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十五畫]
稽首金容乾屎橛①, 應物現形如水月. 香臭皆從佛口生, 凡聖從敎同一舌.
계수김용간시궐①, 응물현형여수월. 향취개종불구생, 범성종교동일설.
金容의 간시궐에 계수하옵노니, 사물에 응해 형상을 나타냄이 물의 달과 같도다.
향취가 다 佛口로부터 생하나니, 凡聖이 따라서 동일한 혀가 되게 하도다.
[註解] ①乾屎橛 : 마른 똥막대.
稽首圓通自在尊, 好將救苦念頭輕. 而今處處觀音現, 耳朶①都能作眼睛.
계수원통자재존, 호장구고념두경. 이금처처관음현, 이타①도능작안정.
圓通의 자재존에게 계수하옵나니, 좋이 救苦를 가지는 念頭가 가볍도다.
而今에 처처에 관음이 나타나니, 耳朶가 모두 능히 눈동자가 되도다.
[註解] ①耳朶 : 양쪽 귀를 말함이다.
窮釋子口稱貧, 實是身貧道不貧. 貧則身常披縷褐, 道則心藏無價珍.
궁석자구칭빈, 실시신빈도불빈. 빈즉신상피루갈, 도즉심장무가진.
궁색한 釋子가 입으로 가난을 일컫지만, 실로 몸이 가난하지 도는 가난하지 않도다.
가난은 곧 몸에 늘 남루한 베옷을 입었음이며, 道는 곧 마음에 無價의 보배를 감췄음이다.
無價珍用無盡, 利物應機終不悋. 三身①四智②體中圓, 八解③六通心地印.
무가진용무진, 이물응기종불린. 삼신①사지②체중원, 팔해③륙통심지인.
무가의 보배는 쓰매 다함이 없는지라. 利物하고 應機하매 마침내 아끼지 않도다. 三身과 四智는 體中에 원만하고, 八解와 六通은 心地의 印이로다.
[註解] ①三身 : 法身、報身、化身. 이르자면 法報化임. 法身 毗盧遮那는 여기에선 이르되 徧一切處(一切處에 두루함)며 報身 盧舍那는 여기에선 이르되 淨滿이며 化身 釋迦牟尼는 여기에선 이르되 能仁寂默임. 중생의 身中에 있으면 곧 寂智用이니 寂은 이 法身이며 智는 이 報身이며 用은 이 化身임. ②四智 : 唯識論에 이르되, 一은 大圓鏡智니, 마치 大圓鏡이 뭇 色像을 나타냄과 같다. 二는 平等性智니, 一切法이 모두 다 평등함을 觀함이다. 三은 妙觀察智니, 諸法이 걸림 없이 도는 것을 잘 관찰함이다. 四는 成所作智니, 本願力으로 응하는 바에 作事를 이룬다. 說하되 八識을 굴리어 四智를 이룬다. ③八解 : 一은 內觀色解脫, 二는 外觀色解脫, 三은 淨處解脫, 四는 無邊處解脫, 五는 識無邊處解脫, 六은 無所有處解脫, 七은 非想處解脫, 八은 究竟滅處解脫. 이 八處解脫은 곧 八識解脫이다. 말한 바 八識이란 것은, 곧 眼耳鼻舌身意가 六識이 되고, 七은 傳送識이며, 八은 阿賴耶니, 곧 含藏識이다. ④六通 : 一은 天眼通이며, 二는 天耳通이며, 三은 它心通이며, 四는 宿命通이며, 五는 如意通이며, 六은 漏盡通임. 六通의 一은 身通이니, 一刹那際에 몸이 智用을 따라 十方을 周徧하여 色身을 對現(상대해 나타냄)하여 根機를 따라 잘 응함임. 二는 天耳通이니, 耳根이 늘 十方의 一切의 모든 소리를 들음임. 三은 天眼通이니, 眼根이 늘 十方의 一切의 麤細 등의 色을 봄이며, 四는 宿命通이니, 智가 一切를 따라 중생이 여기에서 죽어 저기에 출생하며 짓는 바 業行의 因果를 다 능히 이를 앎임. 五는 它心通이니, 一念에 능히 三世의 일체중생의 心念이 하고자 하는 바를 앎임. 六은 漏盡通이니, 智를 따라 一切諸法을 두루 알되 情欲으로 癡愛心을 따름이 없음임.
上士一決一切了, 中下多聞多不信. 但自懷中解垢衣, 誰能向外誇精進?
상사일결일체료, 중하다문다불신. 단자회중해구의, 수능향외과정진?
上士는 한 번 결판하매 일체를 마치지만, 中下는 많이 들으면 많이 불신하느니라. 다만 스스로 가슴 속에 垢衣를 벗거늘, 누가 능히 밖을 향해 정진을 자랑하리오?
魯祖①三昧最省力, 纔見僧來便面壁. 若是知心達道人, 不在揚眉便相悉.
노조①삼매최생력, 재견승래변면벽. 약시지심달도인, 부재양미변상실.
노조의 삼매가 가장 힘을 더나니, 겨우 중이 옴을 보면 곧 면벽하도다.
만약 마음임을 알아 도를 통달한 사람이라면, 눈썹을 치켜세움에서 곧 서로 앎에 있지 않느니라.
[註解] ①魯祖 : 魯祖寶雲이니, 馬祖의 法嗣.
摩尼珠①人不識, 如來藏②裏親收得. 六般神用空不空, 一顆圓光色非色.
마니주①인불식, 여래장②리친수득. 육반신용공불공, 일과원광색비색.
마니주를 사람이 알지 못하나니, 여래장 속에서 친히 收得하였도다.
여섯 가지 神用은 空이면서 不空이며, 한 알의 원광은 色이면서 色이 아니로다.
[註解] ①摩尼珠 : 珠에 여섯 구멍이 있나니, 六根에 비유한다. 迷하면 六賊이 스스로 家寶를 劫奪함이 되나니, 소유한 無量의 功德法財가 다 六賊에게 도둑맞는 바가 된다. 만약 이에 이를 깨달으면, 이를 일러 六般神用이라 한다. 눈에 있으면 가로되 見이며, 귀에 있으면 가로되 聞이며, 입에 있으면 談說하며, 발에 있으면 運奔하나니 用이 無盡이다. ②如來藏 : 여래가 성취함이 恒沙를 초과하나니, 解脫智의 不思議法을 갖춤을 說名하여 法身이다. 세존의 이와 같은 법신이 번뇌를 여의지 않음을 이름이 여래장이며, 여래장은 곧 이 여래의 空性의 지혜이다. 일체의 聲聞과 獨覺은 일찍이 보지 못하고 또한 일찍이 얻지 못하나니, 오직 부처라야 了知하고 및 능히 증명을 짓는다. 이 여래장의 空性의 지혜가 다시 二種이 있나니, 이르자면 空如來藏은 이른 바 不解脫智의 一切煩惱를 여의었고, 不空如來藏은 恒沙를 초과하는 佛解脫智의 不思議法을 갖추었다.
盤山會裏錯呈眞, 筋斗①翻來笑殺人. 更與白拈②同合夥, 瞎驢端的眼無筋.
반산회리착정진, 근두①번래소살인. 갱여백념②동합과, 할려단적안무근.
반산의 모임 속에 잘못 진영을 주고서, 筋斗를 뒤집으니 사람을 너무 웃겼도다.
다시 백념적과 同合이 많으니, 눈먼 나귀가 端的히 눈에 근육이 없도다.
[註解] ①筋斗 : 곤두박질. ②白拈 : 白拈賊이니 이 글에선 臨濟를 가리킴.
盤陀①石上共安居, 水遠山高一事無. 惟有多情峯頂月, 夜深移影到堦除.
반타①석상공안거, 수원산고일사무. 유유다정봉정월, 야심이영도계제.
반타의 돌 위에 함께 안거하니, 물은 멀고 산은 높고 一事도 없도다.
오직 다정한 峯頂의 달이 있어, 야심에 그림자를 옮겨 섬돌에 이르게 하누나.
[註解] ①盤陀 : 곧 너럭바위.
蓬頭①垢面箇頭陀, 天下禪和②不奈何? 便是佛來須喫棒, 如今年老却成魔.
봉두①구면개두타, 천하선화②불내하? 편시불래수끽봉, 여금년로각성마.
쑥대강이에 때낀 얼굴의 이 頭陀여, 천하의 禪和가 어찌하지 못하도다.
곧 이 부처가 온다면 모름지기 끽방하리니, 여금에 年老하여 도리어 魔가 되었노라.
[註解] ①蓬頭 : 쑥대강이. ②禪和 : 禪和子의 준말이니 곧 禪師.
誰無念誰無生? 若實無生無不生. 喚取機關木人問, 求佛施功早晩成①?
수무념수무생? 약실무생무불생. 환취기관목인문, 구불시공조만성①?
누가 무념이며 누가 무생인가? 만약 실로 무생이라면 不生도 없도다.
기관목인을 불러서 물어보라. 부처를 求하여 功을 베푼다면 어느 때에 성취하는지?
[註解] ①早晩 : 어느 때쯤.
數行梵字雲中鴈, 一曲無生澗底琴. 德勝河沙渾不用, 淸風明月是知音.
수행범자운중안, 일곡무생간저금. 덕승하사혼불용, 청풍명월시지음.
몇 줄의 梵字는 구름 속의 기러기며, 한 곡조 무생은 개울 밑의 거문고로다.
복덕의 수승하기가 河沙라도 온통 쓰이지 않나니, 청풍과 명월이 이 知音이로다.
鴈過長空豈遺影? 影沈寒水水無心. 但能體得無心處, 不用無心道自深.
안과장공기유영? 영침한수수무심. 단능체득무심처, 불용무심도자심.
기러기가 長空을 지나면서 어찌 그림자를 남길 것이며? 그림자가 寒水에 빠져도 물은 무심하도다.
다만 능히 무심한 곳을 체득한다면, 무심을 쓰지 않아도 도가 스스로 깊으리라.
練得身形似鶴形, 千株松下兩函經. 我來問道無餘說, 雲在靑天水在缾.
련득신형사학형, 천주송하량함경. 아래문도무여설, 운재청천수재병.
身形을 練得하여 鶴形과 흡사하며/ 천 그루의 소나무 아래 두 상자의 경이로다/ 내가 와서 도를 물으매 나머지 말이 없고/ 구름은 푸른 하늘에 있고 물은 병에 있다 하더라.
蓮眸①一瞬孰能當? 百萬衆中唯飮光. 法眼至今傳不絶, 綿綿②地久與天長.
연모①일순숙능당? 백만중중유음광. 법안지금전부절, 면면②지구여천장.
연꽃 눈동자를 한 번 깜작이매 누가 능히 당하는가? 백만의 대중 중에 오직 음광이로다.
법안이 至今토록 傳하여 끊어지지 않았으니, 면면히 땅의 오램과 하늘의 장구함이로다.
[註解] ①蓮眸 : 불타의 눈이니 꽃을 들어 가섭에게 보였다고도 하고 혹은 靑蓮目으로 가섭을 돌아보았다고도 함. ②綿綿 : 끊어지지 않는 모양.
潮回寒浦月明初, 父子生涯有異途. 的是破家能做活, 何愁放却一船魚?
조회한포월명초, 부자생애유이도. 적시파가능주활, 하수방각일선어?
潮水가 돌아오는 차가운 포구의 달 밝은 初에, 父子의 생애가 다른 길이 있었도다.
端的히 이 破家하고 능히 삶을 짓거늘, 어찌 한 배의 고기를 놓쳤음을 근심하리오?
震法雷擊法鼓, 布慈雲兮灑甘露. 龍象蹴踏潤無邊, 三乘五性皆醒悟.
진법뢰격법고, 포자운혜쇄감로. 용상축답윤무변, 삼승오성개성오.
法雷를 울리고 법고를 치며, 慈雲을 펴고 감로를 뿌리도다.
龍象이 차고 밟으매 윤택이 무변하여, 三乘과 五性이 다 醒悟하도다.
雪山肥膩更無雜, 純出醍醐我常納. 一性圓通一切性, 一法遍含一切法.
설산비니갱무잡, 순출제호아상납. 일성원통일체성, 일법편함일체법.
설산의 肥膩는 다시 잡됨이 없어, 순전히 제호를 내어 내가 늘 받아들이노라.
一性이 뚜렷이 一切性에 통하고, 一法이 두루 일체법을 포함하며,
一月普現一切水, 一切水月一月攝. 諸佛法身入我性, 我性同共如來合.
일월보현일체수, 일체수월일월섭. 제불법신입아성, 아성동공여래합.
一月이 널리 일체의 물에 나타나고, 일체의 水月을 一月이 攝受하도다.
제불의 법신이 나의 성품에 들어오고, 나의 성품이 한가지로 여래와 합하도다.
一地具足一切地, 非色非心非行業. 彈指圓成八萬門, 刹那滅却三祇劫.
一切數句非數句, 與吾靈覺何交涉?
일지구족일체지, 비색비심비행업. 탄지원성팔만문, 찰나멸각삼기겁.
일체수구비수구, 여오령각하교섭?
一地가 一切地를 具足하니, 色도 아니고 마음도 아니고 行業도 아니로다.
손가락 퉁기매 팔만문을 圓成하고, 찰나에 三祇劫을 멸각하도다.
일체의 數句가 수구가 아니거늘, 나의 靈覺과 무슨 교섭이리오?
徹骨窮來不厭窮, 橫眠倒臥白雲中. 飢飡一盋和羅飯, 此外無能振祖風.
철골궁래불염궁, 횡면도와백운중. 기손일발화라반, 차외무능진조풍.
뼈에 사무치게 궁핍하지만 궁핍을 싫어하지 않나니, 백운 가운데 가로 눕고 거꾸로 눕노라.
주리면 한 발우의 화라반을 먹나니, 이 외엔 능히 祖風을 떨칠 게 없도다.
皺斷娘生八字①眉, 者些病痛有誰知? 文殊針出膏肓穴, 已是將爲死馬醫②.
추단낭생팔자①미, 자사병통유수지? 문수침출고황혈, 이시장위사마의②.
어머니가 낳아 준 八字의 눈썹을 찌푸려 끊으니, 이 조금의 病痛을 누가 아는 이 있는가?
문수가 고황의 穴을 침놓아 내니, 이미 이는 장차 死馬醫가 된다 하노라.
[註解] ①八字 : 八字形. ②死馬醫 : 죽은 말을 치료하는 의사.
撝謙①用晦方傳道, 大隱從來隱市中. 高不名山由蘊玉, 深非勝水在潛龍.
휘겸①용회방전도, 대은종래은시중. 고불명산유온옥, 심비승수재잠룡.
휘겸하고 어둠을 써야 비로소 도를 傳하나니, 대은은 종래로 시중에 숨느니라.
높다고 명산이 아니며 옥을 간직하였기 때문이며, 깊다고 勝水가 아니며 용이 잠겨 있어서이다.
[註解] ①撝謙 : 곧 謙讓.