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六畫]
江北江南杜①禪客, 問來問去口皮穿.
강북강남두①선객, 문래문거구피천.
강북과 강남의 두찬선객이, 물어 오고 물어 가느라 입가죽이 뚫렸다.
[註解] ①杜 : 杜撰의 준말.
江北江南問王老, 一狐疑了一狐疑.
강북강남문왕로, 일호의료일호의.
강북과 강남에 왕로에게 물으면서 한 호의를 마치면 한 호의로다.
江北成枳江南橘, 春來都放一般花.
강북성지강남귤, 춘래도방일반화.
강북에선 탱자를 이루고 강남에선 귤이지만, 봄이 오면 모두 한 가지 꽃을 피운다.
江上晩來堪畵處, 漁人披得一蓑歸.
강상만래감화처, 어인피득일사귀.
강 위의 저녁에 그림 그릴 만한 곳에, 漁人이 한 도롱이를 입고 돌아오다.
老松寧死無秋色, 落照雖殘勝月光.
로송녕사무추색, 낙조수잔승월광.
노송은 차라리 죽더라도 秋色이 없고, 낙조는 비록 쇠잔하지만 월광보다 낫다.
多見淸貧長快樂, 少聞濁富不驕奢.
다견청빈장쾌락, 소문탁부불교사.
청빈하면서 길이 쾌락함은 많이 보았지만, 탁부가 교사하지 않음은 적게 들었다.
多歲定眼夢未醒, 一朝風月作淸明.
다세정안몽미성, 일조풍월작청명.
여러 해에 定眼의 꿈을 깨지 못하였더니, 일조의 풍월에 청명을 짓노라.
多少蘆花對蓼紅, 時人只看絲綸上.
다소로화대료홍, 시인지간사륜상.
다소의 갈대꽃이 여뀌의 붉음을 대하였건만, 時人이 단지 낚싯줄 위만 바라보다.
多向天邊看皓月, 不知身在廣寒宮①.
다향천변간호월, 부지신재광한궁①.
많이들 하늘 가의 흰 달을 향하고 몸이 광한궁에 있는 줄 알지 못하다.
[註解] ①廣寒宮 : 廣寒殿이라고도 함. 달에 있다는 想像의 궁전. 곧 달의 다른 이름.
妄心無處卽菩提, 生死涅槃本平等.
망심무처즉보리, 생사열반본평등.
망심이 없는 곳이 곧 보리며, 생사와 열반이 본래 평등하다.
忙者自忙閑自閑, 閑忙彼此不相關.
망자자망한자한, 한망피차불상관.
바쁜 자는 스스로 바쁘고 한가한 이는 스스로 한가하나니, 閑忙이 피차 상관하지 않느니라.
忙中境界須臾過, 靜裏光陰①分外長.
망중경계수유과, 정리광음①분외장.
망중의 경계는 수유에 지나가더니, 靜裏의 광음은 분수 밖에 길더라.
[註解] ①光陰 : 해와 달이라는 뜻으로서 시간이나 세월.
名高不用鐫頑石, 路上行人口是碑.
명고불용전완석, 노상행인구시비.
이름이 높으면 단단한 돌에 새기지 않아도, 노상 행인의 입이 이 碑니라.
名利客來難過日, 水雲僧到易經年.
명리객래난과일, 수운승도이경년.
명리객이 오면 하루도 지내기 어렵지만, 수운승이 이르면 한 해도 쉽게 지나간다.
[註解] ①水雲僧 : 雲水僧.
名字莫將題落葉, 恐隨流水到人間.
명자막장제락엽, 공수류수도인간.
명자를 가져서 낙엽에 적지 말지니, 유수를 따라 인간에 이를까 두렵도다.
百年三萬六千日, 欲覓了時無了時.
백년삼만륙천일, 욕멱료시무료시.
백 년 삼만육천 일에, 요득할 때를 찾으려 하면 요득할 때가 없느니라.
百年三萬六千朝, 返覆元來是遮漢.
백년삼만륙천조, 반복원래시차한.
백 년 삼만육천 朝에, 반복하는 게 원래 이는 이 놈이다.
百舌①未休枝上語, 鳳凰那肯共同捿?
백설①미휴지상어, 봉황나긍공동서?
백설조가 가지 위의 말을 그치지 않거늘, 봉황이 어찌 공동으로 깃들기를 긍정하랴?
[註解] ①百舌(鳥) : 지빠귀. 때까치.
百丈耳聾猶自可, 三聖瞎驢愁殺人.
백장이롱유자가, 삼성할려수쇄인.
백장의 귀먹음은 오히려 옳거니와, 삼성의 눈먼 나귀는 사람을 너무 슬프게 하네.
百鳥不來春又去, 巖房贏得日高①眠.
백조불래춘우거, 암방영득일고①면.
백조가 오지 않고 봄도 또 갔는데, 巖房에서 덤으로 日高의 잠을 얻었다.
[註解] ①日高 : 해가 높이 떠오른다는 뜻으로 한낮을 이르는 말.
百鳥不來春又過, 不知誰是到菴人?
백조불래춘우과, 부지수시도암인?
백조가 오지 않고 봄도 또 갔는데, 알지 못하여라 누가 이 암자에 이르는 사람인가?
百鳥不來花又老, 不知誰是到菴人?
백조불래화우로, 부지수시도암인?
백조가 오지 않고 꾳도 또 시들었는데, 알지 못하여라 누가 이 암자에 이르는 사람인가?
百千三昧無量義, 只在尋常日用中.
백천삼매무량의, 지재심상일용중.
백천 삼매의 무량한 뜻이여, 단지 심상의 일용 가운데 있도다.
百草頭①上閑和尙, 買盡風流不著錢.
백초두①상한화상, 매진풍류부저전.
백초두상의 한가한 화상이여, 풍류를 사서 없애는데 돈이 들지 않는구려.
[註解] ①百草頭 : 頭는 助字.
百草頭①薦取②老僧, 鬧市裏識取②天子.
백초두①천취②로승, 요시리식취②천자.
백초두에서 노승을 천취하고, 鬧市 속에서 천자를 식취하라.
[註解] ①百草頭 : 頭는 조자. ②薦取, 識取 : 取는 다 助字.
死生路上無生路, 火裏榮敷優鉢花.
사생로상무생로, 화리영부우발화.
사생로상에 무생로니, 불 속에 우발화가 榮敷하였다.
西磵水流東磵水, 南山燒火北山紅.
서간수류동간수, 남산소화북산홍.
서쪽 개울의 물흐름이 동쪽 개울의 물이며, 남산에서 불을 태우니 북산이 붉다.
西出陽關①無故人②, 勸君更盡一杯酒.
서출양관①무고인②, 권군갱진일배주.
서쪽으로 양관을 나가면 故人이 없으므로, 그대에게 권하노니 다시 일배의 술을 飮盡하게나.
[註解] ①陽關 : 지금의 甘肅省 敦煌縣의 서쪽에 있음. 당시 西域으로 가는 마지막 관문으로 북쪽으로는 玉門關이 있고, 남쪽으로는 양관이 있어 오늘날 국경 역할을 담당하였던 곳. ②故人 : 벗.
西風昨夜泄天機, 鬱鬱黃花香滿路.
서풍작야설천기, 울울황화향만로.
서풍이 어젯밤 천기를 누설하여, 울울한 황화의 향기가 길에 가득하다.
先天地而無其始, 後天地而無其終.
선천지이무기시, 후천지이무기종.
천지의 앞이라서 그 시작이 없고, 천지의 뒤라서 그 종말이 없다.
舌頭無骨隨人轉, 熨斗煎茶銚不同.
설두무골수인전, 위두전다요부동.
혀는 뼈가 없어 사람을 따라 회전하고, 다림질과 차를 끓임엔 쟁개비가 같지 않네.
舌頭無骨眼無筋, 對面白雲千萬里.
설두무골안무근, 대면백운천만리.
혀는 뼈가 없고 눈은 근육이 없나니, 대면하면 백운이 천만 리니라.
安禪不必須山水, 滅却心頭火自凉.
안선불필수산수, 멸각심두화자량.
안선에 산수를 씀이 필요치 않나니, 心頭를 멸각하면 불도 절로 서늘하니라.
仰之彌高鑽彌堅, 迎之在前隨在後.
앙지미고찬미견, 영지재전수재후.
그것을 우러르면 더욱 높아지고 뚫으면 더욱 견고하고, 그것을 맞이하면 앞에 있고 따르면 뒤에 있다.
如我身空諸法空, 千品萬類悉皆同.
여아신공제법공, 천품만류실개동.
나의 몸이 空함 같이 제법도 공하였으니, 천품만류가 모두 다 한가지다.
如人飮水何消問? 冷暖唯除心自知.
여인음수하소문? 냉난유제심자지.
어떤 사람이 물을 마시면서 어찌 물음을 쓰리오? 차거나 더움은, 오직 마음이 스스로 앎을 제하느니라.
有求莫若無求好, 進步何如退步高?
유구막약무구호, 진보하여퇴보고?
구함 있음이 구함 없음의 아름다움만 같지 못하거늘, 진보함이 어찌 퇴보함의 높음과 같으리오?
有名不用鐫頑石, 路上行人口是碑.
유명불용전완석, 노상행인구시비.
유명하면 단단한 돌에 새김을 쓰지 않더라도, 노상 행인의 입이 이 비석이니라.
有問祖師西來意, 劈胸便奮一麤拳.
유문조사서래의, 벽흉변분일추권.
조사서래의를 묻는 이 있다면, 가슴에다 바로 한 거친 주먹을 휘두르리라.
有事不如無事好, 莫向空中重下橛.
유사불여무사호, 막향공중중하궐.
일 있음이 일 없음의 아름다움만 같지 못하나니, 공중을 향해 거듭 말뚝을 내리지 말아라.
有相身中無相身, 無明路上無生路.
유상신중무상신, 무명로상무생로.
유상신 중의 무상신이며, 무명로상의 무생로로다.
有說便是野干鳴, 無說自然師子吼.
유설편시야간명, 무설자연사자후.
설함이 있으면 곧 이 야간명이며, 설함이 없으면 자연히 사자후니라.
有①時拈出示時人, 眨得眼來先蹉了.
유①시념출시시인, 잡득안래선차료.
어떤 때엔 염출하여 時人에게 보이거니와, 눈을 깜작이매 먼저 지나가 버린다.
[註解] ①有 : 不定指를 표시함.
有時自與白雲來, 昨夜還隨明月去.
유시자여백운래, 작야환수명월거.
어떤 때엔 스스로 백운과 함께 오더니, 어젯밤에 도리어 명월 따라 갔다.
有時破霧穿雲去, 撥轉乾坤振祖基.
유시파무천운거, 발전건곤진조기.
어떤 때엔 안개를 깨고 구름을 뚫고 가나니, 건곤을 뒤집어 돌려 祖基를 振作하노라.
有心用處還應錯, 無意看時却宛然.
유심용처환응착, 무의간시각완연.
유심히 쓰는 곳엔 도리어 응당 어긋나나니, 뜻 없이 볼 때에 도리어 완연하니라.
有心用處還應錯, 無意求時却宛然.
유심용처환응착, 무의구시각완연.
유심히 쓰는 곳엔 도리어 응당 어긋나나니, 뜻 없이 구할 때 도리어 완연하니라.
有眼不見見不見? 頭上金烏急如箭.
유안불견견불견? 두상금오급여전.
눈이 있으면 보지 못하나니 보느냐 보지 못하느냐? 머리 위의 금오가 급하기가 화살 같느니라.
有意氣時添意氣, 不風流處也風流.
유의기시첨의기, 불풍류처야풍류.
의기가 있을 때 의기를 더함이며, 풍류를 아니할 곳에서 또한 풍류로다.
有寒暑兮促君壽, 有鬼神兮妬君福.
유한서혜촉군수, 유귀신혜투군복.
한서가 있어 그대의 수명을 재촉하고, 귀신이 있어 그대의 복을 질투하리라.
因憶靈山①當日事, 攜筇春徑踏殘花.
인억령산①당일사, 휴공춘경답잔화.
인하여 영산의 당일의 일을 추억하노니, 지팡이를 가지고 봄 길에서 쇠잔한 꽃을 밟노라.
[註解] ①靈山 : 靈鷲山.
任大也須從地起, 更高爭奈有天何?
임대야수종지기, 갱고쟁내유천하?
제아무리 크다 하더라도 땅으로부터 일어났고, 다시 높다 하더라도 하늘이 있음을 어찌하랴?
任使將軍全得勝, 歸時還少去時人.
임사장군전득승, 귀시환소거시인.
장군을 任使하여 승리를 완전히 얻었지만, 돌아올 때 도리어 떠날 때의 사람보다 적다.
自古上賢猶不識, 造次①之流豈可明?
자고상현유불식, 조차①지류기가명?
자고로 상현도 오히려 알지 못하거늘, 조차의 무리가 어찌 가히 밝히겠는가?
[註解] ①造次 : 경솔. 소홀. 또 急遽苟且之時니 아주 급한 때. 倉卒間. 造는 倉卒의 뜻.
自小持齋①今已老, 見人無力下繩床.
자소지재①금이로, 견인무력하승상.
어릴 적부터 재계를 가져 이제 이미 늙은지라. 사람을 보고도 선상에서 내려올 힘이 없다.
[註解] ①齋 : 齋戒할 재니, 마음과 몸을 깨끗이 하고 不淨한 일을 멀리함.
自小出家今已老, 見人無力下禪床.
자소출가금이로, 견인무력하선상.
어릴 적부터 출가해 이제 이미 늙은지라. 사람을 보고도 선상에서 내려올 힘이 없다.
自是不歸歸便得, 五湖煙景有誰爭?
자시부귀귀변득, 오호연경유수쟁?
스스로 이 돌아가지 못하다가 돌아감을 곧 얻었거늘, 오호의 연경을 누가 있어 다투리오?
自是不歸歸便得, 五湖煙浪有誰爭?
자시불귀귀변득, 오호연랑유수쟁?
스스로 이 돌아가지 못하다가 돌아감을 곧 얻었거늘, 오호의 연랑을 누가 있어 다투리오?
自有靈光照古今, 何必胸前題卍字?
자유령광조고금, 하필흉전제만자?
스스로 신령스런 광명이 있어 고금을 비추거늘, 하필이면 가슴 앞에 卍字를 쓰리오?
自有一雙窮相手, 未曾輕易舞三台.
자유일쌍궁상수, 미증경이무삼대.
스스로 한 쌍의 궁상의 손이 있어, 일찍이 輕易하게 삼대를 추지 않았다.
[註解] ①三台 : 대개 六朝의 曲名. 台는 臺의 簡字.
自有一雙窮相手, 不曾容易舞三臺
자유일쌍궁상수, 부증용이무삼대
스스로 한 쌍의 궁상의 손이 있어, 일찍이 용이하게 삼대를 추지 않았다.
自從劫外花敷後, 直至如今笑未休.
자종겁외화부후, 직지여금소미휴.
겁 밖에 꽃이 핀 후로부터, 여금에 이르기까지 웃음을 쉬지 못하노라.
自從踏斷千差路, 便向毗盧頂上行.
자종답단천차로, 변향비로정상행.
千差의 길을 밟아 끊음으로부터, 바로 비로정상을 향해 행하노라.
自從踏破毗盧頂, 諸佛從敎立下風①.
자종답파비로정, 제불종교립하풍①.
비로정을 답파함으로부터 제불이 하풍에 서게 된 대로 따르노라.
[註解] ①下風 : 사람이나 사물의 질이 낮음.
自從馬師胡亂①後, 續燄聯芳繼祖燈.
자종마사호란①후, 속염련방계조등.
마사가 호란한 후로부터, 불꽃을 잇고 향기를 이어 조등을 계승하다.
[註解] ①胡亂 : 어지러운 모양.
自從一喫馬師蹋, 直至如今笑不休.
자종일끽마사답, 직지여금소불휴.
마사의 밟음을 한 번 받음으로부터, 바로 여금에 이르기까지 웃음을 쉬지 못하노라.
自此陽春①應有脚, 百花富貴草精神②.
자차양춘①응유각, 백화부귀초정신②.
이 양춘으로부터 응당 다리가 있어 백화가 부귀하고 풀이 정신하리라.
[註解] ①陽春 : 따뜻한 봄. 음력 정월을 달리 이르는 말. ②精神 : 이 글에선 정신이 맑음.
自携瓶去沽村酒, 却著衫來作主人.
자휴병거고촌주, 각저삼래작주인.
스스로 병을 가지고 가서 촌주를 사고, 도리어 적삼을 입고 와서 주인노릇을 한다.
[註解] ①村酒 : 시골에서 만든 술.
在途中不離家舍, 離家舍不在途中.
재도중불리가사, 이가사부재도중.
도중에 있지만 家舍를 떠나지 않았고, 가사를 떠났지만 도중에 있지 않다.
在舍只言爲客易, 臨筌方覺取魚難.
재사지언위객이, 임전방각취어난.
집에 있으면서 다만 객 노릇이 쉽다고 말하더니, 통발에 임해서야 비로소 물고기를 취하기가 쉽지 않음을 깨닫는다.
全身已坐空王①殿, 不必靈山問釋迦.
전신이좌공왕①전, 불필령산문석가.
온몸이 이미 공왕전에 앉은지라, 영산에서 석가에게 물음이 필요치 않다.
[註解] ①空王 : 부처의 다른 이름.
存得五湖明月在, 不愁無處下金鉤.
존득오호명월재, 불수무처하금구.
오호의 명월을 보존하여 있으므로, 금 낚시를 내릴 곳이 없음을 근심하지 않노라.
竹密豈妨流水過? 山高那阻野雲飛?
죽밀기방류수과? 산고나조야운비?
대가 빽빽한들 어찌 유수의 지나감을 방애할 것이며? 산이 높은들 어찌 야운의 낢을 막으리오?
竹密不妨流水過, 山高豈礙白雲飛?
죽밀부방류수과, 산고기애백운비?
대가 빽빽해도 유수의 지나감을 방애하지 못하거늘, 산이 높은들 어찌 백운의 낢을 막으리오?
竹影掃階塵不動, 月光穿海浪無痕.
죽영소계진부동, 월광천해랑무흔.
대 그림자가 섬돌을 쓸어도 티끌은 움직이지 않고, 달빛이 바다를 뚫어도 파랑은 흔적이 없다.
竹影掃階塵不動, 月色穿潭水無痕.
죽영소계진부동, 월색천담수무흔.
대 그림자가 섬돌을 쓸어도 티끌은 움직이지 않고, 월색이 못을 뚫어도 물은 흔적이 없다.
竹影掃堦塵不動, 月穿潭底水無痕.
죽영소계진부동, 월천담저수무흔.
대 그림자가 섬돌을 쓸어도 티끌은 움직이지 않고, 달이 못 밑을 뚫어도 물은 흔적이 없다.
竹影掃堦塵不動, 月華①穿水浪無痕.
죽영소계진부동, 월화①천수랑무흔.
대 그림자가 섬돌을 쓸어도 티끌은 움직이지 않고, 월화가 물을 뚫어도 파랑은 흔적이 없다.
[註解] ①月華 : 달빛. 月光.
竹中一滴曹溪水, 漲起江西十八灘.
죽중일적조계수, 창기강서십팔탄.
대 속의 한 방울 조계수가, 강서의 열여덟 여울을 창기하다.
地靈步步雪山草, 僧寶人人滄海珠.
지령보보설산초, 승보인인창해주.
땅이 신령하니 걸음마다 설산의 풀이며, 승이 보배로우니 사람마다 창해의 구슬이다.
此去常專自己事, 者回不爲別人憂.
차거상전자기사, 자회불위별인우.
이번에 가면 늘 자기의 일에만 전념하고, 이번에 돌아가면 다른 사람 때문에 근심하지 않으리라.
此時若不究根源, 直待當來問彌勒.
차시약불구근원, 직대당래문미륵.
이때에 만약 근원을 궁구하지 못하였다면, 바로 당래를 기다렸다가 미륵에게 물어라.
此時人是彼時人, 去時路是來時路.
차시인시피시인, 거시로시래시로.
이때의 사람이 이 그때의 사람이여, 갈 때의 길이 이 올 때의 길이니라.
此時卽得究根源, 莫待當來問彌勒.
차시즉득구근원, 막대당래문미륵.
이때에 바로 근원을 궁구해 얻었다면, 당래를 기다려 미륵에게 묻지 말아라.
此身不向今生度, 更向何生度此身.
차신불향금생도, 갱향하생도차신.
이 몸을 금생을 향해 제도하지 않는다면, 다시 어느 생을 향해 이 몸을 제도하나.
此土西天十萬程, 冬至寒食一百五.
차토서천십만정, 동지한식일백오.
이 땅과 서천이 십만의 路程이며, 동지에서 한식까지 일백오 일이니라.
冲天須得冲天志, 驚人須要驚人句.
충천수득충천지, 경인수요경인구.
하늘을 찌름에는 꼭 하늘을 찌를 의지를 얻어야 하고, 사람을 경동함엔 꼭 사람을 경동할 구절을 요하느니라.
合掌橫吹無孔笛, 倒騎鐵馬上刀山.
합장횡취무공적, 도기철마상도산.
합장하고 비스듬히 구멍 없는 피리를 불고, 철마를 거꾸로 타고 刀山에 오르다.
向道莫行山下路, 果聞猿叫斷腸聲.
향도막행산하로, 과문원규단장성.
접때에 산 아랫길을 가지 말라고 말하더니, 과연 원숭이의 애간장 끊는 소리를 듣는구나.
向上機關何足道? 飢來喫食困來眠.
향상기관하족도? 기래끽식곤래면.
향상의 기관을 어찌 족히 말하랴? 주리면 밥을 먹고 곤하면 자노라.
向此草鞋跟斷處, 擧頭無不是家山.
향차초혜근단처, 거두무불시가산.
이 짚신의 뒤꿈치가 끊어진 곳을 향해, 머리를 들매 이 家山이 아닌 게 없다.
行到水窮山盡處, 可中別有路通霄.
행도수궁산진처, 가중별유로통소.
가서 물이 다하고 산이 다한 곳에 이르러, 이 중에 달리 길이 있어 하늘과 통하리라.
行到水窮山盡處, 坐看雲起太虛空.
행도수궁산진처, 좌간운기태허공.
가서 물이 다하고 산이 다한 곳에 이르러, 앉아서 구름이 큰 허공에 일어남을 본다.
行者正炊香飯熟, 當陽①奉獻不饑人.
행자정취향반숙, 당양①봉헌불기인.
행자가 바로 향반을 지어 익자, 당양하여 주리지 않은 사람에게 봉헌하다.
[註解] ①當陽 : 分明. 當面.
好女不著嫁時衣, 將軍不納敗兵騎.
호녀부저가시의, 장군불납패병기.
호녀는 시집 갈 때의 옷을 입지 않고, 장군은 패배한 기병의 말을 용납하지 않는다.
好事不須頻話會①, 留將和氣暖肝腸.
호사불수빈화회①, 유장화기난간장.
호사를 자주 화회함을 쓰지 말고, 和氣를 보존해 가지고 간장을 따스히 하라.
[註解] ①話會 : 얘기해서 이해하는 것.
好事不須頻話會, 留將和氣暖丹田①.
호사불수빈화회, 류장화기난단전①.
호사를 자주 화회함을 쓰지 말고, 和氣를 보존해 가지고 단전을 따스히 하자.
[註解] ①丹田 : 배꼽 아래로 한 치 다섯 푼 되는 곳. 아랫배에 해당하며 여기에 힘을 주면 건강과 용기를 얻는다고 함. 또 道家에서 말하는 상중하의 三丹田(뇌, 심장, 배꼽 아래의 세 곳)의 준말.
好手手中誇好手, 紅心①心裏射紅心.
호수수중과호수, 홍심①심리사홍심.
호수의 수중에 호수를 자랑하고, 홍심의 心 속에 홍심을 쏘다.
[註解] ①紅心 : 과녁의 붉은 칠을 한 동그란 부분.
好手手中呈好手, 紅心心裏中紅心.
호수수중정호수, 홍심심리중홍심.
호수의 수중에 호수를 주고, 홍심의 心 속에 홍심을 맞히다.
好是南山射石虎, 假饒①沒羽亦徒爲.
호시남산사석호, 가요①몰우역도위.
좋이 이 남산에서 석호를 쏘아, 假饒 깃이 잠기더라도 또한 徒然함이니라.
[註解] ①假饒 : 가령.
好雨洗將殘暑去, 凉風吹得早秋來.
호우세장잔서거, 양풍취득조추래.
호우가 잔서를 씻어 가지고 가더니, 서늘한 바람이 조추를 불어온다.
好鳥盡從林下過, 鳳凰不戀舊時巢.
호조진종림하과, 봉황불련구시소.
호조는 다 숲 아래를 좇아 지나가고, 봉황은 구시의 둥지를 연모하지 않는다.
好歹是非能眼聽, 普門大士①現全身.
호알시비능안청, 보문대사①현전신.
호태와 시비를 능히 눈으로 듣는다면, 보문대사가 온몸을 나타내리라.
[註解] ①普門大士 : 곧 관음보살.
回光返照①便歸來, 廓徹靈根無向背.
회광반조①변귀래, 확철령근무향배.
회광반조하여 바로 돌아가서, 靈根을 확철하니 향배가 없다.
[註解] ①回光返照 : 빛을 돌리어 돌아와 비춤. 곧 마음의 빛을 돌리어 되비춤.
回鴈一聲春夢斷, 始知身世①悟南柯.
회안일성춘몽단, 시지신세①오남가.
돌아가는 기러기의 한 소리에 춘몽이 끊어지니, 비로소 알았네 신세가 남가를 깨달음임을.
[註解] ①身世 : 한 몸의 處地. 흔히 가련하거나 외롭거나 가난한 境遇를 이름. 또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받거나 폐를 끼치는 일.
休戀江湖五六月, 收取絲綸歸去來①.
휴련강호오륙월, 수취사륜귀거래①.
강호의 五六月을 연모함을 그치고, 낚싯줄을 거두어 돌아가거라.
[註解] ①歸去來 : 來는 助字.
休戀寒潭無影樹, 且看六月雪花飛.
휴련한담무영수, 차간륙월설화비.
찬 못의 그림자 없는 나무를 연모함을 그치고, 다만 유월에 설화가 나는 것을 보아라.
休論長安①好風流, 得便宜是落便宜.
휴론장안①호풍류, 득편의시락편의.
장안의 아름다운 풍류를 논함을 그칠지니, 편의를 얻음이 이는 편의에 떨어짐이니라.
[註解] ①長安 : 陝西省 西安市의 옛 이름. 漢나라 唐나라 때 도읍지였던 곳으로 洛陽에 견주어 西都 또는 上都라고도 함.
休言拂石能堅久, 若比無生是刹那.
휴언불석능견구, 약비무생시찰나.
拂石이 능히 견고하고 장구하다 라고 말함을 그칠지니 만약 무생에 비한다면 이 찰나니라.
休言一物不持來, 大地山河皆我造.
휴언일물부지래, 대지산하개아조.
한 물건도 가져오지 않았다고 말함을 그칠지니, 대지와 산하를 다 내가 만들었느니라.
休將心識謾參尋, 毗嵐猛風吹海立.
휴장심식만참심, 비람맹풍취해립.
심식을 가지고 헛되이 參尋하지 말라. 비람맹풍이 바다를 불어 세우느니라.
休被業錢閑使作①, 朝晡②計筭費神思③.
휴피업전한사작①, 조포②계산비신사③.
業錢의 쓸데없이 사작함을 입지 말고, 아침 저녁으로 계산하여 신사를 써라.
[註解] ①使作 : 부려서 작업을 시킴. ②晡 : 申時. 오후 세 시에서 다섯 시 사이. 저녁 무렵. ③神思 : 정신과 思慮.
吃嘹舌頭三千里, 壺中日月自分明.
흘료설두삼천리, 호중일월자분명.
흘료의 혀가 삼천리며, 단지 속의 해와 달이 절로 분명하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