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二十一畫]
饑寒①難忍道難求, 又去人間賣口頭②. 不得面皮黃似蠟, 如何遮得者場羞?
기한①난인도난구, 우거인간매구두②. 부득면피황사랍, 여하차득자장수?
기한은 참기 어렵고 도는 구하기 어렵나니, 또 인간으로 가서 口頭를 파는구나.
面皮의 누렇기가 밀랍과 같음을 얻지 못한다면, 어떻게 이 마당의 수치를 가리겠는가?
[註解] ①饑寒은 굶주림과 추위. 饑는 주릴 기. ②口頭 : 마주 대하여 입으로 하는 말.
驀口一橈全殺活, 點頭三下便撩天. 至今千古風流在, 誰謂華亭覆却船?
맥구일요전살활, 점두삼하편료천. 지금천고풍류재, 수위화정복각선?
갑자기 입에다 한 노를 때리매, 머리를 세 번 끄덕이니 곧 하늘을 撩取하였도다.
至今도 千古에 풍류가 있거늘, 누가 華亭에서 배를 엎어 버렸다고 이르는가?
驀然覰破祖師機, 開眼還同合眼時. 從此聖凡俱喪盡, 大千元不隔毫釐.
맥연처파조사기, 개안환동합안시. 종차성범구상진, 대천원부격호리.
별안간 祖師機를 엿보아 깨뜨리매, 눈을 떴을 때가 도리어 눈을 감았을 때와 한가지로다.
이로부터 聖凡이 모두 죽어 없어졌나니, 大千이 원래 터럭만큼도 막히지 않았더라.
驀直之言理最親, 趙州勘破意唯新. 縱饒①奪得連城壁, 未免俱爲眼裏塵.
맥직지언리최친, 조주감파의유신. 종요①탈득련성벽, 미면구위안리진.
바로 곧장이라는 말이 이치가 가장 친절하고, 조주의 감파한 뜻이 오직 새롭도다.
비록 그러히 連城壁을 빼앗았더라도, 모두 눈 속의 티끌이 됨을 면하지 못한다 하노라.
[註解] ①縱饒 : 縱然. 설사.
鐵錫橫飛到休休, 得休休處便休休. 如今捨却休休去, 四海五湖任意游.
철석횡비도휴휴, 득휴휴처편휴휴. 여금사각휴휴거, 사해오호임의유.
철석을 가로 날려 휴휴암에 도착하니, 휴휴를 얻은 곳에 곧 휴휴하노라.
여금에 버려버리고 휴휴하여 가노니, 사해와 오호에 뜻대로 노닐으리라.
鐵牛耕破洞中天, 桃花片片出深源. 秦人一去無消息, 千古峯巒色轉鮮.
철우경파동중천, 도화편편출심원. 진인일거무소식, 천고봉만색전선.
철우가 동굴 속의 하늘을 耕破하니, 도화가 조각조각 深源에서 나오도다.
秦人은 한 번 가더니 소식이 없고, 천고의 산봉우리가 색이 더욱 선명하도다.
[二十二畫]
聽敎參禪逐外尋, 未嘗回首一沈吟. 眼光①欲落前程暗, 始覺平生錯用心.
청교참선축외심, 미상회수일침음. 안광①욕락전정암, 시각평생착용심.
참선을 가르침을 듣고 밖을 쫓아 찾으면서, 일찍이 머리 돌려 한 번 침음하지 않았도다.
안광이 떨어지려 하자 앞길이 캄캄해, 비로소 평생에 잘못 용심하였는 줄 알았도다.
[註解] ①眼光 : 떨어진다는 말은 죽음을 뜻함.
[二十三畫]
變生作熟雖然易, 衆口調和轉見難. 醎澹若知眞箇味, 自然飢飽不相干.
변생작숙수연이, 중구조화전견난. 함담약지진개미, 자연기포불상간.
생것을 변화해 익게 만들기는 비록 그러히 쉽지만, 뭇 입을 調和하려면 더욱 어려움을 보리라.
짜거나 싱거움에서 만약 진짜의 맛을 안다면, 자연히 주리거나 부르거나 상간하지 않으리라.
巖房終日寂寥寥, 世念何曾有一毫? 雖著衣裳喫粥飯, 恰如死了未曾燒.
암방종일적요요, 세념하증유일호? 수저의상끽죽반, 흡여사료미증소.
암방이 종일 고요하고 또 요료하나니, 世念이 어찌 일찍이 한 터럭만큼이라도 있으리오?
비록 의상을 입고 죽과 밥을 먹지만, 마치 죽었으나 일찍이 태우지 않은 것과 같구나.
髑髏裏眼見猶在, 枯木中龍聲更狂. 打破虛空光境盡, 箇中別有好商量.
촉루리안견유재, 고목중룡성갱광. 타파허공광경진, 개중별유호상량.
촉루 속의 눈은 봄이 오히려 있고, 고목 속의 용은 소리가 다시 사납도다.
허공을 타파하고 光境이 다해야, 개중에 달리 좋은 상량 있으리라.
[二十四畫]
靈鷲拈花示上機, 肯同浮木接盲龜? 飮光①不是微微笑, 無限淸香付與誰?
영취념화시상기, 긍동부목접맹귀. 음광①불시미미소, 무한청향부여수?
영취산에서 꽃을 들어 上機에게 보이니, 어찌 浮木이 눈먼 거북을 접인함과 같으랴? 음광이 이 조금 미소하지 않았다면, 무한한 淸香을 누구에게 부여하셨을까?
[註解] ①飮光 : 가섭.
[二十五畫]
觀水莫觀汚池水, 汚池之水魚鱉卑. 登山莫登迤邐①山, 迤邐之山草木稀.
관수막관오지수, 오지지수어별비. 등산막등이리①산, 이리지산초목희.
물을 보려거든 汚池의 물을 보지 말지니, 오지의 물은 물고기와 자라가 비천하니라. 등산하려거든 이리한 산에 오르지 말지니, 이리한 산은 초목이 드무니라.
[註解] ①迤邐 : 곧 낮고 비스듬히 이어진 산.
觀水須觀滄溟廣, 登山須登泰山上. 所得不淺所見高, 工夫用盡非徒勞.
관수수관창명광, 등산수등태산상. 소득불천소견고, 공부용진비도로.
물을 보려거든 모름지기 滄溟의 넓음을 보고, 등산을 하려거든 모름지기 태산의 위를 올라라.
얻는 바가 엷지 않고 보는 바가 높으리니, 공부를 써서 다하매 헛수고가 아니리라.
[二十六畫]
驢事未了馬事到, 鉤鎖連環沒斷頭. 祇管今朝又明日, 等閒蹉過一生休.
여사미료마사도, 구쇄련환몰단두. 기관금조우명일, 등한차과일생휴.
나귀 일을 마치지 않았거늘 말 일이 이르니, 갈고리 사슬이 連環하여 머리를 끊지 못하도다.
단지 오늘 아침과 또 명일에 상관하다가, 등한히 일생의 아름다움을 蹉過하리라.
[二十八畫]
鑿壞十方常住地, 三錢使盡露屍骸. 羅山古佛雖靈驗, 未免將身一處埋.
착괴십방상주지, 삼전사진로시해. 나산고불수령험, 미면장신일처매.
시방상주의 땅을 뚫고 부수어서, 三錢을 써서 다하자 시체 해골이 드러났도다.
나산고불이 비록 영험하지만, 몸을 가져 한 곳에 묻음을 면하지 못했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