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교수의 카자흐스탄 견문록 - 외빈내실(外貧內實)
우리가 쓰는 말에 외화내빈(外華內貧)이란 말이 있습니다. 겉으로는 화려하나 안으로는 실속이 없는 경우를 일컫는 말입니다.
이곳의 아파트는 그 반대라고 합니다. 내가 보기에도, 오래 전에 지은 아파트들은 모두 중충한 회색빛을 띠고 있습니다. 한번도 도색하지 않은 게 분명하고, 원래 그 색이며 디자인 체가 멋과는 거리가 먼 외양을 하고 있습니다. 김 빅토르 노인의 아파트도 그랬습니다.
그런데, 건축업자 말을 들으니, 아파트의 벽 두께가 말할 수 없이 두껍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우리 아파트는 겉은 화려하나 30년 가면 다시 지어야 하지만, 이곳 아파는 금 하나 가지 않고 끄떡없이 버티고 있다고 했습니다. 안에 들어가면 멋지게 장식하고 산다 했습니다. 하기야 김 빅토르 노인의 방도, 중국산 양탄자를 한쪽 벽 가득히 쳐 놓고, 그 위에 큰 부채 두 개를 달아 놓아 운치가 있게 해두었건 게 기억납니다.
겉으로는 별볼일 없어 보이지만 속으로는 실속있게 사는 것, 그 점 우리가 본받을 만합니다. 하기야 가장 좋은 것은 외화실내화실, 겉으로나 안으로나 아름답고 실속이 있으면 금상첨화이겠지만요.
추신 : 이곳이 지진 지대라서, 아파트를 견고하게 지을 수밖에 없다는 지정학적 이유를, 천산 여행길에 알았습니다. 일본의 건물이 튼튼한 이유와 같다 하겠습니다. 따라서 단순하게 국가간의 문화와 문명을 비교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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