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二畫]
九衢公子遊花慣, 未第貧儒感慨多.
구구공자유화관, 미제빈유감개다.
구구의 공자는 꽃놀이가 습관인데, 급제 못한 貧儒는 감개가 많더라.
九萬里鵬纔展翼, 三千年鶴便翱翔.
구만리붕재전익, 삼천년학변고상.
구만 리 붕이 겨우 날개를 펴자, 삼천 년 학이 바로 고상하다.
九萬里鵬纔展翼, 一千年鶴便翱翔.
구만리붕재전익, 일천년학편고상.
구만 리 붕이 겨우 날개를 펴자, 일천 년 학이 바로 고상하다.
九旬①無解脫之期, 百劫受沈淪之苦.
구순①무해탈지기, 백겁수침륜지고.
구순에 해탈할 기약이 없으면, 백겁토록 침륜의 苦를 받는다.
[註解] ①九旬 : 九十日 안거를 가리킴.
九十日功今已滿, 豁開布袋①各優游②.
구십일공금이만, 활개포대①각우유②.
구십 일의 功이 오늘 이미 만족하였으니, 포대를 활짝 열고 각자 우유하라.
[註解] ①布袋 : 行裝의 보따리를 가리킴. ②優游 : 優遊, 優柔로도 표기함. 편안하고 한가롭게 지내는 것.
十方法界絶行踪①, 陽燄②空花何處討?
십방법계절행종①, 양염②공화하처토?
시방법계에 행종이 끊겼거늘, 아지랑이와 허공꽃을 어느 곳에서 찾겠는가?
[註解] ①行踪 : 行跡과 같음. ②陽燄 : 아지랑이.
十方諸佛在何處? 盡在驢胎馬腹中.
시방제불재하처? 진재려태마복중.
시방제불이 어느 곳에 있느냐? 다 여태와 마복 속에 있다.
十方刹海冷沈沈, 一切聖賢如電拂.
시방찰해랭침침, 일체성현여전불.
시방찰해가 차서 침침하거늘, 일체의 성현은 번개가 번쩍함과 같다.
[註解] ①沈沈 : 스며 젖어서 번져 들어감.
十界①聖凡無一物, 山河大地自如如.
십계①성범무일물, 산하대지자여여.
십계의 성범이 한 물건도 없고, 산하와 대지가 스스로 여여하다.
[註解] ①十界 : 佛界, 菩薩界, 緣覺界, 聲聞界, 天界, 人界, 阿修羅界, 餓鬼界, 畜生界, 地獄界이다.
十年枕上塵中夢, 半夜①燈前物外②心.
십년침상진중몽, 반야①등전물외②심.
십년의 침상이 티끌 속의 꿈이요, 반야의 등불 앞이 물외의 마음이다.
[註解] ①半夜 : 한밤중. 한밤. ②物外 : 세상 物情의 바깥.
十聖①三賢②不知處, 有時閑掛寺門前.
십성①삼현②부지처, 유시한괘사문전.
십성과 삼현이 알지 못하는 곳이, 어떤 때엔 한가히 사문 앞에 걸렸더라.
[註解] ①十聖 : 十地의 聖人. ②三賢 : 十住, 十行, 十回向.
十世①古今如電拂, 三千刹海一籧廬②.
십세①고금여전불, 삼천찰해일거려②.
십세의 고금이 번개 번쩍함과 같고, 삼천찰해가 한 거려로다.
[註解] ①十世 : 去來今에 각 三世가 있고 현재의 一念을 합쳐 十世라 함. ②籧廬 : 곧 대로 만든 오두막집.
十影神駒①立海涯, 五色祥麟步天岸.
십영신구①립해애, 오색상린보천안.
십영의 신구는 해애에 섰고, 오색의 상린은 천안을 밟다.
[註解] ①十影神駒 : 王子年의 拾遺記(十卷. 後晉의 王嘉 지음. 字가 子年)에 이르되 周穆王(재위 서기전 1001-서기전 947)이 卽位三十二年에 천하를 巡行하면서 八龍의 駿馬를 부렸다. 一名은 絶地니 발이 땅을 밟지 않으며, 二名은 翻羽니 行하면 나는 새를 초월하였으며, 三名은 奔宵니 밤에 萬里를 가며, 四名은 越影이니 해를 쫓아 行하며, 五名은 踰輝니 毛色이 炳燿하며, 六名은 超光이니 二形에 十影이며, 七名은 騰霧니 구름을 타고 달리며, 八名은 挾翼이니 몸에 肉翅가 있으며 두루 탔다.
十二峯前月如剪, 淸光千里共依依①.
십이봉전월여전, 청광천리공의의①.
십이봉 앞의 달이 가위와 같나니, 청광이 천 리라 함께 의의하노라.
[註解] ①依依 : 대개 附物하고 攀緣하여 그 뜻이 단절되지 않는 모양.
十二時中無向背, 何妨日午①打三更?
십이시중무향배, 하방일오①타삼경?
십이시 가운데에 향배가 없거늘, 어찌 대낮에 삼경을 침이 방애되리오.
[註解] ①日午 : 正午. 한낮. 午는 地支. 낮이나 밤의 가운데 시각을 표함.
十字街頭吹尺八①, 酸酒冷茶愁殺人.
십자가두취척팔①, 산주랭다수쇄인.
십자가두에서 尺八을 부니, 신 술과 찬 차가 사람을 너무 슬프게 하네.
[註解] ①尺八 : 악기의 이름. 피리. 一尺八寸의 길이.
十字街頭吹尺八, 村酸冷酒兩三巡.
십자가두취척팔, 촌산랭주량삼순.
십자가두에서 尺八을 부니, 시골의 시고 찬 술이 두세 번 돌았다.
十洲①春盡華凋殘, 無影樹頭②日杲杲.
십주①춘진화조잔, 무영수두②일고고.
십주에 봄이 다하고 꽃도 시들었는데, 그림자 없는 나무 위에 해가 고고하더라.
[註解] ①十洲 : 다 해외 諸國의 所附(딸린 곳)임. 一은 祖州니 反魂香이 나옴. 二는 瀛洲니 芝草와 玉石이 나오며 샘이 술맛과 같음. 三은 玄州니 仙藥이 나오는데 그것을 복용하면 長生함. 四는 長洲니 日瓜와 玉英이 나옴. 五는 炎洲니 火浣布가 나옴. 六은 元洲니 靈泉이 나오는데 꿀과 같음. 七은 生洲니 山川은 있으나 寒暑가 없음. 八은 鳳麟洲니 사람이 鳳의 부리와 기린의 뿔을 취해 續絃膠(활줄을 잇는 아교)를 달임. 九는 聚窟洲니 師子와 銅頭의 짐승이 나옴. 十은 檀洲니 琨吾石이 나오는데 검을 만들면 옥을 자르기가 진흙 같음. ②樹頭 : 나무 위.
十洲春盡花彫殘, 珊瑚樹林日杲杲.
십주춘진화조잔, 산호수림일고고.
십주에 봄이 다하고 꽃도 시들었는데, 산호수림에 해가 고고하더라.
了了見時無一物, 未生前①驗更分明.
요료견시무일물, 미생전①험갱분명.
똑똑히 볼 때에 한 물건도 없나니, 未生前의 證驗이 다시 분명하구나.
[註解] ①未生前 : 父母未生前. 天地未分前.
了了了時無可了, 玄玄玄處亦須訶.
요료료시무가료, 현현현처역수가.
또렷 또렷 또렷할 때 가히 또렷함이 없고, 가물 가물 가물거릴 때 또한 꾸짖음을 써라.
了卽業障本來空, 未了應須還夙債.
요즉업장본래공, 미료응수환숙채.
요득하면 곧 업장이 본래 비었거니와, 요득치 못하면 응당 반드시 묵은 빚을 갚아야 하느니라.
二時展鉢①家常事, 未許他人易得知.
이시전발①가상사, 미허타인이득지.
두 때의 展鉢은 집안의 常事이거니와, 타인이 쉽게 得知함을 허락하지 않느니라.
[註解] ①二時展鉢 : 아침의 죽과 낮의 밥 먹을 때 발우를 폄을 말함.
人窮不到金剛際①, 未免區區②役路岐.
인궁부도금강제①, 미면구구②역로기.
사람이 궁구해 금강제에 이르지 못하면, 구구히 갈림길에 노역함을 면치 못하리라.
[註解] ①金剛際 : 세계의 성립은 俱舍 등의 설에 의하자면, 곧 최하는 허공륜이 되고 그 위는 풍륜이 되고 그 위는 수륜이 되고 그 위는 金剛輪(곧 金剛際니 地輪임)이 되며, 이 위에 九山八海를 실었음. ②區區 : 변변치 못함. 잘고 용렬함. 부지런한 모양.
人歸大國方成器, 水到滄溟①始是波.
인귀대국방성기, 수도창명①시시파.
사람은 대국에 돌아가야 비로소 그릇을 이루고, 물은 창명에 이르러야 비로소 이 파도다.
[註解] ①滄溟 : 滄海. 滄은 큰 바다. 溟은 바다.
人歸大國方成事, 水到滄溟始是波.
인귀대국방성사, 수도창명시시파.
사람은 대국에 돌아가야 비로소 일을 이루고, 물은 창명에 이르러야 비로소 이 파도다.
人歸大國方爲貴, 水到滄溟始是波.
인귀대국방위귀, 수도창명시시파.
사람은 대국에 돌아가야 비로소 귀해지고, 물은 창명에 이르러야 비로소 이 파도다.
人面不知何處去? 桃花依舊笑春風.
인면불지하처거? 도화의구소춘풍.
사람의 얼굴은 어느 곳으로 갔는지 알지 못하지만? 도화가 의구히 춘풍에 미소하네.
人生無出淸閒好, 得到淸閒豈偶然?
인생무출청한호, 득도청한기우연?
인생이 청한의 좋음을 벗어나지 않지만, 청한에 得到함이 어찌 우연이리오.
人心盡畏波濤嶮, 未必波濤嶮似心.
인심진외파도험, 미필파도험사심.
사람의 마음은 다 파도의 험함을 두려워하지만, 반드시 파도의 험함이 마음만 같지는 못하리라.
人倚畫樓江月冷, 玉簫三弄碧雲秋.
인의화루강월랭, 옥소삼롱벽운추.
사람이 화루에 기댔고 강월은 찬데, 옥퉁소를 세 번 희롱하니 푸른 구름의 가을이더라.
人人父是飯王①父, 人人母是摩耶②母.
인인부시반왕①부, 인인모시마야②모.
사람마다의 아버지가 이 반왕부며, 사람마다의 어머니가 이 마야모니라.
[註解] ①飯王 : 淨飯王이니 釋尊의 아버지. ②摩耶 : 불모 마야부인을 가리킴.
人人自有光明在①, 看時不見暗昏昏.
인인자유광명재①, 간시불견암혼혼.
사람마다 스스로 광명이 있지만, 볼 때에 보이지 않고 어두워 캄캄하니라.
[註解] ①在 : 助字.
人人盡有光明在, 看時不見暗昏昏.
인인진유광명재, 간시불견암혼혼.
사람마다 모두 광명이 있지만, 볼 때에 보이지 않고 어두워 캄캄하니라.
人情盡處難留跡, 家破從敎四壁空.
인정진처난류적, 가파종교사벽공.
인정이 다한 곳에 자취를 머물기 어렵나니, 집은 파괴되어 사벽이 空한 대로 좆노라.
七金千子總隨身, 途中猶自覓金鏡.
칠금천자총수신, 도중유자멱금경.
칠금과 千子가 다 몸을 따르건만, 도중에서 오히려 스스로 金鏡을 찾더라.
七百甲子①老禪伯, 驢糞逢人換眼珠.
칠백갑자①로선백, 여분봉인환안주.
칠백갑자의 老禪伯이, 나귀똥으로 사람을 만나면 眼珠와 바꾼다.
[註解] ①七百甲子 : 대략 일백이십 년을 말함이니, 한 해에 甲子日이 여섯 번 있으므로 한 말. 조주의 享年이 一百二十歲였음.
七凹八凸須拈出, 揑六成三①未可休.
칠요팔철수념출, 열륙성삼①미가휴.
칠요팔철하며 반드시 拈出하고, 날육성삼하면서 가히 쉬지 말아라.
[註解] ①揑六成三 : 여섯을 모아 셋으로 만듦.
七處徵心心不有, 八還辨見見非無.
칠처징심심불유, 팔환변견견비무.
칠처징심하매 마음은 있지 않고, 팔환변견하매 見이 없지 않다.
[註解] ①七處徵心 : 불타가 楞嚴會上에서 阿難의 心目의 所在하는 곳을 徵詰함이니라. 七處는 一在內. 二在外. 三潛根. 四在闇內. 五隨所合處. 六在中間. 七無着이다.
八萬四千非鳳毛①, 三十三人入虎穴.
팔만사천비봉모①, 삼십삼인입호혈.
팔만사천은 봉모가 아니고, 삼십삼 인은 虎穴에 들어갔다.
[註解] ①八萬四千非鳳毛 : 靈山의 八萬四千聖眾이 鳳毛가 아님이다.
八臂夜叉擎鐵柱, 忿怒那吒撲帝鐘①.
팔비야차경철주, 분노나타박제종①.
팔비야차는 철주를 받들고. 분노나타는 帝鐘을 치다.
[註解] ①帝鐘 : 帝釋天의 종.
八十年前渠是我, 八十年後我是渠.
팔십년전거시아, 팔십년후아시거.
팔십년 전에는 그가 이 나이더니, 팔십년 후에는 내가 이 그로다.
八十翁翁雖皓首, 看看不帶老人容.
팔십옹옹수호수, 간간부대로인용.
팔십의 아주 늙은이가 비록 흰 머리지만, 보아라 보아라 노인의 용모를 띠지 않았다.
八十翁翁入場屋, 眞誠不是小兒戲.
팔십옹옹입장옥, 진성불시소아희.
팔십의 아주 늙은이가 試場에 들어가니, 진성인지라 이 소아의 장난이 아니로다.
八十種好①黃金軀, 天上人間無覓處.
팔십종호①황금구, 천상인간무멱처.
팔십종호의 황금의 몸을, 천상과 인간에서 찾을 곳이 없다.
[註解] ①八十種好 : 八十隨形好니 부처의 三十二相에 附隨하여 佛身을 장엄하게 하는 팔십 가지의 好相.
八十婆婆不知老, 人前拈弄嫁時衣.
팔십파파부지로, 인전념롱가시의.
팔십의 아주 늙은 노파가 늙은 줄 알지 못하고, 사람들 앞에서 시집 올 때의 옷을 들고 희롱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