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九畫]
建法幢①立宗旨, 明明佛勅曹溪是. 第一迦葉②首傳燈, 二十八代西天記.
건법당①립종지, 명명불칙조계시. 제일가섭②수전등, 이십팔대서천기.
법당을 세우고 종지를 세우니, 밝디 밝은 佛勅은 조계가 이것이로다.
제일은 가섭이 처음으로 전등하고, 이십팔대의 서천기로다.
[註解] ①法幢 : 제불보살이 법당을 건립함은 마치 猛將이 여러 幢幟(幢은 기 당. 幟는 기 치)를 건립하여 일체의 모든 마군을 降伏함과 같은 연고임. 마치 帝釋幢과 같아서 惑業을 두려워하지 않으며, 法의 뜻에 건립하는 바가 있기 때문인 연고임. ②迦葉 : 범어로 이르되 迦葉波는 여기에선 이르되 飮光이니, 이르자면 그 身光이 最勝이라 諸天을 飮服하므로 고로 이름 함.
枯木無花幾度秋? 斷雲猶挂樹梢頭. 自從鬬折泥牛角, 直至如今水逆流.
고목무화기도추? 단운유괘수초두. 자종두절니우각, 직지여금수역류.
고목에 꽃이 없기가 몇 회의 가을이었던가? 斷雲이 오히려 나무 끝에 걸렸도다.
泥牛의 뿔을 싸워 꺾음으부터, 바로 여금에 이르도록 물이 역류하도다.
枯木巖前差路多, 行人到此盡蹉跎①. 鷺鷥立雪非同色, 明月蘆華不似他.
고목암전차로다, 행인도차진차타①. 로사립설비동색, 명월로화부사타.
고목암 앞에서 길 어긋남이 많나니, 행인이 이에 이르러 모두 蹉跎하는구나.
해오라기가 눈에 서도 같은 색이 아니며, 밝은 달과 갈대꽃도 그와 같지 못하도다.
[註解] ①蹉跎 : 미끄러져 넘어짐. 시기를 잃음. 일을 이루지 못하고 나이가 들어감.
了了了時無可了, 玄玄玄處亦須訶. 殷勤①爲唱玄中曲, 空裏蟾光②撮得麽?
요료료시무가료, 현현현처역수가. 은근①위창현중곡, 공리섬광②촬득마?
또렷 또렷 또렷할 때 가히 또렷함이 없고, 가물 가물 가물거리는 곳에 또한 꾸짖음을 써라.
은근히 위하여 玄中曲을 부르나니, 허공 속의 蟾光을 撮得하였는가?
[註解] ①殷勤 : 태도가 겸손하고 정중함. 정성되고 다정함. 慇懃으로 표기하기도 함. ②蟾光 : 월광.
枯木龍吟眞見道, 髑髏無識眼初明. 喜識盡時消息盡, 當人那辨濁中淸?
고목룡음진견도, 촉루무식안초명. 희식진시소식진, 당인나변탁중청?
고목에 용이 읊음에서 진실로 도를 보나니, 촉루에 식이 없을 때 눈이 처음 밝도다.
기쁨과 식이 다할 때 소식도 다하나니, 當人이 어찌 濁中의 淸을 분변하리오?
南臺靜坐一爐香, 終日凝然萬慮忘. 不是息心除妄想, 都緣無事可商量.
남대정좌일로향, 종일응연만려망. 불시식심제망상, 도연무사가상량.
남대에 정좌하니 一爐가 향기롭네. 종일 凝然하여 만려를 잊었노라.
이 息心하거나 망상을 제함이 아니라, 도무지 가히 상량할 일이 없기 때문이니라.
南北汀洲總是蓮, 不知開處有何偏? 遊人移艇北頭去, 想是風光在那邊?
남북정주총시련, 부지개처유하편? 유인이정북두거, 상시풍광재나변?
남북의 汀洲에 다 이 연꽃인데, 피는 곳에 무슨 편향이 있는지 알지 못하겠네?
遊人이 배를 옮겨 북쪽으로 가매, 이를 생각건대 풍광이 저쪽에 있음인가?
南泉凜凜握機權, 一物全提問兩邊. 諗子①脫鞋頭上戴, 猫兒生死更茫然.
남천름름악기권, 일물전제문량변. 심자①탈혜두상대, 묘아생사갱망연.
남천이 늠름히 機權을 쥐고, 一物을 온통 들어 양변으로 물었도다.
심자가 신을 벗어 두상에 이니, 고양이의 생사가 다시 망연하도다.
[註解] ①諗子 : 子는 助字. 趙州의 이름이 從諗임.
洞中流水如藍染, 門外靑山畫不成. 山色水聲全體露, 箇中誰是悟無生?
동중류수여람염, 문외청산화불성. 산색수성전체로, 개중수시오무생?
골 가운데의 유수는 쪽을 물들인 듯하고, 문밖의 청산은 그림을 이루지 못하도다.
산색과 水聲에 전체가 드러났나니, 개중에 누가 이 무생임을 깨닫는가?
面貌摸胡①百不知, 欺謾唐土大憨癡. 有些皮髓分張盡, 隻履西歸是阿誰?
면모모호①백부지, 기만당토대감치. 유사피수분장진, 척리서귀시아수?
면모가 모호하여 온갖 것을 알지 못하는데, 唐土를 기만하니 크게 어리석도다.
조금 있는 皮髓를 分張하여 없애고, 외짝 신으로 西歸하니 이 누구인고?
[註解] ①摸胡 : 바로 模糊로 지어야 함. 말이나 태도가 흐리터분하여 분명하지 않은 것.
面上無嗔供養具, 口裏無嗔吐妙香. 心內無嗔是珍寶, 無垢無染卽眞常.
면상무진공양구, 구리무진토묘향. 심내무진시진보, 무구무염즉진상.
면상에 성냄 없음이 공양구며, 입속에 성냄 없음이 묘한 향을 토함이며,
마음속에 성냄 없음이 이 진보며, 때도 없고 물듦 없음이 곧 眞常이로다.
面上無瞋供養具, 口裏無瞋吐妙香. 心裏無瞋是眞寶, 無染無著是眞如.
면상무진공양구, 구리무진토묘향. 심리무진시진보, 무염무저시진여.
면상에 성냄 없음이 공양구며, 입속에 성냄 없음이 묘한 향을 토함이며,
마음속에 성냄 없음이 이 眞寶며, 물듦 없고 집착 없음이 이 眞如로다.
茅屋方方①一丈②慳, 四簷松竹四圍山. 老僧自住尙狹窄, 那許雲來借半間?
모옥방방①일장②간, 사첨송죽사위산. 로승자주상협착, 나허운래차반간?
모옥의 방방이 一丈으로 쩨쩨한데, 네 처마엔 송죽이며 사면의 주위는 산이로다.
노승이 스스로 머물기에도 오히려 협착하거늘, 어찌 구름이 와서 半間 빌림을 허락하리오?
[註解] ①方方 : 四方을 말함. ②一丈 : 열 자.
眉毛眼睫最相親, 鼻孔脣皮作近隣. 至近因何不相見? 都緣一體是全身.
미모안첩최상친, 비공순피작근린. 지근인하불상견? 도연일체시전신.
눈썹과 속눈썹이 가장 서로 친밀하고, 콧구멍과 입술이 근린을 지었도다.
지극히 가깝거늘 무엇 때문에 서로 보지 못하는가? 모두 一體가 이 전신이기 때문이니라.
[註解] ①眉毛 : 눈썹. ②眼睫 : 속눈썹. ③脣皮 : 입술.
美如西子①離金閤, 嬌似楊妃②倚玉樓. 猶把琵琶半遮面, 不令人見轉風流.
미여서자①리금합, 교사양비②의옥루. 유파비파반차면, 불령인견전풍류.
아름답기로는 西子가 금합을 떠나는 듯하고, 애교스럽기론 양귀비가 玉樓에 기댄 듯하도다.
오히려 비파를 잡고 반쯤 얼굴을 가려, 사람으로 하여금 보지 못하게 하니 더욱 풍류스럽도다.
[註解] ①西子 : 西施. ②楊妃 : 楊貴妃임.
毗嵐毒種毒花開, 添得雲門醉後盃. 今日柯橋風色惡, 淡烟疏雨①洗黃梅.
비람독종독화개, 첨득운문취후배. 금일가교풍색악, 담연소우①세황매.
비람의 독종에 毒花가 피니, 운문의, 취한 후의 잔을 더하였도다.
금일 柯橋의 풍색이 사납나니, 담연소우가 황매를 씻도다.
[註解] ①淡烟疏雨 : 묽은 안개와 성기게 뚝뚝 오는 비.
毗嵐吹倒葛藤①樁, 扶起韶陽②大法幢. 黃鶴樓前藏不得, 幾回雁影落寒江?
비람취도갈등①장, 부기소양②대법당. 황학루전장부득, 기회안영락한강?
비람풍이 갈등의 말뚝을 불어 거꾸러뜨리고, 韶陽의 大法幢을 부축해 일으켰도다.
황학루 앞에 숨김을 얻지 못해, 몇 회나 기러기 그림자를 찬 강에 떨어뜨렸던가?
[註解] ①葛藤 : 일이 뒤얽힘. 禪家에선 言句를 가리킴. ②韶陽 : 地名이니 雲門을 가리킴.
毗藍園裏未曾生, 雙林樹下何曾滅? 不生不滅見瞿曇, 眼中又是重添屑.
비람원리미증생, 쌍림수하하증멸? 불생불멸견구담, 안중우시중첨설.
비람원 속에 일찍이 탄생하지 않았거늘, 쌍림수 아래에 어찌 일찍이 멸도하였으랴?
불생불멸로 구담을 보려고 한다면, 눈 속에 또 이 거듭 가루를 더함이니라.
相逢相別兩無言, 萬柳亭邊上渡船. 勿謂空來又空去, 擧頭渾見舊山川.
상봉상별량무언, 만류정변상도선. 물위공래우공거, 거두혼견구산천.
서로 만나고 서로 헤어지면서 둘 다 말이 없고, 萬柳亭 가에서 渡船에 올랐도다.
공연히 왔다가 또 공연히 떠난다고 이르지 말게나, 머리를 들매 온통 옛 산천이 보인다네.
是處人家懸艾虎, 靈巖但喫菖蒲茶. 莫言淡薄無滋味, 畢竟風流出當家①.
시처인가현애호, 영암단끽창포다. 막언담박무자미, 필경풍류출당가①.
이곳의 인가에선 늙은 호랑이를 매달거니와, 靈巖은 다만 창포차를 먹노라.
담박하여 자미가 없다고 말하지 말지니, 필경엔 풍류가 當家에서 나오느니라.
[註解] ①當家 : 이 글에선 本人.
信能永滅煩惱本, 信能專向佛功德. 信於境界無所著, 遠離諸難得無難.
신능영멸번뇌본, 신능전향불공덕. 신어경계무소저, 원리제난득무난.
信은 능히 번뇌의 근본을 영원히 없애고, 신은 능히 부처의 공덕으로 오로지 향하고,
신은 경계에 집착하는 바가 없어, 모든 어려움을 멀리 여의어 무난을 얻느니라.
若能轉物卽如來, 春暖山花處處開. 自有一雙窮相手, 不曾容易舞三臺.
약능전물즉여래, 춘난산화처처개. 자유일쌍궁상수, 부증용이무삼대.
만약 능히 轉物한다면 곧 여래라 하니, 봄이 따스해 산꽃이 곳곳에 피었도다.
스스로 한 쌍의 窮相手가 있어, 일찍이 三臺를 춤추기가 용이하지 않다 하노라.
[註解] ①三臺 : 대개 六朝의 曲名.
若有欲知佛境界, 當淨其意如虛空. 遠離妄想及諸取, 令心所向皆無碍.
약유욕지불경계, 당정기의여허공. 원리망상급제취, 영심소향개무애.
만약 佛境界를 알려고 함이 있다면, 마땅히 그 뜻을 허공과 같이 청정히 하라.
망상과 諸取를 멀리 여의어, 마음이 향하는 바를 다 걸림 없게 하라.
若人修道道不行, 萬般邪境競頭生. 智劍出來無一物, 明頭未顯暗頭明.
약인수도도불행, 만반사경경두생. 지검출래무일물, 명두미현암두명.
만약 사람이 수도하면 도가 행해지지 않고, 萬般의 邪境이 머리 다투어 生하느니라.
智劍이 나오매 한 물건도 없어, 밝은 것은 나타나지 않고 어두운 것이 환하느니라.
若人靜坐一須臾, 勝造恒沙七寶塔. 寶塔畢竟壞微塵, 一念淨心成正覺.
약인정좌일수유, 승조항사칠보탑. 보탑필경괴미진, 일념정심성정각.
만약 사람이 一須臾라도 靜坐한다면, 항사의 칠보탑을 조성함보다 수승하니라.
보탑은 필경 부서져 미진이지만, 한 생각 청정한 마음은 정각을 이루느니라.
若人靜坐一須臾, 勝造恒沙七寶塔. 寶塔畢竟化爲塵, 一念淨心成正覺.
약인정좌일수유, 승조항사칠보탑. 보탑필경화위진, 일념정심성정각.
만약 사람이 一須臾라도 靜坐한다면, 항사의 칠보탑을 조성함보다 수승하니라.
보탑은 필경 변화해 미진이 되지만, 한 생각 청정한 마음은 정각을 이루느니라.
要求作佛眞箇易, 唯斷妄心眞箇難. 幾度霜天明月夜, 坐來覺得五更寒?
요구작불진개이, 유단망심진개난. 기도상천명월야, 좌래각득오경한?
부처 됨을 요구한다면 진짜로 쉽나니, 오직 妄心을 끊기가 진짜로 어렵도다.
몇 번이나 霜天의 달 밝은 밤에, 앉아서 오경의 차가움을 知覺하였던가?
昨夜秋風忽作威, 白雲和葉曉還飛. 幽人不用頻頻埽, 況此山深客到稀?
작야추풍홀작위, 백운화엽효환비. 유인불용빈빈소, 황차산심객도희?
어젯밤 추풍이 홀연히 猛威를 지어, 백운이 잎과 함께 아침에 도리어 나는구나.
幽人은 자주자주 쓺을 쓰지 않나니, 하물며 여기는 산이 깊어 객의 이름이 드묾에랴?
卽心卽佛莫妄求, 非心非佛休別討. 紅爐焰上雪華飛, 一點淸凉除熱惱.
즉심즉불막망구, 비심비불휴별토. 홍로염상설화비, 일점청량제열뇌.
즉심즉불은 망녕되이 구하지 말고, 비심비불은 달리 찾음을 그쳐라.
홍로의 화염 위에 雪華가 나니, 일점의 청량이 열뇌를 제거하느니라.
卽心卽佛口喃喃, 非心非佛轉不堪. 八十四人①門戶別, 何曾一箇是同參②?
즉심즉불구남남, 비심비불전불감. 팔십사인①문호별, 하증일개시동참②?
즉심즉불은 입으로 재잘거림이며, 비심비불은 더욱 감내하지 못하네.
八十四人의 문호가 다르지만, 어찌 일찍이 한 개라도 이 同參이리오?
[註解] ①八十四人 : 馬祖의 法嗣 가운데 傳記가 있는 이가 八十四人임. ②同參 : 한 법회에서 같이 불도를 닦는 일.
卽此見聞非見聞, 無餘聲色可呈君. 箇中若了全無事, 體用何妨分不分?
즉차견문비견문, 무여성색가정군. 개중약료전무사, 체용하방분불분?
곧 이 견문이 견문이 아니니, 가히 그대에게 줄 나머지 성색이 없도다.
개중에 만약 온통 일 없는 줄 了得한다면, 체용을 어찌 나누거나 나누지 않음에 방애되리오?
指點深紅與夢同, 更無妖艶在芳叢. 南泉笑裏移春去, 留得殘香醉蜜蜂.
지점심홍여몽동, 갱무요염재방총. 남천소리이춘거, 류득잔향취밀봉.
깊은 붉음이 꿈과 한가지라고 가리켜 점검하니, 다시 요염이 芳叢에 있지 않도다.
남천의 웃음 속에 봄을 옮겨 가서, 殘香을 머물러 둬 꿀벌을 취하게 하는구나.
[註解] ①南泉 : 慣音이 남전이나 옳지 않음.
指天指地獨稱尊, 不是興家便滅門. 拋却金輪①聖天子, 却來方外②立乾坤.
지천지지독칭존, 불시흥가편멸문. 포각금륜①성천자, 각래방외②립건곤. 하늘을 가리키고 땅을 가리키며 홀로 존귀를 일컬었지만, 이는 집을 일으킴이 아니라 곧 家門을 멸함이로다.
금륜의 聖天子位를 던져버리고, 도리어 方外에 와서 건곤을 세웠도다.
[註解] ①金輪(王) : 곧 교화가 四天下에 미치고, 銀輪王은 곧 政治가 北拘盧엔 막히고, 銅輪王은 北拘盧와 西瞿陀尼를 除하고, 鐵輪王은 곧 오직 贍部洲이다. ②方外 : 세상 밖.
指天指地展戈矛, 直至如今戰不休. 假使群靈都殺盡, 一身還有一身愁.
지천지지전과모, 직지여금전불휴. 가사군령도살진, 일신환유일신수.
하늘을 가리키고 땅을 가리키며 戈矛를 펴, 바로 여금에 이르도록 전투를 쉬지 않았도다.
가사 群靈을 모두 죽여 없애더라도, 一身에 도리어 일신의 근심이로다.
穿雲迸石不辭勞, 大底還他出處高. 溪磵豈能留得住, 終歸大海作波濤.
천운병석불사로, 대저환타출처고. 계간기능류득주? 종귀대해작파도.
구름을 뚫고 돌을 물리치며 노고를 사양하지 않으니, 대저 도리어 그는 出處가 높도다.
개울에 어찌 능히 머물겠는가? 마침내 대해로 돌아가 파도를 지으리라.
[註解] ①大底 : 大抵와 같음.
剃髮因驚雪滿刀, 方知歲月不相饒. 逃生脫死勤成佛, 莫待明朝與後朝.
체발인경설만도, 방지세월불상요. 도생탈사근성불, 막대명조여후조.
머리 깎다가 인하여 눈이 削刀에 가득함에 놀랐나니, 비로소 세월은 서로 용납하지 않음을 알았네.
生에서 도망가고 死를 벗어나 성불하기를 권하노니, 명일 아침과 후일 아침을 기다리지 말아라.
春有百花秋有月, 夏有凉風冬有雪. 若無閑事挂心頭, 便是人間好時節.
춘유백화추유월, 하유량풍동유설. 약무한사괘심두, 변시인간호시절.
봄에 百花가 있고 가을에 달이 있으며, 여름에 서늘한 바람이 있고 겨울에 눈이 있도다.
만약 쓸데없는 일만 心頭에 걸지 않는다면, 곧 이 인간이 좋은 시절이로다.
春天月夜一聲蛙, 撞破乾坤共一家. 正恁麽時誰會得? 嶺頭脚痛有玄沙.
춘천월야일성와, 당파건곤공일가. 정임마시수회득? 영두각통유현사.
봄 하늘 달 밝은 밤 한 소리 개구리여, 건곤을 쳐서 깨뜨려 한가지로 一家로다.
바로 이러한 때 누가 會得하는가? 嶺頭에 발이 아픈 현사가 있도다.
春風春載入春郊, 春蹋春芳春事饒. 春日釀春春最麗, 春歌春鼓鬧春宵.
춘풍춘재입춘교, 춘답춘방춘사요. 춘일양춘춘최려, 춘가춘고료춘소.
춘풍에 춘을 싣고 春郊에 드니, 춘이 春芳을 밟아 春事가 넉넉하도다.
춘일에 춘을 빚으니 춘이 가장 곱고, 春歌와 春鼓가 春宵에 시끄럽도다.
風搖翠竹聲敲玉, 雨洗群峯色潑藍. 妙相堂堂祇者是, 先生有口怎生談.
풍요취죽성고옥, 우세군봉색발람. 묘상당당기자시, 선생유구즘생담.
바람이 翠竹을 흔드니 소리가 옥을 두드림이며, 비가 群峯을 씻으니 색이 쪽을 뿌렸도다.
妙相이 당당하여 단지 이것이 이것이거늘, 先生이 입이 있지만 어찌 얘기를 내리오.
風前不見花中葉, 雨後難尋葉底花. 蜂蝶紛紛過墻去, 只疑春色在隣家.
풍전불견화중엽, 우후난심엽저화. 봉접분분과장거, 지의춘색재린가.
바람 앞엔 꽃 속의 잎이 보이지 않더니, 비 온 후엔 잎 아래의 꽃을 찾기 어렵구나.
벌과 나비가 紛紛하며 담장을 지나가니, 다만 춘색이 隣家에 있는가 의심하도다.
風吹石臼曾哮吼, 泥揑夜叉空裏走. 趯飜海月亂波生, 驚起土星①犯南斗②.
풍취석구증효후, 이열야차공리주. 적번해월란파생, 경기토성①범남두②.
바람이 돌절구를 불어 일찍이 哮吼하고, 진흙으로 빚은 야차가 허공 속을 달리도다.
해월을 차서 뒤엎으니 어지러운 파도가 生하고, 土星을 驚起하여 南斗를 범하도다.
[註解] ①土星 : 太陽 쪽으로부터 여섯 번째에 있는 行星. ②南斗 : 남쪽 하늘에 있는 斗星.
風吹日灸露屍骸, 泣問山人覓地埋. 忍俊不禁多口老, 陰陽無處可安排.
풍취일구로시해, 읍문산인멱지매. 인준불금다구로, 음양무처가안배.
바람 불고 해가 쬐어 시체 해골이 드러나매, 山人에게 泣問하며 땅을 찾아 묻으려 하였네.
忍俊을 금하지 못하는 말 많은 노인이, 음양이 없는 곳에 가히 안배하더라.
[註解] ①忍俊 : 俊器를 참는 것.
降龍鉢解虎錫, 兩鈷金環鳴歷歷. 不是標形虛事持, 如來寶杖親蹤跡.
항룡발해호석, 양고금환명력력. 불시표형허사지, 여래보장친종적.
용을 항복시킨 발우며 범을 떼어 놓은 석장이니, 兩鈷의 金環이 울려 역력하도다.
이 형상을 표해 헛된 일로 가짐이 아니라, 여래의 寶杖을 친히 종적하였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