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十四畫]
嘉州大象喫蒺藜①, 陝府鐵牛流出血.
가주대상끽질려①, 섬부철우류출혈.
가주의 대상이 납가새를 먹으매, 섬부의 철우가 피를 흘린다.
[註解] ①蒺藜 : 납가새.
嘉州有大象威風, 陝府有鐵牛猛吼.
가주유대상위풍, 섬부유철우맹후.
가주에 대상의 위풍이 있고, 섬부에 철우의 猛吼가 있다.
箇箇壽山高屴崱, 人人福海涌靈源.
개개수산고력즉, 인인복해용령원.
개개인의 수산이 높아서 쭈뼛하고, 사람마다 복해가 영원에서 솟는다.
箇中若了全無事, 體用何妨分不分?
개중약료전무사, 체용하방분불분?
개중에 만약 온통 일 없는 줄 요득한다면, 체용을 어찌 나누거나 나누지 않음에 방애되리오.
境上施爲渾大有, 內外中間覓總無.
경상시위혼대유, 내외중간멱총무.
경계 위에 베풀어 위하매 온통 크게 있더니, 내외와 중간에 찾으매 모두 없더라.
慣釣鯨鯢澄巨浸, 却嗟蛙步𩥇泥沙.
관조경예징거침, 각차와보전니사.
습관으로 고래를 낚아 큰 호수를 맑힌지라. 도리어 개구리 걸음으로 진흙 모래에 허우적거림을 슬퍼하노라.
摑碎虛空都撒却, 從敎彌勒下生來.
괵쇄허공도살각, 종교미륵하생래.
허공을 쳐부수어 모두 흩어버리면, 따라서 미륵이 하생하여 오게 되리라.
綠楊陰裏戴嵩①牛, 芳草渡頭韓幹②馬.
록양음리대숭①우, 방초도두한간②마.
녹양의 그늘 속에 대숭의 소며 방초의 나루터에 한간의 말이로다.
[註解] ①戴嵩 : 唐나라 中期의 화가. 소 그림을 잘 그렸음. ②韓幹 : 당나라의 화가. 궁정 화가로서 太常寺丞이 되었으며, 인물화와 초상화에 뛰어났고 특히 말 그림을 잘 그렸음.
綠葉忽低知鳥立, 靑萍微動覺魚行.
녹엽홀저지조립, 청평미동각어행.
푸른 잎이 홀연히 처지매 새가 앉은 줄 알고, 푸른 부평이 조금 움직이매 고기가 다니는 줄 깨닫는다.
嫩竹敲風鳴翡翠, 芰荷翻雨潑鴛鴦.
눈죽고풍명비취, 기하번우발원앙.
예쁜 대가 바람을 치니 비취를 울리고, 기하가 비에 펄럭이니 원앙을 뿌리네.
滿頭白髮離巖谷, 半夜①穿雲入市鄽.
만두백발리암곡, 반야①천운입시전.
머리 가득 백발로 암곡을 떠나더니, 한밤중에 구름을 뚫고 시전에 들다.
[註解] ①半夜 : 한밤중. 中夜.
滿林桃李皆春色, 爲問東君幾箇知?
만림도리개춘색, 위문동군기개지?
숲 가득 도리는 다 춘색인데, 동군에게 물으매 몇 개나 알까?
滿目光輝無向背, 優鉢羅華火裏開.
만목광휘무향배, 우발라화화리개.
눈 가득히 광휘는 향배가 없거늘, 우발라화가 불 속에 피다.
滿地落花春已過, 綠陰①空鎖舊莓苔.
만지락화춘이과, 녹음①공쇄구매태.
땅 가득히 꽃이 지니 봄은 이미 지나갔고, 녹음만 공연히 옛 이끼를 에웠다.
[註解] ①綠陰 : 푸른 잎이 우거진 나무 그늘.
夢裏明明有六趣①, 覺後②空空無大千③.
몽리명명유륙취①, 교후②공공무대천③.
꿈속에선 밝디 밝게 육취가 있더니, 깬 후엔 자꾸 비어 대천도 없더라.
[註解] ①六趣 : 六道. ②覺後 : 꿈깬 후에. ③大千 : 三千大千世界의 省稱.
夢回夜色依稀曉, 笑指家風爛熳春.
몽회야색의희효, 소지가풍란만춘.
꿈을 돌이키니 야색이 어슴푸레 밝은데, 웃으며 가리키노니 가풍이 난만한 봄이라네.
聞性圓明無內外, 把手相將入普門.
문성원명무내외, 파수상장입보문.
문성이 원명하여 안팎이 없거늘, 손잡고 서로 함께 보문에 드노라.
碧桃冉冉①凝朝露, 紅杏蒙蒙②映彩霞.
벽도염염①응조로, 홍행몽몽②영채하.
푸른 복숭아는 염염하여 아침 이슬에 응고하고, 붉은 살구는 몽몽하여 채색 노을에 비치다.
[註解] ①冉冉 : 부드럽게 늘어지는 모양. ②蒙蒙 : 자욱한 모양. 어두운 모양.
碧眼胡僧①坐九秊, 心膽渾如生鐵鑄.
벽안호승①좌구년, 심담혼여생철주.
벽안의 호승이 구 년을 앉았으니, 심담이 온통 생철로 주조한 듯하다.
[註解] ①碧眼胡僧 : 달마를 가리킴.
鳳雛自有冲霄志, 肯學鷦鷯戀一枝?
봉추자유충소지, 긍학초료련일지?
봉 새끼는 스스로 하늘을 오를 뜻이 있거늘, 어찌 뱁새의, 한 가지를 연모함을 배우리오?
鳳凰不是凡間鳥, 不得梧桐誓不棲.
봉황불시범간조, 부득오동서불서.
봉황은 이 범상한 사이의 새가 아니므로, 오동을 얻지 못하면 맹세코 깃들지 않는다.
翡翠①蹋翻荷葉雨, 鷺鷥衝破竹林煙.
비취①답번하엽우, 로사충파죽림연.
비취는 연잎을 밟아 번뜩이는 비며, 노사는 죽림을 충돌해 깨뜨리는 안개로다.
[註解] ①翡翠 : 새 이름.
酸酒冷茶三五醆, 長江風急浪花①多.
산주랭다삼오잔, 장강풍급랑화①다.
신 술과 찬 차 삼오 잔인데, 장강에 바람이 급해 낭화가 많다.
[註解] ①浪花 : 파도가 부딪쳐 하얗게 일어나는 물방울.
說盡山雲海月情, 依前不會空惆悵.
설진산운해월정, 의전불회공추창.
산운과 해월의 정을 설해 다했건만, 의전히 알지 못해 공연히 추창하다.
說破不値半文錢, 祗好山呼賀萬年.
설파불치반문전, 지호산호하만년.
설파하면 반문의 돈 가치도 않되나니, 다만 아름다운 산이 환호하며 만년을 경하하다.
語不傷人方出口, 藥因有驗始傳人.
어불상인방출구, 약인유험시전인.
말은 사람을 상하지 않아야 비로소 입에서 나오고, 약은 효험이 있음으로 인하여 비로소 사람에게 전한다.
語證則不可示人, 說理則非證不了.
어증즉불가시인, 설리즉비증불료.
증험을 말하라면 곧 가히 사람에게 보이지 못하지만, 이치를 설함엔 곧 증험하지 않고서는 요달치 못하느니라.
漁人只看絲綸上, 不見蘆花對蓼紅.
어인지간사륜상, 불견로화대료홍.
어인이 다만 낚싯줄 위만 보느라, 노화가 여뀌를 대해 붉음을 보지 못하다.
寧可碎身如微塵, 終不瞎箇師僧①眼.
영가쇄신여미진, 종불할개사승①안.
차라리 가히 몸을 부수어 미진 같이 할지언정, 마침내 사승의 눈을 멀게 하지 않으리라.
[註解] ①師僧 : 일반적 스님을 가리킴.
寧可碎身如微塵, 終不瞎箇衆生眼.
영가쇄신여미진, 종불할개중생안.
차라리 가히 몸을 부수어 미진 같이 할지언정, 마침내 중생의 눈을 멀게 하지 않으리라.
寧可將身入地獄, 莫謗如來正法輪.
영가장신입지옥, 막방여래정법륜.
차라리 가히 몸을 가지고 지옥에 들지언정, 여래의 정법륜을 비방하지 말라.
寧與有智人厮罵, 莫與無智人說話.
영여유지인시매, 막여무지인설화.
차라리 지혜가 있는 사람과 서로 욕할지언정, 지혜가 없는 사람과 설화하지 말라.
截瓊枝寸寸是寶, 析旃檀片片皆香.
절경지촌촌시보, 석전단편편개향.
옥의 가지를 자르니 마디마다 이 보배며, 전단을 쪼개니 조각마다 다 향이다.
漸老逢春解惜春, 昨夜飛花落無數.
점로봉춘해석춘, 작야비화락무수.
점점 늙으면서 봄을 만나매 봄을 아낄 줄 아나니, 어젯밤 飛花가 무수히 떨어졌다.
趙州狗子無佛性, 萬疊靑山藏古鏡.
조주구자무불성, 만첩청산장고경.
조주의, 개는 불성이 없다 함이여, 만첩청산에 옛 거울이 숨겨졌다.
塵沙億劫常現前, 胸中切勿留元字①.
진사억겁상현전, 흉중절물류원자①.
진사의 억겁이 늘 현전하나니, 흉중에 간절히 원자도 머물러 두지 말아라.
[註解] ①元字 : 元字脚이니 元字의 다리는 乙이며, 乙은 一과 통하니, 곧 一字란 뜻.
塵塵刹刹①無留礙, 直踏毗盧頂上行.
진진찰찰①무류애, 직답비로정상행.
진진찰찰에 머물러 막히지 말고, 바로 비로의 정상을 밟아 행하라.
[註解] ①塵塵刹刹 : 있는 바 국토. 일체 세계.
蒼頭祖父寒居位, 白髮兒孫夜過門.
창두조부한거위, 백발아손야과문.
창두의 조부가 차갑게 자리에 거처하매, 백발의 아손이 밤에 문을 지나다.
綴鉢飯抄雲子白, 晴甌茶泛雪花香.
철발반초운자백, 청구다범설화향.
철발의 밥은 구름의 흼을 집어왔고, 청구의 차는 설화의 향기가 넘친다.
緇①田無一簣之功, 鐵圍②陷百刑之苦.
치①전무일궤지공, 철위②함백형지고.
치전에 한 삼태기의 공이 없어, 철위에서 온갖 형벌의 괴로움에 빠진다.
[註解] ①緇 : 僧徒를 가리킴. ②鐵圍(山) : 수미산을 둘러싸고 있는 九山八海 가운데 가장 바깥 쪽의 산.
蒲團時倚無他事, 永日①寥寥謝太平.
포단시의무타사, 영일①요요사태평.
포단에 때로 의지하니 다른 일이 없고, 영일에 요료하여 태평에 감사하노라.
[註解] ①永日 : 아침부터 늦게까지의 긴 날.
蒲團靜倚無餘事, 永日寥寥謝太平.
포단정의무여사, 영일요요사태평.
포단에 고요히 의지하니 다른 일이 없고, 영일에 요료하여 태평에 감사하노라.
漢地不收秦不管, 又騎驢子下楊州.
한지불수진불관, 우기려자하양주.
한지에 거두어지지 않고 秦도 상관 않고, 또 나귀를 타고 양주로 내려가노라.
禍不入愼家之門, 瑞不生庭前之草.
화불입신가지문, 서불생정전지초.
앙화는 삼가는 문에 들지 않고, 상서는 뜰 앞의 풀에 나지 않는다.
廓然無事頓淸閑, 他家自有通人愛.
확연무사돈청한, 타가자유통인애.
확연히 일이 없어 문득 청한하나니, 타가는 스스로 사람과 통하는 사랑이 있다.
廓然掃盡無絲髮①, 處處分身遍大千.
확연소진무사발①, 처처분신편대천.
확연히 쓸어 없애 사발도 없나니, 곳곳에 분신하여 대천에 두루하네.
[註解] ①絲髮 : 실과 머리카락이니 아주 적음을 비유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