勢闊, 魚龍爭厭碧潭深?

유조불혐산세활, 어룡쟁염벽담심?

유조가 산세의 넓음을 싫어하지 않거늘, 어룡이 어찌 벽담의 깊음을 싫어하랴?

 

斫倒那邊無影樹, 却來火裏又抽枝.

작도나변무영수, 각래화리우추지.

저쪽의 그림자 없는 나무를 쪼개어 거꾸러뜨려, 도리어 불속에 오니 또 가지를 돋더라.

 

斫倒門前老松樹, 了得三年五載燒.

작도문전로송수, 요득삼년오재소.

문 앞의 늙은 소나무를 쪼개어 거꾸러뜨리니, 三年 五載의 燒火를 완료하더라.

 

昨夜烏飛入海, 曉天依舊一輪飛.

작야오비입해, 효천의구일륜비.

어젯밤에 금오가 날아 바다에 들어가더니, 새벽에 의구히 一輪이 나는구나.

 

昨夜燈籠開口笑, 堂前露柱皺雙眉.

작야등롱개구소, 당전로주추쌍미.

어젯밤에 등롱이 입을 열어 웃었는데, 堂前의 노주가 두 눈썹을 찡그리다.

 

昨夜浮雲風掃盡, 一輪明月滿山川.

작야부운풍소진, 일륜명월만산천.

어젯밤에 부운을 바람이 쓸어 없애더니, 일륜의 명월이 산천에 가득하다.

 

昨夜三更失却牛, 天明①起來拾得馬.

작야삼경실각우, 천명①기래습득마.

어젯밤 삼경에 소를 잃었는데, 천명에 일어나면서 말을 습득하였다.

[註解]天明 : 동틀 무렵. 새벽.

 

昨夜三更失却牛, 天明起來失却火.

작야삼경실각우, 천명기래실각화.

어젯밤 삼경에 소를 실각하였는데, 새벽에 일어나면서 불을 실각하였다.

 

昨夜霜風刮地寒, 老猿嶺上啼殘月.

작야상풍괄지한, 노원령상제잔월.

어젯밤 상풍이 땅을 도려내듯 차갑더니, 늙은 원숭이가 고개 위에서 잔월을 울더라.

 

昨夜西風枕簟秋, 無限蟬聲噪高樹.

작야서풍침점추, 무한선성조고수.

어젯밤은 서풍의 침점의 가을이라. 무한한 매미 소리가 높은 나무에서 떠들다.

 

昨夜雲收天宇①寬, 依前帶月啼高樹.

작야운수천우①관, 의전대월제고수.

어젯밤에 구름 걷혀 天宇가 넓더니, 의전히 달을 띠고 높은 나무에서 지저귀다.

[註解]天宇 : 하늘 전체. 宇는 집. 하늘. 세계.

 

昨夜日輪開桂花, 今朝月窟生芝草.

작야일륜개계화, 금조월굴생지초.

어젯밤 일륜에 桂花가 피더니, 오늘 아침 月窟에 지초가 났다.

 

昨夜天風攪雪花, 爲公灑掃西歸路.

작야천풍교설화, 위공쇄소서귀로.

어젯밤 천풍이 설화를 흔들더니, 公을 위해 서쪽으로 돌아가는 길을 깨끗이 쓸었다오.

 

昨夜鐵牛懷犢子, 天明生得白烏鴉.

작야철우회독자, 천명생득백오아.

어젯밤 철우가 송아지를 배더니, 천명에 흰 까마귀를 낳았다.

 

昨夜春回空劫外, 覺華香綻不萌枝.

작야춘회공겁외, 각화향탄불맹지.

어젯밤 봄이 공겁 밖으로 돌아오니, 각화의 향이 싹트지 않는 나무에 터졌다.

 

前念衆生後念佛, 佛與衆生是何物?

전념중생후념불, 불여중생시하물?

앞생각은 중생이며 뒤 생각은 부처니, 부처와 중생이 이 무슨 물건인고?

 

俊鷂不打籬邊兎, 猛虎終不食伏肉.

준요불타리변토, 맹호종불식복육.

준요는 울타리 가의 토끼를 잡지 않고, 맹호는 마침내 엎드린 고기를 먹지 않는다.

 

卽今休去便休去, 欲覔了時無了時.

즉금휴거휴거, 욕멱료시무료시.

즉금 쉬려거든 바로 쉬어라. 깨칠 때를 찾으려 하면 깨칠 때가 없다.

 

祇有一雙窮相手, 未曾輕揖等閒人.

기유일쌍궁상수, 미증경읍등한인.

단지 한 쌍의 窮相의 손이 있지만, 일찍이 등한한 사람에게 가벼이 읍하지 않는다.

 

祇將一味無求法, 仰祝天申①億萬年.

기장일미무구법, 앙축천신①억만년.

단지 한 맛의 구함이 없는 법을 가져, 天申의 억만 년을 앙축하나이다.

[註解]天申 : 天申節이니 皇帝의 誕生節.

 

祇知事逐眼前過, 不覺老從頭上來.

기지사축안전과, 불각로종두상래.

단지 일이 눈앞을 쫓아 지나가는 줄만 알았지, 늙음이 머리 위를 좇아오는 줄 깨닫지 못한다.

 

珍重①流通大法寶, 廣長舌相②永敷宣.

진중①류통대법보, 광장설상②영부선.

진중히 대법보을 유통하여, 광장설상으로 영원히 펴 선포하라.

[註解]珍重 : 진기하고 귀중함. ②廣長舌相 : 부처의 三十二相의 하나.

 

姹女已歸霄漢去, 獃郞猶自守空房.

차녀이귀소한거, 애랑유자수공방.

아름다운 여자는 이미 하늘로 돌아갔건만, 어리석은 낭군은 아직 스스로 빈 방을 지키네.

 

姹女已歸霄漢去, 獃郞猶在火爐頭.

차녀이귀소한거, 애랑유재화로두.

아름다운 여자는 이미 하늘로 돌아갔건만, 어리석은 낭군은 아직 화롯가에 있다.

 

姹女已歸霄漢去, 獃郞猶向火邊蹲.

차녀이귀소한거, 애랑유향화변준.

아름다운 여자는 이미 하늘로 돌아갔건만, 어리석은 낭군은 아직 화롯가를 향해 쭈구렸다.

 

穿楊箭裏驚人句, 不是臨時學得來.

천양전리경인구, 불시림시학득래.

버들을 뚫는 화살 속의 사람을 놀라게 하는 구절은, 이 임시로 배워 얻어 온 게 아니다.

 

穿花蛺蝶深深見, 點水蜻蜓款款飛.

천화협접심심견, 점수청정관관비.

꽃을 뚫는 나비는 깊고 깊게 보이고, 물을 스치는 잠자리는 느릿느릿 난다.

 

泉州白家三盞酒, 喫後猶道未沾脣?

천주백가삼잔주, 끽후유도미첨순?

천주의 白家의 석 잔 술을, 먹은 후에 오히려 입술을 적시지 않았다고 말하는가?

 

秋月春花無限意, 箇中只許自家①知.

추월춘화무한의, 개중지허자가①지.

가을 달과 봄꽃의 무한한 뜻이여, 개중에 다만 自家만 앎을 허락하노라.

[註解]自家 : 자기와 같은 뜻.

 

秋月春花無限意, 不妨閑聽鷓鴣啼.

추월춘화무한의, 불방한청자고제.

가을 달과 봄꽃의 무한한 뜻이여, 자고의 지저귐을 한가히 들음에 妨礙되지 않도다.

 

秋風也解嫌狼藉①, 吹盡當年道敎灰.

추풍야해혐랑자①, 취진당년도교회.

추풍도 또한 狼藉를 싫어할 줄 알아 당년의 도교의 재를 불어 없앴도다.

[註解]狼藉 : 곧 흩어져 어지러운 모양. 이리가 풀을 깔고 자고 난 다음 어지럽게 흩어져 있는 모양에서 온 말.

 

秋香滿院庭前桂, 晚韻千山頂上松.

추향만원정전계, 만운천산정상송.

가을 향기는 집에 가득한 뜰 앞의 계수며, 저녁의 운치는 千山의 정상의 솔이다.

 

春暖畫堂多富貴, 夜深燈月兩相宜.

춘난화당다부귀, 야심등월량상의.

봄이 따스하니 畫堂에 부귀가 많고, 밤 깊은데 등과 달이 둘이서 서로 화목하다.

 

春深幽鳥不歸來, 嵓畔群花自開落.

춘심유조불귀래, 암반군화자개락.

봄이 깊었으나 그윽한 새는 돌아오지 않고, 바위 가의 뭇 꽃이 스스로 피고 지네.

 

春陽①雖有無私力, 花瞼寧敎取次紅.

춘양①수유무사력, 화검녕교취차홍.

봄볕이 비록 사사로운 힘이 없다지만, 꽃의 뺨을 어찌하여 차례를 취해 붉게 하는가.

[註解]春陽 : 봄볕. 봄철.

 

春潮帶雨晚來急, 野渡無人舟自橫.

춘조대우만래급, 야도무인주자횡.

봄 조수가 비를 띠어 저녁에 급한데, 들 나루엔 사람이 없고 배만 스스로 가로 놓였다.

 

春至幽禽盡日啼, 月出漁舟連夜放.

춘지유금진일제, 월출어주련야방.

봄이 이르니 그윽한 새가 온종일 지저귀고, 달이 나오자 고깃배가 밤마다 방출하다.

 

春風得意馬蹄疾, 一日看盡長安花.

춘풍득의마제질, 일일간진장안화.

춘풍에 뜻을 얻고 말발굽이 빠른지라. 하루에 장안의 꽃을 보아 다하였다.

 

春風不在花枝上, 一任靈峯哭子規.

춘풍부재화지상, 일임령봉곡자규.

춘풍이 꽃가지 위에 있지 않나니, 신령스런 봉우리에 자규가 곡하는 대로 일임하노라.

 

春風春雨又開花, 春雨春風又落花.

춘풍춘우우개화, 춘우춘풍우낙화.

춘풍과 춘우에 또 꽃을 피우더니, 춘우와 춘풍에 또 꽃이 지다.

 

春風吹落桃李花, 淡煙疏雨籠靑嶂.

춘풍취락도리화, 담연소우롱청장.

춘풍이 도리화를 불어지게 하고, 맑은 안개와 굵은 비가 푸른 봉우리를 에웠다.

 

春行萬國春無跡, 月印千江月不分.

춘행만국춘무적, 월인천강월불분.

봄이 만국에 행하나 자취가 없고, 달이 千江에 印을 치지만 달은 나뉘지 않는다.

 

春煦陽和①花織地, 滿林初囀野鶯聲.

춘후양화①화직지, 만림초전야앵성.

봄이 陽和를 따뜻히 하니 꽃이 땅을 방직하고, 가득한 숲에 처음으로 들꾀꼬리 소리가 재잘거리네.

[註解]陽和 : 따뜻한 봄.

 

侵陵雪色還萱草, 漏泄春光有柳條.

침릉설색환훤초, 누설춘광유류조.

설색을 침릉함은 도리어 萱草며, 춘광을 누설함엔 버들가지가 있다.

 

便好臨根下斤斧, 免敎節外生枝.

호림근하근부, 면교절외생지.

바로 좋게 뿌리로 나아가 도끼로 내려쳐야, 마디 밖에 다시 가지가 나게 함을 면하느니라.

 

品字柴頭煨正煖, 不知風雪到梅花.

품자시두외정난, 부지풍설도매화.

品字의 장작을 구우면서 바로 따뜻하나니, 풍설이 매화에 이름을 알지 못하노라.

 

風散亂雲長空靜, 夜深明月照窻前.

풍산란운장공정, 야심명월조창전.

바람이 어지러운 구름을 흩치니 장공이 고요하고, 야심에 명월이 창 앞을 비추다.

 

風送水聲來枕畔, 月移山影到床邊.

풍송수성래침반, 월이산영도상변.

바람이 물소리를 보내어 베갯가에 오고, 달이 산 그림자를 옮겨 상 가에 이르다.

 

風送野雲歸碧洞, 月垂滄海作明珠.

풍송야운귀벽동, 월수창해작명주.

바람이 야운을 보내어 碧洞으로 돌아가게 하고, 달이 창해에 드리우니 明珠를 지었다.

 

風送泉聲來几①畔, 月移花影到窓前.

풍송천성래궤①반, 월이화영도창전.

바람이 샘소리를 보내어 안석 가에 이르고, 달이 꽃그림자를 옮겨 창 앞에 이르다.

[註解]几 : 案席 궤.

 

風前唱起還鄕曲, 竹杖芒鞋①側耳聽.

풍전창기환향곡, 죽장망혜①측이청.

바람 앞에 환향곡을 불러일으키니, 죽장망혜로 귀를 기울여 듣다.

[註解]竹杖芒鞋는 대지팡이와 짚신.

 

香煙散地宸苔潤, 鶯過南國春雨霏.

향연산지신태윤, 앵과남국춘우비.

향연기가 땅에 흩어지고 대궐의 이끼가 윤택한데, 꾀꼬리가 남국을 지나가매 봄비가 부슬부슬.

 

俠客面前如奪劍, 看君不是黠兒①郞.

협객면전여탈검, 간군불시힐아①랑.

협객의 면전에서 검을 뺏을 것 같으면, 그대를 보건대 이 꾀쟁이 사내가 아니다.

[註解]黠兒 : 꾀보. 꾀쟁이.

 

胡笳不犯宮商曲, 玉笛同將劫外吹.

호가불범궁상곡, 옥적동장겁외취.

호가가 궁상의 곡을 범하지 않는데, 옥피리를 함께 가지고 겁 밖에 부노라.

 

胡蜂①不戀舊時窠, 猛將不在家中死.

호봉①불련구시과, 맹장부재가중사.

말벌은 구시의 둥지를 연모하지 않고, 맹장은 집 안에 있으면서 죽지 않는다.

[註解]胡蜂 : 말벌.

 

胡蜂不戀舊時窠, 猛將不歸家裏死.

호봉불련구시과, 맹장불귀가리사.

말벌은 구시의 둥지를 연모하지 않고, 맹장은 집 안에 돌아가서 죽지 않는다.

 

紅旗曜日催征騎, 駿馬嘶風卷陣雲.

홍기요일최정기, 준마시풍권진운.

홍기가 해에 비치며 정벌의 말을 재촉하고, 말은 바람을 울며 陣雲을 거둔다.

 

紅蓮座上江南客, 白玉池邊碧眼胡.

홍련좌상강남객, 백옥지변벽안호.

홍련좌 위의 강남객이며, 백옥지 가의 벽안호로다.

 

紅爐自有眞消息, 一任鍮是與非.

홍로자유진소식, 일임유시여비.

홍로에 스스로 참 소식이 있나니, 금과 놋쇠의 是와 非에 일임하노라.

 

紅輪①決定沈西去, 未委魂靈往那方?

홍륜①결정침서거, 미위혼령왕나방?

홍륜은 결정코 서산으로 잠겨 가거니와, 알지 못 하여라 혼령은 어느 방면으로 가는가?

[註解]紅輪 : 해.

 

紅粉①成端正女, 無錢難作好兒郞.

홍분①성단정녀, 무전난작호아랑.

홍분은 쉽게 단정한 여인을 이루지만, 돈이 없으면 좋은 사내가 되기 어렵다.

[註解]紅粉 : 붉은 분가루.

 

活人路上死人行, 死人口裏活人舌.

활인로상사인행, 사인구리활인설.

산 사람의 길 위에 죽은 사람이 다니고, 죽은 사람의 입 속에 산 사람의 혀다.

 

皇道①太平無忌諱, 縱橫何處不風流?

황도①태평무기휘, 종횡하처불풍류?

황도의 태평엔 꺼리는 게 없나니, 종횡에 어느 곳인들 풍류가 아니겠는가?

[註解] ①皇道 : 황제가 정치를 하면서 지켜야 할 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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