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二畫]
九年冷坐默無語, 多少人疑不奈何? 立雪有①人傳密意, 春風無處不開花.
구년랭좌묵무어, 다소인의불나하? 입설유①인전밀의, 춘풍무처불개화.
구 년을 冷坐하며 묵묵히 말이 없으니, 다소의 사람이 의심하였으나 어찌하지 못하였도다.
눈에 선 어떤 사람이 密意를 전수하니, 춘풍에 꽃 피지 않는 곳 없다 하노라.
[註解] ①有 : 不定指를 표시함. 어떤 유. 어떤 사람이란 慧可를 가리킴.
九到洞山緣底事, 三登投子尙沈吟. 自從雪擁鰲山後, 象骨①一峯靑到今.
구도동산연저사, 삼등투자상침음. 자종설옹오산후, 상골①일봉청도금.
아홉 번 동산에 이름은 이 일 때문이며, 세 번 投子에 올랐지만 오히려 沈吟하였도다.
눈이 오산을 옹위한 뒤로부터, 象骨 한 봉우리의 푸름이 지금에 이르렀도다.
[註解] ①象骨 : 설봉산에 있는 象骨巖이니 雪峰義存을 指稱함.
十方世界諸菩薩, 念念已證善逝①果. 彼旣丈夫我亦爾, 不應自輕而退屈.
시방세계제보살, 염념이증선서①과. 피기장부아역이, 불응자경이퇴굴.
시방세계의 제보살이, 생각생각 이미 善逝果를 증득하였도다.
그가 이미 丈夫며 나도 또한 그러하니, 응당 스스로 경멸하여 退屈하지 말지니라.
[註解] ①善逝 : 如來十號의 하나.
十方世界諸菩薩, 念念趣求善逝果. 彼旣丈夫我亦爾, 不應自輕而退屈.
시방세계제보살, 념념취구선서과. 피기장부아역이, 불응자경이퇴굴.
시방세계의 제보살이, 생각 생각 이미 善逝果를 趣求하도다.
그가 이미 丈夫며 나도 또한 그러하니, 응당 스스로 경멸하여 退屈하지 말지니라.
十萬里來何所爲? 人人盡有一雙眉. 非不非是不是? 重陽①黃菊倚東籬.
십만리래하소위? 인인진유일쌍미. 비불비시불시? 중양①황국의동리.
십만 리를 와서 무엇을 할 바이던가? 사람마다 다 한 쌍의 눈썹이 있도다.
非가 非가 아니며 是가 是가 아니리오? 重陽의 황국이 東籬에 기댔도다.
[註解] ①重陽 : 九月九日.
十分光彩一輪圓, 說得分明總枉然. 供養修行拂袖去, 何曾夢見祖師禪?
십분광채일륜원, 설득분명총왕연. 공양수행불수거, 하증몽견조사선?
십분의 광채가 一輪에 뚜렷하나니, 설해 분명함을 얻더라도 다 헛되도다.
공양과 수행과 소매를 떨치고 감이여, 어찌 일찍이 꿈엔들 조사선을 보았다 하리오?
十佛壇場一海印①, 三種世間②總在焉. 無盡性海合一味, 一味相③沈是我禪.
십불단장일해인①, 삼종세간②총재언. 무진성해합일미, 일미상③침시아선.
십불의 단장에 한 해인이니, 삼종의 세간이 다 있도다.
다함 없는 性海가 합해 一味거니와, 일미의 모양도 침몰해야 이 나의 禪이로다.
[註解] ①海印 : 부처의 지혜로 우주의 모든 만물을 깨달아 아는 일. 법을 觀照함을 바다가 萬象을 비춤에 비유하여 이르는 말. ②三種世間 : 一은 器世間 二는 衆生世間 三은 智正覺世間. ③相 : 佛敎의 名詞니 性을 상대해 이름임. 불교에선 일체 사물의 밖에 나타난 형상이나 상태를 잡아 相으로 삼음. 十佛 一은 成正覺佛, 二는 願佛, 三은 業報佛, 四는 住持佛, 五는 涅槃佛, 六은 法界佛, 七은 心佛, 八은 三昧佛, 九는 本性佛, 十은 隨樂佛.
力士曾遺額上珠, 搜尋無處幾嗟吁? 傍人爲指珠元在, 始覺平生用意麤.
역사증유액상주, 수심무처기차우? 방인위지주원재, 시각평생용의추.
力士가 일찍이 이마 위의 구슬을 잃어, 搜尋하매 처소가 없어 얼마나 嗟吁하였던가?
옆 사람이 지시하매 구슬이 원래 있는지라. 비로소 평생의 用意가 麤率하였음을 깨달았도다.
了了見無一物, 亦無人亦無佛. 大千沙界海中漚, 一切聖賢如電拂.
요료견무일물, 역무인역무불. 대천사계해중구, 일체성현여전불.
了了히 보지만 한 물건도 없고, 또한 사람도 없고 또한 부처도 없도다.
대천사계가 해중의 거품이며, 일체의 성현이 번개 번쩍함과 같도다.
假使鐵輪頂上旋, 定慧圓明終不失.
가사철륜정상선, 정혜원명종불실.
가사 철륜이 정상에 돌더라도, 定慧가 원명해 마침내 잃지 않도다.
了身不若了心休, 了得心時身不愁. 若也身心俱了了, 神仙何必更封侯?
요신부약료심휴, 요득심시신불수. 약야신심구료료, 신선하필갱봉후?
몸을 了得함이 마음을 요득하고 쉼만 같지 못하나니, 마음을 요득할 때 몸이 근심하지 않느니라.
만약에 몸과 마음이 다 了了하다면, 神仙을 하필 다시 封侯하겠는가?
[註解] ①封侯 : 諸侯로 封함.
了身何似了心休? 了得心兮身不愁. 若也身心俱了了, 神仙何必更封侯?
요신하사료심휴? 요득심혜신불수. 약야신심구료료, 신선하필갱봉후?
몸을 了得함이 어찌 마음을 요득하고 쉼만 같으랴? 마음을 요득하면 몸이 근심하지 않느니라.
만약에 몸과 마음이 다 了了하다면, 神仙을 하필 다시 封侯하겠는가?
了知二法②空無相, 眞妄忘來妄是眞. 若謂是眞還是妄, 若忘眞妄更愁人.
요지이법②공무상, 진망망래망시진. 약위시진환시망, 약망진망갱수인.
요지하니 二法이 空해 無相이라 하니, 眞과 妄을 잊으매 망이 이 진이로다.
만약 이것이 진이라 이른다면 도리어 이 망이니, 만약 진과 망을 잊어도 다시 사람을 근심케 하리라.
[註解] ①二法 : 眞과 妄을 가리킴.
了知罪性本來無, 絶後何曾得再甦? 元是從前風恙病, 被他斷臂①强塗糊②.
요지죄성본래무, 절후하증득재소? 원시종전풍양병, 피타단비①강도호②.
요지하매 죄성이 본래 없다 하니, 초절한 후에 어찌 일찍이 다시 소생함을 얻으랴?
원래 이 종전의 풍양병이건만, 저 斷臂의 억지로 塗糊함을 입었도다.
[註解] ①斷臂 : 二祖慧可를 가리킴. ②塗糊 : 糢糊(糢는 모호할 모. 흐릴 모)와 같은 뜻. 또 染汚玷累를 말함.
二十餘年抱死關, 那來魂夢落靑山? 臨行白骨無藏處, 擿向金毛舌上安.
이십여년포사관, 나래혼몽락청산? 임행백골무장처, 적향금모설상안.
이십여 년 동안 死關을 품었거늘, 어찌 혼몽이 청산에 떨어지랴?
임행에 백골을 숨길 곳 없어, 던져 金毛의 혀 위를 향해 안온하도다.
[註解] ①金毛 : 金毛師子.
二千年前臘月八, 黃面瞿曇①眼睛活. 阿僧祇劫喫鹽多, 苦行六年添得渴.
이천년전랍월팔, 황면구담①안정활. 아승기겁끽염다, 고행륙년첨득갈.
이천년 전 납월 팔일에, 황면구담의 눈동자가 살았도다.
아승기겁에 소금을 먹음이 많아, 고행한 육 년 동안 갈증을 더하였도다.
[註解] ①瞿曇 : 瞿答摩며, 瞿曇彌니 여기에선 地勝임. 이르자면 天을 제한 밖의 땅에 있는 人類 중에 最勝이니 如來世尊의 宗祖임.
人生猶如幻中幻, 塵世相逢誰是誰? 父母未生①誰是我, 一息不來我是誰?
인생유여환중환, 진세상봉수시수? 부모미생①수시아, 일식불래아시수?
인생은 오히려 幻中의 幻과 같나니, 塵世에 상봉하매 누가 이 누구인가?
부모가 未生에 누가 이 나며, 一息이 돌아오지 않으면 내가 이 누구인가?
[註解] ①父母未生 : 부모가 출생하기 以前. 또는 부모가 나를 낳기 以前. 天地未分 등과 같은 뜻.
人人盡道我心休, 問著何曾有地頭? 口說心違瞞自己, 業河迅速任漂流.
인인진도아심휴, 문저하증유지두? 구설심위만자기, 업하신속임표류.
사람마다 다 말하기를 내 마음을 쉬었다지만, 물어보매 어찌 일찍이 地頭가 있으리오?
입으로는 설하나 마음엔 위배하여 자기를 속이니, 業河의 신속에 맡겨 표류하는구나.
[註解] ①地頭 : 安心境界.
人情濃厚道情微, 道用人情世豈知? 空有人情無道用, 人情能得幾多時?
인정농후도정미, 도용인정세기지? 공유인정무도용, 인정능득기다시?
인정이 농후하면 道情이 미미하나니, 도가 인정을 쓰는 줄 세인이 어찌 알리오?
공연히 인정만 있고 도의 씀이 없다면, 인정이 능히 얼마의 시절을 얻으리오?
入無堂內出無外, 刹刹塵塵選佛場. 庭前栢樹更分明, 今日夏初四月五.
입무당내출무외, 찰찰진진선불장. 정전백수갱분명, 금일하초사월오.
들어가면 堂內가 없고 나가면 밖이 없나니, 찰찰진진이 선불장이로다.
뜰 앞의 잣나무가 다시 분명하나니, 금일은 여름 초의 사월 오일이니라.
入深山住蘭若, 岑崟幽邃長松下. 優游①靜坐野僧家, 闃寂安居實蕭灑②.
입심산주란야, 잠음유수장송하. 우유①정좌야승가, 격적안거실소쇄②.
심산에 들어가 난야에 머무니, 잠음이 幽邃한 長松의 아래로다.
우유하고 정좌하니 야승의 집이며, 격적히 안거하니 실로 소쇄하도다.
[註解] ①優游 : 優柔로도 표기함. 편안하고 한가롭게 지내는 것. ②蕭灑 : 말쑥하고 깨끗한 모양.
入草求人不奈何? 利刀斫了手摩挲. 雖然出入無蹤跡, 紋彩全彰見也麽?
입초구인부나하? 이도작료수마사. 수연출입무종적, 문채전창견야마?
풀에 들어가 사람을 구하다가 어찌하지 못해, 날카로운 칼로 쪼개고선 손으로 만지는구나.
비록 그러히 출입에 종적이 없지만, 紋彩가 온통 드러났음을 보느냐?
入海算沙徒費力, 區區①未免走紅塵②. 爭如運出家珍寶, 枯木生花別是春?
입해산사도비력, 구구①미면주홍진②. 쟁여운출가진보, 고목생화별시춘?
바다에 들어가 모래를 셈은 도연히 힘만 소비하고, 區區함은 홍진에 달림을 면치 못하도다.
어찌 집안의 진보를 운전해 내어, 고목에 꽃을 피우는 별다른 이 봄만 같으랴?
[註解] ①區區 : 변변치 못함. 잘고 용렬함. 부지런한 모양. ②紅塵 : 번거롭고 속된 세상의 비유. 塵은 본디 붉지 않으나 그 汚染을 말함.
七百高僧①總會禪, 眼空四海鼻遼天. 黃梅②若也無私曲③, 有甚衣盂④到汝傳?
칠백고승①총회선, 안공사해비료천. 황매②약야무사곡③, 유심의우④도여전?
칠백의 고승이 다 禪을 알아, 눈엔 사해가 空하였고 코는 하늘에 아득하도다.
황매가 만약에 私曲이 없었다면, 무슨 衣盂가 있어 너에 이르러 전하였겠나?
[註解] ①七百高僧 : 五祖弘忍門下의 禪僧들을 가리킴. ②黃梅 : 홍인이 駐錫하였던 縣 이름. 곧 홍인. ③私曲 : 사사로운 曲折. ④衣盂 : 가사와 발우.
八脚磨盤①空裏走, 金毛獅子變作狗. 擬欲將身北斗藏, 應須合掌南辰②後.
팔각마반①공리주, 금모사자변작구. 의욕장신북두장, 응수합장남진②후.
팔각의 맷돌이 허공 속에 달리고, 금모사자가 변해 개가 되도다.
몸을 가져 北斗에 감추려고 한다면, 응당 꼭 남진의 뒤에 합장할지어다.
[註解] ①磨盤 : 맷돌. ②南辰 : 남쪽에 보이는 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