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六畫]
名無翼而長飛, 道無根而永固.
명무익이장비, 도무근이영고.
이름은 날개가 없어도 멀리 날고, 도는 뿌리가 없어도 길이 견고하다.
牟尼不在西天, 仲尼不居東魯.
모니부재서천, 중니불거동로.
모니가 서천에 있지 않고, 중니가 동로에 거주하지 않는다.
百歲無智小兒, 小兒有智百歲.
백세무지소아, 소아유지백세.
백 살이라도 지혜가 없으면 어린 아이이고, 어린 아이라도 지혜가 있으면 백 살이다.
西天斬頭截臂, 這裏自領出去.
서천참두절비, 저리자령출거.
서천에선 머리를 베고 팔을 자르지만, 이 속에선 스스로 깨닫고 나간다.
安立水月道場, 修習空華萬行. 降伏鏡像魔軍, 成就夢中佛事.
안립수월도량, 수습공화만행. 항복경상마군, 성취몽중불사.
수월의 도량을 안립하며, 공화의 만행을 수습한다.
경상의 마군을 항복하며, 몽중의 불사를 성취한다.
有佛處不得住, 無佛處急走過.
유불처부득주, 무불처급주과.
부처가 있는 곳은 머묾을 얻지 말고, 부처가 없는 곳은 급히 달려 지나가라.
有智不揀年高, 無智漫勞百歲.
유지불간년고, 무지만로백세.
지혜가 있으면 나이의 높음을 간택하지 않지만, 지혜가 없으면 헛되이 백 살을 노고하였다.
有智人前莫擧, 無智人前莫說.
유지인전막거, 무지인전막설.
지혜가 있는 사람 앞에 들지 말고, 지혜가 없는 사람 앞에 말하지 말라.
[七畫]
谷答響而常虛, 珠發光而自照.
곡답향이상허, 주발광이자조.
골은 메아리로 답하고 늘 비었으며, 구슬은 빛을 내어 스스로를 비춘다.
但得隨處安閑, 自然合他古轍.
단득수처안한, 자연합타고철.
다만 곳을 따라 안한하면, 자연히 저 古轍에 합치한다.
但願空諸所有, 愼勿實諸所無.
단원공제소유, 신물실제소무.
다만 모든 있는 바가 공해지길 원하고, 삼가 없는 바를 실답다 하지 말라.
但知一念回心, 定免三乘羈鎻①.
단지일념회심, 정면삼승기쇄①.
다만 한 생각 회심할 줄 알면, 결정코 삼승의 기쇄를 면한다.
[註解] ①羈鎻 : 굴레와 자물쇠.
忘機則佛道隆, 分別則魔軍熾.
망기즉불도륭, 분별즉마군치.
망기하면 곧 불도가 융성하고, 분별하면 곧 마군이 치성한다.
步步釋迦出世, 時時彌勒下生.
보보석가출세, 시시미륵하생.
걸음마다 석가의 출세며, 때마다 미륵의 하생이다.
佛性堂堂顯現, 住性有情難見. 若悟衆生無我, 我面何殊佛面?
불성당당현현, 주성유정난견. 약오중생무아, 아면하수불면?
불성이 당당히 나타났건만, 성품에 머무는 유정은 보기가 어렵다.
만약 중생이 무아임을 깨친다면, 내 얼굴이 어찌 불타 얼굴과 다르리오?
我有明珠一顆, 久被塵勞①關鎖. 今朝塵盡光生, 照破②山河萬朶.
아유명주일과, 구피진로①관쇄. 금조진진광생, 조파②산하만타.
나에게 밝은 구슬 한 알이 있는데, 오랫동안 진로에 관쇄됨을 입었도다.
오늘 아침 진로가 없어져 빛이 나니, 산하의 만 떨기를 조파하였노라.
[註解] ①塵勞 : 번뇌의 다른 이름. ②照破 : 釋迦牟尼가 智慧(知慧)의 빛으로 凡夫의 無明을 비추어 깨침.
利劍斬處無痕, 殺活①咸歸劍下.
이검참처무흔, 살활①함귀검하.
예리한 검으로 벤 곳엔 흔적이 없고, 살활이 모두 검 아래로 돌아온다.
[註解] ①殺活 : 사람을 죽이고 살리는 것. 사람을 마음대로 다룸.
作客不如歸家, 多虛不如少實.
작객불여귀가, 다허불여소실.
객 노릇이 귀가함만 같지 못하고, 많이 허함이 조금 실함만 같지 못하다.
作福不如避罪, 多虛不如少實.
작복불여피죄, 다허불여소실.
복을 지음이 죄를 피함만 같지 못하고, 많이 허함이 조금 실함만 같지 못하다.
肘後懸夜明符, 頂門具金剛眼.
주후현야명부, 정문구금강안.
팔꿈치 뒤에 야명부를 매달았고, 정수리에 금강안을 갖췄다.
投片雪於紅罏, 擲殘冰於春海.
투편설어홍로, 척잔빙어춘해.
홍로에 조각 눈을 던지고, 춘해에 남은 얼음을 던진다.
何似生?遼天鶻, 萬里雲只一突.
하사생?요천골, 만리운지일돌.
무엇과 같으냐 하면 먼 하늘의 새매니, 만 리의 구름을 다만 한 번에 돌파한다.
[註解] ①何似生 : 무엇과 같으냐. 生은 助字.
[八畫]
門裏出身則易, 身裏出門則難.
문리출신즉이, 신리출문즉난.
문안에서 몸을 내기는 쉬워도, 몸 안에서 문을 내기는 어렵다.
法性寂然名止, 寂而常照名觀.
법성적연명지, 적이상조명관.
법성이 적연함이 이름이 止며, 적연하면서 늘 비춤이 이름이 觀이다.
非莫非於飾非, 過莫過於文過.
비막비어식비, 과막과어문과.
그름이 꾸미는 그름보다 그름이 없고, 허물이 글의 허물보다 허물 된 게 없다.
念念釋迦生世, 步步彌勒下生.
염념석가생세, 보보미륵하생.
생각마다 석가의 출세며, 걸음마다 미륵의 하생이다.
念道本於持久, 悟道在於須臾.
염도본어지구, 오도재어수유.
염도는 지구를 근본으로 하지만, 오도는 수유에 있다.
迎之不見其首, 隨之罔眺其後.
영지부견기수, 수지망조기후.
이를 맞이하매 그 머리를 보지 못하고, 이를 따르매 그 뒤를 보지 못한다.
迎之不見其首, 隨之不見其後.
영지불견기수, 수지불견기후.
이를 맞이하매 그 머리를 보지 못하고, 이를 따르매 그 뒤를 보지 못한다.
易作太平宰相, 難爲鬧亂將軍.
이작태평재상, 난위료란장군.
태평한 시절의 재상이 되기는 쉽지만, 요란한 시절의 장군이 되기는 어렵다.
[九畫]
苦口的是良藥, 逆耳必是忠言.
고구적시량약, 역이필시충언.
입에 쓰면 꼭 이 양약이며, 귀에 거슬리면 필히 이 충언이다.
苦口正是良藥, 逆耳必是忠言.
고구정시량약, 역이필시충언.
입에 쓰면 바로 이 양약이며, 귀에 거슬리면 필히 이 충언이다.
南山白額大蟲①, 元是西山猛虎.
남산백액대충①, 원시서산맹호.
남산의 흰 이마 대충이, 원래 이 서산의 맹호다.
[註解] ①大蟲 : 호랑이.
面上夾竹桃①花, 肚裏侵天荊棘.
면상협죽도①화, 두리침천형극.
면상은 협죽도화지만, 위 속은 침천의 형극이다.
[註解] ①夾竹桃 : 협죽도과의 상록 관목. 여름에 연분홍 또는 흰 꽃이 핌. 관상용임. 柳桃花.
相罵饒汝接嘴, 相唾饒汝潑水.
상매요여접취, 상타요여발수.
서로 욕하려거든 너를 용서하노니 부리를 붙이고, 서로 침 뱉으려거든 너를 용서하노니 물을 뿌려라.
相罵饒爾接嘴, 相唾饒爾潑水.
상매요이접취, 상타요이발수.
서로 욕하려거든 너를 용서하노니 부리를 붙이고, 서로 침 뱉으려거든 너를 용서하노니 물을 뿌려라.
省悟旣有遲速, 悟處亦有淺深.
성오기유지속, 오처역유천심.
성오에 이미 지속이 있으므로, 오처에도 또한 심천이 있다.
哀吾生之須臾, 羨長江之無窮.
애오생지수유, 선장강지무궁.
오생의 수유를 애달파하고, 장강의 무궁을 부러워한다.
姸皮不裹癡骨, 笑面寧受嗔拳?
연피불과치골, 소면녕수진권?
예쁜 피부는 어리석은 뼈를 싸지 않거늘, 웃는 얼굴이 어찌 성난 주먹을 받으리오?
昨日那裏落節①, 今日這裏拔本②.
작일나리락절①, 금일저리발본②.
어제 저 속에서 낙절하고, 오늘 이 속에서 발본하다.
[註解] ①落節 : 손해를 봄의 뜻. ②拔本 : 본전을 뽑음.
風不來樹不動, 心不生境不到.
풍불래수부동, 심불생경부도.
바람이 오지 않으면 나무가 움직이지 않고, 마음이 나지 않으면 경계가 이르지 않는다.
風以時①雨以時, 五穀②植萬民安.
풍이시①우이시, 오곡②식만민안.
바람이 때를 쓰고 비가 때를 쓰니 오곡을 심어 만민이 안락하다.
[註解] ①以時 : 때를 맞춤. ②五穀 : 쌀, 보리, 수수, 조, 콩. 또는 삼, 보리, 수수, 메기장, 콩. 또 중요한 곡식의 총칭.
[十畫]
家無白澤①之圖, 亦無如是妖怪.
가무백택①지도, 역무여시요괴.
집에 백택의 그림이 없더라도, 또한 이와 같은 요괴가 없으리라.
[註解] ①白澤 : 옛 중국에서 사람의 말을 한다는 想像에서의 한 짐승. 또 사자의 다른 이름.
家無白澤之圖, 必無如是妖怪.
가무백택지도, 필무여시요괴.
집에 백택의 그림이 없더라도, 반드시 이와 같은 요괴가 없으리라.
家貧難辦素食, 事忙不及草書.
가빈난판소사, 사망부급초서.
집이 가난하면 소사도 갖추기 어렵고, 일이 바쁘면 초서도 쓸 겨를이 없다.
[註解] ①素食 : 소박하고 간단한 음식.
家有白澤之圖, 必無如是妖怪.
가유백택지도, 필무여시요괴.
집에 백택의 그림이 있다면, 반드시 이와 같은 요괴가 없으리라.
桔槹之士頻逢, 抱甕之流罕遇.
길고지사빈봉, 포옹지류한우.
두레박의 사내는 자주 만나고, 단지를 안은 무리는 드물게 만난다.
桃華杏華鬪開, 柳條桑條憋破.
도화행화투개, 류조상조별파.
복사꽃과 살구꽃이 다투어 피고, 버들가지와 뽕가지가 급히 터지다.
馬祖昔日陞座, 百丈出來卷席. 古者雖卽如斯, 今人還識不識? 直饒識得分明, 未免晴天霹靂.
마조석일승좌, 백장출래권석. 고자수즉여사, 금인환식부식? 직요식득분명, 미면청천벽력.
마조가 석일에 승좌하자, 백장이 나와서 좌석을 걷었다. 古者는 비록 곧 이와 같지만, 금인은 도리어 아느냐 알지 못하느냐?
바로 넉넉히 분명히 알아 얻더라도, 청천에 벽력을 면치 못한다 하노라.
師子不食鵰殘, 俊鷹那打死兎?
사자불식조잔, 준응나타사토?
사자는 독수리의 잔해를 먹지 않거늘, 준응이 어찌 죽은 토끼를 치리오?
修習空花萬行, 宴坐水月道場. 降伏鏡裏魔軍, 成就夢中佛果.
수습공화만행, 연좌수월도량. 항복경리마군, 성취몽중불과.
공화의 만행을 수습하고, 수월의 도량에 연좌하고.
경리의 마군을 항복하고, 몽중의 불과를 성취한다.
容鵲巢於頂上, 掛蛛網於眉間. 蘆芽長於膝中, 白醭生於口畔.
용작소어정상, 괘주망어미간. 노아장어슬중, 백복생어구반.
정수리에 까치둥지를 용납하고, 미간에 거미줄을 걸고,
노아가 무릎 속에 자라고, 백복이 입가에 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