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一畫]
一見桃花更不疑, 叢林未徹是兼非. 須知一氣無私力, 能令枯木更抽枝.
일견도화갱불의, 총림미철시겸비. 수지일기무사력, 능령고목갱추지.
한 번 桃花를 보고 다시 의심하지 않노라, 총림에서 사무치지 못하였다며 옳으니 또 그르니 하는구나.
모름지기 알지니 一氣의 사사로움 없는 힘이, 능히 고목으로 하여금 다시 가지를 돋게 하는 줄을.
一見明星①夢便回, 千年桃核長靑梅. 雖然不是調羹味, 曾與將軍止渴來.
일견명성①몽변회, 천년도핵장청매. 수연불시조갱미, 증여장군지갈래.
한 번 明星을 보고 꿈을 바로 돌이키니, 千年 묵은 복숭아씨에 靑梅가 자라도다.
비록 그러히 이 調理된 국 맛은 아니지만, 일찍이 장군에게 주어 갈증을 그치게 하였도다.
[註解] ①明星 : 샛별이니 金星. 啓明星.
一曲啼烏寄遠情, 海棠飄盡月空明. 錦川迢遞湘江闊, 惆悵無人會此聲.
일곡제오기원정, 해당표진월공명. 금천초체상강활, 추창무인회차성.
한 곡조 啼烏에 먼 정을 맡기노니, 해당화는 흩날려 다 지고 달만 허공에 밝았도다.
錦川은 아득히 멀고 湘江은 광활한데, 이 소리를 아는 사람 없음을 슬퍼하노라.
一撾塗毒聞皆喪, 身在其中總不知. 八十翁翁入場屋, 眞誠不是小兒嬉.
일과도독문개상, 신재기중총부지. 팔십옹옹입장옥, 진성부시소아희.
한 번 도독고를 치매 듣는 자가 다 죽거늘, 몸이 그 속에 있지만 다 알지 못하도다.
八十의 아주 늙은이가 場屋에 들어가니, 眞誠인지라 이 소아의 장난이 아니로다.
一口呑盡三世佛, 正是吾家客作兒①. 爭似璞禪無用處, 一毛頭上便忘機.
일구탄진삼세불, 정시오가객작아①. 쟁사박선무용처, 일모두상변망기.
한 입에 삼세의 부처를 삼켜 없앤다 하니, 바로 이 吾家의 客作兒로다.
어찌 璞禪이 쓸 곳이 없지만, 한 터럭 끝 위에서 바로 機를 잊음만 같으랴.
[註解] ①客作兒 : 客地에서 품팔이하는 사람.
一拳拳倒黃鶴樓, 一踢踢翻鸚鵡洲. 有意氣時添意氣, 不風流處也風流.
일권권도황학루, 일척척번앵무주. 유의기시첨의기, 불풍류처야풍류.
한 주먹에 황학루를 때려 거꾸러뜨리고, 한 번 차서 앵무주를 차 엎도다.
의기 있을 때에 의기를 더함이며, 풍류 아니할 곳에서 또한 풍류로다.
一年三百六十日, 今宵正是結交頭①. 移身換步無多子, 六合②淸風卒未休.
일년삼백륙십일, 금소정시결교두①. 이신환보무다자, 육합②청풍졸미휴.
일 년 삼백육십 일에, 오늘 밤이 바로 이 結交頭로다.
몸을 옮기고 걸음을 바꿈이 많은 게 아니지만, 六合의 淸風이 마침내 쉬지 않도다.
[註解] ①結交頭 : 連接하여 교체하는 즈음이니, 늘 除夕을 가리킴. ②六合 : 天地와 四方.
一年春盡一年春, 野草山花幾度新? 天曉不因鍾鼓動, 月明非爲夜行人.
일년춘진일년춘, 야초산화기도신? 천효불인종고동, 월명비위야행인.
일 년의 봄이 다하매 일 년의 봄이니, 野草와 山花가 몇 번이나 새롭던가?
하늘 밝음이 鍾鼓의 動搖 때문이 아니며, 달 밝음이 야행하는 사람을 위함이 아니로다.
一念普觀無量劫, 無量劫事卽如今. 如今覻破箇一念, 覻破如今覻底人.
일념보관무량겁, 무량겁사즉여금. 여금처파개일념, 처파여금처저인.
일념에 널리 무량겁을 보나니, 무량겁의 일이 곧 여금이로다.
여금에 이 일념을 엿보아 깨뜨리고, 여금의 엿본 사람을 엿보아 깨뜨릴지어다.
一念普觀無量劫, 非去非來亦非住. 如是了知三世①事, 超諸方便成十力②.
일념보관무량겁, 비거비래역비주. 여시료지삼세①사, 초제방편성십력②.
일념에 널리 무량겁을 보나니, 감도 아니고 옴도 아니고 또 머묾도 아니로다.
이와 같이 삼세의 일을 了知하고서, 모든 방편을 초월해 十力을 이루도다.
[註解] ①三世는 과거 현재 미래. ②(如來)十力 : 一은 知是處非處智力, 二는 知過現未來業報智力, 三은 知諸禪解脫三昧智力, 四는 知諸根勝劣智力, 五는 知種種解智力, 六은 知種種界智力, 七은 知一切至處道智力, 八은 知天眼無碍智力, 九는 知宿命無漏智力, 十은 知永斷習氣智力.
一念淨心是道場, 勝造恒沙①七寶塔. 寶塔畢竟碎爲塵, 一念淨心成正覺.
일념정심시도량, 승조항사①칠보탑. 보탑필경쇄위진, 일념정심성정각.
일념의 淨心이 이 도량이니, 항사의 칠보탑을 조성함보다 수승하도다.
보탑은 필경 부서져 티끌이 되지만, 일념의 정심은 정각을 이루도다.
[註解] ①恒沙 : 恒河沙의 준말이니, 인도의 갠지스강 모래가 밀가루처럼 가늘어 매우 많음을 형용하는 단어로서 불경에 譬喩語로 자주 나옴.
一念淨心是菩提, 勝造恒沙七寶塔. 寶塔究竟①碎爲塵, 一念淨心成正覺.
일념정심시보리, 승조항사칠보탑. 보탑구경①쇄위진, 일념정심성정각.
일념의 淨心이 이 보리니, 항사의 칠보탑을 조성함보다 수승하도다.
보탑은 구경에 부서져 티끌이 되지만, 일념의 정심은 정각을 이루도다.
[註解] ①究竟 : 窮極 최후 결국의 뜻. 事理를 끝까지 추구하는 일. 또 체득하다의 뜻도 있음.
一踏踏翻四大海①, 一摑摑倒須彌山. 撒手到家人不識, 雀噪鴉鳴柏樹間.
일답답번사대해①, 일괵괵도수미산. 살수도가인불식, 작조아명백수간.
한 번 밟아 사대해를 밟아 엎고, 한 번 쳐서 수미산을 쳐 거꾸러뜨렸도다.
손을 놓고 집에 이르매 사람들이 알지 못하는데, 잣나무 사이에 참새 지저귀고 까마귀 우는구나.
[註解] ①四大海 : 수미산의 사방에 있는 바다.
一度風來一度寒, 一回飮水一回噎. 請看陌上桃花紅, 盡是離人眼中血.
일도풍래일도한, 일회음수일회열. 청간맥상도화홍, 진시리인안중혈.
한 번 바람 불매 한 번 차갑고, 일회 물 마시매 일회 목 메이네.
청컨대 길 위의 도화 붉음을 보아라. 다 이 이별하는 사람의 눈 가운데 피이니라.
一爐古篆①一枝蓮, 目挂寒空萬慮捐. 淸泰故家歸便得, 誰分東土與西天?
일로고전①일지련, 목괘한공만려연. 청태고가귀변득, 수분동토여서천?
한 화로의 古篆이 한 가지의 연화니, 눈을 찬 허공에 걸어 온갖 사려를 버렸노라.
淸泰의 옛 집에 돌아옴을 곧 얻었거늘, 누가 동토와 서천을 분별하는가?
[註解] ①古篆 : 옛 전서. 이 구에선 화로에 피어오르는 연기를 전서로 형용하였음.
一輪明月映天心, 四海①生靈②荷照臨③. 何必西風撼丹桂, 碧霄重送九秋④音?
일륜명월영천심, 사해①생령②하조림③. 하필서풍감단계, 벽소중송구추④음?
일륜명월이 하늘 가운데 비추니, 사해의 生靈이 照臨을 입었도다.
하필 서풍이 丹桂를 흔들어, 푸른 하늘이 거듭 구추의 음을 보내는가?
[註解] ①四海 : 사방의 바다. 온 천하. 세계. 須彌山의 사방에 있는 큰 바다인 四大海. ②生靈 : 生命. 生民. ③照臨 : 비추어 임함. ④九秋 : 九十日의 가을.
一輪明月照瀟湘①, 更不逢人問古鄕. 自是天涯慣爲客, 任他猿叫斷人腸.
일륜명월조소상①, 갱불봉인문고향. 자시천애관위객, 임타원규단인장.
일륜명월이 소상을 비추니, 다시 고향을 물을 사람을 만나지 못하였도다.
스스로 이 천애에 객이 됨이 버릇 되어, 저 원숭이 울부짖어 사람의 간장을 끊는 대로 맡기노라.
[註解] ①瀟湘 : 中國 湖南省 洞庭湖의 남쪽에 있는 瀟水와 湘江을 아울러 이르는 말. 그 附近에는 경치가 아름다운 瀟湘八景이 있음.
一微空故衆微空, 衆微空故一微空. 一微空中無衆微, 衆微空中無一微.
일미공고중미공, 중미공고일미공. 일미공중무중미, 중미공중무일미.
一微가 空한 고로 衆微가 空하였고, 중미가 공한 고로 일미가 공하였도다.
일미가 공한 중에 중미가 없고, 중미가 공한 중에 일미가 없도다.
一法元無萬法空, 箇中那許悟圓通①? 將謂少林消息斷, 桃花依舊笑春風.
일법원무만법공, 개중나허오원통①? 장위소림소식단, 도화의구소춘풍.
일법이 원래 없는지라 만법이 空하였거늘, 개중에 어찌 圓通 깨침을 허락하리오?
장차 이르기를 소림의 소식이 끊어졌나 하렸더니, 도화가 의구히 춘풍에 미소하네.
[註解] ①圓通 : 지혜로써 眞如의 이치를 깨달음. 또는 그 이치. 그 본질이 원만하여 널리 모든 존재에 두루 통하고 그 작용은 自在하여 거리낌이 없이 모든 존재에 작용함.
一佛二佛千萬佛, 各各眼橫兼鼻直. 昔年親種善根來, 今日依前得渠力.
일불이불천만불, 각각안횡겸비직. 석년친종선근래, 금일의전득거력.
일불 이불 천만불이여, 각각 눈은 가로며 또 코는 곧도다.
昔年에 친히 선근을 심은지라. 금일에도 의전히 그의 힘을 얻었도다.
一色春歸上苑時, 鮮葩①艶萼②滿枝枝. 桃紅李白薔薇紫, 問著③東君總不知.
일색춘귀상원시, 선파①염악②만지지. 도홍리백장미자, 문저③동군총부지.
일색의 봄이 上苑에 돌아올 때, 鮮葩와 艶萼이 가지마다 가득하도다.
복숭아 붉고 배 희고 장미 붉음을, 東君에게 물어보매 다 알지 못하더라.
[註解] ①鮮葩 : 선명한 꽃봉오리. ②艶萼 : 요염한 꽃받침. ③問著 : 著은 어조사.
一樹靑松一抹①烟, 一輪明月一泓②泉. 丹靑若寫歸圖畵, 添個頭陀③坐石邊.
일수청송일말①연, 일륜명월일홍②천. 단청약사귀도화, 첨개두타③좌석변.
한 나무의 청송이며 한 조각의 香烟이며, 한 바퀴의 명월이며 한 깊은 샘이로다.
丹靑手가 만약 베껴 도화에 귀속한다면, 이 두타가 石邊에 앉은 걸 더해야 하리라.
[註解] ①抹 : 輕淡한 흔적 말이니 一抹은 一片과 같은 뜻. ②泓 : 깊을 홍. 단청은 대궐이나 절 등의 벽, 기둥, 천장 따위에 여러 가지 빛깔로 그림과 무늬를 그림이니 여기에선 丹靑手를 가리킴. ③頭陀 : 모든 번뇌의 티끌을 털어 없애고, 衣食住에 탐착하지 않으며, 청정하게 불도를 수행하는 것. 또는 그런 사람을 지칭하는 말.
一言坐斷①備頭陀, 萬古芝山翠不磨. 敢問當年簾不捲, 不知天下事如何?
일언좌단①비두타, 만고지산취불마. 감문당년렴불권, 부지천하사여하?
일언으로 비두타를 좌단하니, 만고의 芝山은 푸름을 갈지 않도다.
감히 묻노니 당년에 발을 걷지 않았다면, 알지 못하여라 천하사가 어떠하였겠는가?
[註解] ①坐斷 : 앉아 끊음. 단박에 끊음. 截斷의 뜻.
一葉扁舟泛渺茫, 呈橈舞棹①別宮商. 雲山海月俱抛棄, 贏得莊周蝶夢長.
일엽편주범묘망, 정요무도①별궁상. 운산해월구포기, 영득장주접몽장.
일엽편주를 渺茫에 띄워, 정뇨무도하니 별다른 궁상이로다.
雲山과 海月을 다 던져버리고, 덤으로 장주의 접몽 장구함을 얻었노라.
[註解] ①呈橈舞棹 : 노를 젓는 모습을 형용한 구.
一二三四五六七, 萬仞①峯頭獨足立. 驪龍頷下奪明珠, 一言勘破維摩詰.
일이삼사오륙칠, 만인①봉두독족립. 여룡함하탈명주, 일언감파유마힐.
일이삼사오륙칠이여, 萬仞의 봉우리에 외발로 섯도다.
이룡의 턱 아래의 명주를 탈취하니, 일언으로 유마힐을 감파하였노라.
[註解] ①仞 : 여덟 자. 七尺 五尺六寸 四尺을 一仞으로 삼기도 함.
一日打眠三五度, 也消不得許多閒. 循環數遍琅玕①竹, 又出靑松望遠山.
일일타면삼오도, 야소부득허다한. 순환수편랑간①죽, 우출청송망원산.
하루에 잠자기가 세 댓 번이니, 또한 허다한 한가를 소비함을 얻지 못하도다.
琅玕竹을 순환하기 몇 회 하고는, 또 청송을 벗어나 원산을 바라보노라.
[註解] ①琅玕 : 중국에서 나는 硬玉의 한 가지. 어두운 綠色 또는 靑白色이 나는 半透明의 아름다운 돌. 琅玕竹은 낭간의 빛을 띤 대.
一場雜劇有來由, 只要傍人笑不休. 忽地雨淋粧粉盡, 不堪羞處也堪羞.
일장잡극유래유, 지요방인소불휴. 홀지우림장분진, 불감수처야감수.
한바탕의 잡극이 내유가 있나니, 단지 傍人의 웃음 그치지 않음을 요하도다.
홀지에 비 쏟아져 장분이 지워지니, 수치를 감내하지 않을 곳에서 또한 수치를 감내하네.
一趯趯翻四大海, 一拳拳倒須彌山. 佛祖位中留不住, 又吹漁笛汩羅①灣.
일적적번사대해, 일권권도수미산. 불조위중류부주, 우취어적멱라①만.
한 번 차서 사대해를 차 엎어버리고, 한 주먹으로 수미산을 쳐 거꾸러뜨렸도다.
佛祖位 중에 정류해 머물지 않고, 또 멱라만에서 漁笛을 부노라.
[註解] ①汩羅 : 강 이름. 湖南省 湘陰縣의 北에 있는 강. 屈潭이라고도 하며, 楚의 屈原이 투신한 곳.
一條楖𣗖①倚靑天, 別向三乘②敎外傳. 未眨眼時遭八百③, 擬開口處打三千③.
일조즐률①의청천, 별향삼승②교외전. 미잡안시조팔백③, 의개구처타삼천③.
한 가닥 즐률을 청천에 기대어, 따로 삼승교 밖을 향해 전하노라.
눈 깜작이지 아니한 전에 八百 대를 만나고, 입 열려는 곳에 三千 대를 때리리라.
[註解] ①楖𣗖 : 즐률나무로 만든 주장자. ②三乘 : 一은 聲聞이며, 二는 緣覺이며, 三은 菩薩임. 乘은 負載로써 뜻을 삼음. ③八百, 三千 : 그 때리는 횟수를 말함.
一種靈根傍石栽, 開花結子絶安排. 珠璣滿腹無人識, 直待通紅口自開.
일종령근방석재, 개화결자절안배. 주기만복무인식, 직대통홍구자개.
일종의 靈根을 돌 옆에 심었더니, 꽃 피고 열매 맺어 安排가 끊겼도다.
珠璣가 배에 가득하나 아는 사람 없어, 바로 온통 붉어 입이 저절로 열림을 기다리더라.
一池荷葉衣無數, 滿地松花食有餘. 剛①被世人知住處, 又移茅屋入深居.
일지하엽의무수, 만지송화식유여. 강①피세인지주처, 우이모옥입심거.
한 못의 연잎은 옷이 무수하고, 땅 가득 송화는 식량으로 남음이 있도다.
단지 세인이 주처를 앎을 입어, 또 茅屋을 옮겨 깊이 들어가 거주할까 하노라.
[註解] ①剛 : 副詞로서 只의 뜻.
一池荷葉衣無盡, 數樹松花食有餘. 剛被世人知住處, 又移茅屋入深居.
일지하엽의무진, 수수송화식유여. 강피세인지주처, 우이모옥입심거.
한 못의 연잎은 옷이 다함 없고, 몇 나무 송화는 식량으로 남음이 있도다.
단지 세인이 住處를 앎을 입어, 또 茅屋을 옮겨 깊이 들어가 거주할까 하노라.
一切無心自性戒, 一切無碍自性慧. 不增不退自金剛①, 身去身來本三昧.
일체무심자성계, 일체무애자성혜. 부증불퇴자금강①, 신거신래본삼매.
일체 무심이 자성의 戒며, 일체 무애는 자성의 慧로다.
不增不退는 스스로 금강이며, 身去身來는 본래의 삼매로다.
[註解] ①金剛 : 범어로 이르되 拔折羅는 여기에선 이르되 金剛이니 七金山(산이 다 金色光明이 있으며 七重으로 수미산 밖을 둘러쌌음. 一雙持山, 二持軸山, 三檐木山, 四善見山, 五馬耳山, 六障碍山, 七持地山) 안에서 나오나니 妙高山[수미산]과 가까움. 金剛樹의 마디는 筇竹(대 이름)과 같으며 파괴하지 못하는 물건이 없음.
一切衆生性淸淨, 從本無生無可滅. 卽此身心是幻生, 幻化之中無罪福.
일체중생성청정, 종본무생무가멸. 즉차신심시환생, 환화지중무죄복.
일체중생의 성품이 청정하여, 본래로부터 무생이라 가히 멸할게 없도다.
곧 이 身心이 이 幻生인지라. 幻化 가운데엔 죄복이 없도다.
一切塵中堅密身, 塵塵頓現本來人. 了知此外更無佛, 野鳥山花別是春.
일체진중견밀신, 진진돈현본래인. 요지차외갱무불, 야조산화별시춘.
일체의 티끌 가운데 堅密한 몸이여, 티끌마다 문득 본래인을 나타내도다.
이 밖에 다시 부처가 없는 줄 요지한다면, 들새와 산꽃이 별다른 이 봄이로세.
一兎橫身當古路, 蒼鷹①纔見便生擒. 後來獵犬無靈性, 空向枯樁舊處尋.
일토횡신당고로, 창응①재견편생금. 후래렵견무령성, 공향고장구처심.
한 토끼가 몸을 가로하여 古路에 當對하니, 蒼鷹이 겨우 보자 곧 사로잡았도다.
후래에 사냥개가 靈性이 없어, 공연히 마른 말뚝의 구처를 향해 찾더라.
[註解] ①蒼鷹 : 털색이 푸르고 흰 큰 매.
一派淸源出少林, 信衣到此只傳心. 尋常①示衆無人會, 盡向廬陵米價尋.
일파청원출소림, 신의도차지전심. 심상①시중무인회, 진향려릉미가심.
일파의 청원이 소림에서 나오니, 信衣는 이에 이르러 단지 마음을 전하였도다.
심상의 示衆엔 아는 사람이 없고, 모두 여릉의 쌀값을 향해 찾더라.
[註解] ①尋常 : 대수롭지 아니함. 예사로움.
一片虛明絶妙玄, 箇中那有正兼偏? 威音劫外靈芝草, 不待春風色自鮮.
일편허명절묘현, 개중나유정겸편? 위음겁외영지초, 부대춘풍색자선.
한 조각 虛明엔 妙玄이 끊겼거늘, 개중에 어찌 正과 偏이 있으리오?
위음겁 밖의 영지초는, 춘풍을 기다리지 않고도 색이 절로 선명하더라.
一喝①叢林辨者稀, 耳聾今古强針錐②. 燈籠③撫掌④呵呵笑, 露柱⑤低頭却皺眉⑥.
일할①총림변자희, 이롱금고강침추②. 등롱③무장④가가소, 노주⑤저두각추미⑥.
일할을 총림에서 분변하는 자 드물고, 耳聾을 금고에 애써 針錐하는구나.
등롱이 撫掌하며 하하 웃고, 노주는 머리 숙여 도리어 눈썹을 찌푸리네.
[註解] ①喝 : 원음이 할. ②針錐 : 바늘과 송곳으로 찌르는 것. ③燈籠 : 등불을 켜서 어두운 곳을 밝히는 기구. 대나 철사로 틀을 만들고 종이를 씌워 둥글거나 모나게 만듦. ④撫掌 : 박수와 같은 뜻. ⑤露柱 : 처마 아래의 기둥. ⑥皺眉 : 눈썹을 찌푸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