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四畫]
今朝正是臘月八, 釋迦老子①眼睛瞎. 靑天白日被鬼迷, 夜對明星將眼刮.
금조정시랍월팔, 석가로자①안정할. 청천백일피귀미, 야대명성장안괄.
오늘 아침이 바로 이 납월 八日이니, 석가노자의 눈동자가 멀어졌도다.
청천백일에 귀신의 미혹함을 입어, 밤에 明星을 대해 눈을 가져 긁었도다.
[註解] ①老子 : 子는 助字. 곧 노인.
木馬蹋殺閻浮人, 泥龍飮竭滄溟水. 霹靂滿空山嶽摧, 看看①平地波濤起.
목마답살염부인, 니룡음갈창명수. 벽력만공산악최, 간간①평지파도기.
목마는 염부의 사람을 밟아 죽이고, 泥龍은 滄溟의 물을 마셔 없앴도다.
벽력이 허공에 가득하매 산악이 꺾였나니, 看看이 평지에 파도가 일어나는구나.
[註解] ①看看 : 보고 있는 동안. 점점.
木人吹笛雲中走, 石女彈琴海上來. 箇裏有翁無面目, 呵呵拊掌笑顔開.
목인취적운중주, 석녀탄금해상래. 개리유옹무면목, 가가부장소안개.
목인은 피리 불며 구름 속을 달리고, 석녀는 거문고를 퉁기며 바다 위로 오도다.
이 속에 늙은이 있어 면목이 없거늘, 하하 웃고 손뼉 치며 웃는 얼굴이 열리네.
丰姿窈窕①髩欹斜, 賺得郞君念法華. 一把骨頭挑去後, 不知明月落誰家?
봉자요조①빈의사, 잠득랑군념법화. 일파골두도거후, 부지명월락수가?
예쁜 자태가 요조하고 살쩍이 비스듬한데, 낭군을 속여 법화경을 외우게 하였도다.
한 번 뼈를 잡아 들고 간 후에, 명월이 누구 집에 떨어졌는지 알지 못하노라?
[註解] ①窈窕 : 婦女의 행동이 얌전하고 貞淑함.
不塗紅粉自風流, 往往禪徒到此休. 透道古今圈繢①後, 却來這裏喫拳頭.
부도홍분자풍류, 왕왕선도도차휴. 투도고금권궤①후, 각래저리끽권두.
홍분을 바르지 않아도 절로 풍류라 하여, 왕왕 禪徒가 이에 이르러 쉬는구나.
고금의 圈繢를 투과하여 말한 후에, 도리어 이 속에 와서 주먹을 받아라.
[註解] ①圈繢 : 圈域의 뜻.
不思議解脫力, 妙用恒沙也無極. 四事供養①敢辭勞, 萬兩黃金亦銷得.
불사의해탈력, 묘용항사야무극. 사사공양①감사로, 만량황금역소득.
불사의한 해탈의 힘이여, 묘용이 恒沙라 또한 다함이 없도다.
사사공양은 敢히 노고에 감사하나니, 萬兩의 황금이라도 또한 銷得하노라.
[註解] ①四事供養 : 一은 衣被, 二는 飮食, 三은 臥具, 四는 醫藥.
粉骨碎身未足酬, 一句了然超百億.
분골쇄신미족수, 일구료연초백억.
분골쇄신하여도 족히 갚지 못하나니, 一句가 了然하여 百億을 초과하였도다.
不知那箇是我性? 反覆看渠渠是誰? 驀地①相逢親識破, 如魚飮水自家知.
부지나개시아성? 반복간거거시수? 맥지①상봉친식파, 여어음수자가지.
알지 못하여라 어느 것이 이 나의 성품인가? 반복하며 그를 보나니 그는 이 누구인가?
驀地에 상봉하여 친히 識破하니, 마치 물고기가 물을 마심과 같아서 自家가 아느니라.
[註解] ①驀地 : 地는 助字.
夫人學道莫貪求, 萬事無心道合頭①. 無心始體無心道, 體得無心道亦休.
부인학도막탐구, 만사무심도합두①. 무심시체무심도, 체득무심도역휴.
무릇 사람이 도를 배우면서 貪求하지 말아야 하나니, 만사에 무심해야 도가 合頭니라.
무심이 비로소 무심의 도를 체득해야 하거니와, 무심을 체득하였다면 도도 또한 쉬어야 하느니라.
[註解] ①合頭 : 了解, 體會의 뜻.
父子相逢臭味同, 龍泉寶劍再磨礱. 要明馬祖當年喝, 大地山河盡耳聾.
부자상봉취미동, 용천보검재마롱. 요명마조당년갈, 대지산하진이롱.
부자가 상봉하매 臭味가 같아서, 용천보검을 다시 가는구나.
마조 당년의 할을 밝히기를 요한다면, 대지와 산하가 다 귀먹었다 하노라.
分明歷世三十春①, 因悟桃花色轉新. 人人盡得靈雲意, 不識靈雲是何人?
분명력세삼십춘①, 인오도화색전신. 인인진득령운의, 불식령운시하인?
분명히 세상을 겪은 게 三十春이며, 도화로 인해 깨치니 색이 더욱 새롭도다.
사람마다 다 영운의 뜻을 얻지만, 영운이 이 어떤 사람인지 알지 못하는구나.
[註解] ①三十春 : 三十年과 같음.
不可毁不可讚, 體若虛空勿涯岸. 不離當處常湛然, 覓卽知君不可見.
불가훼불가찬, 체약허공물애안. 불리당처상담연, 멱즉지군불가견.
가히 훼방도 못하고 가히 찬탄도 못하나니, 體가 허공과 같아서 涯岸이 없도다.
當處를 여의지 않으면서 늘 담연하지만, 찾은 즉 그대가 가히 보지 못할 줄 아노라.
取不得捨不得, 不可得中只麽得.
취부득사부득, 불가득중지마득.
취함도 얻지 못하고 버림도 얻지 못하나니, 불가득 중에 단지 얻느니라.
不求名利不求榮, 只麽隨緣度此生. 三寸①氣消誰是主? 百年身後②謾虛名.
불구명리불구영, 지마수연도차생. 삼촌①기소수시주? 백년신후②만허명.
명리를 구하지 말고 榮華도 구하지 말고, 단지 인연 따라 이 생을 지낼지어다.
三寸의 氣가 사라지면 누가 이 주인이며? 百年의 몸 후에 徒然히 헛된 이름이로다.
[註解] ①三寸 : 혀를 가리킴. ②身後 : 죽은 후.
衣裳破後重重補, 糧食無時旋旋營. 一个幻軀能幾日, 爲他閒事長無明?
의상파후중중보, 양식무시선선영. 일개환구능기일, 위타한사장무명?
의상이 해진 후엔 거듭거듭 보수하고, 양식이 없을 땐 빨리빨리 經營하라.
一个의 幻軀가 능히 며칠이기에, 저 쓸데없는 일 때문에 無明을 長養하리오?
不求眞不斷妄, 了知二法空無相. 無相無空無不空, 卽是如來眞實相.
불구진부단망, 요지이법공무상. 무상무공무불공, 즉시여래진실상.
眞을 구하지 말고 妄을 끊지 말지니, 了知하니 二法이 비어 相이 없도다.
相도 없고 空도 없고 不空도 없음이, 곧 이 여래의 진실한 相이로다.
不耐六年饑與寒, 含羞又要出人間. 早知伎倆祇如此, 何不當初莫入山?
불내륙년기여한, 함수우요출인간. 조지기량기여차, 하부당초막입산?
六年의 주림과 차가움을 참지 못해, 수치를 머금고 또 인간에 나오려고 하는구나.
일찍 기량이 단지 이 같은 줄 알았다면, 왜 당초에 입산하지 말지 않았나?
不落因果不昧因果, 打破散關無不可. 莫敎錯認定盤星①, 恰似避溺還投火.
불락인과불매인과, 타파산관무불가. 막교착인정반성①, 흡사피닉환투화.
인과에 떨어지지 않음과 인과에 어둡지 않음이여, 散關을 타파하매 옳지 않음이 없도다.
정반성을 잘못 알게 하지 말지니, 마치 빠짐을 피하다가 불에 투입함과 흡사하도다.
[註解] ①定盤星 : 저울의 눈금. 星은 저울의 눈금 성.
不是旛兮不是風, 衲僧於此作流通. 渡河用筏尋常①事, 南山燒炭北山紅.
불시번혜불시풍, 납승어차작류통. 도하용벌심상①사, 남산소탄북산홍.
이 깃발이 아니며 이 바람도 아니니, 납승이 이에서 流通을 짓도다.
강을 건너면서 배를 씀은 심상한 일이니, 남산에서 숯을 태우매 북산이 붉더라.
[註解] ①尋常 : 대수롭지 아니함. 예사로움.
不是幡兮不是風, 石城山頂望何窮? 天上有星皆拱①北, 人間無水不朝東.
불시번혜불시풍, 석성산정망하궁? 천상유성개공①북, 인간무수부조동.
이 깃발이 아니며 이 바람도 아니니, 石城山 꼭대기에서 바라보매 어찌 다함이 있으랴?
천상에 있는 별은 다 북두성에 공수하고, 인간에서 물은 동해로 향하지 않는 게 없도다.
[註解] ①拱(手) : 오른손을 밑에, 왼손을 위에 두 손을 맞잡아 공경의 뜻을 나타냄. 또는 그런 禮.
不是祥光不是星, 飛騰活計①一身輕. 看他一點光明處, 黑暗林中作眼睛.
불시상광불시성, 비등활계①일신경. 간타일점광명처, 흑암림중작안정.
이 祥光이 아니며 이 별이 아니니, 비등하는 活計에 일신이 가볍도다.
저 한 점의 빛나는 곳을 보매, 흑암의 숲 속에서 눈동자가 되는구나.
[註解] ①活計 : 생계.
不是風兮不是幡, 白雲依舊覆靑山. 年來老大①渾無力, 偸得忙中些少閒.
불시풍혜불시번, 백운의구부청산. 연래로대①혼무력, 투득망중사소한.
이 바람이 아니며 이 깃발도 아니니, 백운이 의구히 청산을 덮었도다.
年來에 老大하여 온통 힘이 없나니, 바쁜 중의 사소한 한가를 훔쳤도다.
[註解] ①老大 : 나이가 지긋함. 매우 늙음.
不是風兮不是幡, 黑花猫子①面門②班. 夜行人只貪明月, 不覺和衣渡水寒.
불시풍혜불시번, 흑화묘자①면문②반. 야행인지탐명월, 불각화의도수한.
이 바람이 아니며 이 깃발도 아니니, 검은 무늬 고양이의 얼굴이 아롱거리네.
夜行人이 단지 명월을 탐하다가, 不覺에 옷까지 물을 건너느라 차구나.
[註解] ①猫子 : 子는 助字. ②面門 : 여러 뜻이 있으나 대체로 얼굴을 일컬음.
不用思量不用疑, 目前法法是全提. 卽今休去便休去, 欲覓了時無了時.
불용사량불용의, 목전법법시전제. 즉금휴거변휴거, 욕멱료시무료시.
사량을 쓰지 말고 의심을 쓰지 말지니, 목전의 법마다 이 全提로다.
즉금 쉬려면 바로 쉴지니, 깨칠 때를 찾으려 하면 깨칠 때가 없느니라.
不依本分要參禪, 賣了山前祖父田. 赤手①出門成活計, 好兒終不使爺錢.
불의본분요참선, 매료산전조부전. 적수①출문성활계, 호아종불사야전.
본분에 의하지 않으므로 참선을 요하나니, 산 앞의 조부의 밭을 팔아버려라.
赤手로 출문하여 活計를 이루나니, 好兒는 마침내 아버지의 돈을 쓰지 않느니라.
[註解] ①赤手 : 空手와 같은 뜻.
不向雙林寄此身, 却於梁土惹埃塵. 當時不是誌公老, 也是悽悽去國人.
불향쌍림기차신, 각어량토야애진. 당시불시지공로, 야시처처거국인.
쌍림을 향해 이 몸을 기탁하지 않고, 도리어 梁土에서 티끌을 일으키도다.
당시에 이 誌公老가 아니었다면, 또한 이 悽悽히 나라를 떠나는 사람이었으리라.
心鏡明鑑無碍, 廓然瑩徹周沙界. 萬象森羅影現中, 一顆圓光非內外.
심경명감무애, 확연형철주사계. 만상삼라영현중, 일과원광비내외.
심경이 환하여 비추매 막힘 없으니, 확연히 瑩徹하여 沙界에 두루하도다.
만상삼라의 그림자가 가운데 나타나고, 한 알의 원광이 내외가 아니로다.
心法雙忘猶隔妄, 色塵不二尙餘塵. 百鳥不來春又過, 不知誰是住菴人?
심법쌍망유격망, 색진불이상여진. 백조불래춘우과, 부지수시주암인?
心法을 쌍으로 잊어도 오히려 妄에 막히고, 色塵이 不二라도 오히려 남는 塵이로다.
百鳥가 오지 않아도 봄은 또 지났는데, 누가 이 암자에 머무는 사람인 줄 알지 못하겠네?
心不妄取過去法, 亦不貪著未來事. 不於現在有所住, 了達三世悉空寂.
심불망취과거법, 역불탐저미래사. 불어현재유소주, 요달삼세실공적.
마음으로 망녕되이 과거법을 취하지 말고, 또한 미래사에 탐착하지 말라.
현재에 머무는 바가 있지 말아야 하나니, 了達하니 삼세가 다 空寂이로다.
心是根法是塵, 兩種猶如鏡上痕. 痕垢盡除光始現, 心法雙忘性卽眞.
심시근법시진, 양종유여경상흔. 흔구진제광시현, 심법쌍망성즉진.
마음은 이 뿌리며 법은 이 티끌이니, 두 가지가 마치 거울 위의 흔적과 같도다.
흔적의 때를 다 제거하니 빛이 비로소 나타나고, 마음과 법을 둘 다 잊으니 性이 곧 眞이로다.
心如大海無邊際, 口吐紅蓮養病身. 自有一雙無事手, 不曾祇揖等閑人.
심여대해무변제, 구토홍련양병신. 자유일쌍무사수, 부증기읍등한인.
마음은 대해와 같아 邊際가 없고, 입은 홍련을 토해 병든 몸을 보양하도다.
스스로 한 쌍의 무사한 손이 있어, 일찍이 등한한 사람에게 祇揖하지 않노라.
心猿易縱安敎縱, 意馬難調亦要調. 到老情塵掃不盡, 出家①四事恐難消.
심원이종안교종, 의마난조역요조. 도로정진소부진, 출가①사사공난소.
심원은 쉬이 放縱하지만 어찌 방종하게 할 것이며, 의마는 조복하기 어렵지만 또한 조복하기를 요하도다.
늙음에 이르도록 情塵을 쓸어 없애지 못한다면, 출가하여 四事를 소화하기 어려울까 두렵도다.
[註解] ①出家 : 출가의 行은 終始가 上中下의 三業이 있다. 下者는 十戒로써 근본을 삼아 형체와 수명이 다하도록 受持한다. 비록 家緣과 執作(執務와 作業)을 버렸으나 속인과 齊等하다. 中者는 응당 作務를 버리고 八萬四千의 向道因緣을 갖춰 받았으나 身口意의 業을 능히 具足하게 淸淨하지 못해 心結(마음의 번뇌)이 오히려 존재하여, 능히 出離(벗어나 떠남)하지 못한다. 上者는 根心(根機의 마음)이 猛利하여 응당 結使(번뇌의 다른 이름. 마음을 속박하고 중생을 따라 다니며 마구 부린다 하여 일컫는 말)의 纏縛을 버리고 禪定의 慧力으로 마음이 능히 해탈하여 身口意를 청정히 하고 緣務와 번뇌의 家를 버려서 영원히 閑靜하고 淸凉한 室에 處한다.
心體圓明空不空, 河沙諸佛悉皆同. 阿僧祇劫難窮數, 祇在當人掌握中.
심체원명공불공, 하사제불실개동. 아승기겁난궁수, 기재당인장악중.
심체가 원명하여 空이면서 不空이니, 河沙의 제불이 모두 다 한가지로다.
아승기겁에 數를 궁구하기 어렵나니, 단지 當人의 장악 속에 있도다.
五臺山上雲蒸飯, 古佛堂前狗尿天. 刹竿頭上煎䭔子, 三箇胡孫①夜簸錢.
오대산상운증반, 고불당전구뇨천. 찰간두상전퇴자, 삼개호손①야파전.
오대산 위에서 구름으로 밥을 찌는데, 古佛堂 앞에서 개가 하늘에 오줌 누도다.
刹竿의 꼭대기 위에서 떡을 지지는데, 세 개의 원숭이가 밤에 동전을 까부르도다.
[註解] ①胡孫 : 원숭이니 正字가 猢猻임.
五臺凝望①思遲遲②, 白日靑天被鬼迷. 最苦一般難理會, 玻璃盞子喫茶時.
오대응망①사지지②, 백일청천피귀미. 최고일반난리회, 파리잔자끽다시.
오대산에서 응망하며 사려가 遲遲하니, 백일청천에 귀신에게 미혹됨을 입었도다.
가장 괴로운 건 한 가지로 理會하기 어려움이니, 파리잔으로 차를 먹을 때로다.
[註解] ①凝望 : 凝視와 같음. ②遲遲 : 매우 더딘 모양.
五陵①公子少年時, 得意春風躍馬蹄. 不惜黃金爲彈子, 海棠花下打黃鸝②.
오릉①공자소년시, 득의춘풍약마제. 부석황금위탄자, 해당화하타황리②.
오릉 공자가 소년 시절에, 得意하여 춘풍에 말발굽을 도약하도다.
황금을 아끼지 않고 탄알로 삼아, 해당화 아래에서 황리를 잡는구나.
[註解] ①五陵 : 漢의 五陵이니, 游俠이 거주하는 곳임. 高帝의 長陵, 惠帝의 安陵, 景帝의 陽陵, 武帝의 茂陵, 昭帝의 平陵. ②黃鸝 : 누런 꾀꼬리.
五十三人①病痛深, 海濤日夜助呻吟. 煩君大展活人手, 痛與膏肓②下一鍼.
오십삼인①병통심, 해도일야조신음. 번군대전활인수, 통여고황②하일침.
오십삼 인의 병통이 깊나니, 바다의 파도가 日夜로 신음을 도우도다.
그대를 번거롭게 해 活人手를 크게 펴, 통렬히 고황 아래에 일침을 주라 하노라.
[註解] ①五十三人 : 화엄회상의 五十三 선지식. ②膏肓 : 심장과 횡경막 사이니 병이 그 속에 들어가면 낫기 어렵다는 부분.
五十三人一縷穿, 小兒①雖小膽如天. 茫茫煙水②無重數, 買得風光不用錢.
오십삼인일루천, 소아①수소담여천. 망망연수②무중수, 매득풍광불용전.
오십삼 인을 한 실로 꿰니, 소아가 비록 작으나 膽이 하늘과 같도다.
망망한 煙水가 重數가 없나니, 풍광을 사는 데 돈이 들지 않도다.
[註解] ①小兒 : 善財. ②煙水 : 수증기가 자욱한 水面.
五十五年夢幻身, 東西南北孰爲親? 白雲散盡靑山外, 萬里秋空片月新.
오십오년몽환신, 동서남북숙위친? 백운산진청산외, 만리추공편월신.
오십오 년의 夢幻身이여, 동서남북에 누가 친함이 되는가?
백운이 청산 밖으로 흩어져 사라지니, 萬里의 秋空에 片月이 새롭도다.
五蘊山頭古佛堂, 毗盧①晝夜放毫光②. 若知此處非同異, 卽是華嚴遍十方.
오온산두고불당, 비로①주야방호광②. 약지차처비동이, 즉시화엄편시방.
오대산 꼭대기의 고불당에서, 비로가 주야로 毫光을 놓는구나.
만약 이곳이 同異가 아닌 줄 안다면, 곧 이 화엄이 시방에 두루하리라.
[註解] ①毗盧 : 혹은 이르되 吠嚧遮那며, 혹은 말하되 鞞嚧柘那니, 여기에선 이르되 遍照다. 書에 嚧字가 없는데 뜻으로 一口를 안치해 다름을 삼았다. ②毫光 : 여래의 眉間의 白毫相光.
五蘊山頭一段空, 同門出入不相逢. 無量劫來賃屋住, 到頭①不識主人公.
오온산두일단공, 동문출입불상봉. 무량겁래임옥주, 도두①불식주인공.
오온산 꼭대기의 한 조각 空이여, 동문으로 출입하나 상봉하지 못하였도다.
무량겁래로 집을 빌려 거주하건만, 마침내 주인공을 알지 못하도다.
[註解] ①到頭 : 마침내.
五天①一隻蓬蒿箭, 攪動支那百萬兵. 不得雲門行正令, 幾乎錯認②定盤星?
오천①일척봉호전, 교동지나백만병. 부득운문행정령, 기호착인②정반성?
오천의 한 짝 蓬蒿箭으로, 지나의 百萬兵을 攪動하였도다.
운문의 正令 행함을 얻지 못하였다면, 거의 정반성을 錯認하였으리라?
[註解] ①五天 : 古代 印度를 다섯으로 나눈 정치적 區劃이니, 동천축, 서천축, 남천축, 북천축, 중천축. ②錯認 : 그릇 아는 것.
牛頭峯頂鎖重雲, 獨坐寥寥寄此身. 百鳥不來春又過, 不知誰是到菴人?
우두봉정쇄중운, 독좌요요기차신. 백조불래춘우과, 부지수시도암인?
우두봉정에 重雲이 에웠는데, 홀로 앉아 요료히 이 몸을 맡기도다.
百鳥가 오지 않았는데 봄이 또 지나가니, 누가 이 암자에 이르는 사람인 줄 알지 못하겠네?
六年雪嶺道方成, 打失從前鬼眼睛. 滿面慚惶無著處, 至今生怕見明星①.
육년설령도방성, 타실종전귀안정. 만면참황무저처, 지금생파견명성①.
육 년 만에 雪嶺에서 도를 비로소 이루니, 종전의 귀신 눈동자를 잃었도다.
만면에 참황하여 붙일 곳이 없어, 지금토록 明星을 볼까 두려움을 내더라.
[註解] ①明星 : 샛별이니 金星. 啓明星.
六陰已極一陽生①, 佛道還同世道亨. 惟有祖師門下客, 依前日午②打三更.
육음이극일양생①, 불도환동세도형. 유유조사문하객, 의전일오②타삼경.
六陰이 이미 다하고 一陽이 生하니, 불도가 도리어 世道와 함께 형통하도다.
오직 조사의 문하객이 있어, 의전히 日午에 삼경을 치는구나.
[註解] ①음력 十月에 陰이 다하고 十一月의 冬至에 一陽이 生하는데, 이를 一陽來復이라 함. ②日午 : 正午. 한낮. 午는 地支. 낮이나 밤의 가운데 시각을 표함.
六載皇都①唱祖機, 兩曾金殿奉天威②. 靑山隱去欣何得? 滿篋惟將御頌歸.
육재황도①창조기, 양증금전봉천위②. 청산은거흔하득? 만협유장어송귀.
여섯 해 동안 皇都에서 祖機를 제창하며, 두 번 일찍이 金殿에서 天威를 받들었도다.
청산으로 은둔하러 가면서 기쁨은 무엇을 얻었는가? 대상자 가득 오직 御頌을 가지고 돌아가노라.
[註解] ①皇都 : 황제가 있는 서울. ②天威 : 天子의 위엄.
日可冷月可熱? 衆魔不能壞眞說. 象駕崢嶸謾進途, 誰道螗蜋能拒轍?
일가랭월가열? 중마불능괴진설. 상가쟁영만진도, 수도당랑능거철?
해가 가히 차가울 것이며 달이 가히 뜨거울 것인가? 衆魔가 능히 眞說을 파괴하지 못하느니라.
象駕가 崢嶸히 뜻대로 길에 나아가거늘, 누가 당랑이 능히 바퀴를 막는다고 말하랴?
大象不遊於兎徑, 大悟不拘於小節. 莫將管見謗蒼蒼①, 未了吾今爲君訣.
대상부유어토경, 대오부구어소절. 막장관견방창창①, 미료오금위군결.
大象은 토끼의 길에 노닐지 않고, 大悟는 小節에 구애되지 않느니라.
管見을 가지고 蒼蒼을 비방하지 말지니, 了得치 못하였다면 내가 이제 그대를 위해 비결을 주노라.
[註解] ①蒼蒼 : 맑게 개인 하늘의 빛.
日暖風和景更奇, 花花草草露全機. 酴醿①一陣香風起, 引得遊蜂到處飛.
일난풍화경갱기, 화화초초로전기. 도미①일진향풍기, 인득유봉도처비.
날이 따뜻하고 바람도 온화하고 풍경도 다시 기이하니, 꽃마다 풀마다 全機를 드러내었네.
酴醿에서 一陣의 향풍이 일어나니, 遊蜂을 引得하여 도처에 나는구나.
[註解] ①酴醿 : 꽃의 이름. 酴는 술밑(누룩을 섞어 버무린 지에밥) 도.
日日看山看不足, 時時聽水聽無厭. 自然耳目皆淸快, 聲色中間好養恬.
일일간산간부족, 시시청수청무염. 자연이목개청쾌, 성색중간호양념.
나날이 산을 보매 봄이 부족하고, 시시로 물을 들으매 들음이 싫지 않도다.
자연히 이목이 다 淸快하니, 성색의 중간에 좋이 恬淡을 기르노라.
日日日從東畔出, 朝朝鷄向五更①啼. 雖然不是桃花洞, 春至桃花亦滿溪.
일일일종동반출, 조조계향오경①제. 수연불시도화동, 춘지도화역만계.
날마다 해는 東畔으로부터 나오고, 아침마다 닭은 오경을 향해 우는구나.
비록 그러히 이 桃花洞은 아니지만, 봄이 이르매 도화가 또한 계곡에 가득하더라.
[註解] ①五更 : 오전 三時에서 五時까지.
中原一寶有來由, 拶得君王引幞頭. 到此若無靑白眼①, 當機誰敢謾輕酬.
중원일보유래유, 찰득군왕인복두. 도차약무청백안①, 당기수감만경수.
중원의 一寶는 내유가 있나니, 군왕을 拶得하여 복두를 당기게 하였도다.
이에 이르러 만약 청백안이 없다면, 當機하여 누가 감히 뜻대로 가볍게 응수하리오.
[註解] ①靑白眼 : 친하게 대하는 눈초리와 밉게 대하는 눈초리. 晉나라의 阮籍(완적)이 자기와 가까운 사람은 靑眼으로 맞이하고 거만한 사람을 보면 白眼으로 맞이하였다 함.
天地同根伸一問, 未曾擡步已亡家. 無陰陽處花重發, 玉本無瑕却有瑕.
천지동근신일문, 미증대보이망가. 무음양처화중발, 옥본무하각유하.
천지가 同根이란 一問을 펴니, 일찍이 발을 들지 않아서 이미 집이 망하였도다.
음양이 없는 곳에 꽃을 거듭 피우니, 옥이 본래 티가 없건만 도리어 티가 있어졌도다.
天天地地各宛然, 頭頭物物總相逢. 滴水成冰信有之①, 綠楊芳草色依依②.
천천지지각완연, 두두물물총상봉. 적수성빙신유지①, 녹양방초색의의②.
하늘은 하늘이며 땅은 땅인지라 각각 완연하며, 두두물물에서 다 상봉하도다.
방울 물이 얼음을 이루매 그것이 있는 줄로 믿었더니, 녹양방초의 색이 依依하더라.
[註解] ①之 : 代詞니 他에 상당함. ②依依 : 대개 附物하고 攀緣(반연)하여 그 뜻이 단절되지 않는 모양임.
太平時節息干戈, 滿路惟聞唱凱歌. 到此未應輕扎住, 更須合眼跳黃河.
태평시절식간과, 만로유문창개가. 도차미응경찰주, 갱수합안도황하.
태평시절에 干戈를 쉬니, 길 가득히 오직 개가 부름만 들리누나.
이에 이르러 응당 경솔히 머물지 말고, 다시 눈 감고 황하를 뛰어 건넘을 써야 하리라.
戶扃只合輕彈指, 人擁那堪亂作聲. 入廁用籌分觸淨, 出時脫履忌縱橫.
戶扃只合輕彈指, 人擁那堪亂作聲. 入廁用籌分觸淨, 出時脫履忌縱橫.
문의 빗장은 단지 가볍게 손가락 퉁겨야 하나니/ 사람이 옹위하였거늘 어찌 가히 어지럽게 소리를 지르리오/ 측간에 들어가서 籌를 쓰면서 觸淨을 분별해야 하고/ 나올 때 신을 벗으면서 종횡을 기피해야 하느니라.
火冷灰寒炭又無, 大家①兀坐嘴盧都②. 冷灰堆裏忽豆爆, 大地通紅火一爐.
화랭회한탄우무, 대가①올좌취로도②. 냉회퇴리홀두폭, 대지통홍화일로.
불도 식었고 재도 차고 숯도 또 없는데, 大家가 올연히 앉아 취로도로다.
차가운 잿더미 속에서 홀연히 콩이 터져야, 대지가 온통 붉은 불의 한 화로리라.
[註解] ①大家 : 이 글에선 여러 사람. 모두. ②嘴盧都 : 중국의 俗語니 말을 하지 않고 주둥이를 쑥 내밀고 있는 모양.
火從木出還燒木, 智因情起却除情. 正心觀妄名爲智, 智能入覺不思議.
화종목출환소목, 지인정기각제정. 정심관망명위지, 지능입각불사의.
불이 나무로부터 나와서 도리어 나무를 태우고, 智가 情으로 인해 일어나 도리어 정을 물리치도다.
正心으로 妄을 관조함이 이름하여 智며, 智라야 능히 覺에 들어가 불사의로다.
幻人興幻幻輪圍, 幻業能招幻所治. 不了幻生諸幻苦, 覺知如幻幻無爲.
환인흥환환륜위, 환업능초환소치. 불료환생제환고, 각지여환환무위.
환인이 幻을 일으키매 환이 輪圍하고, 환업이 능히 환의 다스린 바를 招致하도다.
환생을 了得치 못해 모든 환고며, 如幻을 각지하매 환이 무위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