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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대학교 / 도가철학 / 철학과 / 2023101219 / 김남우

작성자김남우|작성시간26.06.17|조회수37 목록 댓글 1

도가는 정말 사회를 외면했는가: 도가 철학의 사회적 문제의식 복원

 

  도덕경은 유가의 관념을 반박하는 형식으로 구성되어있다. 도가가 유가의 안티체제로써 탄생되었다면, 도가 철학과 유가 철학은 대비 관계에 놓여 있다고 볼 수 있다. 이 두 학파는 인간과 자연, 인륜 질서와 자연 질서, 인위(人爲)와 무위(無爲) 등의 이분법적 관계를 형성하고 있다. 지금까지 이 두 철학의 대비 관계를 조명하는 탐구는 활발히 진행되었으나, 이 둘의 공통점에 대한 논의는 아직 부족한 상황이다. 그러나 도가와 유가는 춘추전국시대라는 혼란 속에서 함께 탄생한 학파이며, 그 혼란을 극복하고자 하는 시대정신을 공유하고 있다. 즉, 두 학파 모두 바람직한 사회로 나아가고자 하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유가와 달리, 도가는 이 목표 의식이 불분명하다는 오명에 시달리고 있다.

  유가와 도가의 근본적인 지향점은 같다고 볼 수 있으나, 그곳에 도달하는 방식에 대해서는 차이를 보이는 것이 사실이다. 정명론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유가는 개념 규정의 방식을 통해 바람직한 도달점을 상정한다. 바람직한 인간다움, 바람직한 신하다움, 바람직한 아버지다움, 바람직한 아들다움 등의 개념을 정의함으로써 인간이 도달해야 할 궁극적인 목표를 설정한다. 정의는 그 개념에 영원성을 부여하기에, 그 개념의 정의는 본질이 된다. 따라서 이상적인 사회체계의 본질을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즉, 유가적 관점에서 우리는 결코 변하지 않는 인간다움의 본질을 추구해야 하는 것이다.

  그러나 자연은 끊임없이 변화한다. 노자에게 있어 영원불변의 개념 세계와 변화무쌍한 자연의 세계는 서로 다른 세계인 것이다. 인간은 반자도지동(反者道之動)의 세계 속에서 탄생하고, 그곳에서 삶을 이어가고 있기 때문에 개념 세계의 체계 속에서 인간을 위치시키는 것은 세계의 원리, 도를 거스르는 것이다. 개념 세계의 항구성이 변화를 추동하는 인간과 갈등을 맺기 때문이다. 따라서 도가는 시의적절하게 본질을 해체하는 것을 중요시하고, 그것을 알맞게 수행하는 것을 목표로 설정한다. 이렇듯 유가와 도가의 이상향에 도달하는 방식은 정반대의 성격을 띠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유가의 경우와 달리, 많은 사람들이 도가가 추구하는 바람직한 사회 건설의 목표를 종종 왜곡하는 경우가 있다. 보통 사람들은 도가를 사회가 아닌 개인의 차원에서 다루고 있으며, 심지어는 사회를 외면하고, 오로지 개인의 수양을 강조하는 철학으로 곡해하는 것이다. 하지만 도가 역시 문명의 발전에 목표를 두었으며 도가의 형이상학적 체계의 방향성은 개인이 아닌 사회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물론 형이상학적 관점에서 도의 움직임이 보다 더 나은 가치를 향해 일방향으로 나아가는 것은 아니다. 자연의 모든 가치는 중립적이며, 그저 만물은 되돌아감(反)의 경향성을 띠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노자가 사회의 모든 가치를 무의미한 것으로써, 무목표적인 가치 해체를 긍정한다고 섣불리 단정 지을 수 없다. 노자는 인간이 자연 세계에 종속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이 아닌, 문명의 발전 속에서 자연법칙을 어떻게 수용하고 반영할 것인지 고민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도덕경은 ‘도’를 현실 정치에 어떻게 적용할 것인지에 관한 내용으로 구성되어있다. 노자는 도를 형이상학적으로 규정하는데에 목표를 두는 것이 아닌, 그 도를 현실 정치에 어떻게 적용해야 하는가에 관심을 두고 있고, 이것에 많은 페이지를 할애하고 있음을 발견할 수 있다. 과연 사회에 무관심한 사람이 현실 정치에 관한 수많은 논평과 해결 방안을 남길 수 있었을까?

 

" 제도를 시작하면 이름이 있다. 처음에 이름이 있게 되면 다시 이름에 생기게 되니, 장차 멈출 줄을 알아야 한다.
멈출 줄 알면 위태하지 않게 된다. “

(始制有名, 名亦既有, 夫亦將知止, 知止可以不殆)

 

  멈춤, 혹은 뒤로 물러섬은 퇴보와 정체를 뜻하지 않는다. 이것들은 발전의 하나의 방식이 될 수 있다. 현대 사회에서는 민주주의적 가치가 높게 평가받고 있다. 그렇다면 현대 사회의 발전은 무엇을 뜻하는 걸까. 이 문제에 대해 올바른 민주주의, 이상적인 민주주의의 표본을 세우고 그것을 향해 나아가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다. 반대로 민주주의의 추종을 멈추고 뒤로 물러서 새로운 가치를 탐색하는 사람들 또한 있다. 이 두 방식이 모두 발전을 목표로 한다는 점을 공통으로 가지고 있다는 점을 우리는 확인할 수 있다.

 

 

* 추신 : 바쁘실까봐 염려되어 따로 연락을 못드렸습니다. 신경 써주시고 관심 가져주셔서 감사합니다. 학기 마무리로 분주하실 텐데 늘 건강 유의하시길 바랍니다.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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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호밀밭파수꾼™ | 작성시간 26.06.17 도가와 유가를 단순한 대비 관계로 환원하지 않고, 공통의 시대적 문제의식 속에서 재배치하려는 시도가 돋보입니다. 특히 ‘목표의 공유와 방법의 차이’라는 틀로 논의를 전개한 점, 그리고 도가를 사회적·정치적 사유로 복원하려는 문제 제기는 의미 있는 접근입니다. 또한 「반자도지동」과 ‘지지(知止)’ 개념을 통해 변화와 멈춤을 사유하려는 부분도 개념 활용이 적절합니다. 다만 몇 가지 보완하면 완성도를 높일 수 있겠습니다. 우선 “유가는 본질을 고정한다”는 서술은 다소 단정적이며, 유가 내부의 해석 가능성을 축소할 위험이 있습니다. 또한 도가가 ‘문명의 발전’을 목표로 한다는 표현은 개념적으로 재검토가 필요하므로, 더 신중하게 용어를 선택하면 좋겠습니다. 전반적으로 문제의식과 구성은 뛰어나므로, 개념의 엄밀성과 텍스트 근거를 조금 더 정교화한다면 완성도를 높일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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