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十二畫]
堪笑卞和三獻玉, 縱榮刖却一雙足.
감소변화삼헌옥, 종영월각일쌍족.
가히 우습구나 변화는 세 번 옥을 바쳤나니, 비록 영화로웠으나 한 쌍의 발이 잘려 버렸네.
堪笑寒山忘却歸, 十年不識來時道.
감소한산망각귀, 십년부식래시도.
가히 우습구나 한산은 돌아감을 망각하여, 십 년토록 올 때의 길을 알지 못하였네.
堪嗟去日顔如玉, 却嘆回時鬢似霜.
감차거일안여옥, 각탄회시빈사상.
가히 차탄하노니 떠나는 날 얼굴이 옥과 같았는데, 도리어 탄식하노니 돌아올 땐 수염이 서리 같구려.
開州好箇憨布袋①, 十字街頭恣掣顚.
개주호개감포대①, 십자가두자체전.
개주의 호개의 어리석은 포대여, 십자가두에서 방자히 당기고 꺼꾸러지는구나.
[註解] ①布袋 : 포대화상.
開化石佛拍手笑, 晉祠①娘子解謳歌.
개화석불박수소, 진사①낭자해구가.
개화의 석불은 박수하며 웃고, 진사의 낭자는 구가할 줄 안다.
[註解] ①晉祠 : 원래 명칭은 晉王祠라 하였고 처음 이름은 唐叔虞祠였음. 이것은 晉國 開國諸侯 唐叔虞(후에 晉王으로 追封됨을 입었음) 및 母后 邑姜后를 기념하기 위해 건립하였음. 山西省 太原市 晉源區 晉祠鎭에 위치함.
幾見雪霜凋萬木? 盤空聳檻更靑靑.
기견설상조만목? 반공용함갱청청.
얼마나 눈과 서리가 萬木을 시들게 함을 보았던가? 허공에 서린 솟은 난간은 다시 푸르고 푸르다.
幾度江風連日起, 未聞沈却釣魚船.
기도강풍련일기, 미문침각조어선.
몇 차례나 강풍이 연일 일어났지만, 고기 낚는 배를 침몰 시켰다 함은 듣지 못하였다.
幾度桑田變滄海, 從來畫餠不充飢.
기도상전변창해, 종래화병불충기.
몇 차례나 뽕밭이 창해로 변하였지만, 종래로 그림의 떡은 주림을 채우지 못한다.
幾度黑風翻大海, 未曾聞道釣舟傾.
기도흑풍번대해, 미증문도조주경.
몇 차례나 흑풍이 대해를 뒤엎었지만, 일찍이 낚싯배가 경복하였다는 말은 듣지 못하였다.
幾度黑風吹大海, 未嘗聞道釣舟傾.
기도흑풍취대해, 미상문도조주경.
몇 차례나 흑풍이 대해에 불었지만, 일찍이 낚싯배가 경복하였다는 말은 듣지 못하였다.
幾般雲色出峯頂, 一樣泉聲落檻前.
기반운색출봉정, 일양천성락함전.
몇 가지 운색은 봉정에 나오는데, 한 모양 천성은 난간 앞에 떨어진다.
幾條淥水巖前去, 一片白雲江上來.
기조록수암전거, 일편백운강상래.
몇 가닥 녹수는 바위 앞을 지나가고, 한 조각 흰 구름은 강 위로 오는구나.
幾處峯巒猿鳥嘯, 一帶平川遊子迷.
기처봉만원조소, 일대평천유자미.
몇 곳의 산봉우리엔 원숭이와 새가 울부짖고, 일대의 평천엔 유자가 迷亂하다.
幾許風光都買盡, 不曾費著一文錢.
기허풍광도매진, 부증비저일문전.
얼마간의 풍광을 모두 사서 다하였지만, 일찍이 一文의 돈도 소비하지 않았다.
幾回淥水靑山邊, 撞著祖師還不識.
기회록수청산변, 당저조사환불식.
몇 회나 녹수와 청산의 가에서, 조사와 부딪혔으나 도리어 알지 못하였다.
棋逢敵手難藏行, 琴遇知音不厭彈.
기봉적수난장행, 금우지음불염탄.
바둑은 적수를 만나면 행을 감추기 어렵고, 거문고는 지음을 만나면 퉁김을 싫어하지 않는다.
棋逢敵手難藏行, 琴遇知音正好彈.
기봉적수난장행, 금우지음정호탄.
바둑은 적수를 만나면 행을 감추기 어렵고, 거문고는 지음을 만나면 바로 좋이 퉁길 만하다.
棋逢敵手難藏倖, 詩到重吟始見功.
기봉적수난장행, 시도중음시견공.
바둑은 적수를 만나면 요행을 감추기 어렵고, 詩는 거듭 읊음에 이르러야 비로소 功을 본다.
棋逢敵手難藏興, 詩到重吟始見工.
기봉적수난장흥, 시도중음시견공.
바둑은 적수를 만나면 흥을 감추기 어렵고, 詩는 거듭 읊음에 이르러야 비로소 工巧를 본다.
短也長也宜自看, 是也非也河沙數.
단야장야의자간, 시야비야하사수.
짧은지 긴지 마땅히 스스로 보아라. 옳다거니 그르다거니 河沙의 수로다.
等閑認得東風面, 萬紫千紅總是春.
등한인득동풍면, 만자천홍총시춘.
등한히 동풍의 얼굴을 알아 얻으니, 만자천홍이 모두 이 봄이다.
等閒一似秋風至, 無意凉人人自凉.
등한일사추풍지, 무의량인인자량.
등한은 추풍이 이름과 一似하나니, 사람을 서늘히 할 뜻이 없건만 사람이 스스로 서늘히 여긴다.
嵐風①起處乾坤震, 劫火燃時世界空.
남풍①기처건곤진, 劫火燃時世界空.
비람풍이 일어나는 곳에 건곤이 진동하고, 겁화가 탈 때 세계가 空한다.
[註解] ①嵐風 : 毗藍婆風이라고 함.
無孔笛吹雲外曲, 相逢知我者還稀.
무공적취운외곡, 상봉지아자환희.
구멍 없는 피리로 운외곡을 부니, 상봉하매 나를 아는 자가 도리어 드물다.
無孔鐵槌輕擧處, 疑團粉碎了無遺.
무공철퇴경거처, 의단분쇄료무유.
구멍 없는 철퇴를 가볍게 드는 곳에, 의심덩이가 분쇄되어 마침내 남음이 없다.
無量劫來生死本, 癡人喚作本來人.
무량겁래생사본, 치인환작본래인.
무량겁래로 생사의 근본이거늘, 어리석은 사람이 본래의 사람이라고 불러 짓는다.
無明實性卽佛性, 幻化空身卽法身.
무명실성즉불성, 환화공신즉법신.
무명의 실성이 곧 불성이며, 환화의 空身이 곧 법신이다.
無目仙人能揣骨, 鬧市相逢執手驚.
무목선인능췌골, 요시상봉집수경.
눈 없는 仙人이 능히 뼈를 재어, 시끄러운 시장에서 상봉하매 손을 잡고 놀라네.
無目之人縱橫走, 忽然不覺落深坑.
무목지인종횡주, 홀연불각락심갱.
눈 없는 사람이 종횡으로 달리다가, 홀연히 불각에 깊은 구덩이에 떨어진다.
無邊法界華嚴藏, 共踏毗盧頂上行.
무변법계화엄장, 공답비로정상행.
무변한 법계의 화엄장이여, 함께 비로의 정상을 밟아 행하라.
無縫塔中雲匼匝①, 不萌枝上月團圓.
무봉탑중운암잡①, 불맹지상월단원.
무봉탑 가운데 구름이 에워쌌고, 불맹지 위에 달이 둥글다.
[註解] ①匼匝 : 둘러싼 모양.
無縫塔中藏不得, 森羅景裏見全身.
무봉탑중장부득, 삼라경리현전신.
무봉탑 속에 감춤을 얻지 못하고, 삼라경 속에 온몸을 나타낸다.
無事莫行偏僻路, 等閒惹得是非來.
무사막행편벽로, 등한야득시비래.
일 없이 편벽된 길을 다니지 말지니, 등한히 시비를 야기하여 오리라.
無事晚來江上①望, 三三兩兩②釣漁翁.
무사만래강상①망, 삼삼량량②조어옹.
일 없는 저녁에 강 위에서 바라보니, 삼삼양량 고기 낚는 늙은이다.
[註解] ①上 : 방면 범위를 나타내는 글자. ②三三兩兩 : 여럿이 모인 모양.
無事晚來江上望, 三三兩兩釣魚舟.
무사만래강상망, 삼삼량량조어주.
일 없는 저녁에 강 위에서 바라보니, 삼삼양량 고기 낚는 배다.
無事晚來湖上望, 白蘋紅蓼滿汀洲①.
무사만래호상망, 백빈홍료만정주①.
일 없는 저녁에 호수 위에서 바라보니, 흰 네가래와 붉은 여뀌가 정주에 가득하다.
[註解] ①汀洲 : 늪 못 호수 내 강 바다 따위에서 물이 얕고 흙이나 모래가 드러난 곳.
無事自然隨勢去, 有聲多爲不平來.
무사자연수세거, 유성다위불평래.
무사하면 자연히 형세를 따라가거니와, 명성이 있으면 많이 불평이 오게 된다.
無常若也黃昏至, 更不留君到一更.
무상약야황혼지, 갱불류군도일경.
무상이 만약에 황혼에 이른다면, 다시 그대를 머물러 둬 일경에 이르게 하지 않는다.
無聖廓然人不會, 九年孤坐鼻撩天.
무성확연인불회, 구년고좌비료천.
무성과 확연을 사람이 알지 못해, 九年을 외로이 앉아 코가 하늘을 취하였다.
無手童兒能指出, 分明貌醜不堪傳.
무수동아능지출, 분명모추불감전.
손 없는 어린이가 능히 가리켜 내니, 분명히 모양이 추해 가히 전하지 못한다.
無心道者①能如此, 未得無心也大難.
무심도자①능여차, 미득무심야대난.
무심한 도자는 능히 이와 같거니와, 무심을 얻지 못하였다면 또한 매우 어려우리라.
[註解] ①道者 : 이글에선 道人을 가리킴.
無心無我分明道, 不知道者是何人?
무심무아분명도, 부지도자시하인?
무심이다 무아다 분명히 말하지만, 말하는 자는 이 어떤 사람인지 알지 못하겠네.
無心體得無心道, 體得爲心道也休.
무심체득무심도, 체득위심도야휴.
무심으로 무심한 도를 체득해야 하나니, 체득해서 마음을 삼았거든 도도 또한 그만 두어라.
無言童子口吧吧①, 無足仙人擗胸趯.
무언동자구파파①, 무족선인벽흉적.
말 없는 동자가 입으로 파파하고, 발이 없는 선인이 가슴을 치고 찬다.
[註解] ①吧吧 : 말이 많은 모양.
無影樹栽人不見, 開華結果自馨香.
무영수재인불견, 개화결과자형향.
그림자 없는 나무를 재배하매 사람이 보지 못하지만,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으면 저절로 향기롭다.
無底合①반②盛不盡, 穿心椀子飣將來.
무저합①반②성부진, 천심완자정장래.
밑이 없는 합반에 담아서 다하지 않거든, 중심이 뚫린 주발에 괴어 오너라.
[註解] ①合 : 盒子니 찬합. 후에 盒(찬합 합. 합 합)으로 썼음. 盤은 소반 반. ②合盤 : 곧 소반. 쟁반.
無限山花與流水, 幾多啼鳥共春風?
무한산화여류수, 기다제조공춘풍?
무한한 산화와 유수며, 얼마나 많은 제조와 춘풍이더냐?
無限風流慵賣弄, 免人指點①好郞君②.
무한풍류용매롱, 면인지점①호랑군②.
무한한 풍류를 팔며 희롱하는 데에 게으름은, 사람들이 좋은 낭군이라고 지점함을 면하려 함이라네.
[註解] ①指點 : 손가락으로 가리켜 보임. ②郞君 : 젊은 아내가 남편을 사랑스럽게 일컫는 말.
棒頭有眼明如日, 要識眞金火裏看.
봉두유안명여일, 요식진금화리간.
방망이 끝에 눈이 있어 밝기가 해와 같나니, 진금인지 알고자 하거든 불속에서 보아라.
菩薩無頭空合掌, 金剛無脚謾張拳.
보살무두공합장, 금강무각만장권.
보살이 머리가 없거늘 공연히 합장하고, 금강이 다리가 없건만 헛되이 주먹을 펼치다.
普眼當時無覓處, 夜來和雨宿寒溪.
보안당시무멱처, 야래화우숙한계.
보안이 당시에 찿지 못하던 곳을, 밤에 비와 함께 한계에서 자노라.
普願法界諸衆生, 一時同入法性海.
보원법계제중생, 일시동입법성해.
널리 원하옵건대 법계의 모든 중생이, 일시에 법성의 바다에 동입하소서.
普天匝地無回互, 莫把商音作羽音.
보천잡지무회호, 막파상음작우음.
온 하늘과 온 땅에 회호가 없나니, 商音을 가지고 羽音을 짓지 말라.
富貴不從勤苦得, 男兒何必五車書>
부귀부종근고득, 남아하필오거서?
부귀는 근고를 좇아 얻지 못하거늘, 남아가 어찌 다섯 수레의 책이 필요하랴?
斯門寂寂無關鏁, 淸坐不知誰與同?
사문적적무관쇄, 청좌부지수여동?
이 문이 적적하여 관쇄가 없나니, 청정히 앉아 누가 함께하는 줄 알지 못하겠네?
森羅萬象非他物, 本有光明遍九垓①.
삼라만상비타물, 본유광명편구해①.
삼라만상이 다른 물건 아니니, 본래 있는 광명이 구해에 두루하다.
[註解] ①九垓 : 九天의 밖. 나라의 끝이나 땅 끝. 중국 국토 전체.
犀角一星蟾影透, 神珠九曲①螘絲穿.
서각일성섬영투, 신주구곡①의사천.
무소의 뿔 一星을 달그림자가 투과하고, 신주의 九曲을 개미가 실로 뚫었다.
[註解] ①九曲珠 : 세상에서 전하기를 孔子가 陳에서 厄難을 만나 九曲珠를 꿰게 되었다. 뽕밭 사이에서 여자를 만났는데, 秘訣을 그에게 주어 이르되, 密爾思之(비밀스럽게 그것을 생각하라)하고, 思之密爾(그것을 생각하되 비밀스럽게 하라)하라. 공자가 드디어 깨달았다. 이에 실로써 개미에 묶고 꿀로써 그것(개미)을 引導해, 그것을(九曲珠)을 꿰었다. 고로 지금 물어 이르되, 蜜螘絲之(螘는 개미 의)라 하였음. 그러나 나온 곳이 未詳임. 일(事)은 비록 의심이 闕하지만, 물음은 실로 由來가 있으며, 합당히 많이들 그 인연을 들므로 드디어 이것을 기록하였다.
犀牛扇子①無頭角, 拈起淸風徧大千.
서우선자①무두각, 념기청풍편대천.
무소의 부채는 두각이 없지만, 잡아 일으키매 청풍이 대천에 두루하다.
[註解] ①犀牛扇子 : 犀는 코뿔소. 子는 後綴(접미사).
犀因翫月紋生角, 象被雷驚花入牙.
서인완월문생각, 상피뢰경화입아.
무소가 달구경함으로 인해 문채가 뿔에 생기고, 코끼리가 우레의 경동을 입어 花文이 어금니에 들어간다.
善吉①維摩談不到, 目連鶖子看如盲.
선길①유마담부도, 목련추자간여맹.
선길과 유마가 얘기해 이르지 못하고, 목련과 추자가 보아도 맹인과 같다.
[註解] ①善吉 : 범어는 須菩提.
須彌峯頂浪滔天, 大洋海底蓬塵①起.
수미봉정랑도천, 대양해저봉진①기.
수미봉정에 파랑이 하늘에 넘치고, 대양해저에 봉진이 일어나다.
[註解] ①蓬塵 : 많은 티끌.
須彌頂上浪滔天, 大洋海底紅塵起.
수미정상랑도천, 대양해저홍진기.
수미봉정에 파랑이 하늘에 넘치고, 대양해저에 홍진이 일어나다.
須彌頂上打齋鐘, 焦螟眼裏開巾鉢①.
수미정상타재종, 초명안리개건발①.
수미정상에서 재종을 치면, 초명의 눈 속에서 건발을 연다.
[註解] ①巾鉢 : 鉢巾과 발우.
須彌座①下烏龜子, 莫待重遭點額②回.
수미좌①하오귀자, 막대중조점액②회.
수미좌 아래의 오귀자여, 거듭 점액을 만나고 돌아옴을 기다리지 말아라.
[註解] ①須彌座 : 須彌壇과 같음. 佛座를 말함. ②點額 : 이마에 점이 찍히는 것.
須信茫茫煙浪裏, 自然別有好商量.
수신망망연랑리, 자연별유호상량.
반드시 믿을지니 망망한 안개 물결 속에, 자연히 별다른 좋은 상량이 있음을.
須知本自圓成物, 本自圓成無故新.
수지본자원성물, 본자원성무고신.
반드시 알지니 본래 절로 뚜렷이 이룬 물건은, 본래 절로 뚜렷이 이루어져 故新이 없는 줄을.
須知傅說①非傳說, 莫把曾參作魯參.
수지부열①비전열, 막파증삼작로삼.
반드시 부열이 부열이 아님을 알고, 증삼을 가지고 노삼을 짓지 말라.
[註解] ①傅說 : 殷나라 高宗 때의 宰相. 토목공사의 일꾼이었는데 당시의 재상으로 등용되어 中興의 대업을 이루었음.
須知佛遍三千界, 淨土渾敷八字間.
수지불편삼천계, 정토혼부팔자간.
반드시 알라 부처가 삼천계에 두루하고, 정토가 온통 八字 사이에 퍼졌다.
須知我法玅難思, 大家止止不須說.
수지아법묘난사, 대가지지불수설.
반드시 알라 나의 법은 묘하여 사량하기 어렵나니, 대가여 그치고 그쳐라 설함을 쓰지 말라.
須知雲外千峯上, 別有靈松帶露寒.
수지운외천봉상, 별유령송대로한.
반드시 알라 구름 밖의 一千 봉우리 위에, 달리 신령스런 솔이 있고 이슬을 띠어 차갑다.
勝地不生凡草木, 葉葉聯芳總蘭玉①.
승지부생범초목, 엽엽련방총란옥①.
수승한 땅엔 범상한 초목이 나지 않아서, 잎마다 향기를 이어 다 난옥이다.
[註解] ①蘭玉 : 옥 같은 난.
握手欲言言不及, 月移花影上闌干.
악수욕언언불급, 월이화영상란간.
악수하며 말하려 하였으나 말이 미치지 못하더니, 달이 꽃 그림자를 옮겨 난간에 올리다.
握土成金猶可易, 變金爲土始知難.
악토성금유가이, 변금위토시지난.
흙을 쥐고 금을 이루기는 오히려 가히 쉽지만, 금을 변화해 흙을 만든다면 비로소 어려움을 알리라.
握土爲金猶可易, 變金爲土却還難.
악토위금유가이, 변금위토각환난.
흙을 쥐고 금을 만들기는 오히려 가히 쉽지만, 금을 변화해 흙을 만들기는 도리어 어렵다.
菴內不知菴外事, 一堆紅焰藕花香.
암내부지암외사, 일퇴홍염우화향.
암자 안에서 암자 밖의 일을 알지 못하나니, 한 무더기 붉은 화염이 연꽃의 향기로다.
陽氣發來無硬地, 春晴鷪谷正芬芳.
양기발래무경지, 춘청鷪곡정분방.
양기가 일어나서 오매 굳은 땅이 없나니, 봄이 맑아 앵곡에 바로 꽃다운 향내로다.
陽春白雪①無人和, 流水高山子細看.
양춘백설①무인화, 유수고산자세간.
양춘과 백설을 화응할 이가 없나니, 유수와 고산을 자세히 보아라.
[註解] ①陽春白雪 : 古樂府(樂府는 원래 음악을 맡아보던 관청의 이름이었으나 거기서 채칩 보존한 樂章과 歌詞 및 그 模倣 작품을 樂府 또는 樂府詩라 하였음. 관청으로서의 악부는 前漢 武帝 때 비롯하여 百餘年 동안 존속하다가 哀帝 때 廢止되고 太樂에 통합되었음)의 曲名임.
堯舜不章民自化, 大家齊唱太平歌.
요순부장민자화, 대가제창태평가.
요순이 표하지 않아도 만민이 스스로 교화되니, 대가가 일제히 태평가를 부른다.
堯舜不彰民自化, 相逢何必動干戈?
요순불창민자화, 상봉하필동간과?
요순이 드러내지 않아도 만민이 스스로 교화되거늘, 상봉하매 하필 간과를 움직이리오?
堯風與祖風竝扇, 舜日共佛日齊明.
요풍여조풍병선, 순일공불일제명.
요풍과 조풍이 아울러 부채질하고, 순일과 불일이 가지런히 빛나다.
雲開山色重重①碧, 日落天河②處處靑.
운개산색중중①벽, 일락천하②처처청.
구름이 개이니 산색이 중중히 푸르고, 해가 지니 天河가 처처에 푸르다.
[註解] ①重重 : 疊疊과 같은 뜻. ②天河 : 은하수. 이 글에선 하늘과 강.
雲蘿①秀處靑陰合, 岩樹高時翠鎖深.
운라①수처청음합, 암수고시취쇄심.
운라가 빼어난 곳에 푸른 그늘이 합하고, 바위의 나무가 높을 때 푸름이 에워서 깊다.
[註解] ①雲蘿 : 자색 등나무. 줄기의 굴곡이 구름을 연상시켜 붙여진 것. 女蘿(蘚苔類에 속하는 이끼)라.
雲來碧岫山裝面, 月到澄潭水畵眉.
운래벽수산장면, 월도징담수화미.
구름이 푸른 산굴에 오니 산이 얼굴을 꾸미고, 달이 맑은 못에 이르니 물이 눈썹을 그리다.
雲山父子能無外, 水月交情自有緣.
운산부자능무외, 수월교정자유연.
운산 부자는 능히 內外가 없고, 수월이 정을 교류하매 스스로 사연이 있다.
雲收雨霽長空闊, 一對鴛鴦畫不成.
운수우제장공활, 일대원앙화불성.
구름이 걷히고 비가 개니 장공이 광활한데, 一對의 원앙은 그림을 이루지 못한다.
雲暗不知天早晚①, 雪深難辯路高低.
운암부지천조만①, 설심난변로고저.
구름이 어두우면 하늘의 早晚을 알지 못하고, 눈이 깊으면 길의 고저를 분변하기 어렵다.
[註解] ①早晚 : 아침과 저녁.
雲日低時字雁橫, 夜蟾落處孤猨叫.
운일저시자안횡, 야섬락처고원규.
구름의 해가 낮을 때 字雁이 가로며, 밤의 달이 떨어지는 곳에 외로운 원숭이가 운다.
雲在嶺頭閒不徹①, 水流澗下太忙生②.
운재령두한불철①, 수류간하태망생②.
구름은 고개에서 한가함이 사무치는데, 물은 시내 아래로 흐르면서 너무 바빠하는구나.
[註解] ①不徹 : 不은 조사. 써서 語氣를 加强함. ②太忙生 : 生은 助字.
雲從白石上頭出 月向靑陰缺處來.
운종백석상두출 월향청음결처래.
구름은 흰 암석 위로부터 나오고, 달은 푸른 그늘의 결처를 향해 온다.
猨啼古木音聲急, 鶴宿枯松夢寐①長.
원제고목음성급, 학숙고송몽매①장.
원숭이는 고목에서 울며 음성이 급하고, 학은 고송에 자며 몽매가 길구나.
[註解] ①夢寐 : 잠을 자면서 꿈을 꿈. 또는 그 꿈.
越王任有傾吳口, 范蠡①孤舟不易招.
월왕임유경오구, 범려①고주불이초.
월왕이 아무리 오나라를 기울이는 입이 있어도, 범려의 고주를 쉽게 부르지 못하리라.
[註解] ①范蠡 : 춘추시대 월나라의 재상. 字는 少伯. 會稽에서 패한 句踐을 도와 吳王 夫差를 멸망시키고 후에 山東의 陶에 가서 陶朱公이라고 자칭하고 큰 富를 쌓았음.
爲人須得爲人眼, 見地須得見地句.
위인수득위인안, 견지수득견지구.
사람을 위함엔 반드시 사람을 위하는 눈을 얻어야 하고, 경지를 봄엔 반드시 경지를 보는 구를 얻어야 한다.
庾嶺老梅春獨早, 花開不待曉風吹.
유령로매춘독조, 화개불대효풍취.
유령의 늙은 매화는 봄이 유독 일러, 꽃을 피우매 새벽바람 붊을 기다리지 않더라.
猶握金鞭問歸客, 夜深誰共御街①行.
유악금편문귀객, 야심수공어가①행.
오히려 금 채찍을 쥐고 귀객에게 묻노니, 야심에 누가 함께 어가를 행하려는가.
[註解] ①御街 : 대궐로 통한 길. 또는 대궐 안의 길.
猶把琵琶半遮面, 不令人見轉風流.
유파비파반차면, 불령인견전풍류.
오히려 비파를 잡고 반쯤 얼굴을 가려, 사람으로 하여금 보지 못하게 해야 더욱 풍류니라.
啼得血流無用處, 不如緘口過殘春.
제득혈류무용처, 불여함구과잔춘.
울어 피 흘림을 얻더라도 쓸 곳이 없나니, 입을 닫고 남은 봄을 지냄만 같지 못하다.
堤柳乍開金眼細, 嶺梅初綻玉苞香.
제류사개금안세, 령매초탄옥포향.
제류가 막 피니 金眼이 가늘고, 영매가 처음 터지니 玉苞가 향기롭다.
朝擊三千暮八百, 煅烹佛祖只憑伊.
조격삼천모팔백, 단팽불조지빙이.
아침에 三千 대를 때리고 저녁엔 八百 대니, 불조를 단팽하매 다만 그를 의빙하느니라.
衆生度盡恒沙佛, 諸佛何曾度一人?
중생도진항사불, 제불하증도일인?
중생이 항사의 부처를 제도해 없애지만, 제불이 어찌 일찍이 한 사람이라도 제도하던가?
曾看江上弄潮人, 未聞愛水嫌波浪.
증간강상롱조인, 미문애수혐파랑.
일찍이 강 위의 농조하는 사람을 보았는데, 물을 사랑해 파랑을 싫어한다 함을 듣지 못하였다.
曾經大海難爲水, 慣聽無絃不易琴.
증경대해난위수, 관청무현불역금.
일찍이 대해를 겪은지라 물로 삼기 어렵고, 무현금 들음에 익숙한지라 거문고를 바꾸지 못한다.
曾經大海休誇水, 除却須彌不是山.
증경대해휴과수, 제각수미불시산.
일찍이 대해를 겪었으니 물 자랑을 하지 말고, 수미를 제해 버리면 이 산이 아니다.
曾經大海休誇水, 除了須彌不是山.
증경대해휴과수, 제료수미불시산.
일찍이 대해를 겪었으니 물 자랑을 하지 말고, 수미를 제해 버리면 이 산이 아니다.
曾經三峽①猿啼處, 不是愁人也斷腸.
증경삼협①원제처, 불시수인야단장.
일찍이 三峽의 원숭이 우는 곳을 지난지라. 이 愁人이 아니라도 또한 애간장 끊어진다.
[註解] ①三峽 : 泗川 湖北 두 省의 경계의 揚子江 中流에 있는 세 峽谷. 즉 巫峽, 瞿塘峽, 西陵峽. 고래로 舟行이 곤란하기로 유명함.
曾經三峽猿啼處, 不是行人也斷膓.
증경삼협원제처, 불시행인야단장.
일찍이 삼협의 원숭이 우는 곳을 지난지라. 이 행인이 아니라도 또한 애간장 끊어진다.
曾經巴峽①猨啼苦, 不待三聲也斷腸.
증경파협①원제고, 부대삼성야단장.
일찍이 파협의 원숭이 우는 괴로움을 지난지라. 三聲을 기다리지 않아도 또한 애간장 끊어진다.
[註解] ①巴峽 : 양자강 상류에 있는 협곡의 이름. 湖北省 巴東縣의 서쪽에 있음. 巫山에서 파동까지의 사이.
曾經巴峽猿啼處, 未到三聲已斷腸.
증경파협원제처, 미도삼성이단장.
일찍이 파협의 원숭이 우는 곳을 지난지라. 三聲에 이르지 않아도 이미 애간장 끊어진다.
曾經巴峽猿啼處, 鐵作心肝也斷腸.
증경파협원제처, 철작심간야단장.
일찍이 파협의 원숭이 우는 곳을 지난지라. 쇠로 심간을 만들었더라도 또한 애간장 끊어진다.
曾經巴峽猿啼處, 聽得驢鳴也斷腸.
증경파협원제처, 청득려명야단장.
일찍이 파협의 원숭이 우는 곳을 지난지라. 나귀 울음을 듣더라도 또한 애간장 끊어진다.
曾爲浪子①偏憐客, 爲愛貪盃惜醉人.
증위랑자①편련객, 위애탐배석취인.
일찍이 浪子가 된지라 유별나게 객을 연민하고, 술잔을 사랑하고 탐한지라 취한 사람을 애석히 여긴다.
[註解] ①浪子 : 流浪者. 子는 남자의 통칭. 또 助字.
曾爲蕩子偏憐客, 慣愛貪盃惜醉人.
증위탕자편련객, 관애탐배석취인.
일찍이 蕩子가 된지라 유별나게 객을 연민하고, 술잔을 습관으로 사랑하고 탐한지라 취한 사람을 애석히 여긴다.
曾爲蕩子偏憐客, 自愛貪杯惜醉人.
증위탕자편련객, 자애탐배석취인.
일찍이 蕩子가 된지라 유별나게 객을 연민하고, 스스로 술잔을 사랑하고 탐한지라 취한 사람을 애석히 여긴다.
曾餐一粒家田米, 直至如今飽未休.
증찬일립가전미, 직지여금포미휴.
일찍이 한 알의 家田의 쌀을 먹은지라. 바로 여금에 이르도록 배부름이 그치지 않너라.
曾被佳人和淚罵, 至今羞見雨中華.
증피가인화루매, 지금수견우중화.
일찍이 佳人의 눈물 섞인 욕을 입은지라. 至今도 우중의 꽃을 부끄럽게 보노라.
智人求心不求佛, 愚人求佛不求心.
지인구심불구불, 우인구불불구심.
지인은 마음을 구하고 부처를 구하지 않으며, 愚人은 부처를 구하고 마음을 구하지 않는다.
智者聊聞猛提取, 莫待天明①失却雞.
지자료문맹제취, 막대천명①실각계.
지자는 애오라지 들으면 맹렬히 提取하므로, 天明을 기다려 닭을 잃어버리지 않는다.
[註解] ①天明 : 동틀 무렵.
貼肉汗衫如未脫, 難敎赤體①顯風流.
첩육한삼여미탈, 난교적체①현풍류.
살갗에 붙은 땀내 나는 적삼을 벗지 못할 것 같으면, 赤體로 풍류를 나타나게 하기 어렵다.
[註解] ①赤體 : 벌거벗은 몸.
掣斷金鏁天麒麟, 高擧鐵鞭擊三百.
체단금쇄천기린, 고거철편격삼백.
쇠사슬을 급히 끊은 천기린에게, 쇠채찍을 높이 들어 삼백 대를 치다.
掣電光中飛鐵騎, 桃花浪裏舞春風.
체전광중비철기, 도화랑리무춘풍.
빠른 번개 빛 속에 철기를 날리고, 도화의 물결 속에 춘풍을 춤추다.
超群須是英靈漢, 敵勝還他師子兒.
초군수시영령한, 적승환타사자아.
무리에서 초출함은 꼭 이 영령한이며, 적에게 이김엔 도리어 저 사자아니라.
超然直透威音外, 目前無法可商量.
초연직투위음외, 목전무법가상량.
초연히 바로 위음 밖을 투과한지라. 목전에 가히 상량할 법이 없구나.
超然逈出威音外, 翹足徒勞讚底沙.
초연형출위음외, 교족도로찬저사.
초연히 위음 밖을 멀리 벗어났거늘, 발을 들고 도로 지사를 찬탄하다.
焦磚打著連底凍, 赤眼撞著火柴頭.
초전타저련저동, 적안당저화시두.
달군 벽돌로 바닥에 닿은 얼음을 때리고, 붉은 눈으로 불붙은 장작에 부딪치다.
最好江南三二月, 折花風暖鷓鴣啼.
최호강남삼이월, 절화풍난자고제.
가장 아름답기로는 강남의 삼이월에, 꽃 꺾고 바람 따스하고 자고가 욺이다.
最好江南二三月, 百花開後鷓鴣啼.
최호강남이삼월, 백화개후자고제.
가장 좋기로는 강남의 이삼월에, 백화가 핀 후 자고가 욺이다.
最好晩秋霜午夜, 一聲新鴈覺天寒.
최호만추상오야, 일성신안각천한.
가장 좋기로는 만추의 서리 오는 한밤중에, 한 소리 새로운 기러기에 하늘 차가움을 깨달음이다.
就船買得魚偏美, 踏雪沽來酒倍香.
취선매득어편미, 답설고래주배향.
배에 나아가 산 물고기는 유달리 맛나고, 눈을 밟고 사온 술은 배로 향기롭다.
就船買得魚偏美, 踏雪酤來酒倍香.
취선매득어편미, 답설고래주배향.
배에 나아가 산 물고기는 유달리 맛나고, 눈을 밟고 사온 술은 배로 향기롭다.
就地撮將黃葉去, 入山推出白雲來.
취지촬장황엽거, 입산추출백운래.
땅에 나아가 황엽을 집어 오고, 산에 들어가 백운을 밀어내어 오다.
閒來石上觀流水, 欲洗禪衣未有塵.
한래석상관류수, 욕세선의미유진.
한가하여 돌 위에서 유수를 보다가, 禪衣를 세탁하렸더니 티끌이 있지 않네.
閒雲一道凝靑嶂, 一任風雷鼓復收.
한운일도응청장, 일임풍뢰고부수.
한운 한 줄기가 푸른 봉우리에 엉겨, 바람과 우레의 두드리고 다시 거둠에 일임하다.
閑人自有閑人骨, 不是閑人不易閑.
한인자유한인골, 불시한인불이한.
한인은 스스로 한인의 골격이 있는지라. 이 한인이 아니면 쉽게 한가하지 못하느니라.
閑持經卷倚松立, 笑問客從何處來?
한지경권의송립, 소문객종하처래?
한가히 경권을 갖고 소나무에 기대서서, 객은 어느 곳을 좇아오느냐고 웃으며 묻노라?
寒來暑往誰相委? 荏苒①浮生又一年.
한래서왕수상위? 임염①부생우일년.
추위가 오고 더위가 가매 누가 서로 아는가? 그럭저럭 부생이 또 일 년이로다.
[註解] ①荏苒 : 그럭저럭.
寒梅占得春消息, 雪裏橫斜競放花.
한매점득춘소식, 설리횡사경방화.
한매가 봄소식을 점쳐 얻어, 눈 속에 가로 비스듬히 다투어 꽃을 방출하다.
寒山燒火滿頭灰, 笑罵豊干①這老賊.
한산소화만두회, 소매풍간①저로적.
한산이 불을 때며 머리 가득 재인데, 웃으며 풍간 이 늙은 도적아 라고 욕하다.
[註解] ①豊干 : 彌陀의 化現이며 寒山은 文殊의 화현이며 拾得은 普賢의 화현이다.
寒松靑有千年色, 一徑風飄四季香.
한송청유천년색, 일경풍표사계향.
차가운 솔이 푸르러 천 년의 색이 있는데, 一徑의 바람이 사계의 향기를 나부끼다.
寒臥老蟾呼不覺, 扶疏丹桂月朦朧.
한와로섬호불각, 부소단계월몽롱.
차갑게 누운 늙은 두꺼비는 불러도 깨닫지 못하고, 성김을 부지한 붉은 계수가 달에 몽롱하다.
寒則普天普地寒, 熱則普天普地熱.
한즉보천보지한, 열즉보천보지열.
추운 즉 온 하늘 온 땅이 춥고, 더운 즉 온 하늘 온 땅이 덥다.
菡萏①枝枝撑素月, 栴檀葉葉扇香風.
함담①지지탱소월, 전단엽엽선향풍.
함담의 가지마다 흰 달을 지탱하였고, 전단의 잎마다 향풍을 부채질하다.
[註解] ①菡萏 : 연꽃의 봉오리.
虛谷傳聲妙應手, 塵塵刹刹達磨宗.
허곡전성묘응수, 진진찰찰달마종.
빈 골에 소리를 전함은 묘하게 응하는 솜씨니, 티끌마다 찰토마다 달마종이다.
虛空可量風可繫, 無能盡說佛功德.
허공가량풍가계, 무능진설불공덕.
허공을 가히 헤아리고 바람을 가히 엮더라도, 능히 부처의 공덕을 다 설하지 못하느니라.
虛空昨夜飜筋斗, 嚇倒西來碧眼胡.
허공작야번근두, 혁도서래벽안호.
허공이 어젯밤 근두를 뒤집으니, 서쪽에서 온 벽안의 호승을 웃겨 거꾸러뜨렸다.
虛空打破翻筋斗, 一任人間論短長.
허공타파번근두, 일임인간론단장.
허공을 타파하고 근두를 뒤집으니, 인간에서 단장을 논함에 일임하노라.
虛名萬事雪塡井, 幻影百年風繫繩.
허명만사설전정, 환영백년풍계승.
허명의 만사는 눈으로 우물을 메움이며, 幻影의 백 년은 바람으로 노를 엮음이로다.
虛若谷神元不死, 道先象帝自長生.
허약곡신원불사, 도선상제자장생.
허는 곡신과 같아 원래 죽지 않고, 도는 상제보다 먼저라 스스로 장생한다.
虛擲光陰猶自可, 竛竮辛苦更愁人.
허척광음유자가, 竛병신고갱수인.
광음을 헛되이 던짐은 오히려 스스로 옳거니와, 비슬거리며 辛苦함은 다시 사람을 근심케 하네.
湖南城下好養民, 米賤柴多足四隣①.
호남성하호양민, 미천시다족사린①.
호남성 아래가 養民하기 좋나니, 쌀은 흔하고 땔감은 많아 사린을 풍족히 한다.
[註解] ①四隣 : 사방의 이웃.
喚回枕上三更夢, 惹動江南萬斛愁.
환회침상삼경몽, 야동강남만곡수.
침상의 삼경의 꿈을 불러 돌이키니, 강남의 만 섬의 수심을 끌어 움직이다.
黃金爲屋未爲貴, 玉食錦衣何足榮?
황금위옥미위귀, 옥식금의하족영?
황금으로 가옥을 만들어도 귀함이 되지 않거늘, 옥식과 금의가 어찌 족히 영화리오?
黃金自有黃金價, 肯爲和沙賣與人?
황금자유황금가, 긍위화사매여인?
황금은 스스로 황금의 가치가 있거늘, 어찌 모래에 섞어 사람에게 팔아넘기리오?
黃金自有黃金價, 豈可和沙賣與人?
황금자유황금가, 기가화사매여인?
황금은 스스로 황금의 가치가 있거늘, 어찌 가히 모래에 섞어 사람에게 팔아넘기리오?
黃金自有黃金價, 切莫和沙賣與人.
황금자유황금가, 절막화사매여인.
황금은 스스로 황금의 가치가 있나니, 모래에 섞어 사람에게 팔아넘김을 간절히 그만두라 하노라.
黃金自有黃金價, 終不和沙賣與人.
황금자유황금가, 종불화사매여인.
황금은 스스로 황금의 가치가 있으므로, 마침내 모래에 섞어 사람에게 팔아넘기지 않느니라.
黃金千兩未爲貴, 得人一語勝千金.
황금천량미위귀, 득인일어승천금.
황금 千兩은 귀함이 되지 않고, 사람의 한 말씀을 얻음이 천금보다 수승하니라.
黃梅石女繡鴛鴦, 一日新添一線長.
황매석녀수원앙, 일일신첨일선장.
黃梅縣의 석녀가 원앙을 수놓는데, 하루에 새로 일선을 더하여 길어지네.
黃鶯上樹一枝金, 白鷺下田千點雪.
황앵상수일지금, 백로하전천점설.
누런 꾀꼬리가 나무에 오르니 한 가지의 황금이며, 백로가 밭에 내리니 천 점의 눈이로다.
黃葉飄飄滿庭際, 一聲砧杵落誰家?
황엽표표만정제, 일성침저락수가?
황엽이 표표히 뜰에 가득한 즈음에, 한 소리 다듬이 방망이는 누구 집에 떨어지나?
黃河九曲連霄漢, 華嶽①三峯倒插天.
황하구곡련소한, 화악①삼봉도삽천.
황하의 아홉 굽이는 하늘에 잇닿았는데, 화악의 세 봉우리는 하늘에 거꾸로 꽂혔다.
[註解] ①華嶽 : 五嶽 중의 하나. 오악은 東嶽泰山, 南嶽衡山, 西嶽華山, 北嶽恒山, 中嶽嵩山.
黃河水溢黃河水, 雲霧山連雲霧山.
황하수일황하수, 운무산련운무산.
황하의 물이 황하의 물에 넘치고, 운무의 산이 운무의 산에 잇닿았다.
揮劍斫開人我易, 勸人除却是非難.
휘검작개인아이, 권인제각시비난.
검을 휘둘러 인아를 쪼개 엶은 쉽지만, 사람에게 권해 시비를 제해 버리게 하기는 어렵다.
揮劍斫開人我易, 推山塞斷是非難.
휘검작개인아이, 추산색단시비난.
검을 휘둘러 인아를 쪼개 엶은 쉽지만, 산을 밀어 시비를 막아 끊음은 어렵다.
黑豆從來好合醬, 比丘尼定是師姑①.
흑두종래호합장, 비구니정시사고①.
검은 콩은 종래로 장을 담기에 좋고, 비구니는 꼭 이 사고니라.
[註解] ①師姑 : 비구니.
黑虎夜行頭戴雪, 笑殺堂中老聖僧①.
흑호야행두대설, 소쇄당중로성승①.
흑호가 야행하며 머리에 눈을 이니, 당중의 늙은 성승을 너무 웃겼다.
[註解] ①聖僧 : 중국의 禪林에서 僧堂의 중앙에 안치한 聖僧像. 그러나 그 상이 일정치 않으니, 文殊菩薩像, 憍陳如像, 賓頭盧像, 大迦葉像, 須菩提像 등을 안치함. 食堂에는 賓頭盧尊者像을 안치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