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十六畫]
錦鱗一躍化龍去, 無限癡人戽夜塘.
금린일약화룡거, 무한치인호야당.
금린은 한 번 뛰어 용으로 변화해 갔건만, 무한한 어리석은 사람이 밤 못을 두레박질하다.
[註解] ①錦鱗 : 비단 물고기.
機絲不掛梭頭事, 文彩縱橫意自殊.
기사불괘사두사, 문채종횡의자수.
베틀의 실을 북에 걸지 않은 일이여, 문채가 종횡하여 뜻이 스스로 특수하다.
機轉玉輪乾坤靜, 妙叶寶印正當風.
기전옥륜건곤정, 묘협보인정당풍.
베틀이 옥륜을 돌리니 건곤이 고요하고, 묘협의 寶印이 바로 바람에 당하였다.
擔折始知柴束重, 潭深方覺約絲長.
담절시지시속중, 담심방각약사장.
멜담이 꺾어져야 비로소 땔감 묶음이 무거운 줄 알고, 못이 깊어야 비로소 낚싯줄이 긺을 깨닫는다.
擔取詩書歸舊隱①, 野花啼鳥一般春.
담취시서귀구은①, 야화제조일반춘.
시서를 메고 구은으로 돌아오니 들꽃과 우는 새가 한 가지의 봄이더라.
[註解] ①舊隱 : 예전의 은거지.
擔板禪和①氣食牛, 擡頭只道乾坤窄.
담판선화①기식우, 대두지도건곤착.
판자를 멘 선화의 기세가 소를 먹어, 머리를 들고서 다만 건곤이 좁다고 말하네.
[註解] ①禪和 : 禪和子의 준말이니 곧 선사.
瞠却眼兮剔起眉, 反覆看渠渠是誰?
당각안혜척기미, 반복간거거시수?
눈을 똑바로 뜨고 눈썹을 치켜세우고, 반복하며 그를 보매 그가 이 누구던고?
獨立空山無箇事, 太平歲月自綿綿.
독립공산무개사, 태평세월자면면.
공산에 홀로 서니 이 일이 없고, 태평세월이 스스로 면면하구나.
獨鶴有時常伴水, 好雲無事不離山.
독학유시상반수, 호운무사불리산.
외로운 학은 어떤 때 늘 물을 벗하고, 아름다운 구름은 일 없어 산을 떠나지 않는다.
頭角住多無獬豸①, 羽毛雖衆少鴛鴦.
두각주다무해치①, 우모수중소원앙.
두각이 많이 머물지만 해치가 없고, 우모가 비록 많지만 원앙이 적다.
[註解] ①獬豸 : 堯임금 때의 瑞獸임. 형상이 소와 같으나 一角임. 侫臣(侫은 아첨할 녕)이 入朝하면, 곧 뿔로써 그를 받음[觸]. 說文에 이르되 옛적[古者]에 決訟(訴訟을 판결함)하면서 바르지 않은 이를 받게 하였다. 혹은 이르기를 수컷을 가로되 獬라 하고 암컷을 가로되 豸라 하거니와 형체가 같아서 분변하기 어렵나니 지금 묻는 뜻이 바로 이것을 이름[謂]임.
頭頭盡露眞消息, 物物全彰古佛心.
두두진로진소식, 물물전창고불심.
낱낱마다 모두 참 소식을 드러내고, 물건마다 온전히 고불의 마음을 나타내다.
頭上靑灰三五斗, 明明不墮曉來機.
두상청회삼오두, 명명부타효래기.
머리 위엔 푸른 재가 세 다섯 말이지만, 밝디 밝게 새벽의 기에 떨어지지 않는다.
頭長三尺知是誰? 相對無言獨足立.
두장삼척지시수? 상대무언독족립.
머리의 길이가 세 척이니 이 누구인줄 아느냐? 상대하여 말없이 외발로 섰네.
謀臣猛將今何在? 萬里淸風祇自知.
모신맹장금하재? 만리청풍기자지.
모신과 맹장이 지금 어디에 있느냐? 萬里의 청풍이 다만 스스로 아느니라.
奮然揣出虛空骨, 驚起須彌折斷腰.
분연췌출허공골, 경기수미절단요.
분연히 허공의 뼈를 헤아려 내고, 수미를 경기하여 허리를 절단하리라.
頻呼小玉元無事, 只要檀郞①認得聲.
빈호소옥원무사, 지요단랑①인득성.
자주 소옥을 부름은 원래 일이 없고, 다만 단랑이 소리를 알아 얻음을 요하느니라.
[註解] ①檀郞 : 新郞. 郎君.
選佛須是英靈漢, 敵勝還他獅子兒.
선불수시영령한, 적승환타사자아.
부처에 뽑힘은 반드시 이 영령한이고, 적에게 이김은 도리어 저 사자아니라.
選佛若無如是眼, 假饒①千載又奚爲?
선불약무여시안, 가요①천재우해위?
부처에 뽑히면서 만약 이와 같은 눈이 없다면, 假饒 千載라도 또 어찌하리오?
[註解] ①假饒 : 가령.
選佛若無如是眼, 宗風那得到如今?
선불약무여시안, 종풍나득도여금?
부처에 뽑히면서 만약 이와 같은 눈이 없다면, 종풍이 어찌 여금에 이름을 얻으리오?
隨緣赴感靡不周, 而常處此菩提座.
수연부감미부주, 이상처차보리좌.
인연 따라 감응에 다다라 두루하지 않음이 없지만, 늘 이 보리좌에 거처하도다.
隨行蹈斷流水聲, 縱觀①寫出飛禽跡.
수행도단류수성, 종관①사출비금적.
행을 따라 유수의 소리를 밟아 끊고, 종관하며 나는 새의 자취를 사출하노라.
[註解] ①縱觀 : 마음대로 봄. 縱覽.
歷劫來來無盡燈, 不曾挑剔鎭長明.
역겁래래무진등, 부증도척진장명.
역겁하며 오고 오는 다함 없는 등이여, 일찍이 돋우지 않아도 항상 밝구나.
燕語鶯啼逈不同, 芳樹雕梁①却知有②.
연어앵제형부동, 방수조량①각지유②.
제비 지저귐과 꾀꼬리 욺은 멀어 같지 못하거니와, 꽃다운 나무와 새긴 들보가 도리어 있음을 안다.
[註解] ①雕梁 : 장식에 彩繪의 浮雕(浮刻)가 있는 대들보. ②知有 : 향상사가 있음을 아는 것.
閻老殿①前添一鬼, 北邙山下臥千年.
염로전①전첨일귀, 북망산하와천년.
염로전 앞에 한 귀신을 더하였고, 북망산 아래 千年을 누웠다.
[註解] ①閻老殿 : 염라 老王의 궁전.
橈棹不施兼底脫, 往來終不借浮囊①.
요도부시겸저탈, 왕래종부차부낭①.
노를 행하지 않고 겸하여 밑도 빠졌나니, 왕래하면서 마침내 부낭을 빌리지 않노라.
[註解] ①浮囊 : 헤엄을 칠 때 몸이 잘 뜨게 하는 기구.
龍圖①鳳曆②等乾坤, 睿算彌隆億萬年.
용도①봉력②등건곤, 예산미륭억만년.
용도와 봉력은 건곤과 제등하고, 睿算이 더욱 융성해 억만년이로다.
[註解] ①龍圖 : 河圖니 伏羲氏 때에 황하에서 용마가 지고 나왔다는 쉰다섯 점의 그림. 우 임금 때의 洛書와 함께 周易 이치의 기본이 되었음. ②鳳曆 : 봉황이 天時를 안다는 데서 冊曆을 이르는 말.
龍得水時添意氣, 虎逢山色長威獰.
용득수시첨의기, 호봉산색장위영.
용이 물을 얻었을 때 의기를 더하고, 범이 산색을 만나면 威獰이 자란다.
龍袖①拂開全體露, 象王行處絶狐踪.
용수①불개전체로, 상왕행처절호종.
용수를 떨쳐 여니 전체가 드러나고 상왕이 다니는 곳에 여우의 자취가 끊긴다.
[註解] ①龍袖 : 곤룡포의 소매.
鴛鴦繡了從君看, 莫把金針度與人.
원앙수료종군간, 막파금침도여인.
원앙을 수놓은 다음 그대의 봄을 좇지만 금침을 잡아 사람에게 건네주지는 못하느니라.
鴛鴦綉出從君看, 不把金針度與人.
원앙수출종군간, 부파금침도여인.
원앙을 수놓아 내어 그대의 봄을 좇지만, 금침을 잡아 사람에게 건네주지는 못하느니라.
鴛鴦枕上雙行淚, 半是思君半恨君.
원앙침상쌍행루, 반시사군반한군.
원앙 베개 위의 두 줄기 눈물이여, 반은 이 그대를 사모함이며 반은 그대를 원한함이니라.
儒門弟子無人識, 碧眼胡僧笑點頭.
유문제자무인식, 벽안호승소점두.
유문의 제자는 아는 사람이 없고, 벽안의 호승이 웃으며 머리 끄덕이네.
儗心湊泊終難會, 達者應須暗裏驚.
의심주박종난회, 달자응수암리경.
헤아리는 마음으로 주박하면 마침내 알기 어렵나니, 달자는 응당 꼭 어둠 속에서 놀라느니라.
諸佛法身入我性, 我性同共如來合.
제불법신입아성, 아성동공여래합.
제불의 법신이 나의 성품에 들어오고, 나의 성품이 한가지로 여래에 합하도다.
諸天辨供猶閒可, 變造生熟事要人.
제천변공유한가, 변조생숙사요인.
제천이 공양을 분변함은 오히려 한가하여 옳거니와, 생것과 익은 것을 변조하는 일은 사람을 요하느니라.
諸行無常一切空, 卽是如來大圓覺.
제행무상일체공, 즉시여래대원각.
제행이 무상하여 일체가 공하였음이, 곧 이 여래의 대원각이니라.
醍醐上味世所珍, 遇斯等人成毒藥.
제호상미세소진, 우사등인성독약.
제호는 上味라 세상에서 진기한 것이지만, 이런 등의 사람을 만나면 독약을 이룬다.
雕沙無鏤玉之譚, 結草乖道人之思.
조사무루옥지담, 결초괴도인지사.
모래에 새기면 옥에 새기는 얘기가 없고, 풀을 맺으면 도인의 사유에 어그러진다.
操舟又入洪波裏, 愁殺漁翁兩鬢斑.
조주우입홍파리, 수살어옹량빈반.
배를 操縱해 또 큰 파도 속으로 들어가니, 어옹을 너무 근심케 해 두 살쩍이 아롱지다.
蕩蕩仁風扶聖化, 熙熙和氣助昇平①.
탕탕인풍부성화, 희희화기조승평①.
탕탕한 인풍이 성화를 도우고, 희희한 화기가 승평을 도우다.
[註解] ①昇平 : 태평과 같은 뜻. 升(昇과 같음)은 進이다. 조금씩 위로 나아가[上進] 太平에 이른다.
橫按鏌鎁①全正令, 太平寰宇②斬癡頑.
횡안막야①전정령, 태평환우②참치완.
막야를 가로 누르고 正令을 바르게 해, 태평의 환우에 癡頑을 베리라.
[註解] ①鏌鎁 : 鏌邪와 같음. ②寰宇 : 곧 천하. 세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